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故B(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아래와 같은 기간 동안 ㈜C와 대한석탄공사 D광업소에서 근무하였다.
망인은 2015. 10. 19. 만성폐쇄성폐질환(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았고 2016. 11. 16. 피고로부터 이를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고 장해등급 제11급에 따른 장해급여를 지급받았다. 그 후 망인은 폐암진단을 받고 2019. 8. 30. 폐암으로 사망하였다. 원고는 망인의 배우자이다.
피고는 망인이 마지막으로 근무한 D광업소를 평균임금 적용사업장으로 하여 퇴직당시의 평균임금을 36,634원 78전으로 산정한 다음(이를 상병 진단시까지 증액한 금액은 71,038원 50전임) 이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 제36조 제6항,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25조 제2항, 제5항에 따른 특례임금(149,816원 15전)과 비교하여 더 큰 금액인 산재보험법에 따른 특례임금을 평균임금으로 적용하여 망인 및 원고에게 산재보험법에 따른 장해급여 및 유족급여를 지급하였다.
원고는 2020. 4.경 피고에게 망인의 평균임금 적용사업장은 ㈜C로 변경되어야 하고 근로기준법에 따라 산정한 평균임금을 평균임금으로 정정한 뒤 보험급여 차액을 지급하여 달라고 청구하였고, 피고는 2021. 3. 18. 원고에게 평균임금정정 불승인 및 보험급여차액 부지급 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대하여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패소판결을 선고받았고(서울행정법원 2023. 6. 23. 선고 2022구단55487 판결), 이에 대한 항소와 상고도 기각되어 위 판결은 확정되었다.
원고는 2024. 7. 22. 다시 피고에 대하여 평균임금을 정정하고 보험급여차액을 지급할 것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2024. 7. 31. 평균임금정정 불승인 및 보험급여차액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7호증, 을 제 1 내지 3, 8호증의 각 기재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망인은 ㈜C에서 28년 10개월 동안 정년퇴직한 이후 D광업소에서 현저히 낮은 보수만을 받고 단기간 근무하였는바, 이는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평균임금이 낮아진 경우에 해당하므로 D광업소에서의 임금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서는 안 된다.② 이 사건은 망인의 실제 임금액이 확인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평균임금산정 특례 고시에 따라 고용노동통계에 따른 임금, 유사 근로자의 임금 등을 고려하여 원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 인정되는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함에도 망인의 평균임금을 잘못 산정하였다.
잘못 산정된 평균임금을 전제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판단
관련 법령 및 법리
산재보험법상 장해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려 요양으로 취업하지 못한 기간에 대하여 지급하는 것이고, 휴업급여금은 평균임금의 70%를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되어 있다(산재보험법 제52조). 직업병에 원인을 제공한 사업장은 대체로 근로자가 장기간 근무하였던 곳이므로 그 임금수준이 근로자의 생활임금을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산재보험법은 업무상 재해와 평균임금 산정 기준이 된 사업장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을 것을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지 않지만, 산업재해보상보험 제도의 내용과 연혁 등에 비추어 보면, 직업병에 대한 적절하고 공정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을 평균임금 산정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합리적이다. 결국 근로자가 여러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후 직업병 진단이 확정되어 평균임금을 산정할 때 그 기준이 되는 퇴직일은, 원칙적으로 그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들 중 직업병 진단 확정일에 가장 가까운 마지막 사업장에서 퇴직한 날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두60380 판결 참조).
산재보험법 제36조 제6항, 같은 법 시행령 제25조 제2항, 제5항은 진폐 등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산정하기 위한 특례 규정을 두고 있다. 이는 일정직업병의 경우 그 진단이 쉽지 않아 근로자가 업무로 말미암아 질병에 걸렸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못하고 업무를 계속 수행하는 때가 있는데, 그 직업병 때문에 근로 제공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함에도 그 임금액에 터잡아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은 근로자의 보호에 적당하지 않기 때문에 그 평균임금 대신 동종 직종 근로자의 노동통계조사보고서상의 임금액을 그 근로자의 평균임금으로 하여 산재보험법상의 보험급여를 산정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5두2810 판결 등 참조).
산재보험법 제5조 제2호는 같은 법에서 말하는 평균임금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평균임금을 말하고, 근로기준법에 따라 평균임금을 결정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면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금액을 해당 평균임금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4조는 근로기준법과 같은 법 시행령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평균임금산정 특례 고시(고용노동부고시 제2015-77호, 이하 '특례 고시') 제5조는 '제1조부터 제4조까지의 규정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지방고용노동관서장이 해당 사업장이 있는 지역의 임금 수준 및 물가 사정에 관한 사항(제1호), 해당 근로자에 대한 소득세법 및 관련 법령에 따라 기재된 소득자별 근로소득원천징수부, 국민연금법 · 국민건강보험법 · 고용보험법에 따라 신고된 보수월액 · 소득월액 · 월평균임금등에 관한 사항(제2호), 해당 사업장이 있는 지역의 업종과 규모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업장에서 해당 근로자와 동일한 직종에 종사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한 사항(제3호), 해당 사업장의 근로제공기간 중에 받은 금품에 대하여 본인 또는 그 가족 등이 보유하고 있는 기록(이 경우 사업주가 인정하는 경우에만 한정한다) 등 증빙서류에 관한 사항(제4호), 고용노동부장관이 조사 · 발간하는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보고서 및 사업체노동력조사보고서 등 고용노동통계에 관한 사항(제5호)을 감안하여 적정하다고 결정한 금액을 해당 근로자의 평균임금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특례 고시 제5조는 근로기준법과 같은 법 시행령 및 특례 고시 제1조 내지 제4조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 평균임금을 결정하면서 고려해야 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진폐 등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평균임금을 결정할 때에는 특례 고시 제5조 각호의 사항을 고려하여 최대한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에 가까운 합리적인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평균임금 산정 특례 규정에 따라 산정된 금액과 비교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6두54640 판결 등 참조).
어떤 사업장의 임금을 기초로 평균임금을 산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
선행 소송에서 법원은 망인이 ㈜C에서 수행했던 업무가 이 사건 상병 발병 또는 악화의 주된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지만 망인이 D광업소에서 수행했던 업무 역시이 사건 상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이 법원도 이와 동일한 전제에서 판단함이 타당하다(원고도 이 부분을 명시적으로 다투고있진 않다). 그렇다면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들 중 이 사건 상병 진단 확정일에 가장 가까운 마지막 사업장인 D광업소에서 퇴직할 당시의 임금을 기초로 망인의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망인은 ㈜C에서 28년 10개월 근무한 다음 정년퇴직하였고(55세), 그 후 2년 6개월 정도의 공백 후에 D광업소에서 2년 1개월 근무하였는데, D광업소에서 근무하는 동안 수령한 임금은 ㈜C에서 받은 임금보다 상당히 감소한 금액인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그렇지만 망인이 D광업소에서 근무하는 동안 감소된 임금을 받은 것이 만성폐쇄성폐 질환으로 인하여, 또는 ㈜C에서 근무하는 동안 노출된 유해요소로 인하여 업무능력이 감소하였던 영향이라고 볼 수는 없다. 망인이 D광업소에서 근무한 기간이 2년 1개월로서 짧지 않고, 해당 근무기간 동안 노출된 유해물질 또한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또는 악화의 원인이 된 것으로 판단되는 상황에서, 망인이 D광업소에서 퇴직할 시점에서의 임금액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이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평균임금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게 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산정이 불합리하다고 평가할 수도 없다.
결국 ㈜C에서 퇴직할 당시의 임금을 기준으로 망인의 평균임금을 산정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망인에 대한 근로기준법에 따른 평균임금이 적절히 산정되었는지에 대한 판단구 고용보험법(2001. 8. 14. 법률 제6509호) 제13조,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2001. 12. 31. 대통령령 제17471호) 제10조 제3항에 의하면 사업주는 근로자의 퇴직등 피보험자격의 상실 사유가 있게 되면 이를 직업안정기관에 신고하여야 하고, 신고 할 때에는 피보험단위기간, 이직사유 및 이직전에 지급한 임금·퇴직금 등의 내역을 증명하는 이직확인서를 작성·제출하도록 되어 있었는바, 이를 통해 확인되는 평균임금은 실업급여를 산정하는 기준이 되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이직확인서의 서식은 구 고용보험법 시행규칙(2001. 11. 3. 노동부령 제177호) [별지 제15호 서식]이다.
망인이 2002. 8. 4. D광업소에서 퇴직할 당시 그 사업주는 직업안정기관에 망인에 대한 이직확인서를 작성·제출하였는바, 여기에는 망인이 퇴직 시점에서 실제 지급받은 임금액이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해당 이직확인서에 기재된 금액은 사업주가 일방적으로 신고한 금액에 불과하여 이를 실제 임금자료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이직확인서에 기재된 퇴직 근로자의 임금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평균임금을 정확히 산정하여 기재하였다는 점에서 사업자가 소득세법, 국민연금법, 국민건강보험법 등에 따라 관련 급여나 근로소득원천징수 등에 필요한 범위에서 관련 기관에 신고한 보수월액 등 금액과는 뚜렷한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위 이직확인서에 기재된 임금내역은 근로자의 실업급여의 산정하는 기준이 되고 그 신고내용에 허위가 있으면 과태료의 제재를 부과받는 등(구 보용보험법 제85조 제1항 제1호) 상당한 신뢰성이 확보되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에서 망인의 이직확인서에 기재된 임금내용은 망인의 실제 임금자료로서 충분히 신뢰성이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국 망인이 D광업소를 퇴직할 당시 근로기준법에 따른 평균임금은 36,634원78전으로 확인되고 이를 이 사건 상병 진단시까지 증액한 금액은 71,038원 50전인 반면, 산재보험법에 따라 산정한 특례임금은 149,816원 15전에 해당하므로, 피고가 산재보험법상 특례임금인 149,816원 15전을 망인의 평균임금으로 적용한 것은 정당하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호성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