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1980. 9. 1.부터 2021. 2. 28.까지 3개 사업장에서 용접 업무를 수행하였고, 각 사업장에서의 근무기간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원고는 2021. 3. 23. "섬유증을 동반한 기타 간질성 폐질환"(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고, 2022. 7. 25.경 피고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약칭: 산재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휴업급여)를 청구하였다. 피고는, 1980년부터 2021년 사이 약 39년 이상 용접 업무 수행 중의 분진 노출과 이 사건 상병 발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아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고, 요양기간을 2021. 3. 23.부터 2022. 3. 22.까지로 정하여, 2021. 10. 6. 원고에게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마지막 사업장인 ㈜D에서의 퇴직 당시 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평균임금'140,490.44원을 적용하여 위 요양기간에 관한 휴업급여 지급결정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대하여 행정쟁송을 제기하지는 않았다.
원고는 2022. 7. 25. 피고에게 '피고의 「요양결정시 적용업무 관련 판단에 관한 지침」(2007. 11. 21. 제2007-31호, 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에 의하면, 여러 사업장에 종사하면서 업무를 수행하던 중 각각의 사업장에서 유해요인에 노출되어 업무상 질병이 발생한 경우에 업무상 질병 발생과 상당인과관계가 가장 높은 사업장 내지 주된 사업장이 확인된 경우에는 그 사업장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하는데, 원고의 경우 마지막 사업장인 ㈜D이 아니라 B㈜에서의 근무기간이 가장 길고 그에 따라 업무상 질병의 유해요인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업무상 질병 발병과 상당인과관계가 가장 높을 것이므로, 이 사건 지침에 따라 B㈜에서의 퇴직 당시 임금을 기준으로 다시 평균임금과 보험급여를 산정하여 지급해 달라'는 취지로 평균임금 정정 및 보험급여 차액 지급을 청구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근무한 위 각 사업장에서의 각각의 업무수행과 이 사건 상병 발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며, B㈜가 상당인과관계가 가장 높은 주된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2022. 8. 4. 원고에게 거부처분(이하 '이 사건 거부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3~6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거부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의 이 사건 상병 발병과 상당인과관계가 가장 높은 사업장은 B㈜이므로, 피고는 원고가 마지막으로 근무한 사업장인 ㈜D이 아니라 이 사건 지침에 따라 B㈜에서의 퇴직 당시 임금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였어야 마땅하고, 이 사건 거부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관련 규정과 법리(관련 규정 원문은 별지와 같다)
산재보험법은 휴업급여, 장해급여 등의 보험급여 지급액을 평균임금을 적용하여 산정하도록 하면서(제52조, 제57조 등), 그 평균임금은 근로기준법에 의한 평균임금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4조 제2호).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 제1문은 평균임금을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2조 제1항은 업무상 재해에 대한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 등 일정한 기간과 그 기간 중에 지급된 임금을 평균임금 산정기준이 되는 기간과 임금 총액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평균임금 제도의 취지는 근로자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함으로써 통상적인 생활수준을 보장하려는 것인 점, 업무상 질병의 발생과 같은 평균임금 산정사유는 근로관계 존속 당시 업무수행 중 업무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근로자가 퇴직한 후 직업병 진단이 확정되어 산재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의 산정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을 산정할 때에는 근로자의 퇴직일 이후 평균임금 산정사유 발생일, 즉 진단 확정일까지의 기간은 평균임금 산정기간에서 제외하여야 한다. 만일 평균임금 산정기간에서 제외되는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경우에는 그 제외되는 기간의 최초일인 퇴직일을 평균임금 산정사유 발생일로 보아 평균임금을 산정하고, 그렇게 산정된 금액에서 산재보험법 제36조 제3항의 규정에 따라 증감을 거친 금액을 그 근로자의 보험급여 산정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5두2810 판결 참조).
한편, 근로자가 여러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후 진폐 등 직업병 진단이 확정되어 평균임금을 산정할 때 그 기준이 되는 퇴직일은, 원칙적으로 그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들 중 직업병 진단 확정일에 가장 가까운 마지막 사업장에서 퇴직한 날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평균임금 산정 시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평균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을 경우에는 이를 그대로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로 삼을 수 없으므로, 근로자가 직업병의 원인이 된 유해요소에 지속적으로 노출됨에 따라 업무능력이 저하되고 그 결과 마지막 사업장에서의 임금수준이 현저하게 낮아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임금액은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로 삼을 수 없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근로자의 생활임금을 가장 사실대로 반영하는 것은 그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들 중 마지막 사업장에서 지급받은 임금액일 것이므로 이를 기초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이 평균임금에 따라 보험급여를 산정하도록 한 산재보험법의 취지에 부합한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두60380 판결 참조).
상급행정기관이 소속 공무원이나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 · 적용 기준을 정해 주는 '행정규칙'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이 없다. 처분이 행정규칙을 위반하였다고 해서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고, 처분이 행정규칙을 따른 것이라고 해서 적법성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처분이 적법한지는 행정규칙에 적합한지 여부가 아니라 상위법령의 규정과 입법 목적 등에 적합한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7두38874 판결 참조).
이 사건 사안에 관한 판단
원고가 3개 사업장에서 각각 수행한 용접 업무는 본질적으로 동일했고, 일부 사업장에서 분진에 노출되지 않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에 관한 주장 · 증명도 없으며, 각각의 사업장에서 근무한 기간도 최소한 9개월 이상의 비교적 긴 기간이었으므로, 3개사업장에서 각각 수행한 업무와 이 사건 상병 발병 사이에 각각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관해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다툼이 없다(원고도 이를 전제로2021. 3. 26.경 최초 요양 신청 당시에 경위서를 작성 · 제출하였다).
원고는, 업무상 질병의 발병과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마지막 사업장에서 퇴직한 날의 임금이 아니라 이 사건 지침에 따라 상당인과관계가 가장 높은 사업장에서 퇴직한 날의 임금을 기준으로 평균임금 및 장해급여를 산정 ·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는 산재보험법상 휴업 · 장해급여 제도의 취지와 최근 대법원 판례에 반하는 것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산재보험법상 휴업 · 장해급여 제도는 산재근로자가 산재요양으로 인한 휴업기간에 근로를 할 수 없어 소득이 감소하는 문제상황, 산재요양 종결 후에 후유장해로 인하여 노동능력이 전부 또는 일부 상실되어 재취업을 할 수 없거나 재취업을 하더라도 노동능력 상실 정도에 비례하여 소득이 감소하게 되는 문제상황에 대한 대응책으로서,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휴업 · 장해급여를 산정 ·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하여 '휴업 · 장해급여 지급사유 발생 당시의 통상적인 생활수준'을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휴업 · 장해급여 제도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면, 산재보험법 제36조 제3항에서 규정한 '해당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이란 본래휴업 · 장해급여 지급사유 발생일, 다시 말해 업무상 질병에 관한 산재요양으로 인하여 근로를 할 수 없어 휴업급여 지급사유가 발생하거나 또는 산재요양 종결 후 후유장해가 남아 장해급여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제도 운용의 실무적 · 기술적 측면을 고려하여 산재보험법 제36조 제6항의 위임에 따른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25조 제2항 제1호, 제2호, 제3항은 이를 "해당 직업병이 확인된 날"로서 "그 직업병이 보험급여의 지급 대상이 된다고 확인될 당시에 발급된 진단서나 소견서의 발급일"이라고 구체화하여 규정하고 있다(같은 취지에서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52조도 사고 발생일 또는 질병 진단일을 평균임금 산정사유 발생일로 규정하고 있다). 즉, 산재근로자가 업무상 질병으로 생활상 불편이 있어 의료기관을 찾아가 질병을 진단받은 시점이 기준이 되고, 아직 업무상 질병의 증상이 발현되지 않았거나 증상이 미미하여 의료기관을 찾아갈 정도가 아니었다면 휴업급여나 장해급여 지급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통상임금을 산정할 이유조차 없다.
원고는 2021. 3. 23.에서야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으므로 이 진단일이 평균임금 산정사유 발생일이 되며,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여러 사업장들 중에서 평균임금 산정사유 발생일과 가장 가까운 마지막 사업장에서의 임금을 기준으로 휴업급여를 산정 · 지급하는 것이 결코 부당하지 않다. 왜냐하면 원고가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기 이전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상병으로 인하여 취업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원고가 젊어서 취업한 B㈜에서의 퇴직 당시 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평균임금이 마지막 사업장인 ㈜D에서 이 사건 상병 진단 당시 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평균임금보다 약 1.5배 높다. 이러한 임금 격차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임금 격차 및 원고가 60세 이후에 재취업하였기 때문에 노령으로 인한 생산성 차이 등으로 인하여 유발된 것으로 보이고, 업무상 질병의 발병 · 악화로 인한 업무능력의 저하 때문에 초래된 결과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피고의 「직업병에 걸린 사업에 대한 평균임금 산정 지침」(2021. 6. 1. 제2021-23호) Ⅳ. 1. 가.항은 '해당 근로자가 직업병의 산재보험 적용사업장에서 실제 지급받은 임금자료를 기준으로 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적용사업장'이란 산재보험법령에서 직접 정의하거나 규정한 개념이 아닌데, 이 사건 지침에서 '업무상 질병 발생과 상당인과관계가 가장 높은 사업장 내지 주된 사업장'을 원칙적으로 적용사업장으로 판단한다고 규정하는 바람에, 두 지침의 규정 내용을 결합하여 '업무상 질병 발생과 상당인과관계가 가장 높은 사업장 내지 주된 사업장'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는 오해가 유발되어 이 사건을 비롯하여 다수의 소송이 제기된 보인다.
그러나 당초 이 사건 지침은 근로자가 근무한 각각의 사업장을 관할하는 피고의 지사가 다른 경우에 종래에는 지사별로 순차적으로 재해조사를 실시하여 업무처리가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제정된 것으로서, 민원서류가 접수된 지사를 '재해조사 주관지사'로 하여 일괄하여 재해조사를 실시하여 '적용사업장'을 판단하고, 그 적용사업장이 주관지사의 관할인 경우에는 주관지사가 즉시 요양결정을 하고, 그 적용사업장이 주관지사의 관할이 아닌 경우에는 그 적용사업장을 관할하는 지사로 이송하여 관할지사에서 요양결정을 하라는 내용일 뿐이었다.
두 지침은 피고가 상위법령의 구체적 위임 없이 내부적으로 소속 직원들에 대한 업무처리지침을 정한 것에 불과하여 원래 대외적 구속력이 없다. 피고가 내부적 업무처리절차를 명확히 규정하여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고 업무처리를 신속히 한다는 규율목적은 바람직한 것이었으나, 여기에서 더 나아가 근로자가 근무한 각각의 사업장 중에서 업무상 질병 발생과 상당인과관계가 가장 높은 사업장 내지 주된 사업장을 가려내도록 하는 것은 산재요양 여부 결정이나 휴업 · 장해급여 산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이행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이 사건 지침은 '주된 사업장을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마지막으로 유해요인에 폭로된 사업장을 적용사업장으로 한다'는 단서 규정을 두었으며, 피고는 주로 단서 규정에 근거하여 실무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 지침의 규정 내용을 결합하여 '업무상 질병 발생과 상당인과관계가 가장 높은 사업장 내지 주된 사업장'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은 산재보험법령에 명시적으로 규정된 사항이 아니라 대외적 구속력 없는 지침의 내용에 관한 해석의견일 뿐이고, 명확한 대법원 판례가 나온 이상 더는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근무한 3개 사업장 중에서 상당인과관계가 가장 높은 사업장 내지주된 사업장이 어디인지를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는 이 사건 거부처분의 이유제시는 적절하지 않지만, 원고에게 휴업급여의 평균임금 정정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 결론은 타당하므로, 이 사건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일 수는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한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민수연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