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6. 5. 19. 선고 2015가합21902 판결

2015

주문

1.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변경 전 상호 : B 합자회사)는 시흥시 일대에서 택시 여객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소유의 택시를 운전하는 근로자이거나 근로자였던 사람들이다.

나.

노사합의와 임금협정 체결

1)

피고는 2009. 1. 23. 피고 소속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되어 있는 피고 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이라 한다)과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금협정과 같은 취지의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2)

한편,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최저임금법이 개정되면서 일반택시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고, 이에 따라 피고와 같은 일반택시운송사업자들은 원고들과 같은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초과운송수입금을 제외한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액 이상을 지급하여야 하게 되었다. 위 법률 부칙 규정에 따라 피고의 주소지인 시흥시에서는 2010. 7. 1.부터 개정된 최저임금법이 시행되었다. 이에 피고는 2010. 12. 1. 노동조합과 다음과 같은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

3)

피고는 2011. 4. 1. 노조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금협정 및 같은 취지의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다.

관련 법령

이 사건과 관련된 최저임금법, 같은 법 시행령, 근로기준법의 규정은 별지 '관련 법령'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거나 다투지 아니하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소정근로시간을 1일 4시간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2010년 임금협정과 1일 3시간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2011년 임금협정은 모두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으로 했던 2009년 임금협정이 체결될 당시와 비교하여 근로자들의 실제 근로시간이 변경되지 아니하였음에도 소정근로시간을 변경한 것으로써 아래와 같은 이유로 무효이고,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의 실근로시간<1> 범위 안에 있는 2009년 임금협정상의 1일 소정근로시간(6시간 40분)에 연도별 최저임급법상 최저시급에 총 근로일수를 곱하여 산정된 임금과 실제 지급한 임금의 차액(별지 청구금액목록 '청구금액'란 기재 금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1)

근로자들이 평균적으로 1일 10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음에도 3시간만 근무한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급여만을 지급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임금전액지급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2)

원고들이 실제로 근무한 시간은 휴게시간으로 볼 수 없으므로, 사용자는 휴게시간을 자유롭게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의 근로기준법 제54조 제2항을 위반한 것이다.

3)

최저임금법 제6조 제2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최저임금법에 따른 최저임금을 이유로 종전의 임금수준을 낮추어서는 아니 된다.

나.

피고의 주장

택시운수업의 특성상 운전자는 근로시간의 전부를 택시 안에서 운전하며 보내게 되고, 택시는 정해진 노선이 없는 상태에서 그 운전자가 운행 여부, 운행 시간, 운행장소를 결정하기 때문에 사업주는 근로자의 근로여부를 지휘·감독할 방법이 없으므로, 사업주와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법정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으로서 소정근로시간을 정할 필요가 있다.

이에 피고와 노동조합은 2011. 4. 1. 이후 소정근로시간을 3시간으로 정하고, 그 이외의 운행시간은 피고의 사전 동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이를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하였는바, 운전자들이 정액제 방식으로 임금을 지급받는 상황에서 소정근로시간을 늘리면 운전자들에게 지급되는 통상임금은 증가하게 되나, 그만큼 피고에게 지급할 사납금도 증가하여 결과적으로 운전자에게 이득이 된다고 보기 힘든 점을 고려하여, 노동조합과 임금협정을 체결할 당시 사납금의 규모와 소정근로시간을 중요한 쟁점으로 두고 합의하였으므로, 위와 같은 합의는 유효하다.

3.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와 노동조합이 2010년도부터 매년 임금협정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점차 단축하고, 그 외 근로시간을 인정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이 근로기준법이나 최저임금법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와 노동조합 사이의 2010년, 2011년 임금협정은 모두 유효하고, 위 합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2009년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을 실제 근로시간으로 보아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소정근로시간이란 법정 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말하는 것으로서(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7호), 소정근로시간은 실제 근로시간과 다른 개념이므로 소정근로시간을 실제 근로시간과 다르게 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나.

2010년 임금협정 당시 택시업계는 수요 감소와 지속적 증차, 연료 가격의 상승 등으로 전반적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처하였는데, 2010. 7. 1.부터 시흥시에 소재하는 피고에게도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 적용되면서 근로자들의 운송수입금에서 사납금을 제외한 초과운송수입금은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게 되어, 피고로서는 소정근로시간을 기존과 동일하게 6시간 40분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납금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다.

당시 피고 소속 근로자들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지 아니하면 소정근로시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월 급여의 상승폭 이상으로 사납금이 인상되는 사정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고, 이에 근로자들의 대표인 노동조합이 자발적이고 진정한 의사에 따라 노사 양측의 이익을 위하여 피고와 사이에 사납금 인상 대신 소정근로시간을 줄이기로 합의하였다. 위 합의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줄이는 대신 사납금의 급격한 인상을 막음으로써 근로자들이 직접 취득할 수 있는 초과운송수입금은 크게 변하지 않았으므로, 결국 위와 같은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전체적으로 근로자인 원고들에게 불리하게 변경되었다고 볼 수 없다.

라.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취지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최저임금에서 제외하도록 함으로써 고정급여를 높여 택시운전종사자의 수입을 안정시키는 데 있기는 하지만, 노사 모두 각자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교량한 후 종전 임금구조를 그대로 둔 채 최저임금법의 규정에 반하지 않는 임금구조를 만들기 위하여 소정근로시간 단축에 명시적으로 합의하였다면, 그 결과가 전체적으로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한 그 합의는 존중되어야 한다.

마.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하고자 하는 최저임금법의 입법목적과 소정근로시간이 단축되더라도 최저임금법이 최소한으로 보장하고 있는 수준 이상의 임금이 실질적으로 원고들에게 귀속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소정근로시간의 단축을 두고 그 자체로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피하기 위한 탈법적 수단으로 단정하여 택시운전종사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자발적인 의사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고정급여의 비율을 낮추는 것까지 무효로 볼 수는 없다.

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 택시운전종사자들로부터 운송수입 전액을 지급받지 아니하는 택시회사에 대하여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운송수입 전액관리제의 시행을 강제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사납금을 둔 노사합의 및 운송수입 전액관리제로 전환하지 않은 단체협약을 바로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운송수입 전액관리제가 이루어지지 않아 택시회사의 운송수입금 전액에 대한 관리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소정근로시간의 조정을 통한 임금산정이 불가피하고 실제로 대부분의 택시 회사가 나름대로의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임금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사.

근로기준법 제58조는 '근로자가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보고(제1항 본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통상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보되(제1항 단서), 이 경우에도 근로자대표와 서면 합의를 한 경우에는 그 합의에서 정하는 시간을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으로 본다(제2항)'라고 규정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통상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하더라도 근로자대표와 사용자가 서면으로 합의한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간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

택시운송사업의 특성상 택시운전종사자는 차고지에서 배차를 받은 순간부터 차고지로 차량을 반환할 때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사업장 밖에서 보내게 되고, 정해진 노선이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 운행 여부, 운행시간, 운행장소를 결정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근로자의 근로 여부를 지휘·감독할 방법이 없고, 운행기록장치 등에 기록된 출고·입고시간, 영업시간, 빈차시간, 정지시간 등의 내용만으로는 근로자들이 실제로 근로한 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자.

위와 같은 택시운송사업의 특수성과 근로자들의 이익을 고려하여 근로자들의 대표인 노동조합이 자발적이고 진정한 의사에 기하여 소정근로시간 이외의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다.

차.

원고들은 사납금을 초과한 운송수입금을 직접 자신들에게 귀속시키므로 이러한 초과운송수입금은 연장근로수당의 대체적 성격을 지니고, 이와 같은 임금지급구조를 고려하면 소정근로시간 이외의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근로자인 원고들에게 반드시 불이익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혁재(재판장) 오소현 임상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