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판결
사건
2024고단608
판결선고
2025. 4. 16.
범죄사실
피고인은 안양시 만안구 B에 있는 주식회사 C (이하 'C'라고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약 20명을 사용하여 제조 및 건설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C 사업장에서 2015. 1. 19.경부터 2022. 7. 31.경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2022년 3월 임금 3,449,43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13명의 임금 합계 211,764,126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C 사업장에서 2015. 1. 19.경부터 2022. 7. 31.경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29,769,046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15명의 퇴직금 합계 347,132,26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E, F, G, H, I, J, K, L, M, N, O의 각 법정진술
D, P, L, F, H, M, Q, J, G, K, O, I, R, N, E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D, P, L, F, H, M, Q, J, K, O, G, I, R, N, E 작성 각 진술서
각 고용보험이력조회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각 퇴직금 산정서, 근로계약서, 임금체불확서서, 계좌거래내역서, 각 급여명세서, 체불임금지급계획서, 체불내역서, 각 임금명세서, 각 퇴직금 지급계획서, 각 체불확인서, 각 평균임금 및 퇴직금 산정서, 각 표준근로계약서, 체불액 지급계획서, 계좌거래내역조회, 각 임금체불확인서, 계좌이체내역, 각 휴가신청서, 각 계좌별 거래명세표
피고인 및 변호인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및 변호인 주장의 요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근로자들 중 L, F, H, M, J, G, K, O, I, R, N, E 등 12명의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처벌불원의 의사표시가 있으므로 공소가 기각되어야 한다.
또한, 피고인은 C의 운영을 위하여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하였으나 불가피하게 급여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이므로 책임조각사유가 존재한다.
처벌불원의사가 있었는지 여부
관련 법리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한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3도4934 판결 등 참조). 피해자의 조건부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인정하게 되면 조건의 성취 여부에 따라 법원의 심리와 재판이 크게 영향을 받아 형사소송절차가 불안정해지는 결과가 발생하므로 조건부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는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166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L, F, H, M, J, G, K, O, I,R, N, E 등 12명의 근로자들(이하, 이 항에서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고 한다)이 2022. 9. 중순경 피고인의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가 기재된 처벌불원서(이하 '이 사건 처벌불원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여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양지청장에게 제출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이 사건 처벌불원서가 작성되던 당시는 L을 제외한 이 사건 근로자들이 C에서 퇴사하기 전이었을 뿐 아니라, 이 사건 각 범행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개시되기도 전이었던 사실, ② 이 사건 근로자들은 체불임금 등을 지급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 사건 처벌불원서를 작성하였는데,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22. 10.경부터 2023. 1.경 사이에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양지청장에게 임금과 퇴직금 미지급을 내용으로 한 진정서를 각 제출한 사실, ③ 그 이후 이 사건 근로자들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양지청에 출석하여 임금이 미지급되는 경우 피고인의 처벌을 원한다거나, 처벌희망 의사에 대하여 결정을 보류를 하겠다고 진술하였던 사실, ④ R을 제외한 이 사건 근로자들 전원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이 사건 처벌불원서 작성 당시 체불 임금 등이 지급되지 않더라도 처벌불원을 희망한다는 의사는 아니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특히 위 처벌불원서 작성 당시 상황에 대하여 '회사 측에서 처벌불원서를 작성하여야 체불임금 등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하였고, 모두 작성해야하는 분위기여서 작성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받을 것 같은 우려가 들었다'는 등 취지로 진술한 사실, 특히 이 사건 근로자들 중 G, O는 '이 사건 처벌불원서 작성 당시 근로감독관이 체불임금 등 문제가 해결되면 제출하지 않고, 그렇지 않으면 제출하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여, 체불임금 등이 지급되는 경우에만처벌불원서의 효력이 있다고 생각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 각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이 사건 처벌불원서의 작성 및 제출 경위, 그 전후 상황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 대하여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었다고 볼 수 없고, 그 의사 또한 '체불임금 등을 다 받으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포함한 조건부 처벌불원의사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자들이 제출한 처벌불원서에 기하여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의 공소기각 사유인 '처벌불원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책임조각사유의 존부
관련 법리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으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체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이나 퇴직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거나 불가피한 사정이었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근로기준법이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된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2753 판결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이 임금이나 퇴직금의 기일 내 지급의무를 규정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형사처벌의 대상으로까지 삼고 있는 것은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안전장치로서 이를 확실히 강제하려는 데에 그 입법 취지가 있다고 할 것이고, 위와 같이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한 최대한의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 특히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는지 여부에는 지급기일 연장을 위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 노력, 근로자에 대한 회사의 사정 설명 등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근로자 측과의 성의 있는 협의 노력이 중요한 평가요인이 될 수 있고, 지급가능성의 유무에는 사용자의 자력·수입의 유무, 자금조달의 가능성, 다른 채무의 지급을 행할 필요성, 자금부족에 이르게 된 원인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2도3209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C는 2021.경부터 경영상황및 재무상태가 악화되기 시작하였고, 피고인이 사재를 출연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C의 불황이 지속되었으며, 피고인은 같은 해 12. 30. C에 대한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여 2023. 3. 15. 개시결정을 받은 사실이 각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C는 근로자들에게 회생절차에서 체불임금 등을 최우선 변제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최선을 노력을 하겠다는 의사는 전달하였으나, 실질적으로 체불임금 등을 우선적으로 변제하였다거나, 그 지급을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하였다는 점에 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는 부족한 점, ② C의 회생절차는 체불임금 등이 변제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2024. 11. 13. 조기 종결된 점, ③ 피고인이 회생절차가 종결된 이후 체불임금 등의 지급시기와 지급방법 등에 관한 구체적인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였다거나 이에 관하여 근로자들과 성실히 협의를 한 사정을 찾아볼 수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사용자로서 체불임금 등의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근로자들의 입장에서도 수긍할 만한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고,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피고인을 면책시킬 정도로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각 임금 등 미지급),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각 퇴직금 미지급)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체불한 임금 등이 무려 5억 원이 넘고, 피해 근로자들의 수도 15명에 이른다는 점에서 피고인의 죄책이 무겁다. 피고인은 동종 범죄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전력도 있다. 아직까지 피해 근로자들의 피해 회복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편, 피고인의 악의적으로 임금 등을 체불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여 미지급 경위에 특히 참작할 사유가 있는 점, 피고인이 일부 피해근로자들에게 체불임금 등의 일부를 변제하였고, 피해근로자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대지급금을 지급받거나 강제집행을 통한 일부 변제를 받은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환경, 성행, 가족관계, 범행의 경위와 동기, 수단 및 결과,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하되, 추가 피해회복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는다.
판사 이고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