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0,000(오십만)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 요지: 사실오인 (① 피고인은 D이 2014. 1. 17.자로 입사하기 전에 D에게 최소 3,900만 원을, 입사 후에 1,060만 원을 각 지급하였는바, 피고인과 D은 입사할 때 묵시적으로 위 돈을 임금에 모두 포함시키기로 약속하였으므로, 이는 임금을 '선지급'한 것에 해당한다. ② 나아가, 피고인이 D에게 개인적으로 돈을 지급할 이유가 없고, 둘 사이에 차용증을 작성하거나 피고인이 채무변제를 독촉한 적이 없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적어도 피고인이 D의 입사 후에 지급한 1,060만 원은 고용주가 근로자에게 추가로 지급한 임금임이 명백하다. 따라서 피고인이 임금을 미지급한 것은 아니다. ③ 피고인은 D에게 '대여금 채권'을 갖고 있으므로, D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및 양형부당
판단
사실오인의 점
임금의 '선지급' 내지 '추가 지급' 여부
고용주가 근로자에게 지급한 금품이 '임금'에 해당하거나 또는 임금의 선지급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고용주와 근로자 사이에 그에 관한 합의가 존재해야 한다. 이러한 합의는 명시적은 물론이고 묵시적으로도 가능하나, 그러한 경우에도 고용주와 근로자 사이에 고용주가 지급한 금품을 임금에 포함시킨다는 의사의 합치 내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 잡은 동의가 있어야 한다. 그러한 합의가 없음에도 고용주가 근로자에게 지급한 금품을 임금으로 간주하여 임금에 포함시킬 경우에는 근로자로서는 근로에 대한 대가의 전부 또는 일부를 매월 정당하게 지급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결국 근로자의 경제생활이 위협받지 않도록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확실히 지급하도록 '임금의 직접지불 원칙'을 선언한 근로기준법을 잠탈하는 것이어서 허용해서는 아니 된다.
원심이 적절히 설시하였듯이 피고인은 D의 입사 전후로 최소 4,960만 원을 D측에 계좌송금하였음이 인정된다. 그런데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일관되게 D에게 '대여금 채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거나 그러한 자료를 제출하는 한편[수사기록 34쪽, 39-42쪽], 피고인이 제출한 (증제 4호증)에는 피고인이 D에게 매월 지급할 임금 액수만 기재되어 있을 뿐, 피고인이 주장하는 위 대여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어떠한 내용도 기재되어 있지 않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D에게 송금한 돈이 '임금'이었다거나 또는 피고인과 D 사이에 위 송금액을 임금의 일부로 선지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는 인정하기 어렵다.
이에 반하는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임금지급의무의 면제 또는 소멸 여부 - 대여금 채권과 상계가 허용되는지 여부
근로자에 대한 임금은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고,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대여금 채권으로서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하지 못한다(근로기준법 제43조, 대법원 1999. 7. 13. 선고 99도2168 판결 등 참조).
설령 피고인이 그 주장과 같이 근로자 D에 대하여 대여금 채권을 갖고 있다손 치더라도, 이러한 대여금 채권만으로 피고인의 D에 대한 임금지급의무가 면제되거나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피고인은 D이 근무하는 동안 약정한 임금 전액을 직접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
이에 반하는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부당의 점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근로자 D과 원만히 '합의'하여 D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② 미지급 금품이 많지 않은 점, ③ 2회 벌금형 외에 별다른 처벌전력 없고, 동종전력도 없는 점, ④ 그 밖에 이 사건 범행 경위와 내용,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과 피해 근로자의 관계를 비롯한 피고인의 연령과 직업, 가족관계, 경제형편, 건강상태 등 이 사건 변론 및 기록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의 형량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