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 주식회사 AT(이하 ‘AT’라 한다)와 AR 주식회사(이하 ‘AR’이라 한다)는 여객 자동차운수 및 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이하 두 회사를 통칭하는 경우 ‘피고들<2>’이라 한다). 한편, AR은 이 사건 소 제기 후인 2022. 5. 16. 울산지방법원 2021하합516호로 파산선고를 받았고, AS이 AR의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어 이 사건 소송절차를 수계하였다.
원고 S, T, U, V, W, X, Y, Z, AA, AB, AC, AD, AE, AF, AG, AH, AI, AJ, AK은 AT에, 나머지 원고들은 AR에 중형버스 운전기사(이하 ‘중형승무원’이라 한다)로 입사하여 근무를 하다가 사직원을 제출하고 퇴직금을 정산받은 후 대형버스 운전기사(이하 ‘대형승무원’이라 한다)로 재입사하였다. 원고들의 중형승무원 입‧퇴사일 및 대형승무원 입‧퇴사일은 별지 4 표 기재와 같다.
피고들은 운전자 채용 시 대형승무원과 중형승무원을 구별하여 운전자를 채용하였고, 대형승무원들에 대하여는 피고들 노동조합<3>과 사이에 체결한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과 취업규칙 등이 정하는 바에 따라, 중형승무원들에 대하여는 중형취업규칙 및 급여규정과 각 근로계약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여 왔다.
피고들의 각 단체협약(내용이 대동소이하므로 이하 양자를 통칭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중 조합원의 자격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4>
AX조합 산하 5개사(AY 주식회사, 주식회사 AZ, BA 주식회사, 주식회사 BB, BC 주식회사)와 BD연맹 BE노동조합 산하 위 5개사의 각 노동조합 지부는 2014. 7. 28. “중형승무원의 임금은 2015년 10월 1일부터 대형승무원 1호봉 대비 100%를 적용한다. 단,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노사가 별도 협의하여 합의하는 바에 따른다”는 내용의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 31. AR 단체협약 제4조 제1항 단서의 ’중형승무원을 조합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부분‘이 ’중형승무원의 노동조합에 자유롭게 가입할 권리를 침해‘하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5조<5>에 위반되고, AW 노동조합 규약 제6조는 AR에 취업을 하고 있는 모든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음에도 이에 반하여 중형승무원을 조합원에서 제외하고 있으므로 노동조합법 제11조<6>에 위반된다고 판단하였다.
1) 피고 AT 소속 일부 근로자들은, 이들이 중형승무원에서 퇴사하고, 대형승무원으로 재입사하기까지 약 1개월간 피고 AT의 업무지침에 따라 대형버스노선 견습을 하였음에도 피고 AT가 해당 기간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울산지청에 피고 AT의 대표이사 BF을 고소하였다.
이에 따른 수사결과 울산지방검찰청 검사는 2022. 8. 4. 울산지방법원 2022고약6561호로 BF에 대해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약식명령을 청구하였는바, 그 공소사실은 아래와 같다.
울산지방법원은 2022. 11. 24.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BF을 벌금 200만 원에 처하는 약식명령을 발령하였고, BF은 2022. 12. 23. 위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을 청구하였다가 2023. 6. 1. 정식재판청구를 취하하여 위 약식명령이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피고 AT와 AV 노동조합은 2020. 1. 16. 중형승무원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아래와 같은 ’중형 근무제도 개선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9, 16, 17, 23 내지 25, 34, 36, 43호증, 을나 제1, 3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가지번호를 별도로 기재하지 아니하는 한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들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 제1항의 운전자에는 피고 회사의 대형승무원 뿐만 아니라 중형승무원도 포함되므로(AR 단체협약 제4조 제1항 단서의 중형승무원을 조합원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부분은 무효이다),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은 피고 회사의 중형승무원에게도 적용된다. 설령 위 단체협약 제4조 제1항의 운전자가 대형승무원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은 노동조합법 제35조에 따라 대형승무원과 동종의 근로자인 중형승무원에게도 적용된다. 나아가 피고들이 중형승무원들에 대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의 적용을 배제한다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6조의 균등한 처우 원칙에도 위반된다.
단체협약이 중형승무원에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한다면<7>,
이 사건 합의서는 피고들이 속한 AX조합과 피고들 노동조합이 속한 BD연맹 사이에 체결된 것이므로 피고들에 대해서도 당연히 그 효력이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이 사건 합의서는 노동조합법 제36조에 따라 지역적 구속력을 갖는다고 할 것이므로 이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합의서는 피고들에게 그 효력이 미친다. 그런데 이 사건 합의서에 의하면 피고들은 2015. 10. 1.부터 소속 중형승무원의 임금을 대형승무원 1호봉 임금에 맞추어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들은 이 사건 합의서 작성 이후로 원고들이 중형승무원으로 재직하는 기간 동안 원고들에게 대형 1호봉으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원고들이 중형승무원으로 입사하였다가 퇴직하고, 다시 대형승무원으로 입사한 것은 단지 회사의 편의에 따라 퇴사 후 재입사 한 형식을 빌린 것에 불과하므로, 원고들은 중형승무원 입사일부터 실질적으로 근로관계의 단절 없이 계속하여 근무한 것이다. 따라서 원고들이 대형승무원으로 근무한 기간에 대해서는 원고들이 중형승무원으로 입사한 때부터 근무한 것으로 호봉을 재산정하여 재산정한 호봉을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또한 원고들의 대형승무원 입사일은 원고들이 견습기간을 시작한 때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
결국 피고들은 위 1) 또는 2)와 같은 기준<8>에 따라 재계산된 임금액에서 피고들로부터 기 지급받은 임금액을 공제한 임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구체적인 원고들의 청구금액은 별지 1, 2 표 기재와 같다.
피고들
피고들은 대형승무원에 결원이 생기거나 대형승무원이 추가로 필요한 경우에 중형승무원 중 입사일이 빠른 순서대로 우선적으로 대형승무원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대형승무원이 되려는 중형승무원은 자의에 의해 사직서를 제출하여 근로계약을 종료하였고, 일정 기간의 공백기간을 두고 재입사를 한 것이므로 근로관계가 단절 없이 계속되었다고 볼 수 없다.
설령 원고들의 계속근로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피고들 노동조합의 조합원인 대형승무원들에게만 적용되는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 중형승무원에게 적용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다.
판단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 중형승무원에게 적용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중형승무원의 조합원 자격을 배제한 AR 단체협약 제4조 제1항 단서의 효력
원고들은 울산지방노동위원회가 2019. 1. 31. AR의 단체협약 제4조 제1항 단서의 ’중형승무원을 조합원 대상에서 제외한 부분‘이 노동조합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하였으므로, 위 단체협약 제4조 제1항 단서는 무효이고 따라서 중형승무원 근무기간에 대해서도 단체협약에 따라 대형승무원 임금이 지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결정은 노동조합법 제21조 제1항<9>에 따라 울산광역시 울주군이 시정명령을 하기 전에 노동위원회에 의결을 요청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그 자체로서 AR 단체협약 제4조 제1항 단서를 무효로 하는 효력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결정에 따라 울산광역시 울주군의 시정명령이 있었는지 알 수 없고, 울산광역시 울주군의 시정명령에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사법상 법률관계에 대한 직접적인 효력이 인정되는 것도 아니며, 설령 시정명령 및 그에 따른 노사간의 새로운 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중형승무원에 대해서도 소급적으로 기존 단체협약을 적용하여 대형승무원 임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인지 알 수 없는 점<10>, 오히려 아래에서 살펴보는 이 사건 단체협약의 체계적 해석상 운전자의 범위에 중형승무원은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그렇게 해석하더라도 노동조합법 제35조의 일반적 구속력 조항이나 근로기준법 제6조의 균등한 처우 원칙에 반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AR 단체협약 제4조 제1항 단서가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중형승무원이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 제1항의 운전자에 포함되는지 여부
관련 법리
단체협약서와 같은 처분문서는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그 기재 내용을 부정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기재 내용에 의하여 그 문서에 표시된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9. 20. 선고 95다20454 판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 제1항의 ’운전자‘는 피고들 노동조합의 조합원인 대형승무원만을 의미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 제1항의 운전자에 중형승무원이 포함됨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 제1항은 ’조합원의 범위는 운전자에 한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회사의 운전자는 고용계약일로부터 조합원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단체협약은 조합원인 운전자에 미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원고들을 비롯하여 중형승무원으로 입사한 운전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절차를 취하거나 조합비를 납부하는 등 조합원으로서 활동을 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 제3항은 ’노동조합은 가입대상 운전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거나 노조를 탈퇴하여 다른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에는 탈퇴서 사본을 첨부하여 해임을 요구할 수 있으며, 회사는 이에 적극 협조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중형승무원을 위 단체협약 제4조 제1항의 ’운전자‘라고 보아야 한다면 피고들은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중형승무원을 해고하거나, 노동조합이 그러한 중형승무원들의 해고를 피고들에게 요청해야 할 것인데, 피고들과 노동조합이 그와 같은 조치를 취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17조 제3항은 ’회사는 일정한 기간을 명시하거나 연봉제를 명시하여 계약한 조합원을 채용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4항은 ’회사는 근로형태를 달리하는 운전자의 채용은 전항의 규정과 별도로 관계법령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다. 위 조항들은 이 사건 단체협약의 적용대상이 되는 조합원인 운전자(대형승무원) 외에 이 사건 단체협약이 적용되지 않는 ’근로형태를 달리하는 운전자‘(중형승무원)의 채용 등을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형승무원이 대형승무원과 동종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노동조합 제35조의 일반적 구속력 인정 여부)
노동조합법 제35조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사용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이 적용된다고 규정하는바, 이에 따라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되는 동종의 근로자라 함은 당해 단체협약의 규정에 의하여 그 협약의 적용이 예상되는 자를 가리키며, 한편 단체협약 등의 규정에 의하여 조합원의 자격이 없는 자는 단체협약의 적용이 예상된다고 할 수 없어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는 동종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63599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의 ’운전자‘의 범위에 중형승무원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는 이상, 중형승무원으로 재직할 당시의 원고들은 이 사건 단체협약의 조합원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는 동종의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중형승무원 재직 당시 원고들에게 노동조합법 제35조에 따라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 적용됨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근로기준법 제6조의 균등한 처우 원칙 위반 여부
원고들은 중형승무원과 대형승무원 모두 대형면허 취득만으로 회사에 취업할 수 있고, 중형승무원과 대형승무원의 운행노선, 노동강도에 차이가 없으므로 피고들이 대형승무원에게만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따른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6조의 균등한 처우 원칙에 위반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차별적 처우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을 말하며, 본질적으로 같지 않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경우에는 차별 자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전제로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그가 비교대상자로 지목하는 사람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다1051 판결 참조). 한편, ‘차별적 처우’란 사용자가 근로자를 임금 및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의미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라 함은 당해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 즉 ① 중형버스와 대형버스는 승차인원, 차량의 길이 및 총중량 등에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대형버스는 중형버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운행거리 및 운행시간이 길고, 교통수요가 많으며, 교통환경이 복잡한 시내노선을 운행한 것으로 보이는바, 대형승무원과 중형승무원의 노동 강도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점, ② 대형승무원은 운행노선의 특성상 사고의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으며, 그에 따라 차량운행에 있어 기술적인 조작능력과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고 보다 많은 승객을 책임져야 하는 관계로 심리적 부담감도 더 크다고 할 수 있는 점, ③ 피고들은 위와 같은 노동 강도의 차이 등을 고려하여 중형승무원과 대형승무원 사이에 통상시급 등에 있어 차이를 두고, 중형승무원 중 경력이 오래된 순서대로 대형승무원으로 채용될 기회를 제공해 왔던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는 중형승무원과 대형승무원을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이라고 보기 부족하고, 조합원인 대형승무원에게만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따른 임금을 지급한 피고들의 조치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소결론
결국 원고들이 중형승무원으로 근무한 기간에 대해서까지 이 사건 단체협약을 적용할 수는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합의서에 따라 원고들이 중형승무원으로 근무한 기간에 대하여 대형 1호봉 기준으로 계산한 임금이 지급되었어야 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AX조합 산하 5개사(AY 주식회사, 주식회사 AZ, BA 주식회사, 주식회사 BB, BC 주식회사)와 BD연맹 BE노동조합 소속 산하 위 5개사의 노동조합 지부 사이에 이 사건 합의서가 작성된 사실, 위 합의서에 의하면 2015. 10. 1.부터 중형승무원의 임금을 대형승무원 1호봉에 상당한 임금으로 지급하기로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 AT가 위 AX조합의 조합원인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 즉 ①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으면 처분문서에 기재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는바, 이 사건 합의서는 그 문언 자체로 AX조합에 소속된 일부 운송회사들(위 산하 5개사)과 그 회사들의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것이 명백하여, 원고들과 피고들이 위 합의의 주체라고 볼 수 없는 점, ② 피고 AT가 AX조합에 소속된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들 노동조합이 BD연맹에 소속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제출된 바 없는 점, ③ 피고 AT와 그 노동조합은 2020. 1. 16. 중형 근무제도 개선 합의서를 작성하여 중형승무원제도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비로소 중형승무원들에게 대형승무원 1호봉에 상당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합의서 작성 이후에 피고들에 입사한 원고들은 모두 중형승무원 재직기간 동안 중형취업규칙 및 급여규정에 따른 임금을 지급받으면서도 이에 대하여 피고들에게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인정사실 및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합의서의 효력이 원고들과 피고들에게 미친다고 볼 수 없다.
노동조합법 제36조 제1항의 적용 여부
원고들은 이 사건 합의서의 효력이 원·피고들에 직접 미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노동조합법 제36조에서 규정한 지역적 구속력 제도에 따라 위 합의서의 효력이 원·피고들에게도 확장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동조합법 제36조 제1항은 “하나의 지역에 있어서 종업하는 동종의 근로자 3분의 2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는 행정관청은 당해 단체협약의 당사자의 쌍방 또는 일방의 신청에 의하거나 그 직권으로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당해 지역에서 종업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와 그 사용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을 적용한다는 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노동조합법 제36조 제1항에서 정한 지역적 구속력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행정관청이 당해 단체협약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또는 직권으로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지역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결정을 하여야 한다.
원고들의 주장 및 이 사건 합의서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합의서에 관하여 지역적 구속력 결정을 할 수 있는 관할 행정관청은 울산광역시장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에 있어 울산광역시장이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또는 직권으로 이 사건 합의서에 관하여 지역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결정을 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원고들은 울산광역시가 피고들의 중형승무원에 대하여도 대형승무원 1호봉에 해당하는 급여가 반영된 운송원가를 기준으로 손실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이 사건 합의서가 피고들에게도 효력을 미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울산광역시가 버스회사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하기 위해 필요한 표준운송원가를 산정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채용한 것일 뿐, 이를 관할 행정관청이 이 사건 합의서에 대하여 지역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결정을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합의서에 지역적 구속력이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국 이 사건 합의서의 효력에 따라 피고들이 원고들의 중형승무원 근무기간에 대해서 대형 1호봉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근로관계의 계속여부(호봉 재산정 주장 및 미지급 퇴직금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2다11458 판결 등 참조).
동일한 기업 내에서 근로자가 스스로의 필요나 판단에 따라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사용자에게 사직서 등을 제출하고 이에 따라 당해 기업으로부터 소정 퇴직금을 정산하여 지급받은 경우에는 사직서 등의 제출이 사용자의 일방적인 경영방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지거나 단지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없어 이로써 당해 기업과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는 일단 유효하게 단절되고, 이 경우 근로자가 당해 기업에 종전의 근무경력을 인정받고 곧바로 재입사하여 계속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다고 하더라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계속근로연수를 산정함에 있어서는 재입사한 때로부터 기산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9. 6. 선고 95다29932 판결, 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3다14935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들과 피고들 사이에는 원고들의 사직 및 대형승무원 재입사를 통해 새로운 근로관계가 성립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중형승무원 근로계약과 대형승무원 근로계약의 근로관계는 단절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근로관계의 계속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호봉 재산정 주장 및 미지급 퇴직금 청구는 이유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중형승무원과 대형승무원은 운전하는 버스의 크기, 노선의 길이, 승객수 등에서 차이가 날 뿐만 아니라, 노동강도나 근로시간 등에서 차이가 있고, 그로 인하여 급여 등에서도 차이가 나며, 노동조합을 통한 근로조건의 교섭 등 처우에 있어서도 상당한 차이가 있는 등 계약직 중형승무원에 비하여 대형승무원은 급여나 근로조건에 있어서 우월적 지위에 있다.
피고들은 대형승무원에 결원이 생기거나 추가로 대형승무원이 필요한 경우 각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중형승무원 중 주로 입사일이 빠른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대형승무원으로 채용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는데, 대다수의 중형승무원들은 위와 같이 근로조건이 더 좋은 대형승무원으로 근무하기 위해 스스로의 필요나 판단에 따라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중형승무원을 사직하고 대형승무원으로 재입사한 것으로 보이고, 나아가 중형승무원 중에서도 자신의 선택에 따라 대형승무원으로의 전환을 거절하고 중형승무원으로 계속 근무한 사례도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대형승무원으로의 전환이 원고들의 의사에 반하여 피고들의 강요나 일방적인 방침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원고들은 사직서를 제출한 후 피고들로부터 퇴직금을 정산받았는데, 피고들이 퇴직금 산정 금액을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중형승무원들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았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원고들은 대형승무원 재입사 과정에서 신규입사와 마찬가지로 이력서, 건강검진자료, 신원보증서 등 신규채용시 요구되는 각종 서류를 제출하였고, 14일 내지 32일 정도의 공백기간을 거친 후 대형승무원으로 재입사하였는데, 재입사까지의 기간은 피고들이 일률적으로 정해준 것이 아니라 각 원고들의 개인적 사정에 따라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은 피고들이 원고들의 중형승무원 퇴사일 이후 원고들에 대한 건강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근로관계가 단절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이는 피고들이 대형승무원으로의 재채용이 예정되어 있는 원고들에 대해서 자격상실신고를 하였다가 다시 자격취득신고를 하는 번거로움 및 건강보험료를 기간별로 구분 정산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고, 원고들이 자격상실신고로 인하여 고액의 지역의료보험에 편입되는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한 것일 뿐, 피고들이 원고들의 근로관계 계속성을 인정하였기 때문이 아닌 것으로 봄이 합리적이다.
원고들이 주장하는 견습기간의 대형승무원 근무기간 포함 여부
원고들은 대형승무원 견습기간 개시일(별지 4 표 기재 중형직 퇴사일 다음날)을 원고들이 대형승무원으로 근로를 개시한 날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35호증의 일부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들의 견습기간은 계속근로의 인정 여부와 관련하여서는 별지 4 표 기재 중형승무원 퇴사일 다음날부터 대형승무원 입사일 전일까지라고 할 수 있으나, 관련 형사사건에서 인정한 피고 AT의 미지급 임금액 및 그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견습기간 중 원고들이 실제로 근로한 시간은 최대 63시간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 점, ② 위 견습기간은 약 1개월 가량의 기간인데 반하여 위와 같이 원고들이 실제 근로를 제공한 시간은 63시간 정도에 불과하므로 위 견습기간 전체를 원고들이 대형승무원으로 근로한 기간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③ 갑 제18, 20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견습기간 중 원고들이 실제 근로를 제공한 날이나 시간 등을 특정할 수도 없는 점, ④ AR에 관해서는 견습기간에 관한 아무런 증거도 제출된 바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대형승무원으로 근로를 개시한 날은 별지 4 표 기재 대형승무원 입사일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피고들이 원고들의 대형승무원 입사일부터 원고들에게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따른 임금을 지급하였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결국 이와 관련하여서도 피고들이 원고들에게 미지급한 임금 등은 없다고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재우(재판장) 이주황 이충원
각주1) 위 표 기재 피고 AR 주식회사는 그 파산관재인을 의미한다.
각주2) AR의 경우 파산선고를 받고 파산관재인이 이 사건 소송을 수계하였으므로 엄밀한 의미에서 피고는 아니나, 논의의 편의상 위와 같이 칭하기로 한다.
각주3) 피고 AT의 경우 AU 노동조합 AV지회, AR의 경우 AW 노동조합
각주4) AR의 단체협약에는 피고 AT와 달리 위 괄호의 내용이 추가되어 있다.
각주5) 제5조(노동조합의 조직ㆍ가입ㆍ활동) ①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 다만, 공무원과 교원에 대하여는 따로 법률로 정한다.
각주6) 제11조(규약) 노동조합은 그 조직의 자주적ㆍ민주적 운영을 보장하기 위하여 당해 노동조합의 규약에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기재하여야 한다. 4. 조합원에 관한 사항(연합단체인 노동조합에 있어서는 그 구성단체에 관한 사항)
각주7) 원고들이 명시적으로 주위적, 예비적 청구원인으로 주장하고 있지는 않으나, 논리적으로 2) 주장은 1) 주장의 예비적 청구원인으로 봄이 상당하다. 참고로 원고들이 이 사건 변론종결 후 제출한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에 따르면 1) 주장이 주위적 청구원인으로 기재되어 있다.
각주8) 원고들의 1) 부분 주장은, 원고들은 단체협약에 따라 중형승무원으로 입사한 때부터 대형승무원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받아야 한다는 것이고, 2) 부분 주장은, 중형승무원 근무기간의 임금에 대해서는 2015. 10. 1.부터 대형 1호봉을 적용하여야 하고, 대형승무원 근무기간의 임금에 대해서는 중형승무원으로 입사한 때부터 근무한 것으로 보고 호봉을 재산정하여 임금을 계산하여야 한다는 것인데, 원고들의 청구취지 금액은 위 2)의 기준에 따라 산정된 것으로 보인다(원고들의 2021. 2. 9.자 준비서면 제4면 이하, 2022. 1. 6.자 준비서면 제11면 이하, 2023. 1. 10.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제3면 이하 참조).
각주9) 제21조(규약 및 결의처분의 시정) ① 행정관청은 노동조합의 규약이 노동관계법령에 위반한 경우에는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그 시정을 명할 수 있다. ③ 제1항 또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시정명령을 받은 노동조합은 30일 이내에 이를 이행하여야 한다. 다만,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각주10) 원고들은 2019. 9. 4. 소제기 당시부터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위와 같은 내용의 단쳬협약 등에 관한 내용을 제출한 바도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