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4. 5. 8. 선고 2022가합12547 판결

임금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이하 ‘피고 회사’라고도 한다)는 여객자동차운수 및 운송사업 등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 중형버스 운전기사(이하 ‘중형승무원’이라고 한다)로 입사한 버스운전기사 근로자들이다. 원고들 중 원고 B, C, D, E, F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중형승무원으로 근무하다가 피고 회사에 사직원을 제출하고 퇴직금을 정산 받은 후 피고 회사에 대형버스 운전기사(이하 ‘대형승무원’이라 한다)로 재입사하였다. 원고 B, C, D, E, F는 중형승무원으로 근무하다가, 피고의 중형버스 근무제도 폐지에 따라 2020. 2. 1. 대형승무원으로 전환되었다. 원고들의 중형승무원 입․퇴사일 및 대형승무원 입사일(또는 전환일)은 별지3 표 기재와 같다.

다.

피고는 운전자 채용 시 대형승무원과 중형승무원을 구별하여 운전자를 채용하였고, 대형승무원들에 대하여는 피고의 노동조합(G노동조합 A지회)과 체결한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라고 한다)과 취업규칙 등이 정하는 바에 따라, 중형승무원들에 대하여는 중형 승무직 취업규칙(이하 ‘중형취업규칙’이라 한다) 및 급여규정과 각 근로계약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여 왔다.

라.

피고 회사가 중형승무원들에게 적용한 중형취업규칙 및 급여규정과 대형승무원들에게 적용한 취업규칙, 이 사건 단체협약, 각 임금협정, 울산지방노동위원회 임금 조정안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생략>

<2>

마.

피고 회사와 피고 회사의 노동조합은 2020. 1. 16. 중형승무원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다음과 같은 ‘중형 근무제도 개선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생략>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7, 14호증(가지번호 있으면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 주장의 요지

가.

미지급 임금청구

①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 제1항의 운전자에는 피고 회사의 대형승무원 뿐만 아니라 중형승무원도 포함되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은 피고 회사의 중형승무원에게도 적용된다. 설령 위 단체협약 제4조 제1항의 운전자가 대형승무원만을 의미한다고 하더라도, ② 대형승무원과 중형승무원이 동종의 근로자이므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35조에 따라, 또는 ③ 신규입사자의 입사와 동시에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되도록 규정하는 이른바 유니언 숍(Union Shop) 규정인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은 피고 회사의 중형승무원에게도 적용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이 중형승무원으로 입사한 때부터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따른 임금(기본급 및 상여금, 각종 수당 등)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원고들에게 2019. 8.분<3>부터 2023. 2.분까지 피고가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따라 원고들에게 지급하였어야 할 임금액에서 피고로부터 이미 지급받은 임금액을 공제한 별지2표 ‘총합계’란 기재 각 원고별 해당금액 및 그 중 원금합계액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불법행위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피고가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원고들에게 적용하지 않은 것은 ① 노동조합법 제5조, 제11조를 근거로 울산광역시 울주군청이 한 시정명령 위반이고, ②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8조가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이며, ③ 근로기준법 제6조의 균등한 처우 원칙 위반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위 미지급 임금 상당액 및 그 중 원금합계액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들이 미지급 임금청구 또는 불법행위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선택적으로 하는 것으로,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을 선해한다).

3.

판단

가.

미지급 임금청구에 대한 판단

1)

중형승무원이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 제1항의 운전자에 포함되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 제1항의 운전자는 피고 노동조합의 조합원인 대형승무원만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 제1항은 ’조합원의 범위는 운전자에 한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회사의 운전자는 고용계약일로부터 조합원이 된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단체협약은 조합원인 운전자에 미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원고들을 비롯하여 중형승무원으로 입사한 운전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절차를 취하거나 조합비를 납부하는 등 조합원으로서 활동을 한 사실은 없다고 보인다.

②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 제3항은 ’노동조합은 가입대상 운전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거나 노조를 탈퇴하여 다른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에는 탈퇴서 사본을 첨부하여 해임을 요구할 수 있으며, 회사는 이에 적극 협조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원고들 주장과 같이 중형승무원을 위 단체협약 제4조 제1항의 운전자라고 본다면 피고는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중형승무원을 해고하거나, 노동조합이 그러한 중형승무원들의 해고를 피고에게 요청해야 하는데, 피고와 노동조합이 그러한 조치를 취한 사실은 없다고 보인다.

③

이 사건 단체협약 제17조 제3항은 ’회사는 일정한 기간을 명시하거나 연봉제를 명시하여 계약한 조합원을 채용할 수 없다‘, 같은 조 제4항은 ’회사는 근로형태를 달리하는 운전자의 채용은 전항의 규정과 별도로 관계법령에 따른다‘고 규정한다. 위 조항들은 이 사건 단체협약의 적용대상이 되는 조합원인 운전자(대형승무원) 외에 이 사건 단체협약이 적용되지 않는 ’근로형태를 달리하는 운전자‘(중형승무원)의 채용 등을 예정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④

피고를 비롯하여 시내버스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들에는 2001. 4.경 중형 시내버스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는 대형승무원만이 존재하였으므로 ‘조합원의 범위는 운전자에 한한다’는 조항을 두더라도 그 해석에 논란의 여지가 없었으나, 중형 시내버스 제도를 시행하고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의하지 아니하는 별도의 근로계약, 중형취업규칙, 급여규정에 따르는 중형승무원을 고용하면서 조합원인 ‘운전자’의 해석을 두고 논란이 발생하였다.

피고는 중형 시내버스 제도를 도입하면서 별도로 단체협약의 해당 조항을 수정하지 않았는데, 이는 그동안 피고 회사와 피고 노동조합, 중형승무원들 사이에 단체협약에서 정한 ‘조합원인 운전자’는 대형승무원만을 의미한다는 점이 서로 양해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러한 인식 아래, 대형승무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에 대하여는 G노동조합 지회장이 서명날인하여 동의서를 작성하고, 중형승무원들에게 적용되는 중형취업규칙에 대하여는 중형승무원들 중 과반수가 해당 중형취업규칙에 대하여 이의 없다는 취지로 서명날인하여 의견서를 작성하였다.

2)

중형승무원에게 노동조합법 제35조의 일반적 구속력을 인정할지 여부

노동조합법 제35조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사용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이 적용된다고 규정하는바, 이에 따라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되는 동종의 근로자라 함은 당해 단체협약의 규정에 의하여 그 협약의 적용이 예상되는 자를 가리키며, 한편 단체협약 등의 규정에 의하여 조합원의 자격이 없는 자는 단체협약의 적용이 예상된다고 할 수 없어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는 동종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63599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의 운전자의 범위에 중형승무원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이상, 중형승무원으로 재직할 당시의 원고들은 이 사건 단체협약의 조합원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는 동종의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3)

유니언 숍 규정에 따른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의 중형승무원 적용 여부 노동조합 가입행위는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청약과 조합의 승낙이라는 의사의 합치에 따라 성립하는 계약으로, 단체협약상 유니언 숍 조항에서 입사와 동시에 조합원이 된다는 취지를 정한 경우라 하더라도, 비조합원들의 자발적인 가입의사가 없었다면 노동조합에 가입하려는 청약의 의사표시 자체가 결여된 것으로서 그러한 사실만으로는 조합원의 자격을 취득하였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3다264 판결 참조).

앞서 본 것과 같이 원고들이 중형승무원 제도가 폐지되기까지 피고 노동조합에 별도로 가입절차를 밟거나, 조합비를 내거나, 조합원으로 활동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 제2항을 중형승무원을 조합원에 당연 가입시키는 조항으로 해석하기도 어렵다.

4)

소결

그러므로 중형승무원들에게는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미지급 임금 청구는 이유 없다.

나.

불법행위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판단

1)

시정명령 위반에 따른 불법행위책임

갑 제9호증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 31. H 주식회사(이하 ‘H’이라 한다) 노동조합의 조합원 거부행위와 관련하여, ‘단체협약에서 중형승무원을 조합원에서 제외하도록 정한 조항은 노동조합법 제5조 및 제11조에 위반되고, I노동조합 J지부가 2018. 6. 8. 대의원 회의에서 위 단체협약을 근거로 중형승무원의 노동조합 가입을 거부하는 결의처분을 한 것은 노동조합법 제5조에 위반된다’는 의결을 한 사실, 울산광역시 울주군청은 2019. 2. 26. 및 2019. 3. 28. 위 J지부에 위 의결 내용에 따른 시정명령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 사정, 즉 피고 회사는 위 울산지방노동위원회 의결 및 시정명령의 상대방이 아닌 점,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2020. 1. 16. 중형승무원 제도를 폐지하여 2020. 2. 1.자로 재직 중인 중형승무원 전원을 대형승무원으로 직종 변경하여 근로관계를 개선한 점, 이에 더하여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의 ‘운전자’의 범위에 피고의 중형승무원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타당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고의, 과실로 원고들을 상대로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2)

기간제법 제8조 제1항 기간제 근로자 차별금지원칙 위반에 따른 불법행위책임

앞에서 본 것과 같이 피고 회사는 중형승무원들과 개별적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근로계약기간을 ‘계약체결일로부터 1년으로 하되,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자동갱신’으로 정하였으므로, 원고들은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크다. 나아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 사실과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위 기간제법 조항이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①

피고 회사는 2020. 1. 16.경 중형버스 근무제도를 폐지하기 전까지 중형승무원과 대형승무원을 구별하여 채용하였다고 보인다.

②

중형버스와 대형버스는 승차인원, 차량의 길이 및 총중량 등에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대형버스는 중형버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운행거리 및 운행시간이 길고, 교통수요가 많으며, 교통환경이 복잡한 시내노선을 운행한 것으로 보이는바, 대형승무원과 중형승무원의 노동 강도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③

대형승무원은 운행노선의 특성상 사고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으며, 그에 따라 차량운행에 있어 기술적인 조작능력과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고 보다 많은 승객을 책임져야 하는 관계로 심리적 부담감도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④

피고 회사는 위와 같은 노동 강도의 차이 등을 고려하여 중형승무원과 대형승무원 사이에 통상시급 등에 있어 차이를 두고, 중형승무원 중 경력이 오래된 순서대로 대형승무원으로 채용될 기회를 제공해 왔다.

3)

근로기준법 제6조 균등한 처우 원칙 위반에 따른 불법행위책임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차별적 처우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을 말하며, 본질적으로 같지 않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경우에는 차별 자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전제로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그가 비교대상자로 지목하는 사람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다1051 판결 참조). 한편, ‘차별적 처우’란 사용자가 근로자를 임금 및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의미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라 함은 당해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3.

나.

2) 항 기재와 같은 사실과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중형승무원과 대형승무원을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이라고 보기 부족하고, 조합원인 대형승무원에게만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따른 임금을 지급한 피고의 조치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

4)

소결

그렇다면 피고 회사가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중형승무원이던 원고들에게 적용하지 않은 것이 불법행위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는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연진(재판장) 하대경 전정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