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구 명칭: J교회, 이하 ‘피고 교회’라 한다)는 1996년경 부부인 K, L 목사에 의하여 창립된 교회이다.
원고들은 오랜 기간 피고 교회의 교인이자 장로, 전도사, 간사 등의 직을 수행한 사람들이다. 원고 C, D은 K, L와 사돈 관계<1>이고, 원고 E은 원고 C의 사위이다.
K, L의 피고 교회 목사 사임과 원고들에 대한 계약 종료 공지
K, L는 아들 M이 2020년경 과거 피고 교회 교인들을 상대로 저지른 준강제추행으로 수사 및 형사재판<2>을 받고, L가 피고 교회 교인들을 상대로 폭행, 특수상해 등을 저지른 사실이 언론에 공개될 상황에 처하자<3> 2020. 10. 18. 피고 교회의 담임목사, 부목사 직을 사임하였다.
피고 교회는 2020. 12. 11. 아래와 같은 내용의 ‘당회 안내문’을 통해 K, L의 사임 확정과 원고들에 대한 계약 종료를 피고 교회 내에 공지하였다(여기에는 원고 B, G에 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으나, 원고 B, G은 다른 원고들과 마찬가지로 2020. 11. 30.부로 계약이 종료되었다고 주장한다).
피고 교회와 원고들 사이의 이 사건 계약서 작성
한편 피고 교회는 2020. 11.경 원고 B과 사이에 ‘사무직 계약서’라는 제목의 문서를, 원고 C, E, F와 사이에 ‘교역자 계약서’라는 제목의 문서를, 원고 G, H, I과 사이에 ‘프리랜서 계약서’라는 제목의 문서를 각각 작성하였다(위 계약서들을 통틀어 ‘이 사건 계약서’라 한다). 이 사건 계약서들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이 사건 계약서들은 내용이 대체로 유사하므로, 먼저 ‘사무직 계약서’의 주요 내용을 기재하고, ‘교역자 계약서’와 ‘프리랜서 계약서’는 ‘사무직 계약서’의 내용과 서로 다른 부분만 기재한다. 원고 D은 계약서를 분실하였다면서, 보수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계약 내용은 원고 C의 ‘교역자계약서’ 내용과 같다고 주장한다).
제2조 계약의 목적
피고 교회의 원고들에 대한 금원 지급
피고 교회는 아래와 같이 2020. 8. 24.부터 2020. 11. 26.까지 매달 원고들 또는 그 배우자의 은행계좌로 금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 3,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원고들은 별지 원고들 청구금액 기재와 같이 피고 교회의 근로자로서 근무하다 퇴직하였으므로, 피고 교회는 원고들에게 별지 원고들 청구금액 기재 퇴직금과 이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37조 소정의 연 20%의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교회
원고들은 피고 교회의 전신인 J교회에서 종교 활동을 하던 교인이지,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 원고들은 K, L를 추종하던 사람들로서 K, L로부터 그들의 비리에 동조하도록 금원을 지급받았을 뿐, 근로자로서 임금을 지급받은 것이 아니다. 피고 교회는 원고들이 J교회를 떠날 무렵, 기존에 원고들에게 지급한 금원에 관하여 세법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을 뿐이어서 위 근로계약서는 진정한 계약서가 아니고, 설령 원고들과 피고 교회 사이에 어떠한 계약관계가 있더라도 이는 도급계약 또는 비전형계약이지 적어도 근로계약은 아니다.
나아가 원고들과 피고 교회 사이에 근로관계가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원고들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해당하여 퇴직금 지급청구권이 없다.
판단
관계 법령의 규정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제2호, 제4호는 ‘근로자, 사용자, 평균임금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 제2호, 제6호에 따른 근로자, 사용자, 평균임금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4조 제1항은 ‘사용자는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 이상의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 다만,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며, 같은 법 제8조 제1항은 ‘퇴직금제도를 설정하려는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9조 제1항 본문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항 제5호는 ‘임금이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임금, 봉급, 그 밖에 어떠한 명칭으로든지 지급하는 모든 금품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인지 여부
원고들은 원고들이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그 증거로 이 사건 계약서, 급여를 지급받았다는 은행거래내역서, 매년 피고 교회의 교역자, 장로, 집사, 권사, 간사 등의 명단을 기재한 제직명부를 제출하고, 피고 교회의 담임목사였던 K을 증인으로 신문하였다.
위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피고 교회는 2017년경까지는 피고 교회의 회계장부상 ‘간사비’라는 명목으로 현금을 인출하여 인건비, 사례비 등으로 지출하다가, 원고 B, C, D, E, F에 대하여는 2018. 2.경부터, 원고 G, H, I에 대하여는 2019. 1.경부터 매달 일정한 액수의 금원을 위 원고들이나 그 배우자 명의의 은행계좌로 송금한 사실(K은 종교단체에 대한 과세 문제로 입출금 기록이 남아야 하기 때문에 현금지급에서 계좌입금으로 변경하고 4대 보험에도 가입하였다고 진술하였다), ② 피고 교회의 과거 회계장부에 의하면 ‘간사비’ 명목으로는 2009년에 매달 550만 원, 2010년에 매달 620만 원이 지출된 사실(다만 월별 합계액만 알 수 있고, 지급상대방, 개인별 지급금액, 지급사유 등에 관한 자료는 없다), ③ 피고 교회의 2020년 제직명부<4>에 의하면, ‘교역자’로 K, L, 원고 C, D, E, F 등이, ‘교회직원’으로 원고 B, G 등을 비롯하여 약 50명의 사람들이, ‘서리집사’로 100여명의 사람들이, 그 밖에 ‘각 부서’, ‘교회학교’, ‘찬양대’, ‘코러스팀’ 등으로 수십 명의 사람들이 직을 맡아 활동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 등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 교회의 제직명부에 기재된 사람들 중 소수의 사람들만 피고 교회로부터 돈을 지급받았을 뿐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무런 돈을 지급받지 못한 점에 비추어, 위 제직명부는 교인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신앙생활과 관련된 직분을 담당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을 뿐 원고들과 피고 교회 사이에 근로관계가 존재함을 뒷받침하는 자료라고 할 수 없는 점, ② 피고 교회가 과거 회계장부에 ‘간사비’라는 명목으로 일정한 액수의 금원을 지출하였더라도 그 지급상대방이나 지급금액, 지급사유 등을 알 수 없어 위 회계 장부만으로는 원고들이 2018년 이전에도 피고 교회로부터 정기적으로 금원을 지급받았다고 보기 어려운 점(원고들이 은행계좌로 금원을 지급받은 2018년 이후 은행거래내역을 살펴보면, 급여 명목의 금원이 계좌에 입금되었다가 2~3일 내에 상당한 돈이 현금으로 인출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어 원고들이 과연 피고로부터 실제 금원을 지급받았는지 의심스럽다), ③ 이 사건 계약서는 피고 교회의 주장대로 피고 교회가 기존에 원고들에게 지급한 돈이 향후 세법상 문제되지 않도록 지급 근거를 남기는 차원에서 형식적으로 작성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특히 그 작성 시기는 원고들이 K, L와 함께 피고 교회에서 맡은 직분을 모두 사임할 무렵인 점, ④ 피고 교회에는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이 없고, 원고들은 2018년 이전에는 피고 교회 소속으로 사회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던 점, ⑤ 원고 B은 2016. 2.경 임의로 피고 교회의 직분을 수행하지 않고 떠났다가 2016. 10.경 피고 교회로 돌아와 다시 관리장 직분을 담당하였는바(을 제5호증) 원고들이 피고 교회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 있었다거나 업무 수행에 있어 구속을 받는 지위라고는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들이 주당 소정근로시간 이상 근로하였는지 여부
원고들은 별지 원고들 청구금액의 ‘담당업무’란 기재와 같이 피고 교회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주장하고, 원고들의 주장 외에는 원고들이 담당한 업무 내용을 알 수 있는 자료는 없다(갑 제13호증 제직명부는 교인의 이름과 담당한 직책의 명칭만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위 ‘담당업무’를 살펴보면, 그 중 상당 부분은 종속적인 지위에서 근로를 제공할 대상이라기보다 교인의 지위에서 자발적으로 수행하는 종교 활동으로 보이고, ‘전반적 관리’, ‘전반적 행사 관리’, ‘대소사 준비’ 등은 구체적인 업무 내용을 알기 어렵다.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 교회 교인들은 결속력이 매우 강한 신앙공동체를 형성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을 제1, 2호증 참조), 일상생활이나 종교 활동에 사용한 시간까지 근로시간으로 볼 수는 없고, 이러한 시간을 제외하면 원고들이 피고 교회에서 주당 15시간 이상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가정하더라도 원고들은 피고 교회에 대하여 퇴직금 채권을 갖지 못하므로, 이러한 점에서도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전기흥(재판장) 이정훈 서동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