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최저임금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원심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C 합자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의 변경된 취업규칙은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목적으로 변경된 것이어서 무효라는 전제에서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각 최저임금법위반의 점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택시운전근로자의 근로시간에는 사납금을 벌기 위한 근로시간과 사납금을 넘는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고 한다)을 벌기 위한 근로시간이 있는데 2007. 12. 27. 최저임금법의 개정으로 신설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고한다)에 의해서 초과운송수입금이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제외되었으므로, 이에 맞추어 초과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한 근로시간도 소정근로시간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는 점, 이 사건 회사가 그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고정급을 인상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택시운전근로자들로부터 받는 사납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 사건 회사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 중 대부분이 고정급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더라도 사납금을 인상하지 않는 쪽을 원했기 때문에 그러한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의사를 반영하여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이 변경된 점, 별도의 입법적, 정책적 개선 없이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임금 중 고정급 비율의 인상만을 강제하는 것은 고정급 인상에 따른 사납금의 인상으로 궁극적으로는 오히려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생계를 위협할 수 있어 최저임금법의 입법취지에도 반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회사의 변경된 취업규칙은 유효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각 최저임금법위반의 점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2013고정965』
피고인은 파주시 B에 있는 이 사건 회사의 운영자이다. 사용자는 2011. 1. 1.부터 2011. 12. 31.까지의 기간 중 근로자들에게 시간당 4,320원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위 회사에서 근로한 근로자 D의 2011. 1. 최저임금이 902,880원(= 4,320원×209시간)임에도 이에 미달하는 456,500원을 임금으로 지급한 것을 비롯하여 2011. 1. 1.부터 2011. 12. 31.까지의 기간 중 근로자 20명에게 최저임금액보다 합계 93,308,031원이 적은 임금을 지급하였다.
『2014고정241』
사용자는 2012. 1. 1.부터 2012. 12. 31.까지의 기간 중 근로자에게 시간당 4,580원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에서 근로한 근로자 E의 2012. 1. 최저임금이 957,220원(= 4,580원×209시간)임에도 이에 471,361원이 미달한 금액을 임금으로 지급한 것을 비롯하여 2012. 1. 1.부터 2012. 12. 31.까지의 기간 중 근로자 6명에게 최저임금액보다 합계 23,524,215원이 적은 임금을 지급하였다.
인정 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은 택시운송업을 영위하는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고, 이 사건 회사는 2007. 7. 1.경부터 소속 택시운전근로자의 기본근로시간을 월 209시간으로 정한 취업규칙(이하 '종전 취업규칙'이라고 한다)을 시행·적용하여 왔다.
그러던 중 이 사건 회사는 2010. 7. 29. 종전 취업규칙에 따라 월 209시간이던 소정근로시간을 1일 2교대제 택시운전근로자의 경우 월 184시간, 격일제 택시운전근로자의 경우 월 182시간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취업규칙 변경을 하고, 이를 2010. 7. 1.부터 소급하여 시행하였다.
그 후 이 사건 회사는 2010. 10. 27. 소정근로시간을 월 115시간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취업규칙 변경을 하고, 이를 2010. 7. 1.부터 소급하여 시행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2012. 2. 14. 소정근로시간을 1일 2교대제 택시운전근로자의 경우 월 110시간, 격일제 택시운전근로자의 경우 월 109시간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취업규칙 변경을 하고, 이를 2012. 1. 1.부터 소급하여 시행하였다[이하 2) 내지 4)항 기재 취업규칙들을 통틀어 '변경된 취업규칙'이라고 한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설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회사의 변경된 취업규칙은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목적으로 변경된 것이어서 무효라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5. 10. 선고 2015도676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본다. 살피건대, 위 인정 사실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특례조항을 통해 초과운송수입금과 같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할 수 없게한 취지는, 택시운전근로자가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금이 적은 경우에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에 있는 점, ② 이 사건 특례조항은 종래 근로의무를 부담하기로 합의된 소정근로시간에 대응하여 지급되는 통상적이고 기본적인 고정급을 최저 임금 수준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당연히 예정한 것이지, 이와 달리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은 전혀 변함이 없음에도 형식적으로만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시간당 고정급이 고시된 시간급 최저임금 수준을 충족하도록 하는 편법을 예정한 것이 아닌 점, ③ 이 사건 특례조항을 신설하는 경우 일반택시운송사업자들이 사납금을 인상할 우려가 있다는 점은 입법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와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입법자가 이 사건 특례조항을 도입함으로써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더 우선시하여 이 사건 특례조항을 도입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특례규정이 신설되고 시행됨에 따라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제외되자 이를 계기로 취업규칙을 변경하게 되었고, 그 후 이 사건 회사는 매년 상승되는 최저임금에 맞추어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도 계속 줄여 나갔으며,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 변경을 전후해서 그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이 변경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설령 이 사건 회사가 소속 택시운전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취업규칙을 변경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에는 피고인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최저임금법위반에 대한 고의 유무에 관한 직권판단<1>
관련 법리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의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가 그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용자에게 구 최저임금법(2012. 2. 1. 법률 제112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최저임금법'이라고 한다) 제6조 제1항, 제28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의 지급의무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의 미지급 이유 및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사업 목적, 규모 등은 물론이고, 그 밖에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이 생길 당시의 여러 정황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탈법행위로 무효이어서 기존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사후적으로 사용자가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한 것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구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 제28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 5. 10. 선고 2015도676 판결 참조).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일시 무렵에 택시운전근로자 다수의동의를 얻어 변경된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유효하다고 보아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없는 것으로 믿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의 지급의무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있고, 피고인이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지급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인에게 구 최저 임금법 제6조 제1항, 제28조 위반죄<2>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에게 최저임금법위반에 대한 고의가 있음을 전제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위와 같은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기존 소정근로시간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일반택시운송사업자로서는 택시운전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고정급이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됨에 따라 고정급의 주요 재원이 되는 사납금을 증액하려는 유인이 커지게 된 반면, 정액사납금제 택시운전근로자의 입장에서는 고정급이 어느 정도 인상되더라도 사납금이 증액되는 경우 초과운송수입금의 감소로 이어지게 되어 반드시 총수입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 아니었다. 사납금 증액 여부를 둘러싼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일반택시운송사업자로서는 사납금을 증액하지 않으면서 최저임금법 저촉 문제를 극복하고, 택시운전근로자로서도 사납금 증액을 피해가면서 초과운송수입금을 종전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결과,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노사합의가 성립하는 경우가 생겨났다.
정액사납금제로 운영되는 이 사건 회사 역시 소속 택시운전근로자 다수의 자발적인 동의를 받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순차로 변경하였다.
소정근로시간 단축에도 불구하고 2010. 10. 27. 및 2012. 2. 14. 변경된 취업규칙과 이와 연계된 근로계약을 통해 알 수 있는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고정급은 종전 취업규칙 당시와 비교할 때 다소 늘어났고,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총수입 역시 특별히 감소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 공소사실에 기재된 바와 같이 피고인이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는 변경된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무효이어서 종전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근로관계에서 여전히 유효함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택시운전근로자 측의 동의를 받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취업규칙 조항의 효력과 관련해 당시 고용노동부의 명시적 지침이나 법원의 판결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다.
순차로 단축된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피고인이 그에 따라 계산된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였다고 볼 자료는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