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3. 2. 9. 선고 2021나223246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

피고는 고양시의 출연금 등으로 조성된 재단법인이고, 원고(1962. 4.생)는 2006. 12. 21.부터 피고에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하여 왔다.

○

피고는 2016. 10. 31. 피고 소속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되고 원고가 가입하지 않은 노동조합인 C노조 D분회(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고 한다)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임금피크제 시행에 합의하였다.

○

피고는 위 합의 내용을 기초로 2016. 12. 29. 다음과 같이 임금피크제의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으로 인사규정을 개정하였다.

○

피고는 2017. 12. 29. 이 사건 노동조합과 ‘2017년 임금피크제 협약’을 체결하고, 그 내용을 반영하여 2018. 1. 16. 별지 기재와 같은 ‘임금피크제 운영내규’(이하 ‘운영내규’라고 한다)를 제정하였다(이에 따라 피고가 운영하는 임금피크제를 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한다).

○

원고는 운영내규에 따라 2019. 7.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이 되어 그에 따라 매년 피고와 연봉 계약을 체결하였고, 당심 소송 계속 중이던 2022. 6. 30. 정년 퇴직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2호증, 을 제2·4·2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취지에 관한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만을 받고 원고의 개별 동의는 받지 않았으므로 원고에 대하여는 연봉액에 관하여 불리하게 변경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근로계약이 우선하여 적용되어야 하거나(제1주장), 피고가 도입한 임금피크제는 기존 정년을 유지한 채 합리적인 차별의 이유가 없이 연령에 따른 임금삭감을 일률적으로 강제한 것으로 강행법규에 반하여 무효이므로(제2주장),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감소한 만큼의 임금 30,748,576원과 평균 임금 하락으로 감소한 만큼의 퇴직금 10,074,39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3.

제1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가 정하는 집단적 동의는 취업규칙의 유효한 변경을 위한 요건에 불과하므로, 취업규칙이 집단적 동의를 받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4조가 정하는 근로조건 자유결정의 원칙은 여전히 지켜져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4조, 제94조 및 제97조의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을 상회하는 근로조건을 개별 근로계약에서 따로 정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될 수 있는 것이고, 개별 근로계약에서 근로조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이 근로자에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2. 1. 13. 선고 2020다232136 판결 참조).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유리한 개별 근로계약의 존재 여부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고가 피고와 매년 1년 단위로 연봉계약을 체결하였음은 인정사실과 같고, 을 제6·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후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그 규정 내용이 반영된 연봉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할 수 있으며, 이와 달리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유리한 개별 근로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아가 연봉계약서에 연봉액과 1년의 계약기간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고, 새로운 연봉계약이 체결되지 아니할 경우 동일하거나 우월한 내용으로 계약이 갱신 또는 연장된다는 내용을 찾아볼 수 없어, 임금피크제 도입 전의 연봉계약의 내용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없었을 경우 체결되었을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을 상정하기도 어렵다.

다.

소결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유리한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제1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제2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약칭한다)의 여러 규정들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위 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위 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위 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나.

연령에 따른 임금 차등의 존재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정년퇴직일로부터 1년 내지 3년 이전의 시점에 달한 일정한 연령의 근로자들은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하기는 한다.

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인지 여부

앞서 든 증거들, 을 제5·18·19·24·2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고려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의 ‘합리적인 이유가 없이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

고령자고용법(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된 것) 제19조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함께 신설된 제19조의2가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정한 것은, 정년 연장의 법적 의무화를 계획할 당시부터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이 예상되어,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그렇다면 위 법은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이미 예정하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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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법령은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 참조), 정년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 제26690호로 개정된 것)에 제28조의2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그렇다면 위 법령 또한 임금피크제 등으로 인해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의 임금이 감액될 수 있음을 상정하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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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2015. 10.경 산하 출자·출연기관에 고령자고용법에 따른 60세 정년 보장에 따른 고령 근로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하여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하였고, 행정자치부도 2016. 5. 임금피크제 운영지침을 제시하였다. 고양시 출연기관인 피고는 위와 같은 권고에 따르면서, 관련 법령에 따라 이 사건 노동조합과 임금피크제의 시행 여부 및 구체적 내용에 관하여 충분히 협의한 뒤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하였다. 피고가 2017. 12. 29. 이 사건 노동조합과 체결한 ‘2017년 임금피크제 협약’ 제1조도 “행정안전부에서는 공공기관 및 지방출자·출연기관에 고임금 직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임금피크제를 권고하고 있으므로 노·사간 자유로운 교섭으로 재단의 현황에 맞게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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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 감액률은 임금피크제 적용 1년차에는 기본연봉의 90%, 2년차에는 기본연봉의 85%, 3년차에는 기본연봉의 80%로(운영내규 제7조 제1항) 보수의 삭감 정도가 급격하지 아니하고, 임금 감액 외의 인사평가, 복리후생, 포상·징계, 여비, 안전·보건 기타 일반 인사관리에 관한 사항은 그대로 유지되며(운영내규 제10조 제1항), 아래에서 보듯이 근로시간도 단축되는 점을 고려하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이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다.

◎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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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가 이 사건 노동조합과 체결한 ‘2019년 임금협약’(원고는 2019. 7.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으므로 이는 피고에게도 유효하다) 제4조에 따라,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는 기본연봉 삭감 정도에 비례하여 주당 근로시간(기본 40시간)이 단축된다(1년차는 4시간, 2년차는 6시간, 3년차는 8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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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3년차인 근로자에게는 퇴직 전 6개월 동안 장기근속 공로에 대한 우대, 사회적응을 위한 준비, 사회 재취업을 위한 활동기간 설정 등의 목적으로 출근을 면제하는 ‘전직지원연수’ 활동이 지원된다(운영내규 제12조). 한편 이는 고령자고용법이 연령차별로 보지 않는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도 상당하다(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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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받게 된 근로자의 퇴직연금을 확정급여형에서 확정기여형으로 전환하여(운영내규 제13조 제1항) 평균임금 하락으로 인한 퇴직금 감소폭을 줄였다.

◎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의 사용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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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관련한 신규채용 인원은 정년 도래 1년 전 인원의 증가분으로 하고, 그 신규채용 직원은 별도정원으로 관리하며, 그 직원 인건비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절감한 재원으로 충당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므로(운영내규 제11조),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된다고 할 수 있다.

라.

소결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담고 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제2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정당하지 아니하여 이를 기각할 것이고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창국(재판장) 한승철 하승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