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판결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0. 12. 15. 선고 2020가단106963 판결

주문

1.

피고 B, 주식회사 D는 공동하여 원고에게 3,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10. 19.부터 2020. 12. 1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 B, 주식회사 D에 대한 나머지 각 청구 및 피고 C에 대한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B, 주식회사 D 사이에 생긴 부분의 70%는 원고가, 30%는 피고 B, 주식회사 D가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들의 관계

1)

주식회사 F(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은 주방, 욕실용품 제조 및 도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이고,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인 사내이사이다. 원고는 이 사건 회사로부터 제조 부분을 분리한 후 그 제조 부분을 담당하게 하기 위하여 2014. 2. 20. 원고의 딸인 G를 1인 주주 및 대표이사로 하여 피고 주식회사 D(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를 설립하였다.

2)

원고는 2015. 1. 16.경 피고 C과 사이에, 원고가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피고 회사의 주식 전부를 피고 C에게 매도하는 방법으로 피고 회사의 경영권을 양도하되, 기존에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과의 근로계약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는 내용의 약정을 체결하였다. 특히 피고 회사는 2015. 1. 20.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퇴직금 고용승계동의서'를 작성함으로써,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위 1)항과 같이 이 사건 회사 중 제조 부분이 분리되어 피고 회사 소속으로 근무하던 종전 근로자들(이하 '종전 근로자들'라 한다)에 대한 이 사건 회사의 퇴직금 채무를 피고 회사가 포괄적으로 인수하기로 하는 약정(이하 '이 사건 인수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종전 근로자들도 위와 같은 채무인수를 승낙하였다.

3)

피고 C은 2015. 1. 16. 피고 회사의 대표자인 사내이사로 취임하였고, 2015. 2. 1.경부터 피고 C의 남편인 피고 B이 피고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해 왔다.

나.

피고 B의 무고

1)

피고 B은 원고가 운영하던 이 사건 회사의 판매 부분에 관하여 경매절차가 진행되자 2015. 4.경 H를 포함한 종전 근로자들에게 지시하여, '피고 회사가 종전 근로자들에게 퇴직금 미지급분을 지급하되, 향후 종전 근로자들이 위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회사에게 퇴직금 상당액을 청구하여 지급받으면 그 돈을 반환한다'라는 취지의 '퇴직금 (F) 사전동의서'를 작성하게 하였다.

2)

피고 B은 2015. 10. 중순경 피고 회사의 사무실에서 위 H에게, '다른 종전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아 마치 퇴직금을 받지 못한 것처럼 행세하면서 노동청에 이 사건 회사 및 원고 상대로 퇴직금 미지급에 관한 진정을 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하였다. 이에 H는 2015. 10. 29.경 부천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에 다른 종전 근로자들인 I, J, K 등 9명을 대표하여 'H와 위 9명의 종전 근로자들(이하 '이 사건 종전 근로자들'이라 한다)은 원고가 대표자로서 운영하는 이 사건 회사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라는 내용의 진정서(갑 28호증의 1, 이하 '이 사건 진정서'라 한다)를 제출하였고, 이 사건 진정서상 진정에 따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건에 대한 수사(이하 '이 사건 수사'라 한다)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사실 이 사건 종전 근로자들은 이 사건 인수약정에 따라 이 사건 회사에게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없었고, 이미 2015. 4.경 피고 회사로부터 퇴직금을 모두 지급받은 상태였다.

3)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은 2016. 10. 12. '피고 B이 위 1), 2)항과 같이 이 사건 종전 근로자들과 공모하여 이 사건 진정서를 제출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형사처분 받게 할 목적으로 무고하였다'라는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위와 같이 유죄로 인정된 범행을 이하 '이 사건 무고범행'이라 한다), 피고 B에 대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선고하였고(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6고단1486호), 위 판결은 2016. 10. 20. 확정되었다(이하 '위와 같이 확정된 판결을 이하 '이 사건 무고판결'이라 한다).

다.

피고 B의 사기미수교사

1)

피고 B은 2016. 1. 6.경 피고 회사의 사무실에서 사실은 이 사건 인수약정에 따라 종전 근로자들이 이 사건 회사에 대하여 퇴직금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H에게 '피고 회사가 종전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했으니, 이 사건 회사를 상대로 퇴직금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해라'라는 취지의 지시를 하였다.

2)

H는 위 1)항과 같은 피고 B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종전 근로자들의 선정당사자로서 2016. 1. 8.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 이 사건 회사를 피고로 하여,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종전 근로자들에게 퇴직금 합계 50,633,28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라는 취지의 퇴직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위 소 제기로 진행된 인천지방법원 2016가단648호 소송을 이하 '이 사건 퇴직금 소송'이라 한다). 그러나 H의 소송대리인이 이 사건 퇴직금 소송에서 2016. 2. 1. 소 취하서를 제출함으로써 이 사건 회사가 본안에 관한 준비서면을 제출하기 전에 위 퇴직금 청구의 소를 취하하였다.

3)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은 2017. 5. 10. '피고 B이 위 1), 2)항과 같이 H를 교사하여 이 사건 회사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이 사건 회사로부터 퇴직금 등을 편취하려고 하였으나, 이 사건 퇴직금 소송이 취하되어 미수에 그쳤다'라는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위와 같이 유죄로 인정된 범행을 이하 '이 사건 사기미수범행'이라 한다), 피고 B에 대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의 유죄판결을 선고하였고(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7고단619호),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이하 '위와 같이 확정된 판결을 이하 '이 사건 사기미수판결'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3, 8, 9, 12, 13, 14, 20, 21, 26, 27, 28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 B과 피고 C은 공모하여 함께 이 사건 무고범행 및 이 사건 사기미수범행을 저질렀고, 이 사건 무고범행 및 이 사건 사기미수범행으로 인하여 원고는 아래 가.항 및 나.항과 같이 각 변호사 비용을 지출하는 손해 및 정신적 고통을 입었는바, 이 사건 무고범행 및 이 사건 사기미수범행은 원고에 대한 각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또한 피고 회사의 실제 운영자인 피고 B이 그 직무에 관하여 이 사건 무고범행 및 이 사건 사기미수범행을 저질러서 원고에게 손해를 가하였으므로, 피고 회사는 민법 제35조에 기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무고범행 및 이 사건 사기미수범행의 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으로 아래 가.항 및 아래 나.항과 같은 손해액 합계 7,500만 원(= 아래 가.항의 손해액 5,500만 원 + 아래 나.항의 손해액 2,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가.

이 사건 무고범행으로 인한 손해액 : 합계 5,500만 원

1)

변호사 비용 지출

가)

변호사 L에 대한 보수 :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의 방어 비용 500만 원 및 이 사건 무고범행의 고소 비용 500만 원 합계 1,000만 원

나)

변호사 M에 대한 보수 :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의 방어 및 이 사건 무고범행의 고소 비용 1,000만 원

2)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 3,500만 원

나.

이 사건 사기미수범행으로 인한 손해액 : 합계 2,000만 원

1)

변호사 L에 대한 변호사 비용 지출 : 이 사건 사기미수범행의 고소 비용 500만 원

2)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 1,500만 원

3.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무고범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1)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여부

가)

피고 B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여부

⑴ 관련 법령 및 법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에 따라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형사책임을 부담하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의미하고(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조 제2호,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7조는 '법인의 대표자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법인은 그 기관인 자연인을 통하여 행위를 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인이 법인의 기관으로서 범죄행위를 한 경우 행위자인 자연인이 그 범죄행위에 대한 형사책임을 지는 것이고, 다만 양벌규정 등 법률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특별히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만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법률효과가 귀속되는 법인에 대하여도 처벌을 할 수 있을 뿐이다(대법원 2001. 9. 7. 선고 2001도2966 판결 등 참조).

⑵ 판단

제1항에서 인정한 사실들과 제1항에서 인용한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진정서에 기재된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종전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라는 내용의 진정사실이 인정된다면,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이자 사업주로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에 기한 형사책임을 부담하게 되고, 이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7조의 양벌규정에 따라 이 사건 회사에 대하여 부과되는 벌금형의 형사책임과는 구별되는 점, ② 이 사건 진정서에는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로서 명시되어 있고, 원고는 이 사건 진정서상 진정에 따라 개시된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로서 수사를 받은 점, ③ 피고 B은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이자 사업주라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H에게 지시하여 이 사건 진정서를 제출하게 하였고, 이 사건 진정서상 진정으로 인하여 원고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던 점, ④ 확정된 형사판결인 이 사건 무고판결에서 '피고 B이 이 사건 종전 근로자들과 공모하여 원고로 하여금 형사처벌을 받게 할 목적으로 원고를 무고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된 점을 종합하면, 위 ⑴항의 관련 법령 및 법리에 비추어 피고 B은 이 사건 종전 근로자들과 공모하여 이 사건 진정서를 제출함으로써 법인인 이 사건 회사뿐만 아니라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인 원고에 대하여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을 위반하였다는 취지의 무고를 하였고, 그로 인하여 부당하게 형사처벌받지 아니할 원고의 법익을 침해하였다고 봄이 타당한바, 이 사건 무고범행은 피해자인 원고에 대하여 위법성이 있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 B은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인 이 사건 무고범행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 C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여부

앞서 인용한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이 사건 진정서 제출과 관련하여 피고 C을 무고혐의로 고소하지 않은 점, ② 피고 C은 이 사건 무고범행과 관련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무고판결에도 피고 C이 이 사건 무고범행에 가담한 정황이 전혀 드러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갑 1 내지 2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 C이 피고 B과 공동하여 이 사건 무고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C이 피고 B과 공동하여 이 사건 무고범행을 저지른 공동불법행위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위 손해배상청구는 이유 없다.

다)

피고 회사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여부

⑴ 관련 법리

민법 제35조 제1항은 "법인은 이사 기타 대표자가 그 직무에 관하여 타인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정하는바, 여기서 '법인의 대표자'에는 그 명칭이나 직위 여하 또는 대표자로 등기되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당해 법인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법인을 사실상 대표하여 법인의 사무를 집행하는 사람을 포함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8다15438 판결 등 참조).

또한 법인이 그 대표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손해배상의무를 지는 것은 그 대표자의 직무에 관한 행위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것임을 요한다 할 것이나, 그 직무에 관한 것이라는 의미는 행위의 외형상 법인의 대표자의 직무행위라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이라면 설사 그것이 대표자 개인의 사리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었거나 혹은 법령의 규정에 위배된 것이었다 하더라도 위의 직무에 관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5943 판결 등 참조).

⑵ 판단

제1항에서 인정한 사실들과 제1항에서 인용한 각 증거 및 갑 5, 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인수약정은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체결되었으나, 피고 B이 피고 회사의 실질적인 운영자로서 이 사건 인수약정에 관한 최종 결재를 하는 등 이 사건 인수약정의 체결 과정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점, ② 피고 B은 2015. 2. 1.경 이후부터 실질적으로 피고 회사를 운영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 회사의 피용자인 H에게 이 사건 진정서를 제출하도록 지시하였는바, H로서는 피고 B이 피고 회사의 사실상 대표자였기 때문에 위 지시를 이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 B은 사실상 피고 회사를 대표하여 이 사건 종전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을 모두 지급한 후 이 사건 종전 근로자들로 하여금 마치 위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처럼 허위 내용의 이 사건 진정서를 작성·제출하게 함으로써 이 사건 무고범행을 저지른 점, ④ 이 사건 종전 근로자들은 피고 B의 요구로 추후 이 사건 회사로부터 위 퇴직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경우 그 돈을 피고 회사에게 반환하기로 약정한 점, ⑤ 피고 B은 이 사건 종전 근로자들에게 위 퇴직금을 지급하면서 피고 회사의 회계 장부에 위 퇴직금을 단기대여금인 것처럼 허위로 기재한 점을 종합하면, ㉮ 피고 B은 법인인 피고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사실상 피고 회사를 대표하여 피고 회사의 사무를 집행하는 사람이고, ㉯ 피고 B이 피고 회사를 대표하여 이 사건 종전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종전 근로자들과 공모하여 이 사건 무고범행을 저질렀다고 할 것인바, 위 ⑴항의 관련 법리에 비추어, 민법 제35조 제1항의 '대표자'에 해당하는 피고 B이 외형상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의 직무에 관한 행위로써 이 사건 무고범행을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민법 제35조 제1항에 따라 피고 B과 공동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무고범행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손해배상의 범위

가)

변호사 비용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⑴ 관련 법리

무릇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불법행위와 손해와의 사이에 자연적 또는 사실적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념적 또는 법률적 인과관계 즉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변호사강제주의를 택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 법제 아래에서는 손해배상청구의 원인된 불법행위 자체와 변호사 비용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변호사 비용을 그 불법행위 자체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대법원 2010. 6. 10. 선고 2010다15363, 15370 판결 등 참조).

⑵ 판단

위 ⑴항의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갑 1 내지 2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만으로는 우라나라의 법제상 원고가 이 사건 수사를 받고 이 사건 무고범행을 고소하는 과정에서 변호사의 선임이 반드시 필요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불법행위인 이 사건 무고범행과 제2의 가.1)항과 같은 변호사 비용의 지출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무고범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위 변호사 비용 상당액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위자료 청구에 관하여

불법행위로 입은 비재산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는 사실심법원이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그 직권에 속하는 재량에 따라 이를 확정할 수 있는바(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3다208838 판결), 앞서 인용한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해자인 원고의 연령, 직업, 사회적 지위, 이 사건 무고범행으로 입게 된 고통의 정도 등 피해자 측의 사정과 가해자인 피고 B이 이 사건 무고범행을 저지르게 된 동기와 원인, 이 사건 무고범행 후 피고 B, 피고 회사의 태도 등 가해자 측의 사정을 참작하여 이 사건 무고범행으로 인한 위자료의 액수를 300만 원(이하 '이 사건 위자료'라 한다)으로 정한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 B, 피고 회사는 공동하여 원고에게 불법행위인 이 사건 무고범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금으로 위자료 3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무고범행을 저지른 날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6. 10. 19.부터 피고 B, 피고 회사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2020. 12. 1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이 사건 사기미수범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1)

제1항에서 인정한 사실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 B은 이 사건 회사로부터 퇴직금 상당액을 편취하려는 목적으로 H에게 이 사건 사기미수범행을 교사한 점, ② 위 교사에 따라 이 사건 종전 근로자들이 원고가 아닌 이 사건 회사를 상대로 이 사건 퇴직금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이 사건 사기미수범행을 저지른 점, ③ 이 사건 사기미수범행은 법원을 기망하여 자기에게 유리한 판결을 얻음으로써 상대방의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이른바 소송사기범행에 해당하는바, 만약 이 사건 퇴직금 소송에서 이 사건 종전 근로자들이 승소하여 소송사기범행이 기수에 이르렀다면, 그로 인하여 피해를 입게 되는 피해자는 이 사건 퇴직금 소송의 피고인 이 사건 회사인 점, ④ 주식회사인 이 사건 회사와 원고 개인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존재로서 동일인이라고 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갑 1 내지 2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불법행위인 이 사건 사기미수범행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위 피해자임을 전제로 피고들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사기미수범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는 취지의 원고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2)

설사 원고가 이 사건 사기미수범행의 피해자라고 하더라도, ① 제3의 가.2) 가)⑴항의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볼 때 갑 1 내지 2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사기미수범행과 제2의 나.1)항과 같은 변호사 비용의 지출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② 또한 부당소송을 당한 상대방이 입게 되는 정신상의 고통은 통상 당해 소송에서 승소하는 것에 의하여 회복되고 승소하여도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은 특별사정으로 인한 손해라고 볼 것인바(대법원 1994. 9. 9. 선고 93다50116 판결 등 참조), 제1항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회사가 본안에 관한 준비서면을 제출하기도 전에 이 사건 퇴직금 소송이 취하된 점을 고려할 때, 갑 1 내지 2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퇴직금 소송으로 인하여 위와 같이 회복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볼 만한 특별사정이 존재하고, 그러한 특별사정에 대한 예견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불법행위인 이 사건 사기미수범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금으로 위 ①항의 변호사 비용 상당액 및 위 ②항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B, 피고 회사에 대한 각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며,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인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