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2. 1. 13. 선고 2019가합61600 판결

손해배상(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지방공기업법과 A공단 설립 및 운영조례에 따라 인천광역시장이 지정 또는 위탁하는 B 시설과 C을 관리·운영할 목적으로 설립된 공단이고, 원고들은 위 공단에서 근무하였거나 현재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들로서 2014년부터 피고 인사규정에 의하여 60세의 정년을 보장받아 왔다.

나.

행정자치부는 2015.7.경 피고를 비롯한 지방공기업에 지방공기업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제시하였고, 위 행정자치부 권고안에 따라 피고 및 인천도시공사, 인천교통공사, 인천광역시시설관리공단과 각 노조는 2015.10.5. 임금피크제를 2015년 조기 도입하여 2016.1.부터 시행하기로 하는 상생협약을 체결하였다.

다.

피고는 2015.9.30. 피고의 근로자 과반수인 215명으로 구성된 D 노동조합(위원장 E, 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과 사이에 아래와 같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 도입 노사합의’를 하였다.

*****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노동생산성 향상 및 청년 일자리 확대 등 세대 간 상생 촉진을 위해 다음과 같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한다.

-

다 음 -

1.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를 2016.1.1.부터 시행하기로 한다.

2.

임금피크제 적용기간은 정년(만 60세) 이전 3년으로 하되, 임금피크제 감액률은 1차년도 5%, 2차년도 10%, 3차년도 20% 수준으로 각각 감액하기로 한다. 단, 행정자치부 임금피크제 지침 변경시 감액률은 변경한다.

3.

임금피크제 시행에 관한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피고 노동조합과 별도로 합의하여 정한다.

*****

라.

피고는 2015.11.13.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임금피크제 감액률을 ‘1차년도 10%, 2차년도 10%, 3차년도 15%’로 변경하는 노사합의를 하였다(이하 2015.9.30.자 노사합의와 2015.11.13.자 노사합의를 포괄하여 ‘이 사건 노사합의’라 한다).

마.

피고는 2015.10.30.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2015.12.28. 아래와 같은 내용의 ‘피고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정하였다.

바.

피고는 2016.1.1.부터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시행하였고, 원고들은 1956년부터 1962년 사이에 출생한 자들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에 의하여 삭감된 임금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 을 제1 내지 5,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 주장의 요지

이 사건 노사합의 또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2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에 따라 감액된 원고들의 임금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가.

이 사건 노사합의의 무효 주장

①

원고들은 이 사건 노사합의 이전부터 이미 60세의 정년을 보장받고 있었고, 이 사건 노사합의 및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에 의해 원고들이 지급받을 임금만 삭감되었는바, 이 사건 노사합의는 근로기준법 제94조의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함에도,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 사건 노사합의의 체결에 앞서 노조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의결을 거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으므로, 적법한 권한을 가진 노동조합 대표에 의하여 체결된 노사합의라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② 이 사건 노사합의는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것으로서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여 무효이다. ③ 설령 이 사건 노사합의가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노동조합 대표자가 노동조합의 목적과 관계없이 피고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대표권을 남용하여 노사합의를 하였고, 피고도 이를 알고 있었으므로, 무효이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무효 주장

1)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은 근로기준법 제95조의 취지에 위반한 과도한 임금삭감으로 무효이다.

2)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고 공무원이나 피고의 임원들과 직원인 원고들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여 강행규정인 헌법 제11조제1항,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하고,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8조에 정해진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한 동일 임금의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어서 무효이다.

다.

개별 근로계약의 우선적용 주장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이 우선하여 적용되어야 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은 원고들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3.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노사합의의 무효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9조제1항은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 여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경위, 당시 사용자측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0.9.29. 선고 99다67536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노사합의의 효력에 관한 판단

가)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노동조합이 이 사건 노사합의 당시 피고의 근로자 과반수인 215명으로 구성되었던 사실 및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원장 E가 이 사건 노동조합을 대표하여 이 사건 노사합의를 체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 사건 노사합의는 근로기준법 제94조제1항에서 규정한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 절차를 거친 것으로 유효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또한, 을 제4,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임금피크제는 공공기관의 인건비 부담 증가 해소 또는 신규채용 증대 등의 목적으로 시행되었고, 실제로 피고가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인한 인건비 절감재원을 신규채용 인건비로 우선 충당하고, 임금피크제와 관련하여 별도정원을 추가로 신규채용한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들이 이 사건 노사합의 및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정년의 연장 없이 임금이 삭감되는 불이익을 받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노사합의가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정도에 이르렀다거나 이 사건 노동조합 대표자가 노동조합의 목적과 관계없이 피고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대표권을 남용하여 이 사건 노사합의를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 무효 주장에 관한 판단

1)

근로기준법 제95조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95조에서는 ‘취업규칙에서 근로자에 대하여 감급의 제재를 정할 경우에 그 감액은 1회의 금액이 평균임금의 1일분의 2분의 1을, 총액이 1임금지급기의 임금 총액의 10분의 1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는 취업규칙으로써 개별 근로자에 대한 제재의 종류로서 ‘감급’을 정할 때에의 제한을 규정한 것으로, 노사합의에 의한 임금피크제 실시와 관련한 이 사건에 적용되는 규정은 아니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더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헌법, 고령자고용법,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규정

헌법 제11조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사업주는 모집·채용, 임금, 임금 외의 금품지급 및 복리후생, 교육·훈련, 배치·전보·승진, 퇴직·해고의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사람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는 ① 직무의 성격에 비추어 특정 연령기준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경우, ② 근속기간의 차이를 고려하여 임금이나 임금 외의 금품과 복리후생에서 합리적인 차등을 두는 경우, ③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을 설정하는 경우, ④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는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제1항은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나)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성별.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근로기준법 제6조). 여기에서 ‘차별적 처우’란 사용자가 근로자를 임금 및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의미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당해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동일 가치의 노동’이란 당해 사업장 내의 서로 비교되는 노동이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성질의 노동 또는 직무가 다소 다르더라도 객관적인 직무평가 등에 의하여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노동에 해당하는 것을 말하고, 동일 가치의 노동인지는 직무 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을 비롯하여 근로자의 학력·경력·근속연수 등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3.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1)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으로써 만 58세의 근로자들의 경우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관계없이 오직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하기는 한다.

(2)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였다거나 공무원이나 피고의 임원들과 직원인 원고들을 차별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①

임금피크제는 고령 노동자들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도입된 것으로, 고령 근로자들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 또는 보장하여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이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신규 고용 창출에 제공하여,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여 모든 세대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제도이다. 피고는 피고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이 사건 노동조합과의 노사합의를 통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 시행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절차상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②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 의하면, 고령자고용법 제19조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는데, 원고들의 임금이 감액된 것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예정하고 있는 ‘임금체계 개편’ 등의 일환에 해당한다.

③

임금피크제는 고령자에 대한 정년 보장·연장뿐만 청년들의 신규채용을 확대하는 목적도 가지고 있고, 실제로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인한 인건비 절감재원을 신규채용 인건비로 우선 충당하고, 실제 임금피크제와 관련하여 별도정원을 추가로 신규채용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정한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인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④

공기업의 직원인 원고들의 채용, 근무형태, 임금체계 등이 공무원과 동일하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의 임원들도 3년의 임기제 근무 후 매년 연임이 가능할 뿐이어서 정년을 전제로 하는 임금피크제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이 공무원 또는 피고의 임원들과 원고들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

(3)

또한,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제1항에서 정한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한 동일 임금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만 주장하여 그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바, 원고들의 주장을 ‘원고들과 다른 근로자들 또는 58세 이전과 이후의 원고들이 동일 가치의 노동을 제공하였는데 임금에서 차등을 두어서 위법하다’는 취지로 선해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원고들과 다른 근로자들 또는 58세 이전과 이후의 원고들이 동일 가치의 노동을 제공했는데도 임금에 있어 차별을 받았다고 볼 구체적인 자료도 없다.

(4)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다.

개별 근로계약의 우선적용 주장에 관한 판단

1)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19.11.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등 참조).

2)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취업규칙과 별개로 구체적인 임금액이나 임금 산정방식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이 체결되어 있다고 인정할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정창근

판사 하진우

판사 김두일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