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무죄부분(근로기준법위반의 점)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인천 중구 B에 있는 ㈜C의 대표이사이자 D의 사업주로, 상시 3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수산물 도소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 및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9. 10. 7.부터 2021. 10. 13.까지 근로한 E의 2020. 5. 임금 454,267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임금 합계 19,453,10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월 급여 이외에 연장수당, 식비, 연차수당 등을 보전해주기 위해 차량 운행 1회당 12~14만 원을 산지수당 명목으로 현금 지급하였는데, 위 산지수당은 실질적으로 임금에 해당하고 공소사실 기재 위 기간동안 지급된 산지수당 금액 합계가 공소사실 기재 미지급 금액 합계를 초과하므로 E에게 미지급한 급여가 없다.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2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같은 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2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변론 및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근로자 E에 대한 임금 등 지급의무에 관하여 그 존부나 범위를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이는바, 검사가 제출하는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E에 대한 한 금품 청산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근로감독관은 E에 대한 급여를 산정함에 있어 작성된 근로계약서 등 일응의 기준을 고려해 2020. 4. 24.부터 2021. 4. 30.까지는 통상시급액을 8,790원, 2021. 5. 1.부터 2021. 8. 31.까지는 통상시급액을 8,552원, 2021. 9. 1.부터 퇴사일 전날인 2021. 10. 14.까지는 통상시급액을 9,850원으로 보았으며, 연장·야간근로수당산정을 위한 근로시간에 대하여는 단순히 하이패스 기록으로 근로시간을 인정하기는 어려워 보이고, 피진정인이 산지에서 인천으로 올라오는 시간과 산지 작업시간으로 최대 3시간은 인정할 수 있고, 고속도로에서 산지까지 이동시간으로 30분 가량 소용된다는 진술에 기초하여, 하행선 운행시 근로시간을 상행성 운행소요시간으로 정하고, 출구 톨게이트~인천 또는 산지이동시간 각각 30분을 근로시간으로 반영하고, 인천 사업장에서 수산물 하차작업은 1시간으로 재산정하며, 하이패스 운행기록이 없는 2020. 4. ~ 2020. 5. 기간의 운행시간은 피고인이 제출한 네이버지도상 상행성 운행시간을 상·하행선 각각의 근로시간으로 적용하여 근로시간을 재산정하여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취지의 미지급 임금액을 계산하였다(증거기록 제577-643쪽 참조). 그러나 위와 같은 운송업의 특성상 도일한 목적지라 하더라도 도로여건, 교통상황, 기상조건 등 외부적 요인과 배송기사의 운전습관, 근무태도 등 개별적 요인에 따라 실제 운행시간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 위 근로자에 대한 실제 근로시간 산정이 사실상 불가하고, 근로감독관의 근로시간 산정의 상당한 부분이 추정에 기반하고 있어 정확한 근무시간 산정이라고 보기 부족하며, 이와 같은 추정이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것이라 단정하기도 어렵다.
피고인과 E 사이에 작성된 2021. 5. 1.자 근로계약서 및 2021. 9. 1.자 근로계약서에 따르면, 피고인이 E에게 지급할 기본급 및 연장근무수당, 야간근무수당, 연차수당은 미리 합의된 월 지급 총액(320만 원 내지 330만 원)을 기준으로 하여 주휴수당 포함 근무시간 209시간의 기본급, 월 44시간의 연장근무, 월 100시간의 야간근무수당, 월 10시간의 연차수당을 고정시킨 다음 위 지급 총액에서 각종 기본급 내지 수당을 일정한 비율에 따라 나누어 역산한 것으로 결정되었고, 실제 근무시간과는 무관하게 미리 합의된 금액만을 급여로 지급받았다. 한편 E을 비롯한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배송기사로 근무한 근로자들은 기본 급여 이외에 추가로 근로자가 산지까지 왕복 운행할 때마다 1회당 8만 원 내지 14만 원으로 산정된 이른바 ‘산지수당’을 현금으로 추가 지급받아 왔는데(증거기록 제268쪽), 근로자들은 피고인으로부터 주유 금액, 하이패스 비용 및 차량 관리 비용을 별도로 정산 받아왔으므로 산지수당이 실질적으로 실비변상 명목으로 지급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사용자가 근로자들에게 실제로 그 해당 명목으로 사용되는지를 불문하고 근무일마다 실비변상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경우에, 위와 같이 지급된 금원을 실비변상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들어 임금 또는 통상임금에서 제외할 수는 없으므로(대법원 2019. 4. 23. 선고 2014다27807 판결), 피고인과 근로자들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 및 산지수당에 관한 공문(증거기록 제449쪽)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이는 근로 대가로 지급된 임금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앞서 살펴본 급여지급 방식 및 산지 수당의 존재, 배송기사로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특수한 근무내용, 근무형태, 근무시간 등을 함께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과 E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은 기본급 및 각종 수당에 관하여 이른바 포괄임금약정이 포함된 것으로 볼 수 있는바, 피고인이 E에게 미지급한 급여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설령 포괄임금약정이 성립되지 않았다거나 무효라고 가정하더라도 피고인이 E에게 미지급 된 급여액을 초과하는 상당한 금액의 산지수당을 지급하여왔고, 이는 부족한 기본급 등 각종 수당을 보조하기 위한 명목으로 지급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에게 각종 수당의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나, 이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판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판사 강태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