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채무자는 2010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채권자의 단체교섭 청구에 대하여 성실하게 응하여야 한다.
집행관은 위 취지를 적당한 방법으로 공시하여야 한다.
채무자가 제1항 기재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채권자에게 위반행위 1회당 1,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채무자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소명된다.
채권자는 전국의 운수산업 및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산업별 노동조합이다.
채무자는 전북 지역에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회사로, 320여 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데, 채무자의 근로자들은 전북에 소재하는 육상운송업 또는 이와 관련된 부대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C노동조합(이하 'C노조'이라고 한다)에 가입되어 있었고, C노조는 채무자의 조합원들을 대표하는 유일한 교섭단체였으며, 피고와의 단체협약에 의해 근로자들이 입사와 동시에 C노조에 가입하게 되는 이른바 '유니온숍' 가입방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채무자는 2010. 8. 3. C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후 채무자에 소속된 근로자 중 일부가 2010. 8.경 채권자에 가입하였다.
채권자는 2010. 9. 6. 채권자에 가입한 근로자들에 대해 가입승인을 한 후 이 근로자들을 채권자 산하 'B지회'(이하 'B지회'라고 한다)로 편제하였다.
채권자는 채무자와의 사이에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2010. 9. 13.부터 채무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채무자는 정당한 절차에 의하여 조직변경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거나 이미 C노조와의 사이에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채권자의 단체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한편 채권자에 가입한 채무자의 근로자들 중 120명은 2010. 9. 28.에, 55명은 2010. 10. 4.에 C노조에 각 노동조합 탈퇴서를 제출하였다가, 그 중 38명은 위 탈퇴서를 제출한 후 2010. 10. 12.까지 사이에 채권자를 탈퇴하고 C노조에 재가입신청서를 제출하였고, 채권자에 가입한 근로자들 중 13명이 2010. 10. 12. 이후 2010. 10. 28.까지 사이에 C노조에 재가입하여 2010. 10. 28. 현재 채무자 소속 근로자들 중 채권자에 가입된 근로자는 124명이다.
피보전권리에 대한 판단
헌법 제33조 제1항에서는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30조 제2항에서는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는 정당한 이유없이 교섭 또는 단체협약의 체결을 거부하거나 해태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81조 제3호, 제90조에서는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의 하나로 규정하여 형사처벌하고 있으므로, 채무자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채권자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채무자는, 채무자의 근로자들로 구성된 B지회는 독립된 조직체로서 독자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므로,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한 단체교섭권을 갖는다고 할 수 없어 채권자에게는 피보전권리가 없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채무자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이를 소명하기에 부족하고, 오히려 기록에 의하면 채권자의 규약에서는 '조직체계는 조합 산하에 업종본부-지부-지회-분회로 편성한다, 3. 지부는 산하에 지회 및 분회를 둘 수 있다'(제9조 제3항), '단체교섭권은 조합에 있으며, 조합 관련 단체교섭의 대표자는 위원장이 된다'(제52조 제1항), '위원장은 교섭권을 위임할 수 있다. 위임받은 산하조직이나 교섭단위는 교섭을 담당할 교섭단을 구성하여야 한다'(제52조 제2항), '조합의 각 교섭단위에서 조정신청을 할 경우에는 교섭단위의 의결을 거쳐 위원장이 신청한다'(제54조), '조합의 재정은 조합원으로부터 징수하는 조합비와 기부금, 특별부과금, 기타 사업 수입 및 잡수입으로 충당한다'(제62조)고 규정하고 있는 점, B지회는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규약 및 집행기관을 가지고 있지 않은 점을 알 수 있는바, 이에 의하면 채권자 산하 기관인 B지회가 아니라 채권자가 채무자와의 단체교섭권을 갖는다고 할 것이어서, 채무자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채무자는,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한 단체교섭요구권이 있다는 증빙을 제출하지 아니한 채 채무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한 것은 적법한 단체교섭요구가 아니어서, 채권자에게는 그 피보전권리가 없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채무자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이를 소명하기에 부족하고, 오히려 기록에 의하면 채권자가 2010. 9. 8.부터 채무자 소속 근로자 중 일부가 채권자에 가입되었다고 하면서 채무자에게 통지한 이후, 2010. 9. 13.부터 여러 차례 채무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채무자는 채무자 소속 근로자 중 채권자에 가입한 근로자가 누구인지 입증서류를 통해 밝히라고 하며 단체교섭요구를 거절하자, 채권자는 2010. 9. 28. 채무자에게 채권자에 가입한 채무자 소속 123명의 명단을 통보하고, 2010. 10. 4. 채무자에게 채권자에 가입한 채무자 소속 55명의 명단을 추가로 통보한 후, 2010. 10. 4. C노조의 2010. 9. 28.자 채무자 소속 근로자 120명의 탈퇴서 접수확인증 및 2010. 10. 4.자 채무자 소속 근로자 55명의 탈퇴서 접수확인증을 첨부하여 채무자에게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요구하고, 2010. 10. 5. 재차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채무자는 2010. 10. 18. 채권자에게 단체교섭에 응할 수 없다는 의사를 표명한 사실이 소명되는바, 이 소명사실에 의하면, 채권자는 채무자에 대해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데에 필요한 정도의 자료를 갖추어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채무자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채무자는, 채무자가 C노조와 단체협약을 맺은바 있어 이와 일관되고 형평성에 맞는 단체교섭을 위해 채권자의 단체교섭을 거부하고 있는 것인바, 채무자가 단체교섭을 거부하는 데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노동조합법 제35조에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사용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이 적용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채무자가 채무자 소속 근로자의 과반수가 가입되어 있는 C노조와 2010. 8. 3. 단체협약을 체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위 노동조합법 규정이 사용자가 근로자의 다수가 가입되어 있는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한 경우 근로자 중 소수가 가입되어 있는 이른바 '소수노조'의 단체교섭권을 제한하는 규정이라고는 보기 어렵고, 달리 채무자가 채권자와의 단체교섭을 거부하는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채무자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채무자는, 이 사건 신청이 인용된다면 사실상 복수의 교섭창구를 가진 복수노조를 인정하게 되어 사실상 현행법을 잠식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채권자가 사실상 노동조합법상 인정할 수 없는 복수노조에 해당하여 채권자에게는 피보전권리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노동조합법 제5조에서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복수노조의 설립을 전면적으로 허용하면서, 그 부칙(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된 것) 제7조 제1항에서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에는 제5조에도 불구하고 2011년 6월 30일까지는 그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의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이 주축이 된 우리나라 산업현장에서 복수노조의 설립을 즉시 허용할 경우 야기될 수 있는 단체교섭상의 혼란, 노노간의 갈등 등의 문제를 예상하여 교섭창구의 단일화를 위한 방법과 절차 등 필요한 사항이 강구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이를 금지하려는 것이므로, 부칙 제7조 제1항의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는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있는 경우를 가리키는 것이고, 다만 위와 같은 입법취지에 비추어 독립한 근로조건의 결정권이 있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소속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한, 초기업적인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단위노동조합의 지부 또는 분회가 독자적인 규약 및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한 단체로서 활동을 하면서 당해 조직이나 그 조합원에 고유한 사항에 대하여는 독자적으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을 가지고 있어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에 준하여 볼 수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두536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위 부칙 제5조 제1항에 의해 설립이 금지되는 복수노조는 기존의 노동조합이 기업별 단위노동조합 또는 이에 준하는 초기업적인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단위노동조합의 지부 또는 분회가 설립되어 있는 때에만 한정되고, 기존의 노동조합이 기업 단위를 벗어나 초기업적인 산업별·직종별·직역별 단위노동조합인 경우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이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는 것이며, 역으로 기존 노동조합이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으로 되어 있으면 새로이 설립되는 노동조합이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이 아닌 초기업적인 산업별·직종별·직역별 단위노동조합인 경우에는 그 초기업적인 산업별·직종별·직역별 단위노동조합의 지부 또는 분회가 독자적인 규약 및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한 단체로서 활동을 하면서 당해 조직이나 그 조합원에 고유한 사항에 대하여는 독자적으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을 가지고 있어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에 준하여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복수노조 금지 규정에 위반되지 않는다.
이 사건의 경우, C노조가 초기업적인 노동조합이고, 채권자 역시 전국의 운수산업 및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초기업적인 산업별 노동조합임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기록상 C노조의 B지부 및 채권자의 B지회가 독자적인 규약 및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한 단체로서 활동을 하면서 당해 조직이나 그 조합원의 고유한 사항에 대하여 독자적으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능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에 준하여 볼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어 채권자는 노동조합법 부칙 제7조 제1항의 복수노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채권자가 노동조합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복수노조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채무자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채무자는, 채무자가 C노조와 유니온숍 협약을 체결하였음에도 채무자의 근로자 중 일부가 채권자에 가입되었다는 이유로 이 사건 신청을 하는 것은 유니온숍규정을 위반한 것이므로 위법하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2호에서는 '근로자가 어느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아니할 것 또는 탈퇴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거나 특정한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면서 그 단서에서 '다만, 노동조합이 당해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3분의 2 이상을 대표하고 있을 때에는 근로자가 그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는 단체협약의 체결은 예외로 하며, 이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가 그 노동조합에서 제명된 것 또는 그 노동조합을 탈퇴하여 새로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다른 노동조합에 가입한 것을 이유로 근로자에게 신분상 불이익한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채무자가 C노조와 유니온숍 협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채무자의 근로자 중 일부가 C노조를 탈퇴하여 채권자에 가입한 것을 이유로 채무자는 불이익한 행위를 할 수 없고, C노조를 탈퇴한 채무자의 근로자들을 구성원으로 한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단체교섭을 청구하는 것이 유니온숍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채무자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채무자는 노동조합법 제30조에 따라 사용자로서 채권자와의 단체교섭에 성실히 응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가처분신청의 피보전권리는 소명되었다고 할 것이다.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판단
단체교섭권은 객관적 가치질서로서의 의미만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사법절차에 의하여 실현가능한 사법상의 권리로 보아야 하므로, 노동조합이 병존하는 경우 각 노동조합은 독자적인 존재의의를 인정받고 고유의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을 보장받고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병존하는 노동조합 중 어느 한 노동조합이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사용자가 이를 인정하지 않고 단체교섭을 거부하는 것은 해당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을 장기간 경제적 불이익을 수반하는 상태에 놓이게 함에 따라 해당 노동조합 조직의 동요와 약화를 생기게 하는 것으로 결국 해당 노동조합의 존재의의를 상실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할 것이므로, 사용자가 병존하는 노동조합 중 어느 한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을 거부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의 현저한 손해의 발생이 추인된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설령 병존하는 노동조합 중 하나의 노동조합과 이미 단체협약이 체결되어 사업장의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다른 노동조합은 여전히 단체교섭을 통하여 그 단체협약보다 유리한 단체협약을 새로 체결할 수 있는 점에 비추어 채권자는 채무자에게 C노조와는 별개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인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채무자가 채권자의 단체교섭요구에 정당한 이유 없이 응하지 않고 있는 이상, 채권자에 속한 채무자의 근로자들에게 현저한 손해가 발생할 염려가 있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가처분신청은 그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었다고 할 것이다.
간접강제를 구하는 부분에 대한 판단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채무자는 이 결정을 고지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할 위험이 있다는 점이 소명되므로, 그 이행을 강제하기 위하여 채무자가 주문 제1항 기재 명령을 위반하는 경우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위반행위 1회당 1,000,000원씩을 지급할 것을 명함이 상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0. 12. 8.
판사 정재규(재판장) 이원호 최승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