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일부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하고, 나머지 점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만이 항소하였는데, 피고인의 항소이유는 원심이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였고, 그 형이 무겁다는 취지이며, 나아가 피고인을 위한 상소는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재판을 시정하여 이익된 재판을 청구함을 그 본질로 하는 것이므로 피고인은 재판이 자기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면 이에 대한 상소권을 가질 수 없고, 공소기각의 판결이 있으면 피고인은 공소의 제기가 없었던 상태로 복귀되어 유죄판결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므로 그 판결은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재판이라고 할 수 없는 점(대법원 1988. 11. 8. 선고 85도1675 판결 등 참조)에 비추어볼 때,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부분은 피고인과 검사가 항소하지 않아 확정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한정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원심은 새로운 임금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기간인 2010. 7.부터 2011. 7.까지 기간에 관하여 종전의 2008년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인 220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산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으나, 피고인과 근로자들은 위 기간에 관하여 2011. 9. 9.에 체결한 새로운 2011년도 임금협정을 소급적용하여 임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므로, 소정근로시간 역시 2011년도 임금협정에서 정한 150시간을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 또한 택시운송업계의 특성상 야간근로수당과 명절상여금도 최저임금에 산입되어야 할 것인바, 피고인은 근로자들에게 최저임금에 미달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나아가 제반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어떻게든 최저임금법을 지켜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려고 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피고인에게는 최저임금법 또는 근로기준법위반에 관한 고의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의 형(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최저임금에 미달한 임금을 지급하였는지 여부
구 근로기준법(2018. 3. 20. 법률 제155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7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하 '특례조항'이라 한다)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 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이에 대하여 원심판결 제4쪽 이하에서 자세히 이유를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된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자들의 최저임금계산의 기준이 되는 월 소정근로시간은 월 220시간이고, 야간근로수당과 명절상여금은 최저임금을 계산함에 있어 산입되지 않는다는 원심의 판단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에게 고의가 있는지 여부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의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가 그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용자에게 구 최저임금법(2012. 2. 1. 법률 제112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조 제1항, 제28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의 지급의무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의 미지급 이유 및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사업 목적, 규모 등은 물론이고, 그 밖에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이 생길 당시의 여러 정황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탈법행위로 무효이어서 기존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사후적으로 사용자가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한 것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구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 제28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 5. 10. 선고 2015도676 판결 참조).
이 사건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이 사건 기록과 원심 판시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제2항 '인정사실'과 제3항 '최저임금 관련 법령'을 종합하면, 아래와 같이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은 인정된다.
가)특례조항의시행에도불구하고기존소정근로시간을그대로유지할경우,일반택시운송사업자로서는택시운전근로자에게지급해야하는고정급이큰폭으로상승하게됨에따라고정급의주요재원이되는사납금을증액하려는유인이커지게된반면,정액사납금제택시운전근로자의입장에서는고정급이어느정도인상되더라도사납금이증액되는경우초과운송수입금의감소로이어지게되어반드시총수입이증가하게되는것이아니었다.사납금증액여부를둘러싼양쪽의이해관계가맞물리면서,일반택시운송사업자로서는사납금을증액하지않으면서최저임금법저촉문제를극복하고,택시운전근로자로서도사납금증액을피해가면서초과운송수입금을종전수준으로유지할수있는방법을모색한결과,소정근로시간을단축하는내용의노사합의가성립하는경우가생겨났다.정액사납금제로운영되는C주식회사(이하'이사건회사'라한다)역시2011.9.9.노동조합과사이에이전보다소정근로시간을단축(220시간→150시간)하는내용의'2011년도임금협정'을체결하였고,그이전인2010.8.경노동조합과사이에향후임금협정체결시그내용을2010.7.1.부터소급하여적용하기로하는합의서를작성한바도있다.
나)이사건공소사실에기재된바와같이피고인이최저임금액에미달하는임금의차액을지급할의무는소정근로시간을단축하는2011년도임금협정내용이무효이어서종전2008년도임금협정의소정근로시간조항이근로관계에서여전히유효함을전제로하고있다.그런데특례조항시행에따라소정근로시간을단축한임금협정조항의효력과관련해당시고용노동부의명시적지침이나법원의판결이존재하는것은아니었다.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정도 인정된다. 이를 종합하면, 앞서 본 유리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는 최저임금법 또는 근로기준법위반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되므로,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가)피고인의주장대로'2011년도임금협정'의150시간을근로자들의소정근로시간으로하고,야간근로수당과명절상여금을최저임금에산입할경우에는피고인이근로자들에게최저임금에미달한임금을지급하였다고할수없어보이나,막상이사건공소사실에기재된일시인2010.7.경부터2011.7.경사이에는'2011년도임금협정'이체결되지도않은상황이었다.물론앞서본바와같이이사건회사는2010.8.경노동조합과사이에향후임금협정체결시그내용을2010.7.1.부터소급하여적용하기로하는합의서를작성한바있으나,이는행위당시를기준으로하는최저임금법내지근로기준법위반죄의성립내지고의여부에직접적인관계가있다고할수없고,위기간당시로서는기존에체결되었던'2008년도임금협정'의소정근로시간인220시간을기준으로최저임금을산정하는것외에다른방법이존재하지도않았다.이경우피고인이최저임금법내지근로기준법에위반된다는것을몰랐으리라고볼수없다.
원심이 지적한 바와 같이 이 사건 회사가 위와 같이 2010. 8.경 노동조합과 사이에 향후 체결될 임금협정을 2010. 7. 1.부터 소급하여 적용하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한 이유는 최저임금법을 위반하고 있는 당시의 위법사항을 사후적으로나마 제거하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나아가이사건에있어서는,피고인의주장중'근로자들의소정근로시간을150시간으로하여야한다.'는것만을받아들여서는공소사실중상당부분에있어피고인이그에따라계산된최저임금액이상을지급하였다고할수도없다.즉,피고인이자신의주장에따라계산된최저임금액이상을제대로지급하였다고볼수있으려면,피고인의주장중'근로자들의소정근로시간을150시간으로하여야한다.'는것과'야간근로수당과명절상여금도최저임금에산입되어야한다.'는것이모두받아들여져야한다.그러나야간근로수당이나명절상여금은이사건당시에도최저임금과관련된규정을살펴서충분히밝힐수있었으므로,피고인이그해석을달리한데에정당한사유가있다고할수없다(한편피고인의주장중'근로자들의소정근로시간을150시간으로하여야한다.'는것만을받아들여도일부는피고인의계산법에따른최저임금액이상을지급하였다고볼수는있으나,사정이위와같은이상그해당부분만을따로떼어피고인이그부분에대해서는최저임금법또는근로기준법위반의고의가없다고할수는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최저임금에 미달하게 지급한 금품의 액수가 작지 않은 점,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기까지도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의 사정은 있으나, 최저임금법 확대시행 이전에 이 사건 회사의 소정근로시간이나 사납금 등에 관한 노사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피고인은 노조측과 새로운 임금협정이 체결되면 이를 소급적용하기로 하는 합의를 하고, 기존의 임금협정에서 정한 임금을 지급하였는바, 피고인의 최저임금법 위반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피고인의 최저임금법 및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확정적인 정도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을 비롯하여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이 사건 양형의 조건이 되는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