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이 대표로 재직 중인 사회복지법인 E(이하 'E'이라 한다)과 민주노총 전북본부 전북일반노동조합(이하 '민주노총 노조'라 한다) 사이에서 구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2008. 10. 25. 전후에 걸쳐 단체협약의 개정을 위한 교섭이 이루어졌으므로, 구 단체협약 부칙 제2조의 자동갱신조항이 적용되어 구 단체협약과 동일한 내용의 단체협약이 체결된 것으로 볼 수 없고, 구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된 이후에 구 단체협약 부칙 제1조 제3항의 자동연장조항에 의하여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구 단체협약의 효력이 유지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E이 한국노총 전북지북연대 노동조합 E 지부(이하 '한국노총 노조'라 한다)와 새롭게 단체협약(이하 '신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2013. 12. 12.까지만 구 단체협약의 효력이 유지되므로, 피고인은 그 이후에는 구 단체협약에 따른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결국 구 단체협약이 실효된 이후의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는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각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2조 제2호 위반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E이 교섭창구 단일화절차를 거쳐 2013. 12. 12. 한국노총 노조와 사이에 신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그 효력이 민주노총 노조에도 미쳐 결국 신 단체협약이 구 단체협약을 개폐한 갱신협약에 해당한다. 이러한 점에서 보더라도 피고인의 행위는 근로기준 법 제109조 제1항, 각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2조 제2호 위반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설령 구 단체협약의 효력이 이 사건 범행 당시까지 유지되었다고 보더라도, 피고인이 법률자문을 받는 등의 조사 내지 확인 절차를 거쳐 구 단체협약의 효력이 소멸되었다고 판단한 후 이 사건 범행으로 나아갔으므로, 피고인에게 법률 위반의 고의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판단
구 단체협약 유효기간 만료 시 자동갱신조항이 적용되는지 여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법원에서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구 단체협약 부칙 제1조 제3항은 자동연장조항으로서 본 협약이 유효기간이 만료되더라도 갱신체결시까지 본 협약의 효력은 지속된다'고 규정하고, 부칙 제2조는 협의에 의한 갱신 및 자동갱신조항으로서 '노사 쌍방 중 어느 일방이 본 협약을 갱신코자 할 때에는 유효기간 만료 30일 전에 "갱신요구안"을 제출하여야 한다. 요구가 없을 때 본 협약은 자동 갱신된 것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E이나 민주노총 노조 모두 구 단체협약 부칙 제2조에 따른 유효기간 만료 30일 전에 새로운 단체협약에 관한 갱신요구안을 제출한 바 없어 적법한 갱신요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는 점(근로감독관이 피고인에게 구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만료 무렵 노사가 주고받았던 구체적인 갱신요구안이나 단체교섭 회의록 제출을 독려한 것으로 보이나, 피고인은 이를 제출하지 못하였다), ② 비록 민주노총 노조가 2007. 12.경부터 2008. 3.경까지 임금 등 조건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2008. 3. 25.경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노조사무실, 직원 1인 1PC 요구,주 5일 근무형태 변경에 대한 대책 요구' 등을 골자로 한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한 사실이 있더라도 이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2 제1항에 따른 이른바 평화의무 기간(2006. 10. 26. ~ 2008. 7. 25.) 내에 있었던 사정에 불과하고 특히 구 단체협약 부칙 제2조가 유효기간 만료 30일 전에 갱신요구안을 제출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 사정에 비추어 볼 때 구 단체협약에 대한 적법한 갱신요구라고 볼 수 없는 점, ③ 한편, 민주노총 노조는 구 단체협약 유효기간의 만료 직전인 2008. 10. 2.경 E에 '단체협약 관련 교섭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으로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요청한 사실이 있으나, 그 내용은 부칙에서 요구하는 바와 달리 구체적인 갱신요구안을 담고 있지 않은 것일 뿐이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2 제2항,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규칙 제10조의2가 정하는 적법한 교섭요구의 요건을 갖추지도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구 단체협약은 적법한 갱신요구가 있어 갱신협약 체결시까지 유효기간이 자동연장되는 것이 아니라 구 단체협약 부칙 제2조에 따라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일 이후인 2014. 10. 25.까지도 2년씩 자동 갱신되어 왔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협약자치의 원칙에 따라 단체협약당사자들 사이에서 체결된 자동갱신조항이 유효한 것으로 인정되는 점에 비추어, 자동갱신조항의 적용을 차단할 수 있는 협약개폐 의사표시의 시기·방법 등에 대한 단체협약 당사자들의 구체적인 의사도 존중해야 할 것이고, 특히 노사간에 단체협약을 체결함으로써 노사관계 질서 유지와 노사관계 안정을 도모한다는 측면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협약개폐 의사표시의 효력은 자동갱신조항의 구체적인 문언에 따라 엄격히 해석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점, ② E과 민주노총 노조는 "유효기간 만료 30일 전에 갱신요구안을 제출하지 않을 때"는 단체협약이 자동갱신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자동갱신조항의 적용을 차단할 수 있는 협약개폐의 의사표시에 관하여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을 명확히 규정한 점, ③ 피고인은 협약개폐의 의사표시가 있었다는 사실의 근거로 노사합의서, 노동쟁의 조정신청, 위임장 등을 제시하나, 그 작성시기 및 내용에 비추어 보면 E 또는 민주노총 노조가 구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될 것에 대비하여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한 의사로 이를 작성 내지 제출한 것으로는 볼 수 없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E 내지 민주노총 노조에 의하여 구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되기 30일 전에 갱신요구안이 제출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구 단체협약은 부칙 제2조의 자동갱신조항에 의하여 4차례에 걸쳐 자동갱신되어 이 사건 범행일 이후인 2014. 10. 25.까지 효력이 유지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심이 설시한 그 판시 이유에 일부 적절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원심판결에는 그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고,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신 단체협약 체결로 구 단체협약이 개폐되었는지 여부
원심의 판단
원심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4에 따라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 사용자와 교섭하려는 다른 노동조합이 공고기간 내에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하지 아니한 채 교섭창구 단일화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때에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사용자와 체결한 단체협약의 효력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5조에 따라 일반적 구속력이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기존에 체결된 유효한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던 교섭창구 단일화절차 불참노조에까지 미친다고는 볼 수 없고, 나아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2에 의하면, 노동조합은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단체협약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9조의2 제1항에 따라 그 유효기간 만료일 이전 3개월이 되는 날부터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수 있을 뿐이며, 같은 사업장 내에서 사용자와 어느 하나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유효한 단체협약이 존재하고 있는 경우 다른 노동조합이 그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만료일로부터 3개월 이전에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한 교섭요구를 하더라도 그러한 교섭요구의 효력이 단체협약이 이미 체결되어 유효하게 존재하는 기존 노동조합에 미친다고 볼 수도 없다고 전제한 다음,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민주노총 노조는 E에서 2013. 10. 23. 한국노총 노조에서 교섭요구가 있었고 교섭요구를 하려는 경우 공고기간 내에 교섭요구를 하라는 취지의 공고를 하자,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2014. 10. 28.까지이고 교섭기간이 아님을 이유로 단체교섭을 명시적으로 거절함으로써 교섭창구 단일화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점, ② E은 상시 근로자가 약 36~40명에 이르는 사업장이고 민주노총 노조와 한국노총 노조의 조합원 수는 각 6명으로서 사용자와 한국노총 노조 사이에 체결된 신단체협약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5조에 따라 민주노총 노조의 조합원들에게 미친다고 볼 수도 없는 점, ③ 구 단체협약은 자동갱신되어 한국노총 노조로부터 교섭요구가 있었던 2013. 10. 23.경에도 그 효력을 유지하고 있었고 자동갱신에 따른 유효기간 만료일인 2014. 10. 25.경까지는 약 1년간의 기간이 남아 있어 2013. 10. 23. 한국노총 노조의 교섭요구의 효력이 구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던 민주노총 노조에 미친다고 볼 수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신 단체협약의 효력이 민주노총 노조에 당연히미친다거나 신 단체협약으로써 구 단체협약이 개폐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면밀히 살펴보면, 그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법률 위반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과 E 사무국장인 D는 2013. 12. 12. 한국노총 노조와 신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구 단체협약의 실효 여부에 대하여 결론을 내리지 못하다가 2014. 5.경부터 내부적으로 구 단체협약이 실효되었다고 판단하고 구 단체협약에 따른 민주노총 노조원의 조합활동을 인정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고 진술한 점, ② E이 2014. 5.경 위와 같은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법률적 의문을 해소하기 위하여 조사나 확인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는 점, ③ 나아가 E은 한국노총 노조가 설립된 직후인 2013. 9.경부터 사내 폭력 사건의 발생 등 노사간의 대립 상황에서 민주노총 노조와의 교섭만을 선별적으로 거부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독자적 판단하에 2014. 5.경부터 구 단체협약이 실효되었다고 판단하고 민주노총노조원들에게 더 이상 구 단체협약을 적용하지 아니한 것이 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오인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이 오인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E은 2013. 10. 23. 한국노총 노조의 교섭요구에 따라 민주노총 노조와 한국노총 노조를 대상으로 교섭요구사실 공고문을 게시하였으나(증거기록 101-102쪽), 이에 대하여 민주노총 노조는 2013. 10. 29. 구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자동갱신되어 2014. 10. 28.(2014. 10. 25. 의 오기로 보인다)까지는 유효하므로 단체교섭 기간이 아니라는 취지의 공문을 E에 발송한 점(증거기록 47쪽), ② 이와 같이 구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에 관한 민주노총 노조의 의견이 제시되었음에도, E은 민주노총 노조와 사이에 아무런 논의도 거치지 않은 채 2014. 5.경부터 일방적으로 구 단체협약이 실효된 것으로 판단하고 이 사건 범행으로 나아간 점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은 미필적으로나마 구 단체협약이 유효하다는 점을 인식하였음에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로 나아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석재(재판장) 최미영 김주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