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돈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195,000원 및 이에 대한 2014. 10. 2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가 2010. 10. 20.경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피고에 고용되어 2014. 10. 12.경까지 주방장 보조로 근무하였다.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5,046,080원을 지급하지 않다가 2014. 12. 24. 그 일부인 656,08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피고가 원고에게 일정 급여를 지급해 오다가 원고와 아무런 합의 없이 임의로 동일한 급여를 급여와 퇴직금 명목의 돈으로 나누어 지급하였는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근무하는 동안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피고가 2012. 8.경부터 원고의 급여일에 퇴직금 명목으로 매월 20만 원을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진다.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원고가 구하는 퇴직금 채권의 1/2인 2,195,000원을 초과하는 부분을 상계하므로, 이를 초과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판단
원고의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439만 원(= 퇴직금 총액 5,046,080원 - 2014. 12. 24. 지급된 퇴직금 656,08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자동채권(부당이득반환채권) 인정 여부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실질적으로 퇴직금을 미리 지급하기로 한 경우 이는 어디까지나 위 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것인바, 그것이 위와 같은 이유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사용자는 본래 퇴직금 명목에 해당하는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던 것이 아니므로,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기준법 제2조 소정의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이처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인바,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든 증거, 갑 제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하였고, 피고가 원고에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별지 표 '부당이득액'란 기재와 같이 404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진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와 피고가 2012. 10. 18. 작성한 근로계약서(갑 제2호증)에는 월 임금이 170만 원이고 퇴직금은 없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위 근로계약서는 원고의 취업관리 등을 위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제출할 목적으로 작성된 것에 불과하므로, 위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내용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 실질을 정확히 반영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피고가 별지 표 '급여 지급내역'란 기재와 같이 원고에게 2012. 1.경부터 같은 해 6.경까지는 매달 135만 원 내지 146만 원을 지급하다가 2012. 8.경부터 170만 원을 지급하였고, 2012. 11.경부터 같은 날 2차례에 걸쳐 합계 170만 원 이상의 돈을 지급하였다. 그런데 2012. 8.경 갑자기 원고의 임금이 기존의 임금보다 약 30만 원 가까이 인상될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보이고, 2012. 11.경부터 매달 액수에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략 20만 원의 돈이 임금 명목의 돈과 별도로 원고 계좌로 이체된 점에 비추어 볼 때, 2012. 8.경부터 매달 대략 20만 원 정도의 퇴직금을 임금과 별도로 지급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상계의 범위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이미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그것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어 사용자가 같은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갖게 된 경우에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하는 때에도 적용된다. 한편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는 근로자인 채무자의 생활보장이라는 공익적, 사회 정책적 이유에서 '퇴직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압류금지채권으로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497조는 압류금지채권의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퇴직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위 대법원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퇴직금채권이 439만 원인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한 404만 원의 부당이득반환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가 가지는 퇴직금채권의 1/2인 2,195,000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 상계할 수 있다. 그리고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원고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한다는 피고의 의사표시가 기재된 답변서가 2015. 12. 18. 원고에게 송달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퇴직금채권 중 1/2을 초과하는 부분은 상계적상일인 퇴직금채권의 발생일(원고가 퇴직한 날)에 소급하여 소멸하였다.
따라서 피고의 항변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소결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2,195,000원(= 미지급 퇴직금 439만 원 × 1/2)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인 2014. 10. 12.부터 2주가 경과한 2014. 10. 2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 중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 한 피고 패소 부분은 부당하므로 피고에게 위에서 인정한 돈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현석(재판장) 황미정 정승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