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D에 대한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의 점은 무죄.
위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사실오인, 법리오해(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의 점)
피고인은 D, E을 해고한 사실이 없고, D, E이 먼저 그만두겠다고 하여 이에 응했으므로 D, E과의 각 근로계약은 합의해지 되었다.
D, E이 먼저 그만두겠다고 하면서 퇴직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그에 따라 피고인이 퇴직을 수락하게 된 것이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D에 대한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의 점에 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D이 구두로 일을 그만두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은 근로계약관계의 해지를 청약한 경우에 해당하고, 피고인이 승낙하지 아니한 이상 D이 다음날 위 의사표시를 철회한 것은 유효하므로, 피고인이 2017. 5. 29. D에게 "오늘까지만 일한 것으로 하고 월급은 통장으로 부쳐주겠으니, 내일부터 나올 필요가 없다. "라고 한 것은 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항소심의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 요지
피고인은 통영시 B 소재 C식당 대표로 상시 4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횟집을 운영하는 사업주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천재·사변,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 또는 근로자가 고의로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5. 13.부터 주방장으로 근무한 D에 대하여 2017. 5. 29. 21:30 휴대전화로, '오늘까지만 일한 것으로 하고 월급은 통장으로 부쳐주겠으니, 내일부터 나올 필요가 없다'라고 예고 없이 해고하면서 해고예고수당 3,800,000원을 해고일 즉시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근로자가 사직원을 제출하여 근로계약의 해지를 청약하는 경우 그에 대한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형성되어 그 승낙의 의사표시가 근로자에게 도달하기 이전에는 청약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으나,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해지시키기로 합의하였다면 합의시에 근로자의 근로계약 해지의 청약의 의사표시에 대하여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확정적으로 형성·표시되어 해지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 어느 일방 당사자가 임의로 이를 철회할 수는 없고, 이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시 특별히 근로계약관계를 일정기간 경과 후 종료키로 약정하였다고 하여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1994. 8. 9. 선고 94다14629 판결 참조).
D은 수사기관에 제출한 해고 경위서에 "5. 26. 진정인 D은 사장님에게 좀 안 맞는다고 손을 놓겠다 말을 하니까 사장님이 알았다고 하였습니다."라고 기재하였고(증거기록 2권 6쪽), 원심에서도 "피고인에게 그만두겠다고 하자 피고인이 '알았다'라고 하였다."라는 취지로 증언하였다(공판기록 85쪽). 또한 D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의 처가 '다른 사람을 구할 때까지 기다려 달라'라고 하자 '알았다'라고 한 것은 다른 주방장을 구할 때까지 근무하고 그만두겠다는 의미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권 7쪽). 위와 같은 D의 진술과 증언에 의하더라도, 그 당시 D과 피고인 간에는 근로계약 해지에 관한 합의는 이루어졌고, 다만 대체인력을 구해야 하는 피고인의 사정을 감안하여 일정기간 경과 후 근로계약을 종료시키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이 2019. 5. 26. 근로계약 해지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진 이상 D이 그 다음 날인 2017. 5. 27. "어제 제가 생각이 짧았다. 다시 근무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했더라도, 이는 이미 근로계약 합의해지 이후에 근로계약 해지의 청약을 철회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2017. 5. 29. D에게 "내일부터 나올 필요가 없다."라고 하였더라도, 그것이 2017. 5. 26.자 근로계약 해지 합의에 명백히 반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를 일방적으로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다른 주방장을 구하지 못한 상황에서 D에게 위와 같이 통보하였다. 그러나 D이 먼저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힌 점, D도 피고인에게 근로계약 종료 시점에 대해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다만 피고인 처의 요청에 따라 대체인력을 구해야 하는 피고인의 사정을 감안하여 일정기간 기다려주기로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실제로 다른 주방장을 구하지 못한 상황에서 위와 같은 통보를 하였더라도 그것이 D과의 근로계약 해지 합의에 명백히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일방적으로 D을 해고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사 피고인의 행위가 해고로 평가될 수 있고, 해고예고수당 지급의무가 있다고 해석하더라도,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05. 6. 9. 선고 2005도1089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D의 사직의 의사표시와 철회, 피고인의 승낙의 의사표시 등에 대해 해고 여부를 둘러싸고 해석의 여지가 있는 상황에서, D은 2017. 5. 31. 피고인으로부터 임금을 정산하여 지급받기로 하고 영수증(공판기록 31쪽)을 작성하면서 피고인에게 해고예고 수당의 지급을 요구한 적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당시 D을 일방적으로 해고한 것으로 인식하지는 못하고 앞에서 본 것처럼 근로계약이 합의해지된 것으로 인식했을 개연성이 있다. 따라서 피고인으로서는 해고예고수당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에 관한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피고인이 D을 해고하였다고 할 수 없는 이상 피고인은 D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고, 가사 피고인의 행위를 해고로 평가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에 관한 고의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D에 대한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의 점에 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이상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피고인의 정당행위 주장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E에 대한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의 점에 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E과 피고인 사이에 2017. 5. 15.경 근로관계를 해지하겠다는 의사가 합치되었다거나, E이 2017. 5. 15. 경부터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피고인에게 표시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은 2017. 5. 15.자 통지로써 E을 해고하였다고 판단하였다.
항소심의 판단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아래에서 추가하는 판단을 제외하고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원심판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E은 2017. 5.초경부터 피고인측에 "한 달만 일하고 그만두겠다."라는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근로계약관계 합의해지를 청약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은 E의 청약 내용과 달리 한 달이 되기 전인 2017. 5. 15.에 "내일부터 나올 필요가 없다."라고 하면서 당장 그만둘 것을 요구했으므로, 이는 피고인이 E의 청약을 거절하고 일방적으로 근로계약을 종료시킨 것으로서 해고에 해당한다.
E은 수사기관에서부터 피고인의 처에게 한 달만 일하고 그만두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하였고,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로 증언하였다(증거기록 2권 7, 13쪽, 공판기록 96쪽). F의 진술 및 원심 증언(증거기록 2권 34쪽, 공판기록 124쪽), H의 원심 증언(공판기록 137쪽) 등에 의하더라도 E은 2017. 5.초경부터 피고인 혹은 피고인의 처에게 "한 달만 일하고 그만두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E이 2017. 5. 14. 피고인과 피고인의 처에게 빨리 사람을 구하라고 한 후 2017. 5. 15.에 임의로 출근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E이 그 당시 곧바로 그만둘 의사를 밝혔다는 취지로 보인다. 그러나 E은 2017. 5.초경부터 수차례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는 하였으나 근무는 계속하였다. 또한 F의 진술에 따르면, E이 한 달에 두 번 쉬기로 했으나 쉬지 못하다가 2017. 5. 15. 쉬겠다고 하였는데, E은 2017. 5. 15. "피고인이 갑자기 전화가 와서 그만두라고 했다."라고 하면서 식당으로 장화를 가지러 왔다고 하고(증거기록 2권 35쪽), E은 원심에서 피고인이 2017. 5. 14.까지 아무런 말이 없다가 갑자기 쉬는 날 그만 두라고 통보하여 그에 대해 항의하고 짐을 챙겨왔다는 취지로 증언하였으며(공판기록 88쪽, 89쪽), 피고인도 E이 찾아와성질을 내고 갔다고 진술한 점(증거기록 2권 25쪽) 등에 비추어 보면, E이 2017. 5. 14. 경에 피고인에게 당장 그만 둘 의사를 밝혔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E이 피고인의 통보를 받고서야 짐을 챙기러 갔던 점에 비추어 보면, 그 당시 E은 적어도 근무 후 한 달이 되는 시점까지는 근로계약 관계가 지속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로 인정되려면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300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피고인이 E을 해고하면서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행위의 동기나 목적이 정당하다고 볼 수 없고, 그 수단이나 방법이 상당하다거나 긴급을 요하여 부득이한 것이라고도 할 수 없으며, 그 행위로 인하여 보호하려고 하는 피고인의 이익과 침해되는 피해자의 법익을 형량할 때 피해자의 법익의 침해가 가볍다고 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현저하게 곤란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행위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D에 대한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의 점에 관한 범죄의 증명이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는데, 위 무죄부분과 나머지 유죄부분을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처리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