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2,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관련
피고인은 근로자에게 가불금 명목으로 퇴직금 일부를 중간정산하기로 하였는데, 이러한 퇴직금 중간정산의 효력을 부정하는 것은 부당하고, 피고인이 퇴직금을 중간정산한 이상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없다.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관련
D은 산재보험금을 부정수급할 목적으로 2017. 9. 30.경 허위로 병원에 입원한 것처럼 꾸몄으므로, 2017. 10. 1. 내지 2. 무렵 업무상 부상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상태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업무상 부상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하였던 D을 부당하게 해고한 사실이 없고, D은 피고인의 회사에서 해고당한 것이 아니라 자진퇴사한 것에 불과하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검사는 당심에서 범행일자를 수정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나,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나아가 판단하기로 한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관련
관련 법리
퇴직금지급청구권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한 퇴직금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고, 매월 지급받은 월급이나 매일 지급받는 일당 속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서 정하는 퇴직금의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이 월급이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받기로 하는 약정은 위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 강행법규인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사용자가 사법상의 효력이 없는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내세워 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이를 퇴직금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소정의 임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판단
원심은 그 설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D이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피고인과 퇴직금 중간정산의 합의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이상, 피고인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고,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에 대한 고의도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① 근로기준법 제8조 제2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은 근로자의 주택 구입, 전세금 또는 보증금의 지급 등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허용하는데, D은 생활비 목적으로 피고인으로부터 수시로 가불금을 받은 것으로 보일 뿐, 법령상 허용되는 퇴직금 중간정산이라고 할 수 없는 점, ② D은 수사기관에서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과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위한 합의를 하거나 가불금을 퇴직금과 상계하기로 약정한 사실은 없으며,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라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한 점, ③ 피고인이 중간정산 합의의 근거로 제출한 작업일보의 하단에 기재된 내용은 피고인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당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먼저 D에 대한 가불금을 퇴직금으로 정산하였고, D이 이에 대하여 특별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라고 진술하였는데, 이에 의하더라도 D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퇴직금 중간정산의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④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원심 증인 E의 진술내용은 위 증인이 피고인으로부터 전해들은 내용이고, 당심 증인 H의 진술은 퇴직금 공제 내역을 정확히 모르는 H의 추측에 불과한 점 등을 보태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관련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 더하여, 기록과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업무상 부상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하였던 D을 해고 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은 ‘D이 산재보험금을 부정수급할 목적으로 허위 사고를 가장하여 병원에 입원하였다’라고 주장하나, D은 수사기관에서 일관되게 ‘포크레인 공사를 하던 중 포크레인이 미끄러져 좌측 팔꿈치 등에 부상을 입었다’라는 취지로 사고경위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사고 당시 현장을 관리하던 ‘I’의 현장소장 J에게 그러한 내용으로 사고 경위를 보고하였다.
피고인은 D을 ‘2017. 8. 13.경 산업재해를 당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근로복지공단을 속여 요양급여 등을 지급받았다’라고 수사기관에 고발하였고, 그에 따라 D은 위 내용으로 공소제기되었으나, 2021. 3. 23. D에 대하여 무죄 판결이 선고되었다(청주지방법원 2019고단2034). 위 판결은 D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상세한 점, D이 피고인(A)으로부터 ‘왜 거기(I)다가 돈을 달라고 하느냐, 누구 거래처 끊어놓을 일이 있느냐’라는 질책을 받았다고 진술하기도 한 점, 객관적인 위치에 있는 J의 증언도 D의 진술에 부합하는 점, 피고인(A)도 수사기관에서 ‘D이 다쳤다고 하여 자신이 직접 산재처리를 하여 주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근로복지공단도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요양급여 및 휴업급여 신청을 승인하였던바, 당시 D이 다쳤다는 사실에 관하여는 관련 당사자들 사이에 별다른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설시하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포크레인이 미끄러져 D이 강화유리에 팔꿈치와 머리를 부딪히는 산업재해를 당한 사실이 없음‘이라는 전제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D은 수사기관에서 이루어진 피고인과의 대질 신문을 포함하여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자신은 2017. 10. 1.경 피고인으로부터 “내가 니 종도 아니고 니하고 같이 일을 못 하겠다. 차를 팔 거니깐 그만두라”는 이야기를 들은 후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라고 진술하여 해고 경위를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설명하여 그 진술 내용에 신빙성이 인정된다. 피고인도 D에게 포크레인을 팔겠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였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D은 피고인에게 월급 외에 가불금을 매달 받아 갈 정도로 생활비가 부족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근무를 하다가 다쳐서 병원에 입원까지 한 상태였으므로, 피고인으로부터 중장비를 처분하겠다는 말을 듣기 전까지 일을 그만둘 만한 동기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 않고, 그와 같은 의사를 피고인에게 먼저 표시한 적도 없으므로, D이 일을 그 만두게 된 것이 내심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한 것이거나 피고인과의 합의에 의하여 근로계약을 종료하게 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근로계약의 종료사유 중 해고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하는데(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은 D이 운용하던 중장비를 처분하겠다고 하면서 구체적으로 근로계약의 종료 의사를 표시하였고, D은 피고인으로부터 위와 같은 말을 듣고 피고인과 언쟁을 하다가 출근하지 않게 된 것이므로, 피고인과 D의 근로계약은 피고인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종료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이 D을 해고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있고, 이와 다르게 D이 자진퇴사한 것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