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4. 7. 10. 선고 2022가단101789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창원시로부터 창원시의 공공시설물의 관리 및 운영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지방공기업이고, 원고 A, B, C, D 및 망 H(이하, 위 원고들과 망 H을 통틀어 지칭할 경우 ‘원고 근로자들’이라고만 한다)은 피고의 근로자로 재직하다가 정년퇴직<1>한 자들이며, 원고 E, F, G은 망 H의 상속인들이다.

나.

피고는 피고의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I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과 교섭을 거쳐 2015. 10. 14. 정년도래 전 3년 동안 임금을 감액(정년 도래 3년 전에는 5%, 정년 도래 2년 전에는 10%, 정년 도래 1년 전에는 15%의 각 비율로 감액)하여 지급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2016. 1. 1.부터 시행하기로 합의하였다.

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15. 12. 29. 보수규정에 아래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내용으로 하는 제6조의2(임금피크제)와 [별표 7-1](이하 통틀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이라 한다)을 신설하였고, 2016. 1. 1.부터 이를 시행하였다.

<2>

라.

피고의 연봉제 규정에 의하면 피고의 근로자 중 4급 이하는 호봉제, 3급 이상은 연봉제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는다. 원고 근로자들은 피고와 각 정년 도래 전 3년 동안 매년을 계약기간으로 하고, 연봉금액 중 각 기본연봉을 별지 2 표 기재 각 해당 기본연봉 금액으로 하는 각 연봉계약(이하 ‘이 사건 각 연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 근로자들과 피고는 이 사건 각 연봉계약 체결 당시 아래와 같은 내용의 각 연봉계약서(이하 ‘이 사건 각 연봉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마.

피고는 이 사건 각 연봉계약 기간(다만, 원고 A의 경우 이 사건 각 연봉계약 기간 중 2017. 7. 1.부터 2020. 6. 30.까지, 원고 C의 경우 2018. 7. 1.부터 2021. 6. 30.까지를 의미한다, 이하 같다) 동안 원고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각 연봉계약서에 기재된 ‘기본연봉’에서 보수규정상 봉급(기본급)<3>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감액률을 적용한 금액 만큼 감액하여 지급하였다.

바.

원고 근로자들은 정년 도래 전 3년 무렵 퇴직연금제도를 확정급여형(DB형)에서 확정기여형(DC형)으로 전환하였다. 피고는 원고 근로자들에게 위 각 전환일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중간 정산하여 지급하였고, 이후부터 원고 근로자들의 각 퇴직일까지 기간 동안의 퇴직금을 확정기여형(DC형) 적립금으로 불입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에 따라 감액함으로써 원고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지 않은 임금(별지 1 표 ‘임금 차액’란 기재 각 해당 금액)과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을 적용하지 않았더라면 원고 근로자들이 받을 수 있었던 퇴직금과 기지급 퇴직금과의 차액(별지 1 표 ‘퇴직금 차액’란 기재 각 해당 금액)의 합계액(별지 1 표 ‘임금+퇴직금’란 기재 각 해당 금액) 및 그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가.

원고 근로자들은 피고와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보다 유리한 내용의 개별 근로계약인 이 사건 각 연봉계약을 체결하였는바, 피고가 이 사건 각 연봉계약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에 따라 원고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감액 지급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97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무효이다.

1)

피고가 임금을 감액하는 내용의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관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과 합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아닌 원고 근로자들에 대하여 개별 동의를 받아야만 그 효력이 있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 근로자들로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대한 동의를 받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2)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은 원고 근로자들이 정년(60세)까지 기존 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신의)에 반하고, 임금피크제의 취지(재원 절감을 통한 신규채용의 확대)는 거의 달성하지 못한 반면 과도한 임금 감액률로 원고 근로자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으므로 최소 침해의 원칙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3)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은 원고 근로자들이 수행하는 업무에 변화가 없음에도 정년에 가까워진다는 이유만으로 임금을 감액하는 것으로서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은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3.

이 사건 각 연봉계약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보다 유리한 개별 근로계약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취업규칙에 최저기준으로서의 강행적·보충적 효력을 부여하여 근로계약 중 취업규칙에 미달하는 부분을 무효로 하고 이 부분을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게 함으로써, 개별적 노사 간의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근로자로 하여금 취업규칙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감수하도록 하는 것을 막아 종속적 지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 이러한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 근로기준법 제97조를 반대해석하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 부분은 유효하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우선하여 적용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법리는 근로자와 사업주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을 상회하는 근로조건을 개별 근로계약에서 따로 정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대법원 2022. 1. 13. 선고 2020다232136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이 사건 각 연봉계약서에 ‘기본연봉’이 정액으로 기재되어 있고, 그 각 해당 금액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의 감액률을 적용하지 않은 기본급을 기준으로 산정된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위 기초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을 제9,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 근로자들은 피고와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을 적용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각 연봉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위 다툼 없는 사실과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각 연봉계약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보다 유리한, 즉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지 않는 내용의 계약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원고들은 위 2018다200709 판결의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어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는 법리를 들어 이 사건 각 연봉계약이 체결된 이상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개별적으로 동의하지 않은 원고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위 2018다200709 판결은 연봉계약이 체결된 후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이 변경되었고 근로자가 임금피크제 적용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사안으로서, 원고 근로자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 이 사건 각 연봉계약을 체결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지도 않은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 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 적절하지 않다).

1)

이 사건 각 연봉계약서상 연봉금액은 ‘기본연봉’, ‘성과연봉’, ‘부가급여’로 구성되어 있고, 그중 정액의 ‘기본연봉’은 12회로 나누어 지급되며, ‘성과연봉‘은 12월에 당해 연도 기관평가 결과를 토대로 연봉제 규정에 따라, ‘부가급여’는 피고의 보수규정과 복리후생규정에 따라 각각 산정·지급된다고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이 사건 각 연봉계약서에는 ‘준수사항’으로 “기타 본 계약서에 명기되지 아니한 사항은 공단의 제 규정을 준용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바(이하 위 규정을 ‘제 규정 준용규정’이라 한다), 이 사건 각 연봉계약서의 문언상 이 사건 각 연봉계약의 내용(연봉 금액)이 위와 같은 연봉금액의 기재로 완결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각 연봉계약서에 기재되지 않은 부분에 대하여 피고의 취업규칙이 적용됨으로써 조정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2)

피고의 근로자들은 3급 이상 직급이 되면 연봉제 적용대상이 되어<4> 피고와 연봉계약을 체결한다. 그런데 3급 이상 근로자는 피고와 연봉계약 체결 시 별도의 연봉 협상 없이 피고의 연봉제 규정에 따라 산정된 ‘기본연봉’과 ‘성과연봉’, ‘부가급여’가 연봉금액으로 기재된 연봉계약서를 작성하여 연봉계약을 체결하였다.

‘기본연봉’은 ‘성과연봉’이나 ‘부가급여’와 달리 정액으로 기재하는데, 이는 기준기본급과 기본가산급을 합한 금액으로, 기준기본급은 봉급, 운영수당, 명절휴가비, 정액급식비를 합한 금액이고, 기본가산급은 당해 연도 기본연봉인상률로서 기준기본급에 정책인상률 또는 가율을 곱한 금액이며, 기준기본급을 구성하는 봉급은 피고의 보수규정에서 정한 봉급을 의미한다.<5> 그리고 3급 이상 직원의 기본연봉 중 기준기본급은 종래 직급 호봉별 보수액을 기준으로 하되, 기준기본급으로 흡수되는 보수항목의 종전 보수액을 전환하여 산정하고,<6> 승진한 경우에는 당해 직급 전체 호봉 평균액과 승진 직전 직급 전체 호봉 평균액과의 차액을 승진가산급으로 하여 기본연봉에 포함시킨다.<7> 결국 피고와 3급 이상 근로자는 ‘기본연봉’을 정액으로 한 연봉계약을 체결하기는 하나, ‘기본연봉’ 금액은 피고의 연봉제 규정과 보수규정에 의하여 산정된 금액을 그대로 기재한 것에 불과하다.

‘성과연봉’은 연봉제 규정에 따라 지급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데, 연봉제 규정은 성과연봉을 보수규정상 평가급 규정에 의하여 결정된 재원과 지급률, 지급방법에 따라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8> 그 밖에 ‘부가급여’, 퇴직수당 및 퇴직금 역시 보수규정에 따라 산정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처럼 피고와 원고 근로자들은 연봉 협상을 통해 연봉금액을 결정한 것이 아니라 연봉금액의 일부인 ‘기본연봉’만을 연봉제 규정과 보수규정에 따라 산정한 상태에서 이 사건 각 연봉계약을 체결하였고, 여기에다가 제 규정 준용규정까지 보태어 보면, 이 사건 각 연봉계약서에 기재되지 않은 부분에 대하여는 추후 보수규정 등 피고의 취업규칙을 적용함으로써 조정·확정된 임금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각 연봉계약을 하였다고 판단되며, 이와 달리 이 사건 각 연봉계약서에 기재된 것 외에는 보수규정 등을 적용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즉, 원고 근로자들은 명시된 ‘기본연봉’ 금액에도 불구하고 위 금액이 보수규정의 적용 등으로 인해 조정될 수 있다는 합의도 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3)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원고 근로자들의 정년 도래 3년 전 이전에 시행되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이 신설된 보수규정의 적용대상에는 원고 근로자들을 비롯한 3급 이상 근로자도 포함되고,<9>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앞서 원고 근로자들을 포함하여 피고의 전체 근로자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을 알리고 그 적용 연령과 임금 감액률,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의 신설, 퇴직연금제도 전환 등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내용을 교육하였다. 이처럼 원고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후에야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 연령이 되었고, 자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대상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는 상태에서 이 사건 각 연봉계약을 체결하였다.

4)

피고는 이 사건 각 연봉계약 기간 동안 원고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각 연봉계약서에 기재된 연봉금액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하였다. 즉, 피고는 이 사건 각 연봉계약 기간 동안 매월 원고 근로자들에게 봉급(기본급)에 대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감액률을 적용한 금액만큼 적게 지급하였다. 그리고 피고는 원고 근로자들에게 ‘임금피크제’ 항목 아래 감액된 금액이 명시된 급여명세서도 교부하였다. 그런데도 원고 근로자들은 피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여 임금을 감액 지급한 데 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나아가 위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에 따른 감액을 이유로 연봉계약서에 기재된 연봉금액보다 적은 금액의 임금을 지급받고도 이후 같은 형식의 연봉계약서를 작성하여 연봉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았다. 이 역시 원고 근로자들이 이 사건 각 연봉계약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이 적용됨으로써 연봉금액이 감액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보이는 사정이다.

5)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의 퇴직연금제도 전환도 함께 도입하였다. 본래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에는 퇴직연금제도를 확정급여형(DB형)으로만 운영하였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과 함께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게 퇴직연금제도를 확정급여형(DB형)에서 확정기여형(DC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였다.<10> 확정급여형(DB형) 퇴직연금제도 아래에서는 임금피크제로 인해 정년 도래 수년 전부터 임금이 감액되는 경우 그 감액된 (평균)임금만큼 퇴직급여도 감소하므로, 근로자로서는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에 퇴직금을 중간 정산 받고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부터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제도로 전환하여 적립금을 직접 운용하고 그 수익을 지급받는 것이 유리한바, 이러한 이유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함께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위 3)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기에 앞서 원고 근로자들을 비롯한 전체 근로자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내용으로서 퇴직연금제도의 전환에 관하여도 교육하였고, 원고 근로자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이 된 때, 즉 정년 도래 전 3년경에는 개별적으로 원고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이므로 확정기여형(DC형)으로의 퇴직연금제도 전환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설명회를 실시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들은 정년 도래 전 3년경 퇴직금을 중간 정산 받고 퇴직연금제도를 확정급여형(DB형)에서 확정기여형(DC형)으로 전환하였는바, 이러한 점에서도 원고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보다 유리한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함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의 무효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원고 근로자들의 개별 동의가 없어 무효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다. 다만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을 것을 요하고,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11>로 조직된 노동조합<12>이 있는 경우에는 조합의, 그와 같은 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며, 위와 같은 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을 가질 수 없다고 할 것이나, 그와 같은 방법에 의한 동의나 합의가 있는 한 근로자 개개인의 동의를 얻을 필요 없이 취업규칙의 변경은 유효하다(대법원 1992. 11. 24. 선고 91다31753 판결, 대법원 1994. 5. 24. 선고 93다46841 판결 등 참조).

2)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동의한 이 사건 노동조합이 그 적용대상인 피고의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되었음은 위 기초 사실에서 살펴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은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적법하게 신설된 것으로서 원고 근로자들이 이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동의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유효하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기존 임금 수준에 대한 기대 및 최소 침해 원칙에 반하여 무효인지 여부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이 원고 근로자들의 기존 임금 수준에 대한 기대(신의)를 저버리는 것으로서 원고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가 있었던 이상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은 적법·유효하고, 달리 사회통념상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 감액이 과도하여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거나 합리성이 결여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되어 무효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구 고령자고용법(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조의4 제1항은 “사업주는 모집·채용,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교육·훈련, 배치·전보·승진, 퇴직·해고에 있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구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2)

판단

위 기초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 3호증, 을 제1, 22, 2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이나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이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 등 근로자의 처우를 차별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고령자고용법은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면서 사업주로 하여금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되(제19조<13>),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하도록 하였다(제19조의2 제1항<14>). 이는 정년연장에 따른 사업주의 재정 부담 증가가 당연히 예상되므로, 기존 근로자에 대한 구조조정이나 신규 채용의 감축 등과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정년연장과 함께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의무로도 규정하여 정년연장에 따른 편익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도 노사 간에 분담하도록 한 것이다.

피고는 2000년경 설립될 당시 3급 이상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4급 이하 근로자의 정년을 57세로 정하였으나, 행정안전부의 ‘지방공기업 설립·운영지침’에 따라 4급 이하 근로자의 정년을 2009년부터 58세로, 2011년부터 59세로, 2013년부터 60세로 각 연장하였다. 다만, 피고는 이러한 정년연장에도 불구하고 별달리 임금체계를 개편하지는 않다가, 2015. 7.경 행정자치부로부터 위와 같은 고령자고용법 개정으로 2016년부터<15> 지방공기업 근로자 정년이 60세로 보장됨에 따른 인건비 부담 증가, 청년 일자리 감소 등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16년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여 시행할 것을 권고(‘지방공기업 임금피크제 권고안’)받음에 따라 이 사건 노동조합과 교섭을 거쳐 2016. 1. 1.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기로 합의하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을 신설하였다. 비록 피고가 위와 같은 고령자고용법 개정 전에 이미 근로자의 정년을 연장하였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피고의 근로자 정년이 만 60세로 연장된 때(2013년)로부터 3년 후(2016년) 시행됨으로써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기는 하나, 위와 같은 정년연장 및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 경위와 고령자고용법의 개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의 개편으로서 고령자고용법의 목적에 부합한다.

나)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및 대상조치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은 과도하지 않고, 그 불이익을 상쇄할 만한 대상조치도 실시된 것으로 보인다.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도래 3년 전부터 5%, 10%, 15%의 비율로 임금을 감액하는 것인데,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다수의 지방공기업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높은 감액률을 정하고 있으므로 위 임금 감액의 정도가 과도하다고 볼 수 없다.

②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임금 전액이 아니라 그중 일부, 즉 봉급(기본급)을 기준으로 감액하므로, 임금 대비 실질 감액률은 5~15%보다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과 함께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였는데, 이는 위 제3의 나. 5)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의 감액을 보전하려는 조치로 판단된다.

④

피고는 퇴직예정자를 대상으로 공로연수를 실시하고, 2019. 11. 26.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에 “다만, 공로연수자는 임금피크제 요율을 적용하지 아니한다.”라는 단서(보수규정 제6조의2 제2항 단서) 규정을 추가함으로써 공로연수 기간 동안에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지 않도록 하였다. 그에 따라 원고 근로자들 중 원고 A는 2020. 1. 1.부터 퇴직일인 2020. 6. 30.까지 6개월간, 원고 C은 2020. 7. 1.부터 퇴직일인 2021. 6. 30.까지 1년간, 원고 D는 2020. 1. 1.부터 퇴직일인 2020. 12. 31.까지 1년간 각 공로연수를 받았고, 위 공로연수 기간 동안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지 아니하였다.

⑤

피고는 2018년경부터 퇴직예정자의 역량 강화를 위한 생애 설계 및 재취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2019년부터는 퇴직예정자들의 경력개발 교육비를 지원하였다.

⑥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이 피고의 경영평가에 반영됨으로써 원고 근로자들은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금액이 산정되는 성과연봉을 지급받음에 있어 그 이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다)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의 사용처

①

2022년 말일 기준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감액된 재원은 합계 485,802,000원(대상자 109명)인데, 피고는 위 재원의 대부분을 피고 근로자의 임금 지급에 사용하였다.

②

피고는 위 재원 중 일부를 위 나)항의 ⑤와 같은 퇴직예정자들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과 교육비 지원에 사용하였다.

③

피고는 전체 인건비를 책정하는 방식으로 예산 편성을 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절감된 재원이 곧바로 신규 채용에 사용된 것인지를 확인하기는 어려우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총 14명을 신규 채용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절감된 재원이 위와 같은 신규 채용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라.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이 무효라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신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