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F에 대한 부분과 피고인 I 주식회사에 대한 유죄 부분을 각 파기한다.
피고인 F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피고인에 대한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위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피고인 I 주식회사를 벌금 250,000,000원에 처한다.
위 피고인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D, 주식회사 E의 항소와 검사의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B, C, D, 주식회사 E, G에 대한 부분 및 피고인 I 주식회사에 대한 무죄 부분에 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원심판결 중 별지 목록의 "경정 전"란 기재 부분을 "경정 후"란 기재와 같이 경정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D, 주식회사 E
법리오해 위 피고인들은 승강설비 점검·유지·보수를 위한 적정한 도급금액을 책정하는 등 충분한 안전보건예산을 집행하였다. 위 피고인들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안전보건규칙"이라 한다) 제14조 제2항에서 규정한 '낙하물 방지망 내지 방호선반 설치 의무' 및 안전보건규칙 제156조에서 규정한 '작업지휘자 선임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D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과 피고인 주식회사 E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위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각 형(피고인 D: 징역 1년의 집행유예 2년 등, 피고인 주식회사 E: 벌금 20,000,000원 등)은 모두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F, I 주식회사
사실오해 및 법리오해 피고인 I 주식회사는 이 사건과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의 형사책임을 부담하는 '도급인'이 아닌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10호에서 규정한 '건설공사발주자'의 지위에 있다. 설령 위 피고인이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의 지위에 있다 하더라도, 위 피고인들은 안전보건규칙 제14조 제2항에서 규정한 '낙하물 방지망 내지 방호선반 설치 의무' 및 안전보건규칙 제156조에서 규정한 '작업지휘자 선임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 피고인 F은 안전조치 의무 위반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위 피고인들에 대한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위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각 형(피고인 F: 징역 1년, 피고인 I 주식회사: 벌금300,000,000원 등)은 모두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법리오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피고인 I 주식회사 사업장 내 H안벽에 설치되어 있는 TTC(Traveling Tower Crane, 이동식타워크레인)-19(이하 "이 사건 크레인"이라 한다)은 건설기계관리법 제2조 제1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별표1] 제27호에 규정된'건설기계'로 '공작물'이라 평가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크레인에 설치된 승강설비(이하 "이 사건 승강설비"라 한다)의 와이어 교체 작업(이하 "이 사건 작업"이라 한다)을 '승강기설치공사'에 해당하는 '건설공사'라 평가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과 관련하여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이라 한다) 부칙 제1조 제1항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D, 주식회사 E, G, I 주식회사에 대한 각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의 점을 모두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피고인 G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각 형(피고인 A, C: 각 금고 6개월의 집행유예 2년, 피고인 B: 벌금 5,000,000원 등, 피고인 D: 징역 1년의 집행유예 2년 등, 피고인 주식회사 E: 벌금 20,000,000원 등, 피고인 F: 징역 1년, 피고인 I 주식회사: 벌금 300,000,000원 등)은 모두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D, 주식회사 E, G, I 주식회사에 대한 각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의 점에 관하여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중대재해처벌법 부칙 제1조 제1항은 건설업의 경우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의 상시 근로자 수가 아닌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이 문제되는 당해 건설공사의 공사대금을 기준으로 하여, 그 건설공사가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의 일정 규모 이하 건설공사라면, 그 건설공사와 관련된 사건 및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2024. 1. 26.까지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을 유예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하여야 한다.
피고인 A, B 및 피해자가 수행한 이 사건 작업은 이 사건 크레인에 부착되어 사람 및 화물을 운반하는 데 사용하는 이 사건 승강설비의 와이어를 교체하는 것으로,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4호에 따른 '건설공사' 중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및 [별표1]의2. 타. 1)항에서 정한 '승강기설치공사'에 해당하고, 그 공사금액은 50억 원 미만이다. 따라서 중대재해처벌법 부칙 제1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사고일인 2022. 3. 22.경을 기준으로 피고인 D, 주식회사 E, G, I 주식회사에 대하여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여 처벌할 수 없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더하여 검사가 당심에 제출한 거제시 작성 수사협조의뢰에 대한 회신서를 포함한 이 사건 전체 기록과 면밀히 대조하여 살펴보아도,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한 것은 옳고, 원심판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검사는 건설기계관리법상 '건설기계'와 건축법상 '공작물'이 양립 불가능한 개념이라 전제한 뒤 이 사건 크레인은 '건설기계'에 해당하고, 이 사건 작업은 승강설비의 '유지·보수공사'에 불과하여 '성능개선공사'라 볼 수 없어 '건설공사'인 '승강기설치공사(건축물 및 공작물에 부착되어 사람이나 화물을 운반하는데 사용되는 승강설비를 설치·해체·교체 및 성능개선공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건설산업기본법 제4조 단서에서는 건설공사의 범위에 대하여 다른 법률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이 법을 우선 적용하도록 되어 있어서 '건설공사'의 의미는 기본적으로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4호에 근거하여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4호에서는 '명칭과 관계없이 시설물을 설치, 유지, 보수하는 공사'도 '건설공사'에 해당한다고 규정되어 있어서, '공작물'의 개념과 상관없이 이 사건 작업은 '시설물 유지·보수공사'로서 '건설공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8조 제2항에서는 건설업의 구체적인 종류 및 업무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위임하고 있고, 이에 따라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제7조 및 [별표1]의 2. 타. 1)항에서 '공작물'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건설업의 업종 중 하나인 '승강기설치공사'를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위 별표에서의 '공작물'이 건축법상 '공작물'과 같은 의미라고 볼 근거가 없고(건축법에서 '공작물'을 따로 정의하고 있지도 않다), 건설기계관리법상 '건설기계'와 건축법상 '공작물'이 반드시 양립 불가능한 개념이라고 볼 근거도 없다.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제7조 및 [별표1]의2. 타. 1)항에 기초하여 보더라도, 이 사건 크레인은 '공작물'에 해당하고, 이 사건 작업의 목적 및 내용은 성능이 저하된 기존의 와이어를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여 이 사건 크레인에 부착된 이 사건 승강설비의 기능을 더 좋게 만드는 것으로 '성능개선공사'에 해당한다. 따라서 검사가 당심에 제출한 '관내 소재 조선소에 위치한 타워크레인이 건축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로 기재된 거제시 작성 수사협조의뢰에 대한 회신서만으로는 이 사건 작업이 '건설공사'에 해당하지 않아 중대재해처벌법 부칙 제1조 제1항 단서의 유예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 D, 주식회사 E의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D의 업무상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과 피고인 주식회사 E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주식회사 E의 대표이사이자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그 소속 작업자들의 안전에 관한 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인 피고인 D은 그 소속 근로자가 작업 중 사망하는 등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부담하는 업무상 주의의무 중 하나로 작업지휘자 선임 의무의 이행을 실질적으로 이행하여야 하는데, 그 이행은 단지 명목·형식적인 것으로 이행의 외관만 갖춘 것에 불과하다.
평소 작업 관리감독자로 선임된 피고인 C은 다음 날 예정되어 있는 작업 준비를 해야 해서 대강의 지시와 안전을 당부하는 것 외에 이 사건 작업의 방법과 근로자 배치를 구체적으로 결정하고 현장에 나가 실제 작업을 지휘하는 것까지 수행하기에는 곤란한 상황에 있었다.
이 사건 당일 작업 관리감독자로 선임된 피고인 A은 함께 작업한 피고인 B과 피해자보다 경력이 적고 나이가 어려 통솔하기 쉽지 않았으며, 작업자들이 이 사건 크레인 상부와 하부로 나뉘어 작업하고 피고인 A도 직접 작업에 참여하여 이 사건 작업을 제대로 지휘하는 것이 사실상 곤란하였다.
피고인 D은 승강기설치공사업 등에 오래 종사한 사람으로 J조선소 작업현장을 수시로 점점하고 피고인 C으로부터 작업 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위와 같이 피고인 C, A이 이 사건 작업을 실질적으로 지휘하는 데 지장이 있다는 사정을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D은 이 사건 크레인 하부 1층 승강장과 상부 2층 승강장 사이 약 8군데삼면에 발판이 설치된 공간을 활용하면 낙하물 방지망 내지 방호선반을 상시적 또는 임시적으로 설치할 수 있음에도 이를 하지 않았다.
위 피고인들은 피고인 I 주식회사와 적정 금액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더라면 위 의무들을 이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비용을 충분히 지출할 수 있었음에도 매우 낮은 금액으로 입찰받아 앞서 본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 · 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개별 조항에서 정한 의무의 내용과 해당 산업현장의 특성 등을 토대로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 목적, 관련 규정이 사업주에게 안전 · 보건조치를 부과한 구체적인 취지, 사업장의 규모와 해당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의 성격 및 이에 내재되어 있거나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안전 · 보건상 위험의 내용, 산업재해의 발생 빈도, 안전 · 보건조치에 필요한 기술 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규범 목적에 부합하도록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아가 해당 규칙과 관련한 일정한 조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산업현장의 구체적 실태에 비추어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0도918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당심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설시한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더하여 피고인들이 당심에 제출한 피고인 I 주식회사 사업장 도급액 자료 등의 증거들, 사단법인 K의 사실조회 결과 및 당심에서 진행한 L, M에 대한 각 증인신문결과를 포함한 이 사건 전체 기록과 면밀히 대조하여 살펴보았다. 원심이 위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사정 중 위 3.의 가. 3)항 부분은 업무상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공소사실 인정 여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위 사정은 원심이 무죄로 판단한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의 점과 관련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나머지 사정들에다 다음과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원심이 위 피고인들은 안전보건규칙에서 정한 '작업지휘자 선임 의무' 및 '낙하물 방지 의무' 등의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였고, 피고인 D은 피고인 A, B, C과 공동하여 업무상 과실로 이 사건 작업을 수행하던 중인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보아 위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모두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위 피고인들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고, 그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위 피고인들은 안전보건규칙 제156조에서 규정한 '작업지휘자 선임 의무'를 위반하였다.
안전보건규칙 제156조 제1항은 "사업주는 리프트의 설치 · 조립 · 수리 · 점검 또는 해체 작업을 하는 경우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제1호로 "작업을 지휘하는 사람을 선임하여 그 사람의 지휘하에 작업을 실시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안전보건규칙 제132조 제1항은 "양중기란 다음 각 호의 기계를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제3호로 '리프트'를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 각 호의 기계의 뜻은 다음 각 호와 같다."고 규정하면서, 제3호에서 '리프트'를 "동력을 사용하여 사람이나 화물을 운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계설비로서 다음 각 목의 것을 말한다."고 하고, 그 이하 가목에서 '건설용 리프트'를 "동력을 사용하여 가이드레일(운반구를 지지하여 상승 및 하강 동작을 안내하는 레일)을 따라 상하로 움직이는 운반구를 매달아 사람이나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설비 또는 이와 유사한 구조 및 성능을 가진 것으로 건설현장에서 사용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각 규정에 의하면, 이 사건 승강설비는 타워크레인의 조종사가 조종석으로 이동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된 것 으로, 건설현장에서 동력을 사용하여 상하 운반구를 매달아 사람을 운반할 수 있는 설비, 즉 '건설용 리프트'에 해당한다. 한편 피고인 F, I 주식회사는 이 사건 승강설비가 승강기 안전관리법상 '승강기'에 해당하므로 '리프트'임을 전제로 하는 안전보건규칙 제156조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안전보건규칙 제132조 제1항에서는 양중기의 일종으로 '승강기(제5호)'를'리프트(제3호)'와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승강기 안전관리법 제2조 제1호는 "'승강기'란 건축물이나 고정된 시설물에 설치되어 일정한 경로에 따라 사람이나 화물을 승강장으로 옮기는 데에 사용되는 설비(「주차장법」 에 따른 기계식주차장치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은 제외한다)로서 구조나 용도 등의 구분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설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는 안전보건규칙 제132조 제2항 제5호에서 정한 '승강기'의 정의(건축물이나 고정된 시설물에 설치되어 일정한 경로에 따라 사람이나 화물을 승강장으로 옮기는 데에 사용되는 설비로서 다음 각 목의 것을 말한다)와 유사하다. 그런데 이 사건 승강설비가 설치된 이 사건 크레인은 모터를 이용하여 이동 가능한 '이동식 타워크레인'으로 고정된 시설물이라고 보기 어렵다(증거목록 순번 133). 한국승강기안전공단도 이와 동일한 취지에서 이 사건 승강설비는 승강기 안전관리법상 '승강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수사기관에 회신하였다(증거목록 순번 149). 따라서 이 사건 승강설비는 승강기 안전관리법 및 안전보건규칙의 '승강기'가 아닌 '리프트'에 해당하므로, 피고인 F, I 주식회사도 안전보건규칙 제156조에서 정한 안전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
안전보건규칙 제156조 제2항은 "사업주는 제1항제1호의 작업을 지휘하는 사람에게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이행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제1호로 "작업방법과 근로자의 배치를 결정하고 해당 작업을 지휘하는 일"을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과 안전보건규칙 제156조 제1항을 종합하면, 사업주는 리프트를 조립 · 수리 · 점검하는 경우 작업을 지휘하는 사람을 선임하여 그 사람의 지휘하에 작업을 실시하도록 하여야 하고, 그 사람에게 작업방법과 근로자의 배치를 결정하고 해당 작업을 지휘하도록 조치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조치는 실질적으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로 이행되어야 한다. 피고인 D은 수사기관에서 "리프트 수리 작업시 작업지휘자가 있어야 하는지 몰라서 별도로 선임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거목록 순번 310). 피고인 B은 수사기관에서 "리프트, 승강기 등 설치, 수리 점검 등 작업을 할 때 상하동시 작업은 당연히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별도로 교육을 받지 않았다. 상하동시 작업에 따른 위험요인에 대하여 피고인 주식회사 E에 이야기할 수 있는 절차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진술하였다(증거목록 순번 137). 피고인 A은 "통상 피고인 주식회사 E의 엘리베이터 수리 점검 작업지휘자는 C 소장으로 선임되어 있다. 작업허가서에 그렇게 작성되어 있으니 확인해 보라."라고 진술하였다가 "2022. 3. 25. 사고 당일 작업허가서에 작업지휘자가 작성되어 있지 않은데, 어디에 기재되어 있는가?"라고 묻자 "3~4일 전에 반장을 달면서 피고인 C으로부터 내가 작업을 관리하여야 한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는데 정확히 어떤 걸 말하는 것인지 몰랐다. 사실 작업허가서를 처음 봤고 내가 작업책임자로 되어 있는지 몰랐다. 내가 반장을 달기 전이랑 후랑 작업내용, 작업지휘자 등에 대하여 달라진 부분이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목록 순번 2, 135). 피고인 C은 수사기관에서 "사실 2022. 3. 25. 이 사건 크레인 내 리프트 수리 작업을 지휘하는 사람은 없다고 봐야 한다. 3명이서 협의하면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평소에 리프트 및 승강기 수리, 점검 작업시 작업을 지휘하는 사람을 선임하고, 그 사람의 지휘 하에 작업을 실시하지 않았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목록 순번 3). 또한 당일 안전작업허가서에 의하면 이 사건 작업은 피고인 A, B, 피해자 외에 N을 포함한 총 4명이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작업 전 안전 조치사항으로 "하부에 감시자 배치 또는 출입금지 조치는 하였는가?"를 확인하고 작업반장이 서명하도록 되어 있는데(증거목록 순번 13), 그럼에도 이 사건 작업은 하부에 작업을 감시하는 자가 부재한 채 피고인 A, B, 피해자 3명만 참여하여 동시에 진행되었다. 이를 종합하면, 이 사건 작업은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실질적인 작업지휘자가 선임되지 아니한 채 안전작업허가서에 기재된 조치사항이 이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인 D은 1992년부터 주식회사 O 소속 근로자로 승강기 관련 업무를 수행하였고, 2016. 5. 3. 피고인 주식회사 E의 사내이사로 취임한 이래 계속하여 승강기설치공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다(증거목록 순번 25, 310). 피고인 주식회사 E는 2021. 2.22. 피고인 I 주식회사와 이 사건 승강설비를 포함한 승강기 유지보수 시공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하여 이 사건 당시까지 약 1년 넘게 그 계약을 이행하고 있었다(증거목록 순번 54). 피고인 D은 "사업장에 일주일에 2~3번 정도 방문하며, 필요할 때는 수시로 방문한다. 재해가 발생한 2022. 3. 25. 오전 7시쯤에도 사업장에 방문했었으며, 피해자가 속해 있는 유지보수반원 6명 모두 만났고, 재해가 발했던 와이어로프 교체작업을 할 거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리프트 수리 작업시 작업지휘자가 있어야 하는지 몰라서 별도로 선임하지 못하였다. 현장에 있었던 관리감독자인 피고인 A이 작업지휘자라고 생각했는데, 피고인 A이 작업지휘자에 해당하는 업무인 작업방법과 근로자의 배치를 결정하지는 않았으며, 관리감독자를 작업지휘자라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목록 순번 273, 310). 이를 종합하면, 피고인 D은 승강기설치공사업 등에 오래 종사한 사람으로서 위와 같이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건 작업이 시행된다는 점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 D의 이 사건 공소사실중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한 고의가 인정된다.
위 피고인들은 안전보건규칙 제14조에서 규정한 '낙하물에 의한 위험 방지 의무'를 위반하였다.
안전보건규칙 제14조 제1항은 "사업주는 작업장의 바닥, 도로 및 통로 등에서 낙하물이 근로자에게 위험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 보호망을 설치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4조 제2항은 "사업주는 작업으로 인하여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있는 경우 낙하물 방지망, 수직보호망 또는 방호선반의 설치, 출입금지구역의 설정, 보호구의 착용 등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낙하물 방지망 및 수직보호망은 「산업표준화법」 제12조에 따른 한국산업표준(이하 "한국산업표준"이라 한다)에서 정하는 성능기준에 적합한 것을 사용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피고인들과 피고인 F, I 주식회사는 안전보건규칙 제14조 제3항에서 '낙하물 방지망 또는 방호선반이 벽면으로부터 2미터 이상이어야 하고, 수평면과 20도 이상30도 이하의 각도를 유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것에 근거하여 보호망 설치 등의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제14조 제3항은 제14조 제2항에서 열거하는 조치 의무 중 일부를 구체화하는 것일 뿐, 제14조 제3항으로 인해 제14조 제2항의 적용이 배제된다고까지는 보기 어렵고, 설사 이 사건 작업의 내용, 이 사건 크레인 및 승강설비의 구조상 제14조 제3항으로 인해 제14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더라도 제14조 제1항에 기한 보호망 설치 등 낙하물 방지 의무가 인정된다.
이 사건 작업구역은 상부(2층) 작업구역과 하부(1층) 작업구역으로 나뉘며, 상부작업은 하부작업에 비해 약 60m 이상 높은 곳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낙하물이 발생하여 근로자에게 부딪힐 위험이 있다. 따라서 위 피고인들은 안전보건규칙 제14조 제1항에 따라 위와 같은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보호망을 설치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위 피고인들은 보호망을 설치하지 않았고, 그 밖에 위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실질적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이 사건 작업과 같은 '크레인 엘리베이터 와이어로프 교체'에 관한 위험성평가 및 작업표준이 이 사건 사고 발생 이후에 작성·승인되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증거목록 순번 336)].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작성한 재해조사보고서에는 "1층 바닥 기준 약 5m높이(승강계단 계단참 높이)에 아래 그림과 같이 승강로에 간섭되지 않는 구조의 그레이팅과 그레이팅 개구부를 막을 수 있는 덮개를 제작하여 와이어로프 교체작업 시에만 개구부를 덮개로 막고 작업을 수행한다면 휴먼에러에 의해 와이어로프나 자재의 낙하가 발생하더라도 하부 작업자를 위험에서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됨"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그 하단에 '그레이팅 덮개 설치 예상도'가 첨부되어 있는데, 실제 이와 같은 방법으로 낙하물 방지 의무를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원심은 위 예상도를 피고인 I 주식회사가 작성하였다는 취지로 보았으나, 위 예상도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작성한 재해조사보고서에서 작성되었고, 이후 피고인 I 주식회사가 사고원인분석(RCA)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이를 참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위 피고인들과 피고인 F, I 주식회사는 위 보고서 하단에 "다만, 해당그레이팅의 설치방법에 따라 크레인 주요구조부의 변경으로 인하여 안전인증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적용가능 여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됨"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점을 근거로 이 사건 승강설비에 이러한 보호망을 설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승강설비 점검 시 위와 같은 방호장치를 임시적으로 설치하였다가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이지도 않고, 이러한 설치방법이 주요구조부의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설령 위와 같은 방호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더라도 위 피고인들이 안전보건규칙 제14조에서 규정한 의무를 이 행하기 위하여 다른 방법을 강구하여야 함에도 이에 관한 실질적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은 앞서 살핀 바와 같다.
피고인 F, I 주식회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F, I 주식회사의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건설공사'에 해당하는 이 사건 작업과 관련하여 피고인 I 주식회사는 이 사건 작업의 시공을 수급인인 피고인 주식회사 E와 함께 주도하여 총괄·관리하여야 할 지위에 있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6호에서 정한 '도급인'에 해당하므로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에 따른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의무를 부담한다. 그럼에도 피고인 I 주식회사의 조선소장이자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인 피고인 F은 이 사건 작업을 수행하도록 하여 수급인인 피고인 E 소속 근로자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안전 및 보건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지 않았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사업주가 자신의 사업장에서 사망한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와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의 형사책임을 부담하는 도급인에 해당하는지는, 도급 사업주가 자신의 사업장에서 시행하는 건설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예방과 관련된 유해 · 위험요소에 대하여 실질적인 지배 · 관리 권한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도급 사업주가 해당 건설공사에 대하여 행사한 실질적 영향력의 정도, 도급 사업주의 해당 공사에 대한 전문성, 시공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규범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3도14674 판결 참조). 사업주에 대한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2항, 제3항 및 제68조 제3호, 제29조 제3항 각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안전보건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되, 사업주가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향후 그러한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정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서도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이로 인하여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로 작업이 이루어졌다면, 사업주가 그러한 작업을 개별적·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위 각 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0도918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당심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설시한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더하여 피고인들이 당심에 제출한 피고인 I 주식회사 사업장 도급액 자료 등의 증거들, 사단법인 K의 사실조회 결과 및 당심에서 진행한 L, M에 대한 각 증인신문결과를 포함한 이 사건 전체 기록과 면밀히 대조하여 살펴보았다.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 다음과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원심이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의 지위에 있는 피고인 I 주식회사가 피고인 주식회사 E와 공동으로 총괄·관리하는 이 사건 작업과 관련하여 안전보건규칙에서 정한 '작업지휘자 선임 의무' 및 '낙하물 방지의무' 등의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였고 그에 대한 고의도 인정된다고 보아 위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모두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위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과 같은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고, 그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 I 주식회사는 이 사건 작업과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7호에서 정한 '도급인'의 지위에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6호는 "'도급'이란 명칭에 관계없이 물건의 제조 · 건설 · 수리 또는 서비스의 제공, 그 밖의 업무를 타인에게 맡기는 계약을 말한다.", 같은 조 제7호는 "'도급인'이란 물건의 제조 · 건설 · 수리 또는 서비스의 제공, 그 밖의 업무를 도급하는 사업주를 말한다. 다만, 건설공사발주자는 제외한다.", 같은 조 제10호는 "'건설공사발주자'란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자로서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 ·관리하지 아니하는 자를 말한다. 다만, 도급받은 건설공사를 다시 도급하는 자는 제외한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다.
피고인 I 주식회사는 선박의 건조, 개조, 수리 해체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회사로(증거목록 순번 50), 이 사건 크레인을 포함한 타워크레인을 이용하여 선박건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피고인 I 주식회사는 이 사건 크레인에 설치된 승강설비의 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승강기 유지관리업 등록증을 보유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조선소장 휘하로 전담 조직(생산지원담당 부서 내에 장비보전부 크레인 보전파트)을 두어 타워크레인을 관리하고 있다(증거목록 순번 164). 위 조직은 총 45명의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구체적으로 "옥외/옥내 크레인(Jib, TTC, T/C, 오버헤드) 유지 보수 등 전사 크레인 유지 관리, 협력사 관리 및 기성 집행(3톤 이하 소형 크레인 류), 크레인 구조진단 및 복원" 업무를 담당한다(증거목록 순번 165, 166). 이를 종합하면, 타워크레인의 유지·보수 작업은 피고인 I 주식회사의 목적 사업인 선박건조업을 영위하기 위한 중요 작업에 해당한다. 한편 위 피고인들은 이 사건 승강설비가 이 사건 크레인의 중요하고 본질적인 부분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크레인은 그 높이가 약 99.5m(앞서 본 바와 같이 1층과 2층 사이의 높이 차이는 약 60m이다)에 달해 이 사건 승강설비가 없으면 크레인 운전자가 그 크레인 작업 장소까지 이동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승강설비 역시 이 사건 크레인과 마찬가지로 피고인 주식회사 I이 관리하는 중요 시설에 해당하고, 이에 대한 유지·보수 작업 역시 이 사건 크레인에 대한 유지·보수 작업에 준하는 정도의 필수적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I 주식회사는 2021. 2. 22. 피고인 주식회사 E와이 사건 크레인에 설치된 승강설비를 포함한 승강기 유지보수 시공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증거목록 순번 54). 위 계약의 특수 조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크레인은 그 높이가 약 99.5m(앞서 본 바와 같이 1층과 2층 사이의 높이 차이는 약 60m이다)에 달해 이 사건 승강설비가 없으면 크레인 운전자가 그 크레인 작업 장소까지 이동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승강설비 역시 이 사건 크레인과 마찬가지로 피고인 주식회사 I이 관리하는 중요 시설에 해당하고, 이에 대한 유지·보수 작업 역시 이 사건 크레인에 대한 유지·보수 작업에 준하는 정도의 필수적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I 주식회사는 2021. 2. 22. 피고인 주식회사 E와이 사건 크레인에 설치된 승강설비를 포함한 승강기 유지보수 시공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증거목록 순번 54). 위 계약의 특수 조건(안전관리 특별 약정) 제1조 제1항은 "'을(피고인 주식회사 E를 말하고, 이하 같다)'은 반드시 안전관리 전담 책임자를 선임하여 '갑(피고인 I 주식회사를 말하고, 이하 같다)'에게 통보하고 항시 현장에 상주하며 공사현장 및 현장주변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여야 한다.", 같은 조 제2항은 "'을'은 안전관리 조직을 편성하여 공사 착수와 동시에 이의 내용을 '갑'에게 제출하고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 조직의 운영 실적을 공사일지에 기록하여야 한다.", 제4조 제1항은 "'을'은 공사 착공과 동시에 안전계획서를 작성하여 '갑'의 사전 승인을 얻어야 한다.", 같은 조 제3항은 "제7조 1항의 안전예방 대칙 수립을 태만히 하여 안전사고의 발생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때, '갑'은 공사 진행을 중지시킬 수 있으며, 이 경우 '을'은 '갑'에게 어떠한 이의도 제기할 수 없으며, (이하 생략)"으로 각 기재되어 있다. 위 계약 내용은 안전관리와 관련하여 피고인 주식회사 E에 안전관리 전담 책임자 통보 의무 등을 부과하고, 안전계획서 등은 사전에 피고인 I 주식회사의 승인을 얻어야 하며, 피고인 I 주식회사는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공사 진행을 중지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 I 주식회사는 피고인 주식회사 E에 도급한 승강기 유지보수 업무에 관하여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여 지배·관리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E는 피고인 I 주식회사의 사업장 내에 전용 사무공간을 두고 상시 고장 신고 등을 접수하며, 도급받은 엘리베이터·리프트의 점검·수리 등 사항을 피고인 I 주식회사에 주·월 단위로 보고하였다(증거목록 순번 39 내지 48, 79, 147). 피고인 I 주식회사는 사내협력사뿐만 아니라 사외협력사 등이 모두 참석한 안전보건협의체를 정기적으로 운영하였고, 피고인 주식회사 E도 위 안전보건협의회 등 안전회의에 정기적으로 참석하여 피고인 I 주식회사의 작업 관련 지시사항을 전달받거나 의견을 교류하였다(증거목록 순번 564, 565). 이 사건 작업도 피고인 I 주식회사가 2022. 1.경 사업장 내 타워크레인의 정기 안전검사 후 이 사건 승강설비의 와이어로프 부식 사항을 지적받아 이를 확인하고 피고인 주식회사 E에 그 시정을 의뢰하면서 시행되었다(증거목록 순번 224 내지 226). 피고인 I 주식회사는 피고인 주식회사 E로부터 이 사건 작업 일정을 보고받고, 이 사건 작업 실시 전날에 작업 수행을 승인하였으며, 작업 당일 현장 점검을 하기도 하는 등 작업 전 위험작업승인 및 안전작업허가 절차를 이행하였다(증거목록 순번 482). 피고인 I 주식회사는 이와 같이 이 사건 크레인 및 승강설비의 안전점검 주체로서 이 사건 작업을 포함하여 수급인인 피고인 주식회사 E의 작업 전반에 걸쳐 구체적으로 관리·감독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위 피고인들은 피고인 주식회사 E와 공동으로 총괄·관리하는 이 사건 작업과 관련하여 안전보건규칙에서 정한 '작업지휘자 선임 의무' 및 '낙하물 방지 의무' 등의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였고 그에 대한 고의도 인정된다.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본문은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자신의 근로자와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 및 보건 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승강설비는 피고인 I 주식회사의 사업장 내에 위치한 이 사건 크레인의 중요 부분에 해당하여 피고인 주식회사 E와 공동으로 총괄·관리하는 영역에 있다. 또한 이 사건 크레인 중 피고인 I 주식회사가 단독으로 관리하는 부분만 살펴보더라도 그 크기 및 구조에 비추어볼 때 낙하물이 발생할 위험 요인이 존재하고, 피고인 I 주식회사 관계자는 이를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위 피고인들 역시 피고인 D, 주식회사 E와 마찬가지로 이 사건 작업과 관련하여 안전보건규칙에서 정한 '작업지휘자 선임 의무' 및 '낙하물 방지 의무' 등의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그리고 위 각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는 위 피고인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은 '피고인 D, 주식회사 E의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에서 살핀 바와 같다. 위 피고인들은 이 사건 승강설비가 승강기 안전관리법에 규정된 '승강기'에 해당한다는 것을 전제로 그에 관한 감독책임은 유지관리업자인 피고인 주식회사 E만 부담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승강설비는 승강기 안전관리법상 '승강기'라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위 피고인들의 주장은 그 자체로 이유 없다.
추가적으로, 피고인 주식회사 I에 소속되어 이 사건 작업에 관한 안전점검을 한 P은 수사기관에서 "하부 감시자나 작업지휘자 배치 여부는 작업자들에게 물어봐서 확인할 뿐 이에 관한 매뉴얼이나 지침은 없다. 작업과 관련하여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작업허가서에 기재된 작업수칙 체크리스트는 작업현장의 반장이 체크하고 본인은 체크가 다 되어 있는지 확인만 한다. 현장 안전점검에 대한 교육은 받으나, 그 내용이 무엇인지는 잘 모른다. 작업허가서를 누가 결재하는지도 모른다. 이 사건 작업을 점검하러 갔을 때 작업자들이 작업 전 휴식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하부 감시자 배치등에 관하여는 확인하지 않았고 안전작업을 해달라고 담당 반장한테 이야기한 후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이 사건과 같이 작업자들이 작업 전 휴식을 취하고 있으면 안전작업을 하라는 말을 하고 그냥 가는 경우도 종종 있고, 작업을 확인하지 못하고 담당 반장이 안전체크한 사인을 확인하는 상황은 100건에 1~2건 정도 된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목록 순번 161). 위 진술에 의하면, P은 이 사건 작업 전에만 형식적으로 안전점검을 하였고, 이와 같이 형식적으로만 안전점검을 하는 경우는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D, 주식회사 E, F, I 주식회사와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 D, 주식회사 E와 검사의 피고인 A, B, C, D, 주식회사 E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D, 주식회사 E와 검사가 피고인 A, B, C, D, 주식회사 E에 대하여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이미 원심의 양형에 반영된 것으로 보이고,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을 변경해야 할 정도의 새로운 정상이나 특별한 사정변경은 보이지 않는다. 그 밖에 피고인 A, B, C, D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및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범죄전력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위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각 형은 모두 적정하고, 그 형이 모두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 D, 주식회사 E와 검사의 피고인 A, B, C, D, 주식회사 E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 F, I 주식회사와 검사의 위 피고인들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위 피고인들은 수급인인 피고인 주식회사 E 소속 근로자들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를 할 의무가 있음에도 그 이행을 소홀히 하여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한 결과가 발생하였다. 위 피고인들은 이 사건 발생의 원인이 피고인 주식회사 E에 있다며 그 책임을 미루는 태도를 보여 왔는바, 그 범정도 불량하다. 이 사건과 같은 산업재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위 피고인들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 이는 위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이 사건 당시 피고인 F은 형사처벌 전력이 없었다. 위 피고인들은 당심에서 피해자의 유족들과 합의하여 피해자의 유족들은 위 피고인들의 처벌을 모두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그 밖에 피고인 F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범죄전력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요소를 모두 종합하여 보면, 위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각 형은 모두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 위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이유 있고, 검사의 위 피고인들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피고인 D, 주식회사 E와 검사의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B, C, D, 주식회사 E, G에 대한 부분 및 피고인 I 주식회사에 대한 무죄 부분에 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인 F, I 주식회사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으므로(앞서 본 바와 같이 위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으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 F에 대한 부분 및 피고인 I 주식회사에 대한 유죄 부분을 각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위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 F에 대한 부분 및 피고인 I 주식회사에 대한 유죄 부분을 각 파기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검사의 위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지 아니한다).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파기하지 않는 부분에 관하여 별지 목록의 "경정 전"란 기재 부분을 별지 목록의 "경정 후"란 기재와 같이 경정한다.【파기하는 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