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3년 6개월에 처한다.
피고인에게 장애인관련기관에 5년간 취업제한을 명한다.
사건정보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
판결
사건
2022고단161
판결선고
2023. 2. 9.
범죄사실
피고인은 2005. 3.경부터 2007. 10.경까지 충북 옥천군 B에 있던 김치 생산 업체인 ‘C’을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2007. 8.경부터 현재까지 충북 영동군 D에 있는 김치 생산업체인 ‘E 주식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이다. 피해자 F(남, 1955. 10.생)는 지적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으로 2005. 3. 1.부터 2007. 10. 31.까지 C에서 근무하고 2007. 11. 1.부터 2021. 9. 5.까지 E 주식회사에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준사기
피고인은 2005. 3. 1.경 G로부터 ‘H’이라는 상호의 김치 생산 업체를 인수하여 C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H에 근무하고 있던 피해자가 위와 같은 지적장애로 인해 사리분별 능력이 부족하여 정상적으로 임금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이를 이용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C에서 일을 하게 하고 2005년 3월분 임금 454,4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1. 9. 5.까지 피해자로 하여금 C 또는 E 주식회사에서 배추 운반, 청소 등의 일을 하게 하고도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임금 합계 211,891,099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심신장애를 이용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였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E 주식회사에서 근무하다가 2021. 9. 5. 퇴직한 근로자 F의 2018년 10월분 임금 2,273,909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1 순번 164 내지 199번 기재와 같은 임금 합계 89,758,299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E 주식회사에서 근무하다가 2021. 9. 5. 퇴직한 근로자 F의 퇴직금 29,612,885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횡령
피고인은 피해자 명의 I 계좌(계좌번호 1 생략)에 연결된 통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위 계좌에 입금되는 피해자의 국민연금 수급액을 피해자를 위하여 보관하던 중 이를 임의 소비하기로 마음먹고 2017. 2. 24. 위 계좌에 국민연금 수급액 1,139,000원이 입금되자 2017. 3. 3. 그중 1,000,000원을 현금으로 출금하여 회사 운영비 및 개인 자금용도로 사용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0. 9. 8.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총 11회에 걸쳐 위 계좌에 입금된 피해자의 국민연금 수급액 중 합계 16,217,320원을 출금한 후 임의 소비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재물을 횡령하였다.
장애인복지법위반
누구든지 장애인의 신체에 폭행을 가하는 행위, 장애인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2021. 4.경 장애인에 대한 폭행
피고인은 2021. 4.경 E 주식회사 내에 있는 피해자의 방 안에서 피해자가 아침 일찍 일어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뒤통수를 손으로 수회 때리고 피해자의 몸을 발로 수회 걷어차 장애인인 피해자의 신체에 폭행을 가하였다.
2021. 5.경 장애인에 대한 정서적 학대행위
피고인은 2021. 5.경 위 가항 기재와 같은 장소에서 피해자가 아침 일찍 일어나지 않고 일을 하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린다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옷이나 모든 것을 내가 사준 것이니,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내어놓고 나가라.”라고 말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나체 상태로 약 30분간 E 주식회사 부근을 배회하게 함으로써 장애인인 피해자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였다.
2021. 7.경 장애인에 대한 폭행
피고인은 2021. 7.경 위 가항 기재와 같은 장소에서 피해자가 아침 일찍 일어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몸을 손으로 수회 때리고 발로 수회 걷어차 장애인인 피해자의 신체에 폭행을 가하였다.
증거의 요지
∙ 피고인의 법정진술
∙ J, F, K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 수사보고, 수사보고서(최저임금 현황 자료 첨부) - 최저임금 현황 자료, 미지급 퇴직금액 재산정
∙ 입건전조사보고서(신고 출동 상황 및 피해자 보호조치에 대한 보고)
∙ 입건전조사보고서(피해자 국가지원금 대상 여부 확인) - 장애인증명서, 국민연금 수급증명(지급내역), 수사보고서(피해자 F 명의의 예금통장 거래내역서 첨부) - 예금거래내역서, 수사상황(피의자 횡령액 산정)
∙ 수사보고서(E CCTV 분석 및 자료 첨부 보고) - E CCTV 분석자료
∙ 수사보고서(피해자 조사 – 요양원 방문 면담 조사로 대체), 수사상황(피해자 면담 결과 회신) - F 피해자에 대한 질의 답변, 녹취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구 형법(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48조 제1항(준사기의 점),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본문(임금 미지급의 점), 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2021. 4. 13. 법률 제180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조 제1호, 제9조 본문(퇴직금 미지급의 점), 각 형법 제355조 제1항(횡령의 점, 판시 범죄일람표 2 순번 2~11번 범행은 포괄하여<1>), 각 장애인복지법 제86조 제3항 제3호, 제59조의9 제2호(장애인에 대한 폭행의 점), 장애인복지법 제86조의3 제3항 제3호, 제59조의9 제6호(장애인에 대한 정서적 학대행위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 상호 간 형이 더 무거운 근로기준법위반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형의 선택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가장 무거운 준사기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취업제한명령
구 장애인복지법(2021. 7. 27. 법률 제183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9조의3 제1항 본문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개월∼15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제1범죄(준사기)
[유형의 결정] 사기범죄 > 01. 일반사기 > [제2유형]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가중요소: 불특정 또는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한 경우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가중영역, 징역 2년 6개월∼6년
제2범죄(근로기준법위반)<2>
[유형의 결정] 근로기준법위반범죄 > 02. 임금 등 미지급 > [제2유형] 5,000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가중요소: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가중영역, 징역 8개월∼1년 6개월
제3범죄(횡령)
[유형의 결정] 횡령·배임범죄 > 01. 횡령·배임 > [제1유형] 1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4개월∼1년 4개월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징역 2년 6개월 이상(양형기준 미설정범죄<3>와의 경합범)
처단형에 따라 수정된 권고형의 범위: 징역 2년 6개월∼15년(양형기준에서 권고하는 형량 범위의 상한이 법률상 처단형의 상한과 불일치하는 경우이므로 법률상 처단형의 상한에 따름)
선고형의 결정: 징역 3년 6개월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피해자가 지적장애로 인해 사리분별 능력이 부족하여 정상적으로 임금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 이를 이용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피고인이 운영하는 김치 생산 업체에서 일을 하게 하고도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의 국민연금 수급액을 횡령한 데다가, 피해자에게 신체적·정서적 학대행위를 하고,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가 이루어져 피해자가 퇴직하게 되었음에도 피해자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그 죄질이 매우 나쁘다.
피고인은 지적장애로 인해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피고인의 지시에 잘 따르는 것을 이용하여 피해자의 노동력을 착취하여 왔다. 그 과정에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임금을 매달 통장에 입금하고 있다거나 피해자의 나이가 더 들어 양로원에 들어갈 때 한 번에 주겠다는 거짓말을 하기도 하였고, 피해자가 그만두고 싶다고 하거나 공장에서 나가고 싶다고 하는데도 피해자로 하여금 일을 계속하게 하면서 심지어는 피해자에게 학대행위를 하기도 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로 하여금 일을 하게 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약취 또는 유인하거나 감금하는 행위를 하지 아니하였고, 피해자에 대한 학대행위의 빈도가 낮고 그 정도가 비교적 가벼웠으며, 피해자에게 의식주를 제공하고 어느 정도의 의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보이나 피고인은 16년 6개월이나 되는 매우 긴 기간에 걸쳐 피해자의 노동력을 착취하며 피해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였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최저임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임금은 합계 211,891,099원에 이른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미지급한 퇴직금 21,612,885원과 횡령한 피해자의 국민연금 수급액 합계 16,217,320원까지 더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직접적으로 가한 재산상 손해는 총 249,721,304원에 이르는 거액이다. 피고인은 피해 회복을 위하여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아니하다가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후 피해자를 위하여 손해배상금 등 명목으로 3,000만 원을 공탁하고 앞서 본 피해자 명의 I 계좌에 16,217,320원을 입금하였다. 그러나 이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가한 재산상 손해를 온전히 회복하기에 부족한 금액이다. 무엇보다도 피고인이 자신과 자신 가족만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16년 6개월간 피해자로부터 빼앗은 피해자의 자유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피해자에게 되돌려 줄 수 없다.
한편,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임금 액수의 산정과 관련하여 피고인의 변호인은 「지적장애가 있는 피해자가 지적장애가 없는 사람과 같은 시간을 일하거나 같은 정도의 일을 한 것이 아니므로 피해자의 임금을 지적장애가 없는 사람에게 지급하는 것과 똑같은 금액으로 산정하는 것은 피고인에게 너무 가혹하다」라는 취지로 주장하였고, 피고인의 배우자도 이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그러나 피해자의 노동능력이 장애가 없는 사람보다 부족하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의식주를 제공하며 소액의 용돈을 지급하여 온 점을 고려하더라도 위와 같은 주장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할 수 없다.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 제4조). 그러나 피고인은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고 지적장애인인 피해자로 하여금 C 또는 E 주식회사 일을 하게 하였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게는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등 근로조건에 관하여 피고인과 동등한 지위에서 교섭하고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할 기회가 주어지지 아니하였다.
최저임금액은 근로자에 대하여 보장된 임금의 최저수준으로(같은 법 제1조), 최저임금법은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되고(같은 법 제3조 제1항 본문),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같은 법 제6조 제1항). 최저임금법은 피해자가 2005. 3. 1. C에서 근무하기 전부터 시행되고 있었다. C과 E 주식회사는 최저임금법이 적용되는 사업장이므로 피고인은 피해자가 최저임금의 적용 제외 대상이 아닌 한 피해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였어야 했다.
다만, 정신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사람으로서 정신장애가 업무 수행에 직접적으로 현저한 지장을 주는 것이 명백하다고 인정되어 사용자가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사람에 대하여는 최저임금의 적용이 제외된다(최저임금법 제7조 제1항, 제6조, 같은 법 시행령 제6조). 만일 피해자가 정신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고 정신장애가 업무 수행에 직접적으로 현저한 지장을 주는 것이 명백하다고 인정되는 사람이었다면 피고인은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아 피해자에게 최저임금액 이하의 임금을 지급할 수 있었다. 그러나 피고인은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지 않았으므로 마땅히 피해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만 한다.
2013. 7.경부터 2015. 10.경까지 E 주식회사에서 피해자와 함께 근무하였던 L는 이 법정에서 「피해자는 배추절임을 하고 씻어서 내리는 등 자신과 똑같은 일을 했다. 피해자도 자신과 같이 하루 8시간을 근무했다. 다만, 피해자는 시키는 일만 했고 일하다가 나가 한두 시간 밖에서 돌아다니는 등 능률이 떨어져 자신이 100 만큼 일을 했다면 피해자는 50~60 만큼 일을 하였다」라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이 위 기간 동안 L에게 지급하던 임금은 월 200만 원가량이었으므로, 설령 피해자가 근로시간에 일을 하지 아니하고 다른 행동을 하는 등으로 피해자의 능률이 L의 능률의 50~60%에 불과하였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임금을 그 당시 L의 임금인 월 200만 원 수준으로 하되 능률에 비례하여 산정한다면 그 금액은 100만 원에서 120만 원가량이 된다. 이는 같은 기간 최저임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피해자의 임금인 777,600원에서 892,800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피해자가 근무시간에 온전히 일을 하지 않은 것까지 고려하더라도 피해자는 최저임금액 그 이상의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을 만큼 일을 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한다고 진술하고 있다. 피고인은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
이와 함께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원운재
별지
각주1) 판시 범죄일람표 2 순번 1번 범행과 순번 2번 범행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2년가량으로 긴 점을 고려할 때 피고인에게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판시 범죄일람표 2 순번 1번 범행으로 인한 횡령죄와 순번 2~11번 범행으로 인한 횡령죄가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각주2) 근로기준법위반죄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는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 양형기준에서는 상상적 경합범에 대하여 별도의 처방식을 제시하지 않아 상상적 경합범의 경우 개별 범죄의 권고 형량 범위 중에서 높은 것이 반드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상상적 경합범에 있어서도 양형기준을 적절히 참조할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개별 범죄의 형량 범위 중 더 높은 하한인 근로기준법위반죄의 형량 범위 하한을 상상적 경합범 전체의 하한으로 취급하여 살펴본다.
각주3) 각 장애인복지법위반죄에는 양형기준이 설정되어 있지 아니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