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충북 음성군 B 소재 ㈜C 실제 대표로서 상시 13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섬유원사 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0년 7월 6일부터 2020년 8월 11일까지 생산직으로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2020년 7월 휴업수당 2,037,978원, 2020년 8월 휴업수당 402,100원 합계 2,440,078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퇴직 근로자 3명의 휴업수당 합계 8,258,467원을 지급하지 아니함과 동시에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위 금원 상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이 별지 기재 근로자들을 포함한 근로자들을 채용하여 마스크제조업을 하려고 하였으나 실제로는 운영을 하지 못하였고 근로자들도 일을 하지 않았다. 또한, 피고인의 사업장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이 아니므로 근로기준법 제46조의 휴업수당 지급규정의 적용대상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별지 기재 근로자들에 대한 휴업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 위반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관련 법리
형사소송에서 범죄사실이 있다는 증거는 검사가 제시하여야 하는 것이고, 범죄사실의 증명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고도의 개연성을 인정할 수 있는 심증을 갖게 하여야 할 것이며,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6. 6. 30. 선고 2006도1895 판결 등 참조).
판단
근로자인지 여부
먼저 별지 기재 근로자들 및 이들과 같은 상황에 있었던 근로자들이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업체’라고 한다)에 채용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살펴본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증평군청을 통하여 근무지, 직무내용, 근무시간(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5일, 주·야 2교대) 및 급여(월 179만원, 기본급+상여금) 등을 정하여 이 사건 업체에서 마스크생산업무를 할 직원 채용공고를 하였고, 2020. 5. 22. E에서 면접을 통하여 10명 이상<1>을 채용하면서 2020. 6. 1.부터 근무를 하기로 한 사실, 그러나 피고인은 마스크 제작에 필요한 기계입고가 늦어진다면서 1주일 단위로 근무 시작일을 계속 미뤘고, 그러던 중 2020. 6. 30.에는 ‘회사 사정상 출근을 7월 6일자로 하셔야하겠습니다. 7월 6일 이후는 회사 사정에 관계없이 출근하시는 것으로 처리해 드리겠습니다.’라는 내용을 자필로 작성한 후(이하 ‘이 사건 확인서’라고 한다) 이를 사진으로 찍어 휴대폰 문자메세지로 위와 같이 채용된 사람들에게 보내준 사실, 위 채용된 사람들 중 일부는 2020. 7. 6. 이 사건 업체를 방문하여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확인서의 내용을 재차 확인한 사실, 그후 위 채용된 사람들 중 9명<2>은 2020. 8. 9. 피고인과 만나 근무일자 및 이 사건 확인서의 내용에 대해서 다시 확인한 사실, 그러나 결국 피고인은 공장 가동이 어려워졌으니 다른 일자리를 구해보라는 내용의 자필진술서를 작성한 후 D, F에게는 2020. 8. 11.경 보내주었고, G에게는 2020. 8. 26. 그와 같은 취지의 통보를 하는 등 결국 위와 같이 채용된 사람들에게 더 이상 근무할 수 없음을 알린 사실이 각 인정된다. 그렇다면 설령 피고인과 채용된 근로자들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은 없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증평군청에 구인신청을 하고 통상적인 채용 절차를 통해 별지 기재 근로자들을 포함한 근로자들을 채용한 점, 그들에게 근로시간, 근로조건을 설명하고 2020. 7. 6.부터 출근한 것으로 처리해 주겠다고 약속한 점에서 적어도 최소 9명은 2020. 7. 6.부터 2020. 8. 9. 이후로 피고인으로부터 해고통지를 받기 전까지는 이 사건 업체에 채용되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을 하였는지 여부
다음으로 휴업수당 지급사유로서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을 한 것인지에 대하여 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업체와 별지 기재 근로자들 사이에 근로관계는 형성되었으나, 한편 위 근로자들이 이 사건 업체에서 실제 일을 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근로자들이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위 가간 동안 휴업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기업의 불황을 포함한 사정만으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임금 등을 체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고, 한편 근로기준법 제46조에서 정한 ‘사용자의 귀책사유’는 민법 제538조 제1항의 규정과 관련지어 볼 때 사용자가 기업의 경영자로서 불가항력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모든 사유를 말한다고 볼 수 있으며(대법원 2013. 10. 11. 선고 2012다13491 판결 등 참조), 휴업수당은 근로자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급부의 성격을 갖는 점을 고려하여 보면 불가항력에 기인한 것인지 여부는 엄격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는바,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운영의 이 사건 업체가 마스크 제작 기계를 확보하지 못하여 가동되지 못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경영자가 감수해야 할 경영위기에 불과하여 불가항력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위 기간 동안에 채용된 근로자들은 근로의 의사와 능력이 있었음에도 피고인의 귀책사유로 인한 휴업으로 인하여 근로를 제공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업체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을 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업체의 근로기준법 제46조 적용 여부<3>
마지막으로 이 사건 업체가 근로기준법 제46조에서 정한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는지 살펴본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 본문은 ‘이 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은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 법의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근로기준법 시행령은 제7조 및 [별표 1]에서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하는 근로기준법의 규정을 열거하면서 근로기준법 제46조(휴업수당)는 이를 열거하지 아니함으로써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휴업수당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46조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근로자들에 대한 휴업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업체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인지 여부가 판명되어야 할 것인바, 그 기준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 제11조 제3항이 ‘이 법을 적용하는 경우에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를 산정하는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시행령은 제7조의2에서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의 산정방법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의 산정 방법)
법 제11조제3항에 따른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는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법 적용사유(휴업수당 지급, 근로시간 적용 등 법 또는 이 영의 적용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 사유를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발생일 전 1개월(사업이 성립한 날부터 1개월 미만인 경우에는 그 사업이 성립한 날 이후의 기간을 말한다. 이하 "산정기간"이라 한다) 동안 사용한 근로자의 연인원을 같은 기간 중의 가동 일수로 나누어 산정한다.
제1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 5명(법 제93조의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경우에는 10명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법 적용 기준"이라 한다)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이하 이 조에서 "법 적용 사업 또는 사업장"이라 한다)으로 보거나 법 적용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보지 않는다.
법 적용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보는 경우 : 제1항에 따라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의 근로자 수를 산정한 결과 법 적용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도 산정기간에 속하는 일(일)별로 근로자 수를 파악하였을 때 법 적용 기준에 미달한 일수(일수)가 2분의 1 미만인 경우
법 적용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보지 않는 경우: 제1항에 따라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의 근로자 수를 산정한 결과 법 적용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산정기간에 속하는 일별로 근로자 수를 파악하였을 때 법 적용 기준에 미달한 일수가 2분의 1 이상인 경우
따라서, 이 사건 업체가 휴업수당 지급사유 발생일에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이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먼저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 제1항에 따라 ‘법 적용 사유 발생일 전 1개월 동안’<4> 즉, 근로자 D, F의 휴업수당 지급사유가 발생한 2020. 7. 6.부터 2020. 8. 11.까지, 근로자 G의 휴업수당 지급사유가 발생한 2020. 7. 6.부터 2020. 8. 26.까지에서 지급 사유 발생일 전 1개월 동안(이하 ‘산정기간’이라 한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 제1항 규정에서 정해진 방법으로 산정한 근로자수가 5명 이상이어야 한다. 또한 위와 같이 산정한 근로자수가 5명 이상인 경우에도 같은 시행령 제7조의2 제2항 제2호에 따라 그 산정기간에 속하는 일별로 근로자 수를 파악하였을 때 법 적용 기준에 미달한 일수가 1/2 이상인 경우에는 법 적용 사업장으로 보지 아니한다.
그런데, 검사가 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근로기준법 제46조 적용 여부 판단을 위한 상시 근로자수 산정기간 동안 이 사건 업체의 상시 근로자수가 5명 이상이라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으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판단
그렇다면 별지 기재 근로자들이 피고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지위에 있던 중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업무를 하지 못한 사정은 인정되나, 나아가 이 사건 업체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휴업을 한 경우에 근로자에게 일정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확인서에 따라 별지 기재 근로자들에 대해 금전채무를 부담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휴업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사유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의 벌칙규정을 적용하여 처벌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여 피고인의 동의를 받을 수 없으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우인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