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소송의 경과 및 이 법원의 심판범위
소송의 경과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다리식 통로 설치 관련 위험방지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구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을 유죄로 판단하고, 안전난간 설치 관련 위험방지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구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들은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관하여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및 양형부당을 이유로, 검사는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관하여 사실오인, 유죄부분에 관하여 양형부당을 이유로 각 항소를 제기하였다.
환송 전 당심은,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관한 피고인들의 항소가 이유 있다는 이유로 위 부분을 파기하여 무죄로 판단하였고,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이에 대하여 검사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등을 이유로 상고하였다.
대법원은, 사다리식 통로 설치 관련 위험방지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구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들이 추락방지에 관한 위험방지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환송 전 당심판결에는 구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의 위험방지조치의무위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고, 안전난간 설치 관련 구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한 검사의 상고는 구체적인 불복이유의 기재가 없다는 이유로, 환송 전 당심판결 중 사다리식 통로 설치 관련 구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부분만을 파기하여 이 법원으로 환송하였고,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였다.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안전난간 설치 관련 구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은 환송판결에서 검사의 상고가 기각됨으로써 분리․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대상은 환송판결에서 파기․환송된 사다리식 통로 관련 위험방지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구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부분에 한정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들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유죄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크랙 손상 등이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 소정의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고, ② 피고인들이 위 손상의 존재를 인지하고서도 이를 방치하였다거나 그 존재를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③ 피고인 회사는 위반행위 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하였으므로 피고인들에게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가 성립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산업안전보건법 소정의 안전조치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량(각 벌금 1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1>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량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설시와 같은 사정들을 모두 종합해 보면, 이 사건 크레인의 사다리식 통로 등은 미비점이 발견되어 그것이 견고한 구조로 되어 있다거나 심한 손상 등이 없는 재료로 구성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들에게는 적어도 위험방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행위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존재하며, 이 사건 미비점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없었다고 보기도 어렵고, 피고인 회사는 이 사건 크레인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지 않는 등 그 주의를 충분히 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3호는 ‘사업주란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라고 정하고, 제23조 제3항은 ‘사업주는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등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제71조에서 제23조 제3항을 위반한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산업재해의 결과 발생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 등이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 등에 정한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사업주 등이 사업주 운영의 사업장에서 위 법령의 위임에 따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위험방지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근로자로 하여금 안전상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위험방지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와 같은 작업이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 그 자체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제71조 위반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6도7733 판결,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8도1084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이 정하는 위험방지조치의무는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는 사업주가 부담하여야 하는 재해방지의무로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성립하는 경우에 적용된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8도101 판결 등 참조).
한편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33조 제3항은 ‘기계 등을 타인에게 대여하거나 대여받는 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 유해․위험 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정하고,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49조 제1항은 ‘위험 기계 등을 타인에게 대여하는 자가 취해야 할 유해․위험방지 조치‘를, 제50조 제1항은 ‘법 제33조 제3항에 따라 위험 기계 등을 대여 받는 자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가 아닌 사람에게 해당 기계 등을 조작하도록 하는 경우’에 취할 조치를, 제2항은 ‘기계 등을 대여 받은 자가 기계 등을 반환할 때 수리․보수․점검 내역 등을 적은 서면을 발급할 의무‘를 정하고 있다.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은 사업주에게 특정 조치의무를 부과함으로써 위험한 작업환경으로부터 소속 근로자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반면,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33조 제3항은 유해하거나 위험한 기계․기구․설비 및 건축물의 대여를 통하여 발생할 수 있는 위험방지를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건설기계를 대여 받은 자가 작업자와 사이에 실질적 고용관계를 형성하여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3호의 사업주에 해당하는 경우, 그 사업주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33조 제3항이 정한 위험 기계 등을 대여 받은 자로서 부담하는 유해․위험방지의무와는 별개로 같은 법 제23조 제3항이 정한 위험방지조치의무도 부담한다.
인정사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 회사는 이 사건 타워크레인을 직접 운용․관리하였고, 피고인 회사와 H 사이에 작성된 건설기계 임대차계약서에는 피고인 회사의 H 소속 타워크레인 조종사에 대한 지휘․감독권한이 명시되어 있다.
이 사건 타워크레인의 조종사는 피고인 회사의 지시에 따라 매일 안전점검을 실시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이 사건 타워크레인의 손상 부위를 통행할 수 있어 추락의 위험이 있었다.
피고인 회사는 이 사건 타워크레인 설치작업 과정을 감독하였는데, 이 사건 타워크레인의 손상이 육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임에도, 설치 전후의 안전점검을 통해 손상 부위를 미리 발견하고 보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회사와 이 사건 타워크레인 조종사 사이에는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인정되고, 피고인들은 이 사건 타워크레인 안전점검을 통해 손상부위를 발견, 보수하는 것과 같이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한 근로자의 추락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위험방지에 필요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들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정상과 불리한 정상을 두루 고려하여 형을 정하였다. 그 밖에 범행의 경위, 수법과 결과, 피고인 A의 연령, 성행, 피고인들의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보면,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량이 합리적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가볍거나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남기용(재판장) 조수민 서보람
각주1)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은 앞서 본 바와 같은 분리되어 확정되었으므로, 이에 관하여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