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판결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15. 5. 14. 선고 2015노54 판결

주문

피고인들 및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검사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피고인 A에 대한 무죄부분)

피해자는 산업안전보건법상 피고인 A의 근로자임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2014. 4. 2.자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산업안전보건법상 근로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피고인 A, B: 각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피고인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 벌금 3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A

1)

사실오인

가)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 A는 건축주인 G의 부탁을 받고 단순히 선의로 원심 판시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하고, 그 현장을 '이 사건 공사현장'이라 한다)를 점검하는 지위에 있는 자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공사현장의 현장소장 또는 현장안전관리자라고 할 수 없고, 위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 대하여 지시·감독을 한 사실도 없다. 그리고 위 피고인은 피고인 C에 설비공사를 도급하였으므로 이 사건 공사현장에 대한 방호조치 설치의무는 피고인 C에 있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위 피고인의 지위와 도급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사현장에 대한 방호조치 등을 설치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도 피고인 A가 이 사건 공사현장의 현장소장임을 전제로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2014. 4. 14.자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하여(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위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사업주라고 할 수 없으므로 위 피고인에 대하여는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그런데도 위 피고인에 대하여 2014. 4. 14.자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다.

피고인 B, C

1)

사실오인

피고인 A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 대한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공사현장에 방호조치 등을 설치할 의무는 피고인 A에게 있고, 피고인 C는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사업주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피고인 C에게는 그와 같은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C에 대해서는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아니하고, 그 대표이사인 피고인 B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도 성립하지 아니하며, 같은 이유로 피고인 B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죄도 성립하지 아니한다. 그런데도 피고인 B, C에 대한 위 각 죄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법리오해

가)

피고인 C는 상시 근로자 수 5인 미만인 사업장이므로 피고인 C에 대하여는 산업안전보건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 C의 경우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아니하고, 그 대표이사인 피고인 B에 대하여도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는 성립하지 아니한다.

나)

피고인 C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관하여 "근로자가 추락사고 발생 위험이 있는 작업을 수행하는 경우 추락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1인 단독 작업을 금지시키는 등 추락사고를 미리 방지하여야 한다"는 의무(이하 '1인 단독작업을 금지할 의무'라 한다)는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위임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규정된 의무가 아니다.

다)

그리고 산업안전보건법에 규정된 제반 의무는 건축주가 부담하여야 할 것이므로, 수급인에 불과한 피고인 C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없다.

라)

이동식 사다리를 이용하여 낮은 높이에서 작업하는 경우에는 사업주에게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피해자가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수행한 작업은 건물 내부에서 이루어진 배관 보온 작업으로 고층에서 하는 작업이라 볼 수 없으므로, 위 피고인들은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마)

그런데도 피고인 B에 대한 각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산업안전보건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기초사실(피고인 A의 이 사건 공사현장에 관한 지위)

1)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한 "사업주"란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3호)", 즉 그 사업에서의 경영주체를 말한다. 그런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사현장인 강원 고성군 H 지상 다가구주택(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의 건축주는 G인 점, G의 명의로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제반 도급계약이 체결된 점, G이 그 공사대금을 입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공사의 사업주는 이 사건 건물의 건축주인 G이라고 할 것이다.

2)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A는 비록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G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위임받아 이 사건 공사현장을 전반적으로 관리·감독한 자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에서 정한 개인 사업주인 G의 대리인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인 A는 이전에 일하던 회사의 사장을 통하여 인테리어 일을 하는 G을 알게 되었다. 위 피고인은 G이 자신과 같이 펜션 사업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인접한 부지에 각자 펜션을 신축하여 각각 펜션 사업을 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G이 서울에 거주하여 자주 공사현장을 방문할 수 없어서 위 피고인이 자신의 건물을 비롯한 이 사건 건물의 골조 공사 부분(이 사건 공사에 해당한다)을 맡기로 하고, G은 이 사건 건물 및 위 피고인의 건물에 대한 인테리어 공사를 맡기로 하였다.

②

위 피고인은 위와 같은 약정에 따라 이 사건 건물 인접 부지인 강원 고성군 Q 지상에 위 피고인의 처(妻) R 명의로 건축허가를 받아 다가구주택을 신축하였고, G은 H 지상에 본래 S이 건축 중이던 이 사건 건물의 건축주 명의를 양수하고 위 피고인에게 이 사건 건물의 골조 공사를 부탁하였다(위 피고인이 건축하는 건물과 이 사건 건물 사이의 거리는 약 3m에 불과하다).

③

위 피고인은 T와 협의하여 이 사건 건물의 각 세부 공사를 수행할 업체를 선정하고, G을 대리하거나 대행하여 이 사건 건물 신축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게다가 위 피고인은 위 각 건물의 외부장식공사를 자신의 명의로 일괄하여 체결한 후 그 공사금액을 G과 정산하기로 하기도 하였다).

④

위 피고인은 그 후 이 사건 공사현장에 상주하면서 이 사건 공사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잘못된 부분 등에 대하여 수정을 요구하고, 피고인 C 측에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면 그 부분에 대하여 꼼꼼하게 하여 달라고 요구하거나 욕실의 세면대 위치 등이 변경되면 그에 대한 변경을 요구하는 등 이 사건 공사를 수급한 업체나 근로자에 대하여 공사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하였다(피고인은 자신의 건물 공사 현장을 둘러보면서 선의로 이 사건 건물의 공사현장에 방문하여 공사 진행상황을 잠시 돌보았을 뿐이므로 이 사건 공사현장에 상주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피고인의 건물과 이 사건 건물은 불과 약 3m 거리에 있고, 위 피고인은 G으로부터 이 사건 건물의 골조공사를 맡아달라는 위임을 받은 점 등 이 사건 건물 공사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위 피고인은 자신의 건물 공사현장뿐만 아니라 이 사건 공사현장에 관하여 전반적인 지시·감독을 한 것으로 보이므로, 위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⑤

위 피고인은 위와 같이 이 사건 공사현장을 관리하고 수시로 이 사건 공사의 진행상황 등을 전화로 G에게 통화하여 알려주었다.

⑥

위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매일 안전교육을 하였고, 수시로 수급업자의 근로자 등에게 안전모를 쓰고 작업을 하라고 지시하는 등 개별적인 안전에 관한 지시를 하였다. 나아가 위 피고인은 피고인 C 측에 공사를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하여 인원을 더 보내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하였고, 피해자에게 1명이 작업하는 것은 위험하니 돌아가라는 취지로 말하기도 하였다.

⑦

위 피고인 스스로 수사기관에서 수차례 자신이 이 사건 공사현장의 안전관리책임자라고 시인하기도 하였다.

나.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검사는 피고인 A에 대하여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항과 관련하여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업무상과실치사죄 외에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제3항을 적용하여, 위 피고인이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위험방지 미조치로 근로자인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범죄사실로도 기소하였다.

2)

원심 및 당심의 판단

이에 대하여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해자는 피고인 C가 고용한 자이고 그 임금도 피고인 C가 직접 지급한 점, ② 피고인 B이 피해자에게 설비공사와 관련하여 최종적인 지시·감독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설비공사와 관련하여 투입할 근로자의 숫자 및 해당 근로자의 출근 또한 피고인 B의 감독하에 이루어진 점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와 G 및 피고인 A 사이에 종속적 근로 관계가 성립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음을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가 규정하고 있는 안전상의 조치의무는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는 사업주가 부담하여야 하는 재해방지의무로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성립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인바(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1264 판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으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피고인 A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1)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에 관하여

가)

관련법리

도급계약의 경우 원칙적으로 도급인에게는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없으나, 법령에 의하여 도급인에게 수급인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 등이 부여되어 있거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도급인에게도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근거로 위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현장의 현장소장으로서 이 사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으므로 수급업자의 근로자인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이 사건 공사현장에 대한 안전조치를 취하는 것 등과 관련한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아, 위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으므로, 위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2014. 4. 14.자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가)

관련법리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증진하려는 산업안전보건법의 목적(같은 법 제1조)과 같은 법 제67조 제1호, 제23조의 각 규정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사업주가 같은 법 제23조의 위험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로 인하여 실제로 재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같은 법 제67조 제1호에 의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5도3700 판결 참조).

그리고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산업안전보건법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한 경우에는 사업주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제23조 위반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8874 판결 참조).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제3항에 정하여진 벌칙규정의 적용 대상은 사업주이지만, 같은 법 제71조는 법인의 대표자 또는 법인이나 개인의 대리인·사용인(관리감독자를 포함한다) 기타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66조의2 내지 제70조의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 대하여도 각 본조의 벌칙규정을 적용하도록 양벌규정을 두고 있고, 이 규정의 취지는 각 본조의 위반행위를 사업주인 법인이나 개인이 직접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그 행위자나 사업주 쌍방을 모두 처벌하려는 데에 있으므로, 이 양벌규정에 의하여 사업주가 아닌 행위자도 사업주에 대한 각 본조의 벌칙규정의 적용 대상이 된다(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6도379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원심은, 검사가 피고인을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가 아닌 행위자로서 기소한 것으로 보이므로, 위 피고인은 G의 대리인으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에서 정한 행위자로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책임이 있음을 전제로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각 사정이 인정된다.

①

위 피고인은 비록 피해자를 비롯한 수급인의 근로자들에게 직접 세부적인 작업 방법 등에 관하여까지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사업주인 G의 대리인으로서 이 사건 공사현장에 상주하면서 공사진행 상황을 확인 및 감독하고, 공사가 미진한 부분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는 등 이 사건 공사 전반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수급인의 근로자들에게 안전교육을 하고 그와 관련된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다.

②

원심판시 범죄사실 제1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가 추락을 방지할만한 방호조치가 제대로 설치되지 아니하여 작업 도중 사망하였으므로, 위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장소인 중층 부분을 비롯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 근로자의 추락을 방지할만한 방호조치가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아니한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임에도 이 사건 공사현장에 방호조치 등을 제대로 취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공사의 수급인 및 그 근로자들이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는 것을 방치하였다.

(3)

이러한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므로, 위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다만 원심판결은 이 부분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를 공소장에 기재된 대로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3항으로 설시하고 같은 법 제71조를 누락한 잘못이 있으나, 원심 판결이유에 기재된 범죄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바와 같이 원심이 위 피고인에 대한 형사책임을 인정한 근거는 위 피고인이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에 규정된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한 행위자임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9. 29. 선고 2009도12515 판결 등 참조)].

라.

피고인 B, C의 주장에 관하여

1)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 각 사정이 인정된다.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A가 이 사건 공사현장의 전반적인 공사와 진행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인 C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B이 피해자에게 설비공사의 기술적인 부분과 관련된 보다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업무지시를 하였고, 직접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설비공사를 하기도 하였다.

나)

피고인 B은 피고인 C가 수급한 이 사건 공사 중 설비공사에 투입할 근로자의 숫자나 작업 공정에 관하여도 구체적으로 지시·관리하였다.

다)

한편 피고인 C는 피해자를 직접 고용하였고, 피해자에 대한 임금 또한 피고인 C가 직접 지급하였다.

라)

피고인 B은 설비공사 도중 높은 곳의 작업을 하기 위하여 작업발판 등을 설치하기도 하였음에도 그와 관련된 다른 안전시설은 별도로 설치하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 공사현장에 안전시설이 설치되어 있지 아니한 것을 알면서도 건축주 측에 이를 요구하지도 아니하였다.

마)

피고인 B은 당시 피해자가 하던 업무가 1명이 하기에는 위험하고 3명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였음에도 추가적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나)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C는 적어도 자신이 수급한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안전조치의무를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행하지 아니하여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가 사망하였으므로,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에서 정한 법인 사업주로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의 책임이 인정된다. 피고인 B은 법인 사업주인 피고인 C의 대표자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에 따라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의 책임이 인정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공사현장에 관한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과실로 인한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과실치상죄의 책임도 인정된다.

따라서 위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다만 원심판결은 피고인 B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관한 해당법조를 공소장에 기재된 대로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제3항으로 설시하고 같은 법 제71조를 누락한 잘못이 있으나, 원심 판결이유에 기재된 범죄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바와 같이 원심이 위 피고인에 대한 형사책임을 인정한 근거는 위 피고인이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에 규정된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한 행위자임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다고 할 것이다).

2)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가)

피고인 C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는 주장에 관하여

원심은 피고인 B, C의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에 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2조의2 및 별표1에서 열거한 상시 근로자 5명 미만을 사용하는 사업장의 경우 적용이 제외되는 규정에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6조의2, 제23조 제3항은 포함되어 있지 아니함을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원심의 이러한 판단을 관련법리 및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산업안전보건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피고인들의 이 부분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인 B, C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규정되지 아니한 의무위반을 이유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를 인정하였다는 주장에 관하여

원심은 위 피고인들이 1인 단독작업을 금지할 의무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명시된 의무는 아니지만 소속 근로자에 대한 업무상 주의의무의 범주 내에 속함을 전제로, ① 위 피고인들이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규정된 "추락하거나 넘어질 위험이 있는 장소 또는 기계·설비·선반블록 등에서 작업을 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 비계를 조립하는 등의 방법으로 작업발판을 설치하여야 하고, 작업발판 및 통로의 끝이나 개구부로서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안전난간, 울타리, 수직형 추락방망 또는 덮개 등의 방호조치를 충분한 강도를 가진 구조로 튼튼하게 설치하여야 할 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위 피고인들에 대한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하고, ② 피고인 B이 위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규정된 의무 및 1인 단독 작업을 금지할 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위 피고인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유죄로 인정하였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심이 1인 단독작업을 금지할 의무위반을 이유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하였다는 위 피고인들의 이 부분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피고인 C는 수급인에 불과하여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없다는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 C가 비록 건축주로부터 이 사건 공사 중 설비공사를 수급한 수급인 지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3호는 "사업주란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를 말한다"고 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수급인이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의 사업주에서 제외된다고 볼 수는 없다. 이러한 점에다가 위 제2의 라. 1)항에서 살펴본 사정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 C는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23조 제3항에서 정한 법인 사업주에 해당한다.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B은 피고인 C의 대표이사로서 피해자에게 위 설비공사에 관한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였으므로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소정의 법인의 대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 피고인들은 각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6조의2, 제23조 제3항에 의한 책임이 있고, 피고인 B은 이에 더하여 형법 제268조에 의한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위 피고인들의 이 부분 법리오해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라)

피해자의 작업은 건물 내부에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여 이러한 경우에는 피고인 B, C가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없다는 주장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정을 종합하면, 피해자가 당시 배관보온작업을 하던 장소가 이 사건 건물 내부라고 하더라도 그 위치 및 환경 등에 비추어보면 위 피고인들에게 피해자의 추락을 방지할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위 피고인들이 항소이유의 근거로 삼은 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이 다르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따라서 위 피고인들의 이 부분 법리오해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피해자가 원심 판시 사다리를 설치한 바닥에서부터 피해자가 작업하던 이 사건 건물 천장 냉온수 배관까지의 높이가 약 2.5m인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당시 피해자가 작업하던 장소는 이 사건 건물의 중층에 해당하는 곳으로 그곳에서부터 지상 1층 바닥까지의 높이는 약 2.7m이고, 결국 피해자가 작업하던 곳에서부터 지상 1층 바닥까지의 높이는 약 4m이다. 게다가 당시 위 중층에는 안전난간이나 울타리, 추락방망 또는 덮개 등 근로자의 추락을 방지할만한 아무런 방호조치가 설치되어 있지 아니하였다.

②

피해자가 당시 작업하던 위 중층은 넓게 펼쳐진 바닥이 아니라 그 폭이 불과 1.5m에 불과하여 판시 사다리조차 겨우 놓을 수 있는 상당히 좁은 공간이었다.

③

또한, 피해자가 추락한 장소인 지상 1층 바닥은 콘크리트로 이루어져 있어 추락할 경우 근로자의 사상이 충분히 예견되는 곳이다.

마.

검사 및 피고인들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들이 피해자들의 유족과 합의하지 못한 점, 피고인 A의 경우 피해자가 사망한 이후에도 이 사건 공사현장에 대한 방호조치를 설치하지 아니한 점 등은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해자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금을 신청하여 합계 약 1억 4,235만 원 상당의 보상금을 연금으로 지급받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의 유족들에 대하여 피고인 A가 700만 원을, 피고인 B이 500만 원을 각각 공탁한 점, 피고인 A는 아무런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피고인 B은 이 사건 각 범행과 관련하여 유의할만한 전과가 없는 점, 기타 이 사건 각 범행의 경위, 결과, 피고인 A, B의 나이, 성행, 환경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참작하면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선고한 형이 너무 무겁거나, 또는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검사 및 피고인들의 위 각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결론

결국, 피고인들 및 검사의 각 항소이유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동규(재판장) 김세욱 이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