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소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5,556,53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7. 2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4/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18. 3. 1.경부터 B고등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 한다)에서 기간제교원으로 근무하여 왔다.
원고는 2019. 2. 25. 피고와 기간제교원 채용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이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한편, 피고는 2019. 4.경 이 사건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원고가 학생들에게 과도한 신체접촉을 한다는 제보를 받았고 이 후 강원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은 2019. 5. 2. 원고가 이 사건 학교 2학년 부사관 경영과 학생들(이하 '피해학생들'이라 한다)에게 성적 학대, 신체 학대 등을 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위 학생들 22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조사결과 원고가 위 학생들에게 불필요한 신체접촉(이하 '이 사건 신체접촉행위'라 한다)을 함으로써 성적 학대 등 아동학대 행위를 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 후 이 사건 학교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는 2019. 5. 13. 이 사건 신체접촉행위가 신체적 성희롱에 해당함을 이유로 원고에 대한 인사조치 권고를 의결하였고, 이 사건 학교 인사자문위원회는 2019. 5. 14. 원고와의 이 사건 계약해지를 의결하였다.
피고는 2019. 5. 15.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27조 및 이 사건 계약서 제13조를 근거로 해고일을 2019. 5. 15.로 정하여 원고를 해고한다는 내용의 해고통지를 하였고, 2019. 7. 4. 앞 선 해고통지의 절차적 결함을 확인하고 근로기준법 제23조 및 이 사건 계약서 제13조 제1항 제5호를 근거로 해고일을 2019. 7. 10.로 정하여 원고를 해고한다는 내용의 해고통지를 재차 하였다(이하 피고의 2019. 7. 4.자 해고통지를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위 처분의 구체적 사유는 다음과 같다.
한편, 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은 2020. 3. 16. 원고에 대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 아동학대가중처벌) 피의사실에 대하여 이 사건 신체접촉행위가 아동복지법에서 정하는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기소처분(혐의없음)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 을 제1, 3, 4,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직권으로 살피건대, 해고무효확인의 소에서는 근로계약관계에 기한 원래의 지위를 회복하기 위하여 또는 해고로 인하여 그 외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파기의 법률행위인 해고에 대하여 무효확인 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이 되는 경우에 한하여 확인의 소의 적법요건인 이른바 즉시 확정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변론종결일 당시 이미 채용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면 해고무효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1993. 1. 15. 선고 92다20149 판결, 대법원 1995. 4. 7. 선고 94다433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계약의 계약기간이 2019. 3. 1.부터 2020. 2. 29.까지인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이미 채용기간이 만료되어 원고가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부적법하다 할 것이다.
미지급 임금 및 위자료 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소의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직권으로 살피건대, 해고무효확인과 함께 복직될 때까지의 임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해고가 무효인지의 여부가 임금지급청구가 이유 있는 것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전제로 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해고무효확인의 소가 부적법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임금지급청구의 소까지도 당연히 부적법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3. 11. 9. 선고 93다7464 판결).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이 부적법하다고 할지라도 이와는 별개로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임금지급청구를 할 수 있는바, 이하에서는 임금지급청구의 전제가 된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를 먼저 살피기로 한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해고예고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근로기준법 제26조 위반에 따라 무효이다. 또한, 원고는 검찰로부터 이 사건 신체접촉행위가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을 이유로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 피의사실에 대하여 불기소처분을 받았는바, 이 사건 처분사유는 부존재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가사, 처분사유가 인정되더라도 그 비위의 정도가 중하지 않고 원고의 과실 또한 경과실 수준이므로, 이 사건 신체접촉행위를 이유로 한 위 처분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한 것으로 무효이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무효이므로 그에 따라 원고가 지급받지 못한 임금 상당액 및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지급을 구한다.
판단
해고예고의무 위반에 따른 무효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사용자가 해고처분을 함에 있어 근로기준법 제27조의2에 따른 해고의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여야 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해고처분이 무효라고 볼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1993. 11. 9. 선고 93다7464 판결 참조), 이 사건 처분이 해고예고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성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과 앞 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가 이 사건 신체접촉행위를 비롯하여 피해학생들이 성적 수치심을 느낄만한 행동과 교원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한 사실 그리고 이로 인해 이 사건 계약이 정한 성실의무와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각 인정되는바, 이를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여기에 재량권 일탈, 남용의 하자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하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한편, 강원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의 피해학생들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와 피해학생들의 확인서를 통하여 확인된 이 사건 신체접촉행위의 구체적 태양은, 원고가 피해학생들에 대해 '허리를 밀면서 쓰다듬듯이 만졌다', '배를 주먹으로 찌르듯이 밀었다', '오른쪽 팔뚝을 손으로 잡고 점점 손을 위로 올려가며 팔을 만지는 행동을 하였다', '왼손으로 오른쪽 허벅지를 누르며 다시 앉게 했는데 짧은 반바지를 입고 있어서 당황했다', '팔을 툭툭 치거나 꼬집어서 팔에는 멍이 1달에 1-2회 들었고, 아프다고 말해도 계속 때렸다', '운동기구 위에 누워있는 학생의 복부 위에 올라가서 앉았다'는 것인바, 이는 원고가 피해학생들에게 교원으로서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특히, 피해학생들은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너무 당황한 나머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 일이 A 선생님(원고) 귀에 들어갔을 때 따로 불러서 얘기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다른 보복이 올까 생활기록부에 문제라도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진술하는 등 위 신체접촉행위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경우 피해를 입을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위 행위는 원고가 피해학생들에 대해 우월한 지위에 있음을 이용하여 행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이에 대해 원고는, 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으로부터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피의사실에 대하여 불기소처분(혐의없음)을 받았음을 이유로 이 사건 신체접촉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이 사건 처분의 처분사유가 부존재한다고 주장하나, 위 법이 정한 '성적 학대행위' 또는 '아동학대'의 개념이 앞 서 살핀 성희롱의 개념과 반드시 일치한다고 보기 어렵고, 무엇보다 교원인 원고는 피해학생들에 대한 보호의무를 부담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성희롱의 개념은 형사처벌을 받는 성적 학대행위에 이르지 않더라도 성적 언동으로 인해 교원으로서 지니는 위 의무를 방기하거나 위반하는 것까지 포괄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아가 구 국가공무원법(2020. 1. 29. 법률 제16905호로 일부개정되기 이전의 것, 이하 '구 국가공무원법'이라 한다) 제7장은 공무원의 복무에 대해 규정하면서 '모든 공무원은 법령을 준수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제56조),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제63조)라는 공무원의 성실의무와 품위유지의무를 정하고 있고, 이 사건 계약은 제12조에서 원고의 복무사항에 대해 위 구 국가공무원법 규정을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는 학생들을 교육하고 선도해야 할 지위에 있는 원고가 교육자로서 지녀야 할 기본덕목 및 학생들의 인격형성이나 배움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원고가 갖추어야 할 소양과 자질을 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원고가 교원으로서 부적절한 이 사건 신체접촉행위를 한 것은 이 사건 계약이 정한 성실의무와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는 위 계약 제13조 제1항 제5호(기타 이 계약서에 의한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아니한 경우)가 정한 계약해지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위 사유를 근거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신체접촉행위를 이유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처분사유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i) 교원은 항상 사표가 될 품성과 자질의 향상에 힘쓰며 학문의 연찬 및 교육의 원리와 방법을 탐구, 연마하여 학생의 교육에 전심전력하여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교원에게는 일반 직업인보다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고 교원의 품위손상행위는 본인은 물론 교원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점에서 보다 엄격한 품위유지의무를 부담하고 있으며, 여기서 품위라 함은 국민에 대한 교육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을 말하고 어떤 행위가 품위손상행위에 해당하는가는 구체적 상황에 따라 건전한 사회통념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00. 10. 13. 선고 98두8858 판결, 대법원 2000. 6. 9. 선고 98두16613 판결 등 참조), 학생들을 교육, 선도해야 할 지위와 책임이 있는 원고가 피교육자인 피해학생들에게 이 사건 신체 접촉행위를 한 것은 결코 비위 정도가 약하다거나 비난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 없는 점, (ii) 이 사건 신체접촉행위가 문제된 것에 대하여 피해학생들이 원고의 보복이나 불이익을 염려하는 상황에서 원고를 다시 피해학생들이 있는 교육현장으로 복귀시키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에 역행한다고 보이는 점, (iii) 원고는 자신의 행동으로 피해학생들이 정서적 고통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진지한 사과나 반성을 하지 않고 오히려 이 사건은 다른 교사 및 피해학생과 학부모가 자신을 음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잘못을 시정할 의사나 노력이 없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그 정당성을 상실하여 그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한 것으로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미지급 임금 및 위자료 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살핀 것처럼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미지급임금 및 위자료 지급청구에 관한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만, 피고가 2019. 5. 15. 원고에게 한 무효인 해고통지에 따라 원고가 근무를 중단한 2019. 5. 15.부터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이 사건 계약이 해지된 2019. 7. 10.까지 발생한 임금에 대해서는 피고가 이를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점 및 원고가 2019. 5.분 임금 4,180,410원을 이미 지급받은 점에 대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을 제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2019. 6. 1.부터 2019. 7. 10.까지의 미지급임금은 5,556,530원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위 미지급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해 피고는, 원고의 근무중단으로 인하여 2019. 5. 8.부터 다른 교사가 담임을 맡았으므로 위 미지급임금에서 2019. 5.분 담임수당 100,650원은 공제되어야 하고, 위 기간 동안 원고가 다른 곳에 취업하여 급여를 받았으므로 정근수당 1,239,390원 역시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처분이 무효인 경우에는 그 동안 근로계약 관계가 유효하게 계속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아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바(대법원 1995. 11. 21. 선고 94다45753, 45760 판결 등 참조), 원고는 무효인 피고의 2019. 5. 15.자 해고통지로 인하여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고 이는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원고가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지급받을 수 있는 2019. 5.분 담임수당 100,650원은 미지급임금에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위 기간 동안 원고가 다른 곳에 취업하여 급여를 지급받았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정근수당 공제주장 역시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임금 5,556,53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이 사건 계약해지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9. 7. 2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민사소송이 아닌 행정소송으로 제기되었다고 할지라도 이 법원은 민사소송에 대한 관할도 동시에 가지고 있으므로 이 사건에 대해 심리,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1997. 5. 30. 선고 95다28960 판결 취지 참조).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무효확인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원고의 미지급임금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며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인식(재판장) 차영욱 윤영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