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방노동위원회판정사례

경기지방노동위원회 2023. 5. 22. 판정 2023부해942

판정요지

통상적인 전직명령의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야하는 경우가 아닌 한 상당한 재량권을 가진다. 그러나 ① 불법파견이 인정되어 직접고용간주 내지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에 파견법의 취지에 따라 원칙적으로 원직에 해당 근로자를 배치하여야 하므로 전직명령의 재량권이 상당히 제한되는 점, ② 원직이 아닌 동종유사업무 심지어 이종업무에 배치하는 등 원직과 멀어질수록 사용자의 인사재량권은 현저히 제한되므로 보다 엄격한 수준에서 해당 인사명령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하는 점, ③ 불법파견은 이미 사용자가 경영상 효율성 추구과정에서 범해진 위법 상태이므로 이를 시정하는 인사명령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경영상 효율성을 업무상 필요성으로 제시할 수 없는 점, ④ 직접고용간주 내지 의무의 이행으로서의 인사명령의 정당성은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상 근로자 본인과 협의하여야 하며, 노동조합과의 협의는 별도의 대리권을 근로자부터 부여받지 않는 한 노동조합이 이행상대방이 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그에 대한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고, 노동조합과의 협의 역시 협의의 상대방으로서의 자격이 없는데다 근로자의 이익에 반하는 합의를 하였으므로 신의칙상 절차를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어 조립부로의 전직은 부당하다.

◈ 경기지방노동위원회 2023.05.22. 경기2023부해942 판정서 ◈

* 경기지방노동위원회 판정서

* 사 건 : 경기2023부해942 ○○ ○○○○ 부당인사발령 구제신청

* 근로자(신청인) :

* 사용자(피신청인) :

* 판정일 : 2023.05.22.

【주 문】 1. 이 사건 사용자가 이 사건 근로자1 내지 58에게 행한 2023.3.16.부 조립부로의 인사발령과 이 사건 근로자59 내지 62에게 행한 2023.3.6.부 조립부로의 인사발령은 부당전직임을 인정한다.

2.

이 사건 사용자는 이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조립부로의 전직을 취소하라.

3.

이 사건 근로자들의 나머지 구제신청을 기각한다.

【신청취지】 1. (주위적으로) 이 사건 사용자가 이 사건 근로자 1 내지 58에게 행한 2023.3.16.부 조립부로의 인사발령, 이 사건 근로자 59 내지 62에게 행한 2023.3.6.부 조립부로의 인사발령은 부당전직임을 인정한다.

(예비적으로) 이 사건 사용자가 이 사건 근로자 1 내지 58에게 행한 2023.1.1.부 인사팀으로의 인사발령과 이를 전제로 행한 2023.3.16.부 조립부로의 인사발령, 이 사건 근로자 59 내지 62에게 행한 2023.1.1.부 인사팀으로의 인사발령과 이를 전제로 행한 2023.3.6.부 조립부로의 인사발령은 부당전직임을 인정한다.

2.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행한 인사발령을 모두 취소하고, 즉시 원직 또는 기존에 수행한 업무와 동종·유사한 업무로 복직시키며, 부당한 인사발령이 없었더라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

【이 유】 1. 당사자

가.

근로자

○○○ 등 62명(이하 순서대로 ‘이 사건 근로자1 내지 이 사건 근로자 62’라 하고, 이들 모두를 지칭할 때에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은 ○○ ○○○○와 업무 도급계약을 체결한 사내 협력업체에 입사하여 ○○ ○○○○의 생산공장인 ○○○○ 화성(이하 ‘이 사건 회사 화성 공장’이라 한다) 및 ○○○○ 광주(이하 ‘이 사건 회사 광주 공장’이라 한다)로 파견되어 근무하다가 2022.10.27. ○○ ○○○○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등 소송에서 승소하여 ○○ ○○○○ 소속의 근로자로 근무하던 중 2023.1.1., 3.6., 3.16. 부당한 인사발령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나.

사용자

○○ ○○○○(이하 ‘이 사건 사용자’ 또는 ‘이 사건 회사’라 한다)는 1944.12.11. 설립되어 위 주소지 등 각 지역별 사업장에서 상시 약 35,000여 명(화성공장 약 8,000명, 광주공장 약 6,3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자동차 및 수송용 기계 기구 제조 및 판매업을 행하는 법인이다.

2.

신청에 이른 경위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23.1.1., 3.6., 3.16. 이 사건 사용자가 행한 인사발령 처분(이하 2023.1.1.자 인사발령은 ‘인사팀 인사발령’, 2023.3.6. 및 3.16.자 인사발령은 ‘조립부 인사발령’이라 하고, 모두를 통칭하여 ‘이 사건 인사발령’ 또는 ‘이 사건 처분들’이라 한다)이 부당하다며 2023.3.24. 우리 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무지가 경기 화성시, 광주 광역시로 혼재하나, 노동위원회법 제3조제5항, 노동위원회규칙 제31조의 규정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4.24. 우리 위원회로 사건 관장을 지정함

3.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근로자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22.10.27. 대법원 판결에 따라 동종 또는 유사한 공정에서 근무하는 정규직근로자들의 근로조건으로 이 사건 사용자와 근로관계가 성립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해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가 아닌 이 사건 근로자들이 전혀 수행해본 적 없는 조립 공정으로 인사발령하면서, 기 성립된 근로관계의 내용을 임의로 변경하고 적합한 근로조건을 부여하지 않았다. 이 사건 인사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을 확인할 수 없고, 조립부 이동으로 인해 노동강도가 세져 생활상 불이익이 존재하며, 신의칙상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은 부당하다.

나.

사용자

파견법의 취지를 고용간주, 고용의무 근로자들이 기존의 공정에서 무조건 근무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없고, 이 사건 근로자들이 이 사건 사용자의 근로자가 된 이상 이들의 배치에 관한 사항은 이 사건 사용자의 경영 판단의 영역에 속한다. 이 사건 근로자들이 주장하는 원직 또는 기존에 수행했던 공정들은 현재 이 사건 사용자가 수행하거나 담당하고 있는 공정이 아니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존재하고, 임금 등의 변동이 없어 생활상 불이익은 존재하지 않으며, 특별 노사합의 및 개인별 면담 절차도 진행하였으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은 정당하다.

4.

인정사실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주장, 입증 자료의 각 기재 내용, 신청 이유서 및 답변서, 심문회의에서의 당사자 진술 내용을 종합하여 다음 사실들을 인정한다.

가.

이 사건 당사자의 그간 소송 경위

1)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00년대 초중반, 이 사건 사용자와 자동차 제조 등과 관련하여 도급계약을 체결한 사내 협력업체에 입사한 후, 이 사건 회사의 화성공장과 광주공장에 파견되어 근무하였다.

2)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11년 7월경 이 사건 사용자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였다.

3)

위 ‘2)’항의 소송은 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고등법원을 거쳐 대법원이 2022.10.27. 1심의 판결을 유지하면서 최종적으로 확정(이하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이라 한다) 되었으며, 이 사건 근로자1 내지 46, 59, 60은 고용간주일에 이 사건 사용자에게 고용된 것으로 간주되어 이 사건 사용자와 고용관계가 소급하여 성립되었고, 이 사건 근로자 47 내지 58, 61, 62는 2022.10.27. 대법원 확정판결로 이 사건 사용자와 고용관계가 성립되었다.[노 제2-1호증 서울중앙지법 2011가합75831, 2011가합75909(병합), 2011가합113115(병합) 판결문, 노 제2-2호증 서울중앙지법 2011가합75848, 2011가합75916(병합), 2011가합126630(병합) 판결문, 노 제3-1호증 서울고법 2014나48790, 2014나48813(병합), 2014나48806(병합) 판결문, 노 제3-2호증 서울고법 2014나50458, 2014나50465(병합), 2014나50472(병합) 판결문, 노 제4-1호증 대법원 2017다9732, 2017다9749(병합), 2017다9756(병합) 판결문, 노 제4-2호증 대법원 2017다9763, 2017다9770(병합), 2017다9787(병합) 판결문]

나.

이 사건 인사발령 경위

1)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이 사건 대법원 판결로 인해 고용간주일에 소급하여 또는 2022.10.27. 이 사건 사용자와 근로관계가 성립되어 단체협약 제6조제1항의 유니온숍 조항에 따라 ○○노조 ○○○지부의 조합원이 되었고, ○○노조 ○○○지부는 2022.12.7. 이 사건 사용자와 이 사건 대법원 판결로 인해 직접 근로관계가 성립된 인원들에 대한 특별 노사협의를 진행한 후, 2022.12.13. ‘특별채용 기준과 단체협약에 의거 최대한 빠른 시일에 정규직화 한다.’는 내용의 소식지를 제작·배포하였다.[노 제42호증 2022.12.13. ○○노조 ○○○지부 소식지 46호]

2)

위 ‘1)’항의 소식지가 배포됨에 따라, 이 사건 대법원 판결 이전 이 사건 근로자들이 사내 협력업체 소속으로 가입하여 활동했던 ○○노조 ○○○○○비정규직지회는 2022.12.14. ‘귀 지부의 주장인 특별채용 기준에 의거한 정규직화에 반대하고, 대법원 판결받은 조합원들은 대법 판결에 의거, 신규입사자가 아니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은 공문을 ○○노조 ○○○지부에 발송하였다.[노 제43호증, 2022.12.14. ○○노조○○○○○비정규직지회 공문, “대법판결 후속조치 노사협의 관련 일방적인 홍보 중단 요청”]

3)

이 사건 사용자는 2022.12.15. ○○노조 ○○○지부 및 각 지회, 수급업체들과 이 사건 대법 판결 후속 조치와 관련한 특별 노사협의(이하 ‘2022.12.15. 자 특별 노사협의’라 한다)를 진행하였고, 판결 대상자들에 대해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합의하였다.[사 제1호증 2022.12.15.자 특별 노사협의 회의록, 사 제2호증 2022.12.15.자 간사 회의록] <아래 생략>

4)

한편, 이 사건 사용자의 모회사로서 동일한 자동차제조업을 영위하면서 이 사건 사용자와 같은 날 이 사건 대법원 판결과 동일한 취지의 판결을 선고받은 ○○○○○○○○○는 노동조합 측과 판결 대상자들에 대하여 사업장 별로 유사 공정 내지 현재 재직 중인 공정에 우선 배치하도록 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하였다.[노 제22호증, 2022.12.12. ○○○○○ 노사간 10.27. 대법원 판결 이행 특별협의 합의서]

5)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22.12.29. 위 2022.12.15. 자 특별 노사협의에 관하여 사전에 설명을 듣거나 동의한 바가 없으며 전환배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밝히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이 사건 사용자에게 보냈다.[노 제46호증 내용증명]

6)

이 사건 사용자는 2022.12.26. 이 사건 근로자1 내지 58(이 사건 회사 화성 공장 소속 근로자들)에게, 2022.12.29. 이 사건 근로자 59 내지 62(이 사건 회사 광주공장소속 근로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2023.1.1.부 인사팀으로의 인사발령을 통보하였다.[노 제5-1호증 2022.12.26. 화성공장 인사팀 발령 문자메시지, 노 제5-2호증 2022.12.29. 광주공장 인사팀 발령 문자메시지]

※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이 사건 대법원 판결 이후부터 인사팀 발령 전까지는 수급업체 소속으로 원래 수행하고 있던 업무를 그대로 수행함[노위 제2-1호증 피신청인 문답서]

7)

인사팀으로 발령난 후, 이 사건 근로자들 중 이 사건 회사 화성 공장 소속 근로자들(이 사건 근로자1 내지 58)은 2023.1.3.∼ 3.10., 이 사건 회사 화성 공장, ○○○○○ 화성 등에서 교육을 받았고, 이 사건 회사 광주 공장 소속 근로자들(이 사건 근로자59 내지 62)은 2023.1.3.∼ 3.3. ○○ 광주교육센터 등에서 교육을 받았다.[사 제5호증 2023년 정규직 전환자 직무향상교육계획]

※

이 사건 사용자는 신규로 채용되는 근로자들에 대해 통상 인사팀으로 발령한 후, 입문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음[사 제3호증 [광주] 23년_채용(일반직), 사 제4호증 [화성] 23년_채용(일반직)]

8)

이 사건 사용자는 2023.1.3. 무렵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근로계약서를 작성을 제안하였고 아래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바 있으나,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23.1.4. 원활한 ○○ 입사교육을 위해 부득이하게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으나, 2023.1.4. 제2조와 제3조에 동의할 수 없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이 사건 사용자에게 발송하였다.[노 제48호증 내용증명] <표 생략>

9)

이 사건 사용자는 2023.3.6. 이 사건 근로자59 내지 62를 이 사건 회사 광주공장 조립부로 인사발령하였다.[노 제6-2호증 2023.3.2. ○○○ 광주공장 인사발령]

10)

이 사건 사용자는 2023.3.13.∼3.15. 이 사건 근로자1 내지 58을 대상으로 조립부로의 이동에 대한 면담을 실시하였다. 해당 면담은 조립부로의 이동을 전제로 조립 1~3부 중 선호하는 부서가 있는지, 개인별 건강상태 등에 대한 내용으로 이루어졌다.[심문회의 진술 내용]

11)

이 사건 사용자는 2023.3.16. 이 사건 근로자1 내지 58을 이 사건 회사 화성공장 조립부로 인사발령하였다.[노 제6-1호증 2023.3.16. ○○○ 화성공장 인사발령]

다.

업무상 필요성 관련

1)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고용간주 혹은 고용의무 발생 시점에 수행하였던 부품 서열, 공박스 파렛트 수거, 출고, 도장 등의 업무들에 대해 현재 수급업체와 도급 계약을 체결하여 공정을 진행 중이다.[노위 제2-10호증 수급업체 도급계약서]

2)

위 ‘1)’항의 도급 계약은 업무별로 수급 업체가 다양하게 존재하고, 모든 수급업체의 도급계약 기간은 아래와 같이 6개월이다. <아래 생략>

3)

이 사건 사용자는 현재 ○○노조 ○○○지부와 이 사건 근로자들 중 다수가 담당하였던 180개의 부품 서열 업무 공정 중 70개의 공정에 대해 정규직화하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심문회의 진술 내용]

4)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이 사건 인사발령 전까지 아래의 업무들을 수행하고 있었고, 이 사건 대법원 판결에 따라 동종 또는 유사한 공정에서 근무하는 정규직근로자들의 근로조건으로 이 사건 사용자와 근로관계가 성립하였으므로 아래의 관련 정규직 부서로 이 사건 근로자들을 인사발령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고용간주 혹은 고용의무일에 수행했던 업무는 길어진 소송으로 인해 길게는 20년의 시간이 경과하여 현재 파악할 수 없고, 설령 이 사건 근로자들이 수행했던 업무를 모두 파악한다고 하더라도 아래의 업무들은 현재 다른 도급업체들이 수행 중이므로 조립부 인사발령으로의 업무상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노 제14호증 [표 4] 2022.12.31.까지 이 사건 회사 소속으로 수행한 업무 및 관련 정규직 부서 등] <표 생략>

5)

한편, 이 사건 사용자는 2018.9.19.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한 신청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특별채용을 실시하였고, 그 과정에서 수급업체 업무이던 출고(PDI)공정이 정규직화되었다. 위 공정을 정규직화한 이후에 특별채용된 근로자들은 조립부에 배치하고, 출고(PDI) 공정에는 조립부에서 근무하던 기존 정규직근로자가 배치되었다.[노위 제2-8호증 회의록 등, 노위 제3-2호증 현장(출장)조사 결과 보고서, 심문회의 진술 내용] <표 생략>

6)

이 사건 사용자는 2020.7. ○○ 인권 헌장을 발표하였다. 인권헌장 서문에는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 명의로 다음의 내용이 있다.[노위 제3-1호증 ○○ 인권 헌장] <다음 생략>

7)

이 사건 근로자들은 우리 위원회 심문회의(이하 ‘심문회의’라 한다)에서 ‘특별채용의 조건은 근속 기간을 1/3 또는 1/2로 줄이는 것, 승소하였을 때 받을 수 있는 체불 임금의 전액을 포기하는 것이었다. 이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보장된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게 만드는 방법이었기 때문에 부당하다고 생각하여 특별채용에 응하지 않고 대법원까지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유지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심문회의 진술 내용]

8)

이 사건 사용자는 심문회의에서 단체협약 제30조에 따라 근로자들에 대한 배치전환을 실시하고 있고, 평균적으로 조립부에서 20년 이상 근무하여야 다른 공정으로 배치 전환이 가능하다고 진술하였다.[노위 제2-1호증 피신청인 문답서, 심문회의 진술 내용]

라.

생활상 필요성 관련

1)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인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임금 중 기본급의 변동은 없고, 조립부로 근무할 시 컨베어 밸트 수당 등을 추가로 지급받을 수 있다.

※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대법원 판결로 인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 차액 등을 지급하였는데, 이 사건 근로자들의 2022년 11월 및 12월 임금 차액 계산서에 컨베어 수당이나 라인 수당은 존재하지 않음[노 제17호증의 1 내지 62, 이 사건 근로자들의 2022년 10월 ~ 12월분 임금 차액 계산서]

2)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23.1.1. 인사팀 인사발령 후, 이 사건 회사의 화성 공장, ○○○○○ 화성, ○○ 광주교육센터 등에서 입문 교육 및 직무 향상 교육을 받았다. 교육 기간 중에는 주간근무로 분류되며, 야간근로 및 연장근로는 수행하지 않았다.

3)

이 사건 근로자들은 위 ‘2)’항의 교육을 받은 후 조립부로 인사발령되었고, 근무장소는 이 사건 인사발령 전과 동일하게 이 사건 회사 화성 공장과 이 사건 회사 광주 공장이다.

마.

우리 위원회는 2023.5.17. 쟁점사항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경기 ○○○ ○○○ ○○○○○로 ○○에 위치해 있는 이 사건 회사의 화성공장에 출장하여 현장조사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노위 제3-2호증 현장(출장)조사 결과 보고서] <다음 생략>

바.

이 사건 근로자들 및 사용자는 2023.5.22. 심문회의에서 아래와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심문회의 진술 내용]

1)

근로자들

가)

이 사건 근로자들 중 직접고용간주 근로자는 직접고용간주 효력 발생시점에, 그리고 직접고용의무의 이행을 구한 근로자는 대법원 판결 확정 시점에 같은 공정에서 근무하는 정규직근로자들과 동일한 근로조건으로 이 사건 사용자와 근로관계가 성립하였다. 길어진 소송으로 인해 고용간주 혹은 고용의무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정규직근로자들과 동일한 조건을 부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적어도 대법원 판결 시점을 기준으로 수행했던 업무를 부여하여야 한다.

나)

파견법은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한 기준을 확립하고 고용안정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그와 관련한 고용간주 혹은 고용의무를 함께 규정하고 있다. 파견법과 더불어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의 취지는 기본적으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근로자들이 수행하였던 동종,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정규직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조건을 임금으로 한정하여 볼 수는 없다.

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단체협약 제26조에서 말하는 신규채용이나 제27조에서 말하는 특별채용의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파견법의 직접고용간주 혹은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따른 법적 효과에 따라서 이 사건 사용자와 직접 근로관계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일반 신규 근로자나 특별채용 근로자와는 다른 근로조건이 적용되어야 한다.

라)

이 사건 사용자의 주장대로 생산직군 안에 여러가지 공정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공정 간의 전환 배치가 빈번하고 비일비재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 사용자가 제출한 문답서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조립 공정에서 20년 이상 업무를 수행하여야 전직 신청을 하여 다른 부서에 갈 수 있고, 각 공정이 세부적으로 맡고 있는 업무의 내용이나 작업 방식, 근태 등이 분명히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같은 생산직이라고 묶어서 판단할 수는 없다.

마)

지난 5~6년 동안 이 사건 회사 화성 공장에서 불법파견되어 근로하던 1,800명의 근로자들이 특별채용되었다. 이 근로자들이 특별채용되면서 모두 조립부로 배치되었고, 기존의 조립부에서 근무하던 정규직근로자들은 특별채용 근로자들이 원래 근무하였던 업무(기존의 협력업체가 수행하던 업무)로 배치되었다.

바)

이 사건 근로자들이 전직된 조립부는 공정 중 가장 노동 강도가 세고, 이로 인해 노동조합이 조립부에 대해 노동강도 완화위원회를 별도로 꾸려서 실태 조사와 개선 작업에 대한 논의를 해온 사실이 있다.

사)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인사팀 발령 이후 이 사건 회사의 광명 공장으로 발령된 근로자들과 비교하여 직무에 필요한 수준보다 지나치게 긴 교육 기간을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불필요하게 교육이 장기화되면서 이 사건 근로자들이 정상적으로 근무하였으면 받을 수 있었던 야간근로수당, 연장근로수당 등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아)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22.12.15. 자 특별 노사협의를 전후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일방적인 전환배치를 반대한다는 의견을 수차례 피력하였다. 또한 대법원이 고용간주 근로자들의 경우, 고용간주일부터 이 사건 회사 소속으로 근무한 것으로 인정하고 판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사용자는 2022.12.15. 자 특별 노사협의를 근거로 이 사건 근로자들의 반 근속기간을 임의로 축소하는 등 이 사건 근로자들이 획득한 권리를 침해하였다.

자)

이 사건 회사의 단체협약의 전환 배치와 관련한 내용을 보면, 당사자와 협의를 하도록 되어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협의는 전환 배치되는 당사자와 직접, 긴밀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사건 근로자들이 2022.12.15. 자 특별 노사협의에 참석하였다면 반 근속기간을 임의로 축소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협의 내용에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사용자가 2022.12.15. 노동조합과 특별 노사협의를 하였다고 해서 이 사건 근로자들과 성실한 협의를 거쳤다고 볼 수 없다.

차)

이 사건 대법원 판결 이후, 이 사건 근로자들은 유니온숍에 의해 이 사건 회사의 노동조합 조합원이 되었다. 비정규직 지회 대표 ○○○ 지회장이 2022.12.15. 특별 협의에 참석한 사실이 있긴 하나, 이 사건 근로자들의 의견을 완벽하게 대표하는 자로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근로자들의 의사 표시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이 사건 근로자32(○○○)가 현재 내부 동의 절차를 밟아서 소통 대표를 맡고 있다.

카)

실제로 2014년 및 2015년에 불법파견 1차 소송자들(이 사건 근로자들)이 진행했던 5년 내지 6년의 시간 동안 약 1,800명이 넘는 인원들이 특별채용이 되었다. 특별채용의 핵심 조건은 근속 기간을 1/3 또는 1/2로 줄이는 것, 그리고 대법원 판결을 전제로 승소하였을 때 받을 수 있는 체불임금의 전액을 포기하는 것이 핵심 요건이었다.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에 특별채용을 하는 형태를 통해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보장된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었고, 이를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특별채용에 응하지 않았다.

2)

사용자

가)

이 사건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회사에 신규 채용되는 근로자들은 통상 인사팀으로 발령 후, 입문 교육 등을 받게 된다.

나)

파견법에서 말하는 근로조건이라 함은 임금을 말한다. 그 전과 동일하거나 낮아지지 않은 수준으로 임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일 뿐이지 이 사건 사용자의 인사권을 제한하거나 직접 고용이 됐을 때 어떤 공정으로 특정하여 발령하라는 취지로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원칙으로 돌아가서, 이 사건 근로자들이 직접 고용이 된 후에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인사발령은 이 사건 사용자의 경영 판단의 영역에 속한다.

다)

이 사건 근로자들이 전직을 희망하는 공정들은 모두 이 사건 사용자가 현재 진행하고 있지 않은 공정들이다. 또한, 조립부는 현재 이 사건 근로자들의 인원(62명)의 약 2배 정도의 결원이 존재하고, 6개월 기간제근로자나 퇴직한 근로자들을 임시로 투입하고 운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결원이 발생한 조립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을 투입한 것이다.

라)

이 사건 회사의 직무는 연구직, 관리직, 영업직, 생산직(엔지니어직) 등으로 크게 나누어져 있는데, 이 사건 근로자들이 수행했다고 주장하는 모든 공정들은 모두 생산직군에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 사용자와 노동조합간 합의된 원칙이나 인사 관행에 따라서 얼마든지 생산직 내의 전환 배치가 이루어질 수 있다.

마)

이 사건 근로자들이 전직되어야 한다는 공정들은 현재 수급업체들이 수행 중이고, 수급업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사용자가 지분을 투자하거나 계열사의 관계는 아니다. 전혀 별개의 회사이고 독자적인 인사권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 사건 근로자들을 수급업체가 수행하는 공정으로 인사발령할 수 없다.

바)

수급업체들과의 도급 계약은 6개월로 명시되어 있으나 자동연장 규정이 존재하므로 통상 1년이라고 볼 수 있고, 업체당 평균 10년 이상의 도급 기간을 유지하고 있어 도급기간이 6개월로 짧다고 해도 특별하게 불이익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

이 사건 근로자들은 교육 기간에 주간으로 근무하였으므로 야간근로수당이 발생하지 않은 것이고, 연장근로를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연장근로수당 등이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또한 조립부로 발령되었다고 해서 기본급의 변동이 있지는 않고, 생산수당(컨베어 수당 등)을 추가로 지급받기도 한다.

아)

이 사건 근로자들 중 일부는 근로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인원도 존재한다. 그 인원들이 조립부의 특정반에 투입되었을 때 근무가 불가하여 이런 부분들을 개선하고자 2주마다 순환근무를 하게 되었다. 3공장의 경우는, 일부 근로자들이 2주 순환 근무를 힘들어하여 논의 끝에 4주로 순환 근무주기를 바꾸기도 하였다.

자)

이 사건 사용자는 2022.12.15. 화성 비정규직지회장, 소하 비상대책위원장, 광주 비정규직지회장 등 비정규직지회를 포함하여 지부, 지회, 노동조합 전체의 뜻을 아우를 수 있도록 특별협의를 진행하였다. 집단적인 동의 절차를 통해 노동조합과 합의하였고, 당사자 개별 합의 또한 진행하였다.

차)

이 사건 회사 내부의 근속순위를 정할 때, 소속된 반의 근무 기간(반 근속 기간)을 기준으로 한다. 이 사건 근로자들이 수급업체 소속 근로자로 일했을 때의 기간은 반 근속 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런 반 근속 기간을 기준으로 배치 전환의 순서를 정하자면 평균적으로 20년이 넘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카)

이 사건 대법원 판결 당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차액을 지급할 때, 정산내역에 컨베어 수당이나 라인 수당이 제외된 이유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수급업체 소속 근로자로 근무하였을 때는 약 20년 전으로 당시의 업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5.

관련 법령 및 규정 <생략>

6.

판단

이 사건에 관한 당사자의 주장 요지가 위와 같으므로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이 사건 인사발령이 정당한지 여부(업무상 필요성, 생활상 불이익,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에 있다.

이러한 쟁점 사항에 대하여 이 사건 당사자의 주장과 우리 위원회에 제출된 각종 입증 자료의 기재 내용 및 이를 토대로 우리 위원회가 심문한 사항 등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한다.

가.

사용자 주장

파견법의 취지를 고용간주, 고용의무 근로자들이 기존의 공정에서 무조건 근무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없고, 이 사건 근로자들이 이 사건 사용자의 근로자가 된 이상 이들의 배치에 관한 사항은 이 사건 사용자의 경영 판단의 영역에 속한다. 이 사건 근로자들이 주장하는 원직 또는 기존에 수행했던 공정들은 현재 이 사건 사용자가 수행하거나 담당하고 있는 공정이 아니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존재하고, 임금 등의 변동이 없어 생활상 불이익은 존재하지 않으며, 특별 노사합의 및 개인별 면담 절차도 진행하였으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은 정당하다.

나.

전직처분의 정당성 판단에 관한 기본 법리

1)

근로계약에서 근로 내용이나 근무장소를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전보나 전직처분을 하려면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3.2.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2)

그런데 현실에서는 근로의 장소 또는 종류를 특정하지 않고, 예컨대 ‘회사가 정하는 근무 장소와 업무’ 등과 같은 포괄적 약정만 한 채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라 하더라도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므로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여야 한다. 다만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다.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데,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사용자가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 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13.2.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참조).

3)

그러나 위와 같이 대법원이 종합적 고려요소로 제시한 사정들은, 근로기준법 제23조제1항의 법문의 대원칙 하에서, 현실세계에서 다양한 모습을 띄고 이루어지는 전직처분의 위법성, 즉 정당한 사유 유무를 판단할 때에 주로 고려되어야 할 사정들을 제시한 것으로 이해함이 타당하다. 특히 대법원이 제시한 전직에 대한 권리남용 법리는 우리 근로기준법 제23조제1항과 같은 규정이 없는 일본에서 사용자의 전직권한을 제한하고자 도입된 법리로, 권리남용은 해당 권리행사를 저지하고자 하는 자 즉, 전직명령의 정당성의 경우 근로자측이 그에 대한 입증책임을 부담하게 되는데, 이는 인사처분의 정당성을 사용자가 입증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의 법리에 정확하게 배치된다.

4)

따라서, 위와 같은 ‘일본식 권리남용론’은 정당한 이유를 판단하는 데에 주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사정에 불과할 뿐이고, 그 자체로 정당한 이유의 유무 판단에 관한 증명책임의 부담기준 및 위법성 판단기준이 될 수는 없다. 나아가 전보나 전직과 관련한 인사권 내지 그에 대한 업무상 필요성과 관련한 사용자 측의 상당한 재량을 인정할 필요성이 있음은 물론이지만, 다른 한편, 업무상 필요성이라는 것은 상대적으로 비대칭적으로 정보를 보유하는 사용자 측에서 쉽사리 만들어낼 수 있는 것 또한 부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업무상 필요성이 일부라도 인정되는 것으로 보이더라도 인사권이 행사된 경위와 맥락, 인사명령의 내용이 종전 인사 관행과 비교할 때 얼마나 이례적인지 등 제반사정을 신중하게 고려하여 그 인사권이 남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이 옳다(서울행정법원 2023.1.27. 선고 2021구합82496 판결 참조).

5)

한편, 사용자의 업무상 필요에 따라 인사권을 행사할 상당한 재량이 있다하더라도 이는 사용자가 법률상 내지 재판상 일정한 방향으로 인사권을 행사할 의무를 부과 받은 경우에는 상대 근로자가 정당하게 예상할 수 있는 이익, 기업의 사회적 책무 등의 관점에서 그러한 재량은 축소될 수 있다.

6)

요컨대, 근로기준법 제23조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용자는 인사권자로서 원칙적으로 근로자에 대해 인사발령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 근로계약관계의 당사자가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것에 한계가 있으므로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고,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는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오는 것으로서 당초 근로계약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근로자가 예상하지 못한 상당한 불이익한 처분이라면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라 보기 어렵다[서울고등법원 2018.2.1. 선고 2017누70153 판결(대법원 2018.6.15. 선고 2018두36929 판결에 의해 심리불속기각 확정)].

다.

통상적인 전직명령의 정당성 판단과 이 사건과의 차별성

1)

직접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 이행으로서의 성격 고려 필요

가)

사용자가 자신의 업무상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목적으로 특정 직무를 수행중이던 근로자를 다른 직무로 배치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배치전환, 전직명령 등의 인사명령은 일반적으로 일정 기간 동안 직접적이고 실질적으로 지속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계속적 근로관계를 전제로 한다. 이러한 계속적 근로관계는 사용자에게 인사명령에 관한 상당한 재량권을 부여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나)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당사자들 사이에 파견법에 위반되는 근로자 파견(이하 ‘이 사건 불법파견’이라 한다)이 존재했음이 대법원에 의해 인정되었다. 그 효과로 제정 파견법(2006.12.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을 말함) 제6조제3항에 의해 이 사건 사용자와 이 사건 근로자들 일부 사이의 관계가 고용으로 간주되었고,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사용자가 나머지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해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였다. 그 결과 당사자 사이에는 그 효과에 따라 고용관계가 이미 존재함이 확인되었거나 혹은 새로 형성된다. 고용관계는 계약관계로서 당사자 사이의 관계는 원칙적으로 합의에 의해 결정되어야 하나, 이 사건과 같이 법률에 의해 계약관계가 간주 내지 성립되는 경우에는 계약관계를 구성하는 모든 사항들에 대한 합의가 일부 부존재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당사자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부분을 어떻게 보충할 것인지가 문제될 수 있다.

다)

파견법은 제6조의2 제3항을 통해 간략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나 같은 항 제2호가 “근로조건의 수준”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이 규정은 비교대상 근로자와의 차별시정의 관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즉, 임금, 근속기간, 휴가일수 등 비교 가능한 근로조건에 대해 당사자 간의 합의가 부존재하는 경우 이를 보충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고 계약기간이나 구체적인 직무배치와 같이 비교의 대상이 아닌 근로조건에 관해서는 이 규정을 적용하기 어렵다. 따라서 비교가 부적절한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직접고용간주 내지 직접고용의무를 부과한 취지, 해당 규정의 체계 등을 고려하여 그 내용을 보충하여야 한다.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나 직접고용의무 규정은 사용사업주가 파견기간의 제한을 위반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행위에 대하여 행정적 감독이나 처벌과는 별도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사법관계에서도 직접고용관계의 성립을 간주하거나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를 부과함으로써 근로자파견의 상용화·장기화를 방지하면서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도모할 목적에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발생하는 법률관계 및 이에 따른 법적 효과를 설정하는 것이다(대법원 2008.9.18. 선고 2007두2232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5.11.26. 선고 2013다14965 판결, 대법원 2022.1.27. 선고 2018다207847 판결 참조). 이러한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입법취지 및 목적에 비추어 볼 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사업주는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야 함이 원칙이고(대법원 2022.1.27. 선고 2018다207847 판결), 이러한 법리는 계약기간 뿐 아니라 해당 근로자에게 구체적 직무를 부여할 때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하므로, 당사자 사이에 별도의 합의가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직을 부여함이 상당하다.

라)

이 사건 인사발령은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의 효력이 동 판결의 피고였던 이 사건 사용자에 의해 현실에서 구체적으로 이행되기 위해 이루어지는 최초의 인사명령으로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는 이 사건 처분들이 일정 기간 동안 직접적이고 실질적으로 지속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계속적 근로관계를 전제로 하는 처분이 아니라, 대법원 판결의 이행을 계기로 근로관계가 실질적으로는 최초로 형성되는 즉, 시작 단계에서의 처분임을 의미한다. 근로계약의 완성은 원칙적으로 당사자 합의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하므로 구체적 직무가 합의 되지 않은 이상 당사자 사이의 관계는 더 이상 진전되지 않음이 원칙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직접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에 대한 파견법의 취지에 기초하여 당사자 사이의 의사를 보충하는 것이 가능하고 그러한 보충의 법적 형식은 사용자에 의한 인사명령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 사건 인사발령은 그러한 점에서 당사자 사이의 근로계약 관계를 보충하고 본격적으로 근로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근로관계의 실질적 ‘개시’로서의 의미가 강하다. 다만 인사팀 인사발령의 경우에는 종국적 성격의 처분이 아니라는 점에서 중간적·형식적 성격을 띠나, 조립부 인사발령의 경우에는 실질적 처분의 성격을 지닌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 사건 인사발령의 정당성을 판단하고자 근로관계에서 일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전직명령 등의 인사명령에 대한 정당성 판단기준을 적용함에 있어서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나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입법취지를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사용자가 여느 근로자들에게 행하는 인사명령에 부여되는 상당한 재량권은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할 때 상당한 범위로 축소된다.

마)

이 사건 사용자는 부당해고시 원직복직과 동일한 관점으로 보아 통상의 전직명령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인용된 사안에서 원직복직에 갈음하여 이루어진 전직명령이 정당한지를 다투는 사안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당사자 사이의 계속적 근로관계를 토대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직접적이고 실질적으로 근로관계가 계속된 바 없이 관계맺음을 이제 처음으로 시작하는 단계에 불과한 이 사건과 성격이 상이하여 동일한 법리를 적용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2)

이 사건 처분들의 정당성 판단을 위해 구체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들의 정당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고려하여야 하는 구체적 사정이 무엇인지가 문제된다. 이에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과 복지증진에 이바지한다는 파견법 제1조의 목적, 구 파견법 제6조에 따른 직접고용간주 및 파견법 제6조의2에 따른 직접고용의무에 관한 근거 규정의 취지, 내용 및 효과, 차별시정에 관한 파견법 제21조의 규정, 근로기준법 제4조에 따른 근로조건 대등결정원칙 등을 종합하여 불법파견으로 인한 직접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의 이행을 위한 인사명령의 정당성 판단시 구체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항은 다음과 같다.

가)

인사명령의 유형에 따른 심사 강도 탄력성

(1)

제정 파견법 제6조에 따른 고용간주 및 파견법 제6조의2에 따른 고용의무에 근거하여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와 직접 고용관계를 맺어 최초의 직무배치를 하는 경우 사용자가 하는 인사명령은 다음과 같이 유형화해 볼 수 있다. ① 당사자간에 합의가 있다면 합의된 직무, ② 원직, ③ 원직과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이하 ‘동종유사업무’라 한다), ④ 원직과 동종 내지 유사성이 인정되지 않는 업무(이하 ‘이종업무‘라 한다)로의 배치가 그것이다. 이 경우 해당 인사명령의 정당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원론적으로는 해당 인사명령은 직무배치에 관한 것이므로 배치전환 등 전직명령의 정당성에 관한 판단기준을 적용하여야 한다. 다만, ① 내지 ④ 유형의 인사명령 중 큰 번호의 직무로 배치명령을 내릴수록 직접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의 취지가 점점 더 퇴색하므로 사용자의 인사명령에 대한 재량권은 점점 축소되고 이에 상응하여 보다 엄격한 방향으로 정당성 심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2)

사용사업주가 경영상 이윤을 추구하기 위하여 시도한 과거의 판단이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확정된 경우 사용사업주는 그러한 결과를 제거할 의무를 파견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부과받는다. 직접고용간주와 직접고용의무의 이행은 그러한 결과를 제거하는 법정 방식이므로 ① 당사자간의 합의가 존재하거나, ② 원직으로의 복직의 두 경우만이 법적 관점에서 볼 때 파견법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불법상태를 온전히 제거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편 ③ 동종유사업무로의 배치는 사용자에게 원직복직을 완전히 이행하는 것에 사실상 또는 법률상 어려움이 있는 경우 원직복직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나 파견근로자 보호의 관점에서 불가피성이 인정될 수는 있다. 마지막으로 ④ 이종업무로의 배치는 이 모든 경우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로서 사용자로서는 불법파견의 불법성을 온전히 배제하였다고 인정받기가 어렵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③ 동종유사업무로의 배치와 비교할 때 단순히 경영효율성의 관점에서 그러한 배치명령의 필요성이 있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보다 높은 수준의 업무상 필요성을 입증하고 나아가 생활상 불이익에 대한 상당수준의 상응조치, 신의칙상 보다 강화된 절차 등을 이행하여야 할 것이다. 다만 사용사업주가 근로자와 합의하기 위한 진지한 설득과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합리적 근거나 이유 제시 없이 합의를 거부하거나, ②, ③의 직무에 배치하는 것 역시 사실상·법률상 불가능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등의 사정이 있다면 업무상 필요성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단 한번의 인사명령으로 원직(내지 적어도 동종 유사업무)으로의 배치가 어려운 부득이한 사정이 있어 이종업무에 배치한 경우라 하더라도 일정한 기한을 정해 원직으로의 배치를 확약하는 등 근로자가 예상할 수 있는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를 사용자가 취하였다면 이 역시 업무상 필요성 등의 제반요건을 완화하는 사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

원직, 동종유사업무 등의 구분기준

한편, 위 판단기준을 적용함에 있어서는 다음과 같은 점에 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1)

당사자간 합의의 주체

먼저, 당사자 사이에 합의된 직무와 관련하여서는 해당 합의의 주체가 누구인지가 문제된다. 구체적으로 근로자가 가입한 노동조합이 이러한 합의를 대신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생각건대, 이 때의 합의는 개별적 근로관계가 형성되는 과정, 즉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조건을 채워나가는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근로기준법 제4조에 따라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여야 할 것이므로 근로자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여야 하는 점, 구 파견법 제6조제3항 단서,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 전단에서 직접고용간주, 직접고용의무 거절의 주체를 개별 근로자로 명시하고 있으므로 그에 대한 반대해석상 직접고용간주, 직접고용의무의 구체적인 수락 역시 개별 근로자에게 유보되어 있다고 보아야 하는 점, 개별적 근로관계의 근로조건 중 특히 근로자 개인이 각자 수행해야 하는 직무는 개별·구체적이고 일신전속성이 강하므로 성질상 노동조합의 처분권이 인정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근로자가 구체적으로 수행할 직무에 대한 ’합의‘는 근로자 본인의 의사에 따른 것이어야 하며, 소속 노동조합이 근로자로부터 개별 수권을 받았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집단적 관점에서 이 합의를 대신할 자격은 인정되지 않는다.

(2)

원직의 의의

다음으로, ‘원직’의 의미가 문제된다. 이 때 ‘원직’이란 원칙적으로 직접고용간주 내지 직접고용의무 발생 당시에 근무하던 직무를 의미한다. 그러나 고용이 간주되었거나 고용 의무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그에 관한 다툼 등으로 시간이 경과된 경우에는, 파견근로자와 당해 사용사업주가 근로자파견관계 내지 이와 유사한 관계를 계속적 혹은 단절적으로 유지하고(이 때 파견사업주의 변경은 따지지 않는다) 있었다면 직접고용간주 내지 직접고용의무의 존재가 최종적으로 확정된 시점에 파견근로자가 수행하던 직무를 원직으로 보아야 한다. 파견근로자의 계약기간은 파견법상 원칙적으로 2년을 초과하지 않도록 설정되는 경우가 일반적이고(파견법 제6조제2항 참조) 그 결과 파견근로자의 직무는 기간만료와 채용을 이 2년을 주기로 반복하면서 수시로 변동될 개연성이 매우 높다. 직접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는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이라는 파견법의 목적을 달성하는 핵심수단인 바, 이 때의 고용안정은 근로계약기간 보장이나 임금 등 처우에 관한 근로조건의 보장뿐 아니라 파견근로자가 수행해 오던 직무의 계속적 수행을 보장하는 것 즉, 직무안정도 그 내용에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파견근로자로서는 사용사업주의 하청업체 관리에 관한 업무상 필요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으며 직무의 변천을 겪어왔을 것이므로, 그러한 변천을 인정하는 것이 직접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의 인정취지에 부합한다. 따라서 직접고용간주 내지 직접고용의무 발생 시점으로부터 시간이 경과된 뒤에야 비로소 그러한 관계 내지 의무가 확정되었고 시간의 경과 과정에서 사용사업주와의 간접고용관계를 유지해 온 경우, 파견근로자가 직접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의 존재가 확정된 시점을 기준으로 가장 가까운 시점에서 수행한 직무를 원직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 달리 직접고용간주 내지 직접고용의무 발생시점을 기준으로 원직을 인정한다면 직무안정을 위한 고용간주 및 고용의무의 이행과정에서 최근의 직무가 아닌 과거에 수행한 직무로의 변경이 강요될 수 있는데, 이는 직무안정을 위한 파견법상의 제도가 직무안정을 오히려 파괴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것을 용인하는 결과가 된다는 점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3)

동종유사업무의 의의

세 번째로, 직무배치에 있어서 ‘동종유사업무’의 의미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고용의무가 인정된 파견근로자에 대한 근로조건을 정하는 것과 관련하여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은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의 유무를 기준으로 해당 파견근로자에게 적용할 근로조건을 정하라는 취지를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파견법 제21조제1항 역시 파견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여부를 판단하는 비교대상으로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를 제시하고 있으며,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근로자법’이라 한다) 제8조제1항도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 여부의 비교대상으로 동일한 근로자를 제시하고 있다. 대법원은 기간제근로자법 제8조제1항과 관련하여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업무가 기간제근로자의 업무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에서 정한 업무 내용이 아니라 근로자가 실제 수행하여 온 업무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이들이 수행하는 업무가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 않고 업무의 범위나 책임과 권한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주된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들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한다고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2.3.29. 선고 2011두2132 판결). 직접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는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과 차별로부터의 보호를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동종유사업무의 기준을 위와 동일한 개념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4)

원직 배치 등의 사실상·법률상 불가능성에 대한 판단기준

네 번째로, 동종유사업무 또는 이종업무로의 배치의 업무상 필요성을 완화해 주는 요소인 원직으로의 복직이 사실상·법률상 불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문제된다. 직접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였는지는 해당 인사명령을 하려는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은 아니다. 불법파견은 단 한번의 인사명령에 의해 범해지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경영판단과 이를 실행하기 위한 각종 인사명령(예컨대 해당 업무에 이미 사용중인 정규직 근로자가 있다면 이들을 다른 직무로 전환하기 위해 배치전환을 하거나 이들을 하청업체로 고용관계를 이전시키기 위해 사직권고를 할 것이다)과 여러 계약 관계의 구축(예컨대 하청업체 선정 및 선정된 업체와의 도급 내지 위탁계약 체결), 사용사업주의 부동산, 동산 등을 비롯한 각종 재산권 활용(기계, 장비, 작업도구 등에 대한 임대차, 리스 등) 등 여러 가지 행위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불법파견임이 인정되어 그 결과물을 해체하는 과정 특히, 원직 배치 역시 그에 준하는 상당한 조치가 필요할 것임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노사관계는 어느 시점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하므로, 직접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의 이행 역시 특정 시점을 중시하는 정적 관점이 아니라 통시적으로 접근하는 동적 관점에서 파악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직접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의 이행의 수단으로서의 원직(혹은 동종유사업무) 배치가 사실상 및 법률상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인사명령이 이루어진 시점 뿐 아니라 해당 시점을 전후하여 사용사업주가 그러한 배치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지,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노력을 성실하게 하였는지, 원직 배치를 위해 비교적 시간이 걸린다하더라도 파견근로자에게 원직 배치를 일정한 기한 내에 완수하기로 약속하거나 적어도 그에 대한 어려움을 파견근로자를 상대로 충분한 설명을 하고 양해를 구하거나 기타 파견근로자가 예상할 수 있는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거나 노력했는지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사용사업주는 자신의 경영상황 내지 인력배치에 관해 비대칭적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러한 사정을 무시한 채 우리 위원회가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에 대한 전직명령을 발하고자 희망하는 혹은 이미 발한 ‘특정’시점을 기준으로 원직 배치가 사실상·법률상 불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한다면, 사용사업주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은 바, 이는 사실상 불법파견에 따른 응분의 책임을 사용자에게 부과하는 것을 포기하고 직접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를 인정한 파견법의 취지를 몰각하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타당하지 않다.

라.

이 사건 근로자들을 배치할 원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자들을 배치할 원직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구제신청이 노동위원회규칙 제60조제6호에 규정하는 심판사건이 신청하는 구제의 내용이 법령이나 사실상 실현할 수 없음이 명백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원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러한 원직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그러한 원직이 과연 존재하지 않는지 여부 등은 이 사건의 주된 다툼의 대상으로서 이 사건 근로자의 주장 자체만으로 신청하는 구제의 내용이 법령이나 사실상 실현할 수 없음이 명백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워 이 사건 사용자의 본안전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마.

이 사건 인사발령의 정당성에 대한 구체적 판단

이 사건 근로자들의 신청취지 제1항은 주위적으로 조립부 인사발령이, 예비적으로 인사팀 인사발령이 부당전직임을 인정해 달라고 하면서도, 제2항에서 두 인사발령 모두를 취소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제2항의 취지는 제1항에서 두 인사발령이 모두 부당전직임이 인정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므로, 아래에서는 두 인사발령 전부에 대하여 부당전직 및 그 취소여부를 판단한다.

1)

인사팀 인사발령의 정당성 관련

이 사건 사용자와 이 사건 근로자는 직접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에 따라 근로관계를 맺었고 그 내용을 장차 형성해 갈 예정인바, 인사팀 인사발령은 그러한 과정에서 내려진 인사상 명령으로 내용상 입사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기본적인 조치로 이해된다. 따라서 그 성질상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 이와 관련하여 이 사건 근로자는 인사팀 발령기간 동안 야근 등을 하지 못해 이에 상응하는 소득감소가 있다고 주장하나 이는 인사팀 인사발령시 발생하는 부수적 효과인데다 야근 수당 등은 실제 야근을 전제로 지급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보장된 수입이라 단정하기는 어려워 업무상 필요성에 상응하는 생활상 불이익으로서 이 사건 근로자들이 감내할 수 있는 정도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 외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에 관해서도 문제가 없다. 이에 이 사건 사용자의 인사팀 인사발령은 정당한 인사권 행사라 볼 수 있어 그 취소 등을 구한 이 사건 근로자들의 신청을 기각한다.

2)

조립부 인사발령의 정당성 관련

이 사건 사용자와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인사팀 인사발령 무렵 개별적으로 이 사건 사용자와 이 사건 사용자가 제시하는 문구가 인쇄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으나 이 사건 근로자들은 근로계약서 작성에 앞서 서식에 인쇄된 제2조(근무장소)와 제3조(근로내용)에 동의하지 않음을 내용증명으로 통지하였으므로 근무장소와 근로내용에 대해서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근로관계의 내용 중 공백인 직무를 보충하기 위해서는 직접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에 부합하는 인사명령이 내려져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조립부로의 인사발령의 정당성을 살펴본다.

가)

인사재량권 축소로 인한 엄격한 심사 필요

(1)

조립부 업무의 원직 해당 여부

(가)

조립부 인사발령의 정당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재량권을 인정할 것인지가 선행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이 사건 근로자들을 조립부에 배치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사용자와 이 사건 근로자들이 개별적으로 합의를 한 사실이 없으므로 구체적인 재량권의 범위와 그에 따른 심사강도는 조립부 인사발령이 원직, 동종유사업무 내지 이종업무에 해당하는지에 의해 결정된다.

(나)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근로자들마다 차이가 있지만 직접고용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이후 짧게는 12년 길게는 20년이 넘게 경과하였고, 그 기간 동안 이 사건 근로자들은 대체로 이 사건 사용자와 간접고용관계를 유지하며 여러 직무를 전전해 왔으므로 그러한 직무경로의 이동을 존중하는 것이 직접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가 보호하고자 한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에 부합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원직이라 함은 이 사건 대법원 판결 확정 당시 근무하던 직무라고 봄이 상당하다. 이러한 취지에 비춰본 이 사건 근로자들의 원직은 위 ‘4. 다. 4)’의 표에 기재된 업무와 같다.

(다)

한편,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회사의 직무는 연구직, 관리직, 영업직, 생산직(엔지니어직) 등으로 크게 나누어져 있는데, 이 사건 근로자들이 수행했다고 주장하는 공정들은 모두 생산직군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생산직군 내에 속하는 직무는 원직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직군 구분은 이 사건 사용자의 주요한 영업수단인 자동차제조 및 판매를 위해 수행되는 개발, 양산 및 판매 등의 일련의 업무를 성질이 유사한 직무를 중심으로 가장 최상위의 단계에서 분류한 것으로서 각 직군 내에서도 다양한 구체적 직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 생산직이 수행하는 공정은 전체적인 양산단계의 업무로 메인컨베이어벨트에서의 작업여부에 따라 크게 직접공정과 간접공정으로 구분되는데, 직접공정은 ‘프레스공정 → 차체공정 → 도장공정 → 조립공정’순으로 진행되고, 간접공정은 소재제작공정(엔진제작공정, 범퍼제작공정), 생산관리업무, 출고업무, 포장업무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 등 생산직군 내에서도 실제로 다양한 공정이 존재하는 점, 각 공정별 구체적 직무의 차이가 존재하여 이를 적절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각 직무별 소정의 교육과 적응기간이 필요한 점, 생산직군 내의 다양한 직무 사이에서도 순환배치를 하거나 직무교류가 빈번하게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점, 공정 중 일부는 수급업체에게 위탁하는 등의 방식으로 분리하여 운영하기도 하는 점,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생산직군에 속한 공정 내에서도 근로자 사이에 현저한 선호의 쏠림이 존재하고 이는 단체협약 내 관련 규정(단체협약 제26조, 제29조, 제30조) 등에서도 확인이 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사용자가 주장하는 직군을 직접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의 이행이 문제되는 이 사건에서 원직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기에는 지나치게 광범위하여 부적절하다.

(2)

조립부 업무의 동종유사업무 해당 여부

위 ‘4. 다. 4)’의 표에 따르면 이 사건 근로자들 중에는 조립부를 원직으로 두고 있는 근로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조립부의 직무가 이 사건 근로자들의 원직에 대한 동종유사업무에 해당하는지가 검토되어야 한다.

(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에서 정한 업무 내용이 아니라 근로자가 실제 수행하여 온 업무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이들이 수행하는 업무가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 않고, 업무의 범위나 책임과 권한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주된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들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한다고 보아야 한다.

(나)

이 사건의 경우를 살펴보건대, 이 사건 근로자들의 원직과 조립부의 업무는 전체적으로 자동차 양산에 속하는 공정으로서 이 사건 사용자의 공장 구내에서 이루어지며 육체적 움직임에 의존하여 일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하면 조립부 인사발령으로 이 사건 근로자들이 배치 받은 조립업무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애초 수행하던 원직과 동종유사업무라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근로자들이 기존에 수행하던 원직과 조립부 업무는 메인컨베이어벨트 위에서 근무하는지 여부에서 차이가 두드러진다. 조립부의 업무는 메인컨베이어벨트 위에서 이루어지는 직접공정으로 일의 처리속도가 메인컨베이어벨트의 속도에 직접적으로 맞춰 이루어져야 하므로 육체적 피로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특히 이 속도를 따라 일하지 못하면 전체 생산공정의 진행에 영향을 미쳐 불이익을 입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정신적 피로도도 상당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원직은 간접공정에 속하는 직무로 일의 처리속도가 컨베이어벨트의 움직임에 직접 영향을 받지 않으며 근로자 스스로 일의 완급 조절이 가능하다. 이러한 업무 강도를 고려하여 이 사건 사용자는 직접공정 중 조립공정에 근무하는 정규직 근로자에게 2022년 기준 13,000원 ~ 40,000원의 콘베어수당, 40,000원 ~ 85,000원의 라인수당을 지급하고 있으나, 조립공정은 전체 수용가능 인원을 모두 채우고 있지 못하며, ‘반 근속’ 기간이 20년 이상에 달한 정규직 직원들도 이 사건 근로자들이 수행하던 원직인 간접공정으로의 전직을 원하는 등 조립공정에 대한 기피 현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조립부는 상시 결원이 존재하는 점, 이를 보충하고자 이 사건 사용자의 단체협약 제26조제4항이 생산직 신규입사자는 제조부서에서 근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여 신입 직원에게 조립공정 배치를 강제하는 점, 일용직, 교육연계 인턴직 등을 조립부에 사용하는 점 등에서도 알 수 있다. 요컨대, 육체노동에 의해 수행되는 직무에서는 동종유사성을 판단함에 있어 일의 강도가 중요한 기준이 되며, 나아가 같은 사업장 내에 근무하는 직원들 사이에서의 선호의 편중을 초래할 정도의 차이가 발생하는 점도 중요한 참작 사유가 될 것인바,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조립부의 업무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원직에 대한 동종유사업무라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이 사건 사용자는 조립부의 업무가 간단한 수준의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사용자측의 이 사건 심문회의에서의 진술에 따르면 이 사건 근로자 중 일부가 1개월 넘게 화성공장 조립부의 업무에 적응하고 있지 못해 조립부 내에서의 반 배치를 실시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는 점에서도 두 업무간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 사건 사용자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동종유사업무와의 차별을 시정하기 위해 임금 차액 등을 지급하였는데, 이 때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컨베어수당과 라인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는바, 이는 이 사건 사용자 스스로도 조립부의 직무와 이 사건 근로자의 원직이 동종유사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자인한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3)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사용자의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조립부 인사발령은 직접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의 이행의 방법으로 원직 내지 동종유사업무에 배치한 것이 아니라 이종 업무에 배치한 것이므로 인사명령의 정당성을 판단함에 있어 강한 심사기준을 적용하여야 한다.

나)

업무상 필요성 관련

(1)

이 사건 사용자가 주장하는 업무상 필요성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사용자는 업무의 성질상 숙련도가 낮은 이 사건 근로자들이 담당할 수 있는 공정의 한계가 있다는 점 및 이 사건 사용자의 자동차 생산량과 생산 및 판매 목표 역시 매년 증가한다는 점과 함께 조립부의 결원 현황, 그리고 이 사건 사용자의 공정 개선 현황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처분들은 이 사건 사용자가 파견법 위반의 결과를 시정하기 위해 법률이 제시한 직접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의 이행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계속적 근로관계가 지속되던 중 이루어지는 통상적인 인사명령과는 그 성격을 달리하므로 이를 고려하여야 함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다.

(나)

파견법의 취지는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과 복지증진 등에 있으며 그러한 취지를 관철하는 과정에서 그 반사적 효과로 사용자의 경영상 효율성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법치국가에서 경영 효율성은 법적 한계 내에서 추구되어야 하며, 이를 벗어난 효율성 추구를 용인한다면 해당 법률은 결국 그 실효성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에도 이 사건 사용자는 경영효율성을 추구하던 중 파견법을 위반하게 되었는바, 파견법 위반으로 초래된 위법한 상황을 시정 내지 치유하는 단계에서 다시 경영효율성에 근거하여 이 사건 사용자가 제시하는 이유들을 용인한다면, 파견법 위반은 근절되지 못하고 계속 반복될 것이다.

(다)

따라서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나 직접고용의무의 이행으로서 이루어진 인사명령의 정당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경영상 효율성 추구를 업무상 필요성의 이유로 인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원직 내지 동종유사업무로의 배치가 사실상·법률상 불가능하거나 이에 준하는 정도의 장애가 있다는 등의 사정이 있거나, 이 사건 사용자가 주장하는 경영상 효율성 추구가 용인되지 않을 경우 이 사건 사용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현저한 손해가 발생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고 이로 인해 궁극적으로 이 사건 근로자들의 구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등의 사정이 있거나, 배치명령을 할 다수의 동종유사업무 혹은 다수의 이종업무가 존재하여 그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가 문제되는 경우 등에는 예외적으로 경영상 효율성과 관련한 업무상 필요성이 고려될 수 있다.

(라)

한편, 현대기업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법·제도·관습·관례 등에서 그 사회적 책무를 다할 것이 기대되는 추세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는 것도 기업의 업무의 한 내용이라 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근로자의 인권 및 존엄성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이나 그에 근거한 판결의 이행도 포함된다. 이 사건 사용자는 세계 유수의 자동차 제조회사이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로서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고자 2020.7. ○○○○○ 인권헌장을 발표한바 있고, 단체협약에도 사회적 책무에 대한 일련의 규정을 두었다. 이 사건 사용자에게 부과된 인권경영으로 대표되는 사회적 책무와 스스로의 약속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사용자로서는 법질서에 위해를 가하는 행위를 한 경우 그 시정에 최선을 다할 것임이 기대되며 파견근로자의 인권보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불법파견을 시정함에 있어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이 사건에 있어서도 경영상 효율성을 추구할 사정이 있더라도 사회적 책무를 압도할 만한 성격의 것이 아니라면 사회적 책무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인사명령을 하여야 할 것이다.

(마)

이 사안으로 돌아와 살펴보건대, 이 사건 사용자의 주장 중 조립부의 결원이 있고 이를 이 사건 근로자들로 충원해야 한다는 주장은 파견법 위반 시정을 조립부의 고질적 결원 발생이라는 민원 해결 기회로 활용하려는 취지로 이해된다는 점에서 결국 경영 효율성을 주장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어 앞서 언급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안에서는 고려의 여지가 없다.

(바)

다음으로 이 사건 근로자들의 숙련이 부족하다는 주장은 이 사건 근로자들을 원직 내지 동종유사업무에 배치하는 경우에는 전혀 문제가 될 수 없는 성격의 지적으로서 이는 이 사건 근로자들을 원직 내지 동종유사업무에 배치가 어려운 사실상·법률상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업무상 필요성 인정사유로 고려될 수 있을 뿐이다. 이 사건 사용자의 공정개선 노력의 경우 장래에 일어날 일로서 그러한 공정 개선결과 정규직화가 이루어지고 해당 공정에 이 사건 근로자들이 우선 배치될 예정이 아니라면 그것은 이 사건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그 자체만으로 이 사건 조립부 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하는 근거로 보기는 어렵다(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자들은 반 근속이 0부터 가산되므로 사용자가 주장하는 공정 개선이 이루어지더라도 해당 공정에 우선 배치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2)

경영상 효율성 주장을 고려할 사정의 유무

(가)

이 사건 사용자가 주장하는 경영상 효율성을 업무상 필요성 인정의 근거로 삼기 위해서는 원직 내지 동종유사업무로의 배치가 사실상·법률상 불가능하거나 이에 준하는 정도의 장애가 있다는 등의 사정이 존재하는지가 문제된다.[이 사건 사용자가 자인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사용자의 자동차 생산량과 생산 및 판매 목표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점, 이 사건 사용자의 전체 근무인원(화성공장 약 8,000명, 광주공장 약 6,300명) 중 이 사건 근로자들의 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채 1%도 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이 사건 사용자가 주장하는 경영상 효율성 추구방법이 이 사건 사용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초래할 것으로 인정하기 어려워 이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검토하지 않는다].

(나)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자를 원직 등에 배치하는 것이 사실상·법률상 불가능하다면서 그 이유로 현재 이 사건 사용자가 원직이 속한 공정을 자신이 수행하거나 담당하고 있지 않음을 주장한다. 구체적으로 원직 등은 수급업체들이 현재 담당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사용자는 그들의 인사권에 개입할 수 없다는 취지이다.

(다)

우선 불법파견으로 인한 근로자지위확인 사건에서 사용사업주는 통상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혹은 확정된 이후라도 상당한 기간 동안은 해당 하청관계가 합법적 진성도급임을 주장하며 그러한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일반적일 것이다. 그동안 적법한 진성 도급이라 주장해 왔는데 이를 일거에 없었던 것으로 돌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이에 불법파견이 인정되어 파견근로자가 원직 배치를 요구하는 이 사건과 같은 사안에서 사용사업주는 하청업체의 인사권 등 경영권에 개입할 수 없다는 이 사건 사용자와 같은 주장을 필연적으로 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러한 주장의 정당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이러한 사실적 배경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즉, 그러한 하청관계가 존재하고 있는지 만을 검토할 것이 아니라 사용사업주가 그러한 관계를 설정하고 관리하는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사용사업주의 주장을 그대로 수긍한다면 직접고용간주 내지 직접고용의무가 인정된 사건에서 그에 따른 파견법적 효과는 사실상 무력화 될 것이다. 이는 결국 불법파견을 하더라도 해당 파견근로자를 원직 이외의 직무(심지어 원직과 아무 관련이 없는 직무를 포함함)에 배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직접 채용하기만 하면 될 뿐 현재의 하청관계로 위장된 관계를 그대로 유지해도 무방하다는 잘못된 신호를 사용사업주에게 주게 될 위험이 있고, 그 결과 불법파견은 근절되지 않을 것이다.

(라)

불법파견으로 인한 효과인 직접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는 이 사건 사용자가 주장하는 파견근로자에게 단순히 채용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차별 받지 않고, 고용안정(계약기간의 정함이 없고 직무의 계속성이 보장되는 직무부여 등)이 보장되는 지위의 제공을 요구한다. 다만 현행 파견법이 완전하지 못하여 파견법의 제도적 취지와 체계적 해석 등을 통한 보충이 필요한 관계가 형성될 뿐이다. 이 사건 역시 구체적 근로관계의 형성 과정에서 발생한 사안으로 원직 등에 배치하는 것이 사실상·법률상 불가능한지 여부는 당사자 사이의 관계가 형성중인 과정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 동태적 관념하에 파악되어야 한다. 이 사건 근로자들이 대법원 판결 확정 당시 근무하던 원직은 수급업체가 수행하던 업무의 범위에 있으나, 이 사건 사용자와 수급업체 사이의 관계는 영구불변의 관계가 아닌 계약에 의해 형성된 관계이다. 이 계약관계는 수급업체들과의 도급계약서에서 보는 바와 같이 6개월을 계약기간으로 정하고 있으며 계약기간이 만료되기 1개월 전까지 통지한다면 이 사건 사용자가 원하는 시점에 언제든 해지가 가능하다. 실제로 이 사건 사용자는 불법파견에 따른 근로자지위확인의 소가 잇따라 제기되자 2013년부터 이 사건 사용자 자신 뿐 아니라 수급업체 대표들이 참여해 노동조합 측과 특별교섭을 실시하고 사내협력사 인원에 대한 대응에 대한 합의를 여러 차례 한 바 있다. 나아가 이 사건 사용자는 2018.9.19. 근로자지위확인의 소를 제기한 사내협력사 직원 중 소 취하에 동의하고 직접고용되기를 희망하는 자를 특별채용 하기로 ○○노조 ○○○○○ 지부와 합의한바 있다. 이 때 별도의 서면으로 사내협력업체가 담당하던 PDI방청공정에 대해 공정을 개선하기로 노동조합과 추가합의를 하였다. 그 후 특별채용이 이루어져 이들을 실제 현장에 발령한 2019.1.31. 이전에 위 공정의 직영화를 완료하고(특별채용된 근로자가 아니라) 기존에 근무하던 정규직 근로자를 배치하는 등 이 사건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필요한 시점에 수급업체가 담당하던 공정을 직영으로 전환하기도 하였다. 요컨대, 이 사건 사용자가 수급업체의 독립된 경영 영역이므로 개입할 수 없다는 주장은 해당 계약이 유효한 특정시점을 기준으로 한 것에 불과하다. 이와 달리 이 사건의 근로관계 형성적 성격을 고려하여 동태적 관점에서 본다면,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이 선고된 2022.10.27. 이후인 2022.12.31. 이 사건 사용자와 수급업체 사이의 계약은 최초로 만기가 도래하였는데 이 사건 사용자는 계약 문구상 해지가 가능함에도 1개월전 통지 규정에 비추어 다소 촉박한 것으로 보았는지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지만, 그 이후 다시 만기가 도래하는 2023.6.30. 혹은 다시 6개월이 경과한 2023.12.31.에도 이 사건 사용자는 수급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만약 이 사건 사용자가 위와 같은 시기에 수급업체 등과 이전과 같이 협의를 거친다면 해당 공정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직영 전환이 가능할 것이다. 요컨대 이 사건 사용자가 이 사건 대법원 판결 이후 멀지 않은 장래에 종전과 같은 방법으로 이 사건 근로자들 전부 또는 일부를 원직으로 배치하는 것이 사실상·법률상 불가능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나아가 직영 전환에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면 직영전환 완료를 조건으로 장차 원직배치를 약속하는 등의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

한편,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이 사건 대법원 판결 선고일부터 2022.12.31.까지 그 전과 마찬가지로 수급업체의 휘하에서 원직에 계속 그대로 근무하였는바, 이러한 방식을 수급업체와의 관계가 정리되어 정규직화가 달성될 때까지 유지하는 것도 일응 가능해 보인다. 그런데 이에 대해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심문회의에서 직접고용간주 내지 직접고용의무가 인정된 이 사건 근로자들을 위 기간 동안 대법원 판결 전과 동일하게 수급업체에서 그대로 근무하게 두는 경우 다시 불법파견이 문제될 소지가 있으므로 법률상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러한 방식으로 이 사건 근로자가 근무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사용자와 수급업체 사이에 근로자전출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근로자에게 해당 수급업체로 전출명령을 하는 방법에 의해 이루어질 것이다. ‘전출’은 근로자가 원소속 기업과의 근로계약을 유지하면서 휴직·파견·사외근무·사외파견 등의 형태로 원소속 기업에 대한 근로제공의무를 면하고 전출 후 기업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근로제공의 상대방이 변경되는 것으로서 근로자의 원소속 기업 복귀가 예정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대법원 2022.7.14. 선고 2019다299393 판결). 이와 같이 전출이 이루어지면 이 사건 근로자들이 기존 수급업체에서 계속 근무하는 경우 이 사건 근로자들은 수급업체의 지휘·감독하에 근무하게 된다. 이 경우에는 외형상 수급업체가 사용사업주, 이 사건 사용자가 파견사업주가 되는 모양새가 되는데, 이는 이 사건 사용자가 불법파견을 범하였다고 인정된 기존의 구도 즉, 수급업체가 파견사업주이고 이 사건 사용자가 사용사업주가 된 것과는 정반대의 형태이다.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에 따른 직접고용의무는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파견사업주, 즉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가 주체가 되어 행하는 근로자파견의 경우에 적용되는데,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란 반복·계속하여 영업으로 근로자파견행위를 하는 자를 말하고, 이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자파견행위의 반복·계속성, 영업성 등의 유무와 원고용주의 사업 목적과 근로계약 체결의 목적, 근로자파견의 목적과 규모, 횟수, 기간, 태양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위와 같은 반복·계속성과 영업성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파견행위를 한 자, 즉 원고용주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7.14. 선고 2019다299393 판결). 이 사건 사용자는 자동차제조업을 영위하는 것이 본업으로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가 아님이 명백하며, 외형상 근로자파견관계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러한 외형은 한시적이며 이러한 외형이 형성된 경위상 수급업체의 공정을 직영화하기 위한 법적 절차가 종료되면 이러한 외형도 곧 해소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 사건 대법원 판결 선고 시점부터 인사팀 인사발령시까지 유지했던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무형태가 법률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수급업체는 비록 이 사건 사용자와 계열회사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나 이 사건 심문회의에서의 진술에 따르면 10년 이상 계약관계를 이어온 경우가 많아 보이는 점,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불법파견 문제에 대해서도 노사간 교섭에 당사자로 직접 참여하기도 하는 등 이 사건 사용자의 인사관리에 상당한 이해도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사실상 계열회사와 다름없는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계열회사 간 전출의 경우 전출 근로자와 원소속 기업 사이에는 온전한 근로계약 관계가 살아있고 원소속 기업으로의 복귀 발령이 나면 기존의 근로계약 관계가 현실화되어 계속 존속하게 되는바, 위와 같은 전출은 외부 인력이 사업조직에 투입된다는 점에서 파견법상 근로자파견과 외형상 유사하더라도 그 제도의 취지와 법률적 근거가 구분되므로, 전출에 따른 근로관계에 대하여 외형상 유사성만을 이유로 원소속 기업을 파견법상 파견사업주, 전출 후 기업을 파견법상 사용사업주의 관계로 파악하는 것은 상당하지 않다(대법원 2022.7.14. 선고 2019다299393 판결)는 점을 고려해 보아도 수급업체를 통한 원직 유지를 법률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바)

한편, 이 사건 사용자의 모회사로서 동일한 자동차제조업을 영위하면서 이 사건 사용자와 같은 날 이 사건 대법원 판결과 동일한 취지의 판결을 선고받은 ○○○○○ 주식회사는 노동조합 측과 사업장별로 유사 공정 내지 현 재직 공정 우선 배치 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한 바 있는데 이러한 사례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근로자들을 원직 등에 배치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사)

그렇다면 조립부 인사발령은 비록 이 사건 사용자가 조립부 결원 문제를 완화하여 경영 효율성을 추구하려는 목적에 충실한 것이라 하더라도 불법파견에 따른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는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할 필요성을 압도하지 못하는데다 원직 내지 동종유사업무로의 배치가 사실상·법률상 불가능하거나 이에 준하는 장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종업무에 인사처분을 하였다는 점에서 이 사건 사용자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조립부 인사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다)

생활상 불이익 관련

(1)

전직 명령의 정당성 판단에 있어서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은 해당 인사처분에 따라 근로자가 받게 되는 일체의 불이익을 의미한다. 조립부 인사발령은 직접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의 내용에 비추어볼 때 이종업무를 대상으로 한 것이기는 하나 근무장소가 사내에 위치하고 있는 점, 다액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컨베어 수당, 라인수당이 별도로 지급되는 점, 근로자들 사이의 뚜렷한 선호의 차이가 존재할 정도로 주관적 관점에서 육체적, 정신적 피로도가 높고 산재발생율이 다소 높으나 특정 근육의 반복 사용으로 인한 산재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조립부 내에서의 순환배치가 일정한 주기로 이루어지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생활상 불이익이 크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2)

그러나 생활상 불이익의 정도가 해당 인사처분을 정당화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인지 여부는 해당 인사처분의 업무상 필요성의 크기와 비교·교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사안의 경우 조립부 인사발령에 대해서 이 사건 사용자가 주장하는 업무상 필요성이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부인된 이상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한 생활상 불이익이 비록 크지 않다 하여 이를 이 사건 근로자가 감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라)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 관련

(1)

이 사건 당사자 사이의 협의에 대한 검토

(가)

전직 명령의 정당성을 판단함에 있어 거쳐야 하는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란 사안의 성격에 따라 요구되는 절차의 수준이 달라진다. 이 사건과 같이 업무상 필요성이 희박한 인사명령의 경우에는 상당한 수준의 협의를 요한다. 이 사건의 인사명령은 파견법 위반에 따른 직접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의 이행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특색이 있으며, 이러한 특색은 당사자들이 구체적 근로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사이라는 점에서 두드러짐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법률에 의해 근로관계가 형성되나 그렇다고 하여 법률이 완벽하게 모든 근로조건의 기준을 제시한 것이 아니므로 법률이 미처 채워주지 못하는 영역은 원칙적으로 당사자에게 맡겨져 있다. 이 사건과 같이 구체적 직무가 그러한 대상인 경우에도 합의가 원칙이나 여의치 않다면 불법파견의 계기가 되었던 원직에 배치하여야 한다. 만약 사용자에게 원직 배치가 어려운 사정이 있어 동종유사업무 혹은 최악의 상황에서 이 사건과 같이 이종의 업무에 배치를 할 수밖에 없다면 사용자로서는 근로자를 설득하고자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 때 이루어지는 설득의 내용으로는 구체적으로 배치될 직무가 무엇인지, 이종 직무 배치로 인해 야기될 불편함에 대해 진지한 유감을 표명하거나 대안을 제시했는지 여부, 원직 내지 동종유사업무에 대한 배치가 추후 가능해 질 경우 우선배치를 약속할 것인지 여부 등을 예시해 볼 수 있다.

(나)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펴보면,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자와의 개별적인 설득이나 협의절차는 형식적으로 했을 뿐이고 이마저도 이종업무인 조립부 배치를 전제로 조립부 내의 어떤 반에 배치받고 싶은지에 그쳤다. 그 외 원직 내지 동종 유사업종에 대한 배치가 어렵다는 사정을 진지하게 설명하거나 이종직무 배치와 관련하여 이해 내지 양해를 구하거나, 원직 등에 대한 배치의 예상 시기나 방법 등 대안을 제시하는 등의 협의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2)

이 사건 사용자와 노동조합간의 협의에 대한 검토

(가)

이 사건 사용자는 2022.12.15. 자 특별 노사협의를 진행하면서 공장별 상황을 고려하여 단체협약 제29조, 제30조의 전환배치 원칙과 노사관행에 따라 실시한다는 점을 합의하였고, 간사회의를 통해 공정배치와 관련하여 보충적으로 “단체협약 제30조의 반 근속은 공정 배치 이후부터 적용하되, 판결시점(’22.10.27.)부터 가산한다.”라고 합의한 것을 두고 신의칙상 절차를 거쳤다고 주장한다.

(나)

그러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직접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의 이행은 구체적 근로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근로자와의 개별합의가 필요하다. 근로계약 체결은 노동조합이 대표권을 행사하여 근로자를 대신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 사건 근로자들은 조립부 인사발령이 있기 전부터 이 사건 사용자와 합의한 위 노동조합의 조치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취지를 노동조합과 일반 근로자 및 이 사건 사용자에게 피력하기도 하였다. 특히 단체협약 제6조제1항은 유니언 숍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이 사건 사용자와의 근로관계가 개시되면서 헌법 제33조에 따른 단결권의 내용인 단결선택의 자유가 제한되었으므로, 구체적 분쟁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에서는 위 노동조합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이익을 일반적으로 대변할 것이라고 인정하는데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다)

이에 더해 이 사건 사용자와 위 노동조합 사이에 이루어진 2022.12.15.자 특별 노사협의의 회의록에는 이 사건 근로자의 이익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먼저, 위 회의록 중 노사관행에 따른다는 점과 관련하여 이 사건 사용자는 그룹 전입 배치자, 수급업체 소속에서 특별채용된 근로자, 직군 전환 배치자는 모두 조립부에서 업무를 시작하는 노사관행이 있으므로 이 사건 근로자들도 이 노사관행에 따라 조립부에 배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점이다. 위 노사관행의 예시로 든 사례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근거하여 입사 내지 전입한 근로자로서 법률 및 법원의 명령에 의해 근로관계를 형성하게 된 이 사건 근로자와 동일하게 볼 수 없음에도 그 적용을 강제하는 합의를 하였다는 점에서 이 사건 근로자의 이익에 반한다. 다음으로 2022.12.15. 자 간사 회의록은 “반 근속을 판결시점부터 가산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는 부분이 문제된다. 단체협약 제30조 이하에 부기된 2호, 3호 관련 별도회의록의 내용에 따르면 반 근속이란 ‘특정 반에서의 근속기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되는데, 이 개념은 어느 직무에 결원이 발생하여 어느 근로자가 해당 직무로의 전환배치를 희망할 때, 희망자가 소요 인원보다 많은 경우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준으로 사용된다. 즉, 조립2반에서 10년을 근무한 직원과 15년을 근무한 직원이 동일한 직무를 대상으로 배치전환을 희망하나 결원이 1명 뿐인 경우 해당 반에서 15년을 근무한 직원에게 우선권을 인정하는데, 여기에서 해당 반에서의 근무 경력을 ‘반 근속’이라 부른다. 2022.12.15. 자 특별 노사협의에 따르면 직접고용간주로 이미 20년이 넘는 근무 경력을 가진 이 사건 근로자라 하더라도 반 근속은 대법원 판결 시점부터 가산되어 0에서부터 시작하므로 이 사건 근로자 중 만 60세 정년(단체협약 제33조)까지 근무할 수 있는 시간이 장차 20년도 남지 않은 근로자가 절대 다수를 이루는 상황(2023년 기준 20년 이상 근속가능한 1983년 이후 출생 이 사건 근로자는 5명임)에서 조립부가 아닌 다른 직무, 이를테면 원직으로의 전환배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 사건 사용자 측 진술에 따르면 실제로 이 사건 사용자의 근로자 중 타 선호직무로 배치전환을 하기 위해 필요한 ‘반 근속’은 20년을 넘는다. 따라서 ‘반 근속’ 신규기산 규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근로자들을 조립부에 사실상 영구적으로 배치하여 다른 직무로의 이동을 금지시키는, 보다 구체적으로는 원직 배치 자체를 좌절시키는 독소조항이라 할 수 있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이익에 정면으로 배치되어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이 점을 실제로 문제삼기도 하였다. 직접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의 이행시 근로조건은 동종유사업무 종사 근로자와 동일하게 보아야 하므로 ‘반 근속’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하여야 하나 이 사건 사용자는 임금, 근속연수의 산정 등 여타의 조건은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에 부합하게 조치하였음에도 유독 이 부분에 대 해서는 그러하지 않았다. 한편, 단체협약 제5장 말미에 부기된 <5장 고용보장 관련> 별도회의록에는 “회사는 불법파견으로 판정된 공정에 대해 정규직 공정으로 전환하되, 신차종 전개시 단계적으로 6개월 이내에 조치한다.”라는 규정이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이 사건 대법원 판결에 의하여 불법파견으로 인정된 공정(이 공정은 시간의 경과로 이 사건에서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원직이 아닐 수도 있지만 대체로 간접공정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어 동종유사업무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은 장차 정규직공정으로 전환되어 이 사건 근로자와 같은 정규직이 배치될 것이나 앞에서 본 특별채용시 PDI공정의 정규직화 경위와 같이 정규직의 선호도가 높아 전환배치 희망자가 많은 직무라면, 대법원 판결 승소를 통해 해당 직무의 정규직화에 기여한 이 사건 근로자들은 정작 2022.12.15. 자 특별 노사협의의 반 근속 규정에 의해 해당 공정에 배치되지 못하게 될 것이다. 파견법 제6조의2 제4항은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자를 사용하고 있는 업무에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려는 경우에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우선적으로 고용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파견근로자’를 ‘이 사건 근로자’로, ‘근로자’를 ‘기존 정규직 근로자’로, ‘직접 고용’을 ‘배치’로 변환해 읽어보면 이 사건에도 유추 적용될 수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는데, 이 사건 사용자와 위 노동조합은 이러한 법률 규정의 취지를 무시하였다.

(3)

정리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면, 이 사건 사용자와 이 사건 근로자 본인 간의 협의는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여 신의칙상 협의절차를 거친 것으로 인정할 수 없다. 나아가 이 사건 사용자와 위 노동조합과의 협의도 첫째, 협의의 상대방으로서의 자격유무와 관련하여 이 사건 근로자를 대리할 권한이 없는 사항에 대해 대리권이 없는 자와 협의한 것으로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해 효력이 미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둘째, 협의의 내용과 관련하여서도 그것이 이 사건 근로자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자 직접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 점 등에서 노동조합과의 협의 역시 조립부 인사명령과 관련한 신의칙상 협의절차를 거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마)

소결

(1)

앞에서 검토한 내용을 종합하면 조립부 인사발령은 업무상 필요성도 인정하기 어렵고, 생활상 불이익이 객관적으로는 크지 않으나 업무상 필요성과 비교·교량했을 때 이 사건 근로자들이 감내할 수준의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신의칙상의 협의절차 역시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조립부 인사발령은 정당한 인사명령이라 볼 수 없으므로 부당전직임을 인정하고 해당 인사발령의 취소를 명한다.

(2)

한편, 이 사건 근로자들은 즉시 원직 또는 기존에 수행한 업무와 동종·유사한 업무로 복직시키며, 부당한 인사발령이 없었더라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구하고 있으나, 원직 또는 동종유사업무에의 배치는 직접고용간주 및 직접고용의무의 효과로서 이미 이 사건 사용자가 이를 이행할 의무가 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직무로 배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 사건 사용자와 이 사건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가 형성되어 가는 과정에서 상호간의 협의를 통해 결정되어야 하는 것으로 이 사건에서 제시된 증거만으로 해당 직무가 무엇인지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복직을 구하는 신청 부분은 기각한다. 나아가 임금상당액에 대한 청구 역시 조립부 인사발령으로 인해 상실한 임금상당액에 대해 입증이 없으므로 해당 신청을 기각한다.

7.

결론

이 사건 근로자들의 구제신청을 일부 인용하기로 하여 근로기준법 제30조 및 노동위원회법 제15조제3항에 따라 주문과 같이 판정한다.

출처: 중앙노동위원회 주요판정사례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