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200만 원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위 집행유예 선고가 실효 또는 취소되고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E 주식회사(이하 'E'이라 한다)와 C 주식회사(이하 'C'이라 한다)는 별도의 법인이고 세금처리, 영업 등을 개별적으로 하며 근로자들의 업무내용도 다르므로 실질적으로 하나의 사업장이 아닌 점, 설령 하나의 사업장으로 평가되더라도 노동법 관련 전문가가 아닌 피고인 입장에서는 이를 명확히 알기 어려운 점, 소속 근로자들이 개인사정으로 쉬겠다고 할 경우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고, 피해 근로자 D의 휴가 실사용일수가 근로기준법상 연차유급휴가일수를 초과하고 있어 피고인은 D이 연차유급휴가를 모두 사용한 것으로 인지한 점, 피고인이 소속 근로자 전원을 위하여 2014년경부터 기업은행과 퇴직연금 가입계약을 체결하여 퇴직연금을 적립하였고, D이 2018년경 임금협상을 하며 퇴사 의사를 밝혀 퇴직금을 중간정산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점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가 사법상의 효력이 없는 약정을 내세워 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이를 퇴직금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사용자에게 퇴직금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등 참조).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0조(연차유급휴가)는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제1항)', '사용자는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퍼센트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제2항)', '사용자는 3년 이상 계속하여 근로한 근로자에게는 제1항에 따른 휴가에 최초 1년을 초과하는 계속 근로 연수 매 2년에 대하여 1일을 가산한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이 경우 가산휴가를 포함한 총 휴가 일수는 25일을 한도로 한다(제4항)', '사용자는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휴가를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하고, 그 기간에 대하여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제5항)'라고, 제62조(유급휴가의 대체)는 '사용자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에 따라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일을 갈음하여 특정한 근로일에 근로자를 휴무시킬 수 있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다. 한편, 위 제62조 규정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연월차유급휴가를 특정한 근로일에 휴무시키는 것으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근로자대표의 서면합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함이 상당하다(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7도10873 판결,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2314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하였는바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므로,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E에서는 폐기물운반차량, 중장비 등을 구비하지 않았는데, E에서 공사를 수주하면 물적 설비를 갖춘 C으로부터 폐기물운반차량, 중장비 등을 임대하였고, 피고인은 문자메시지로 E, C에 소속된 근로자들을 구분하지 않고 다음 날 작업할 내용을 일괄적으로 지시하여 현장에 투입하며 위 회사들을 운영한 점, 뿐만 아니라 위 두 회사의 본점소재지, 사무실, 임원, 목적이 모두 동일하고, 각 회사의 근로자들이 회사 사정에 따라 그 소속을 서로 바꾸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C과 E이 실질적으로 단일한 사업장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같이 피고인이 위 회사들을 운영한 방식과 피해 근로자인 D이 '하나의 사무실에서 근로자들이 다 같이 근무하였고, 동일하게 문자메시지 등으로 작업지시를 받았으며, 경리가 한명 있었지만 돈과 관련된 경리업무는 피고인의 배우자가 도맡아서 해왔기 때문에 E 주식회사, C 주식회사가 상호 독립되어 운영되고 있다고 인식하지 못했다'라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형식적으로 각 회사별 근로자의 수를 5명 미만으로 유지하며 필요에 따라 근로자들을 이용한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노동법 전문가가 아니어서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피고인은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점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① 피해 근로자 D은 피고인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② 피고인은 근로자대표와 유급휴가일을 피고인이 지정하는 휴무일에 휴무시키는 것으로 하도록 서면 합의한 적이 없고, 피고인과 D이 작성한 근로계약서에 "휴무는 월 2회 주말이용을 원칙으로 하되 개인사정으로 평일 휴무 시에는 정기휴무를 반납한다(장마철, 추석, 신정, 구정이든 날은 정기휴무를 반납하기로 한다). 여름 휴가는 주말을 이용하여 1박 2일로 한다."라는 계약사항이 존재하였다 하더라도 근로자 개인과의 약정으로 연차 유급휴가일을 대체할 수는 없는 점, ③ 구 근로기준법(법률 제15513호, 2019. 11. 19. 시행되기 전의 것) 제55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월 2회 주말을 이용하여 정기휴무를 하였을 뿐 근로자들에게 유급휴일을 보장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D의 근무상황을 정리하여 제출한 휴가사용내역 및 업무수첩은 국가공휴일(추석, 설 포함), 회사 휴무일, 일요일을 포함하여 D이 근로하지 않은 날을 기록한 것에 불과하므로 D이 피고인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였음을 인정할만한 객관적인 자료라고 보기 어려운 점, ④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및 동법 시행령 제3조에 정한 사유로 근로자 D의 명시적인 요구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퇴직금 중간정산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요청으로 퇴직금 중간정산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에 위반하여 이루어진 퇴직금 중간정산 약정은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효력이 없는 2018. 4.경 작성된 퇴직금 중간정산신청서 등에 근거하여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하여 고의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⑤ 피고인이 D과 체결한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2014년경 D의 실질 월급은 340만 원이었으나, 피고인은 고용보험에 D의 월급을 140만 원으로 신고하고 위 금액을 기준으로 퇴직연금 12만 3천 원을 공제한 뒤 D에게 327만 7천원[= 127만 7천원(140만 원 - 12만 3천 원) + 200만 원]을 지급하였고, 그로부터 2018년경까지 동일한 계산방식으로 고용보험에 축소 신고된 월급을 기준으로 퇴직연금을 공제한 후 D에게 월급을 지급하였는데, 피고인은 2018. 6.경 위와 같이 축소 신고된 월급을 기준으로 적립된 퇴직금만을 지급한 뒤 D으로부터 퇴직금 정산 및 지급확인서를 받은 점, ⑥ D은 피고인으로부터 일방적으로 퇴직금 중간 정산 통보를 받았을 뿐이라고 진술하였고, 관련 법령에서 정한 퇴직금의 중간정산 사유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기 어려우며, D은 퇴직 시점으로부터 약 한 달 만인 2019. 1. 9.에 피고인을 고용노동청에 진정하면서 퇴직금, 미지급된 연차유급휴가수당의 지급을 요구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퇴직금 지급의무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지급의무 위반에 관한 고의가 없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지급하지 않은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과 퇴직금은 합계 약 2,000만 원으로 적지 않은 점,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반면,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피해 근로자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여 피해가 모두 회복되었고, 이에 피해 근로자는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