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지방공기업법 제49조와 광주광역시 도시철도공사 설치 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신속, 안전한 대중교통수단을 제공함으로써 시민의 편익과 복리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지방공기업이고, 원고들은 피고에 고용되어 근무하다가 현재는 퇴직한 사람들이다.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 및 시행 등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이 2013. 5. 22. 개정됨에 따라 2016. 1. 1.부터 지방공기업을 포함한 공공기관의 정년이 60세로 보장되었고<1>, 정부는 위 개정 고령자고용법의 시행에 따른 청년 일자리 감소 우려를 해소하기 위하여 2015. 7.경 국가, 공공기관과 동일한 내용으로 지방공기업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지방공기업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마련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15. 9. 30. J 노동조합간의 노사합의로 2016. 1. 1.부터 전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 및 시행하기로 하고, 2015. 12. 28. 임금피크제 운영 내규를 제정하였다(이하 위 내규를 ‘이 사건 운영내규’라고 하고, 위 노사합의와 운영내규 등에 의하여 시행된 피고의 임금피크제를 ‘1차 임금피크제’라고 한다).
위 노사합의의 주요 내용 및 이 사건 운영내규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
고령자고용법 부칙
제19조의 개정규정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날부터 시행한다.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공기관, 「지방공기업법」 제49조에 따른 지방공사 및 같은 법 제76조에 따른 지방공단: 2016년 1월 1일
이후 피고는 2019. 11. 20., 2023. 1. 20. 2회에 걸쳐 노사합의로 1차 임금피크제의 임금조정기간과 연도별 임금감액률을 일부 변경·시행하였다(이하, 2019. 11. 20. 노사합의에 의하여 변경된 것을 ‘2차 임금피크제’라 하고, 그 변경 여부를 구분하지 않고 피고가 도입한 임금피크제를 총괄하여 지칭할 때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여 그에 따라 감액된 임금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10,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들의 정년이 이미 60세로 연장된 상태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데,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연령만을 이유로 삭감된 임금을 지급받았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 등에 관하여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으로서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 위반되어 효력이 없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아니하였더라면 원고들이 지급받았을 임금에서 원고들이 실제 수령한 돈을 공제한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ㆍ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ㆍ훈련(제3호), 배치ㆍ전보ㆍ승진(제4호), 퇴직ㆍ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 및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3 내지 1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함으로써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나머지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성격 및 도입 목적의 타당성
임금피크제는 고령 노동자들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 대응의 일환으로 도입된 것으로, 고령 노동자들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 또는 보장하여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이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신규 고용 창출에 제공하여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여 모든 세대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제도이다.
이러한 임금피크제의 유형은 근로자의 정년을 연장하면서 해당기간 동안의 임금을 피크 임금의 일정 비율만큼 감액하는 ‘정년연장형’과, 근로자의 정년퇴직 이후 계약직 등의 형식으로 고용하는 대신 임금을 조정하는 ‘고용연장형’, 그리고 기존의 정년을 보장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의 일정기간 동안 임금을 감액하는 ‘정년보장형(정년유지형)’으로 구분된다. 피고의 경우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이전부터 설정된 근로자들의 정년이 60세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한편 인건비 부담 완화 및 신규 일자리 창출·확대를 목적으로 도입된 것으로 그 도입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당시 노동조합과의 합의를 거쳐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으므로 그 도입 및 시행 과정에 어떠한 절차상 위법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른 연도별 임금감액률은 1차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경우 정년 이전 3년간 1년차 9%, 2년차 12%, 3년차 16%이고, 2차 임금피크제는 정년 이전 2년간 1년차 17%, 2년차 20%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기간 동안의 총 임금감액률은 37%에 해당하는바,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라 그 성과와 상관없이 위 비율에 해당하는 급여가 삭감되는 불이익을 받게 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비율이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다른 지방공기업 및 공공기관 등과 비교해 보더라도 보수의 삭감 정도가 크다고 보이지는 않고, 피고는 원고들에 대한 연차수당과 인센티브 평가급을 지급함에 있어서는 임금피크제로 감액되기 전 기준을 적용하고, 일반 직원과 동일한 복리후생을 제공하는 등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급여 삭감으로 인한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들을 위하여, 정년 도래 1년 전부터 보직을 부여하지 않거나 별도 직무로의 보직 변경, 무보직 또는 보직 변경 기간 동안 미출근 또는 주3일 근무 시행, 대체휴일 부여 및 휴일 수당 지급, 재취업 교육비 지급 등 불이익 보전조치를 시행하였고, 원고들도 위와 같은 불이익 보전조치를 적용받았다. 이는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의 근로시간 및 업무량 감소, 업무강도 완화를 실질적으로 수반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한 근로자의 불이익을 상쇄하기 위한 적정한 대상조치로 볼 수 있다.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여부
피고는 2016년경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임금피크제 대상 별도 정원 관리에 따른 인력 27명을 추가로 채용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고,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연도별 신규직원 채용인원은 2016년 15명, 2017년 19명, 2018년 16명, 2020년 18명, 2021년 18명, 2022년 10명에 달하는바, 규모를 명확히 알 수는 없으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라 감액된 재원 중 일부가 피고의 신규채용을 위하여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이고, 달리 피고가 이를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에 부합하지 않게 사용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한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