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원고들의 주장 요지
피고는 소외 E조합(이하 ‘소외 조합’이라고 한다) 대구지역본부 F분회의 분회장으로 분회의 노동조합비, 운영경비 등을 집행하는 자이고, 원고들은 소외 조합 대구지역본부의 조합원들(F분회 소속)이다. 원고들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약칭한다) 제22조, 제25조, 제26조에 근거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정보에 대한 열람을 청구한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위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피고는 1일에 1,000,000원씩의 지연배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관련 법령
판단
노동조합법 제14조와 같은 법 시행규칙 제8조는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를 노동조합의 주된 사무소에 비치하고 이를 3년간 보존하도록 하고 있다. 비록 위 규정이 서류의 ‘비치’, ‘보존’만을 규정하고 ‘열람’에 대해서는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나, ① 위 규정의 취지는 노동조합의 자주적이면서도 민주적인 조직의 유지와 활동을 위해서 노동조합 재정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데 있는 점, ② 특히 위 규정이 장부와 서류를 작성하여 주된 사무소에 비치하도록 규정한 것은,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의 재정 상황과 운영에 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함으로써 노동조합이 자율적으로 내부 문제를 시정할 수 있게 하여 단결자치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자 한 취지로 보이는 점, ③ 노동조합은 그 운영과 활동을 위하여 재정적 기반이 필요한데, 이를 주로 정기적으로 조합원들로부터 납부 받는 조합비에 의존하고 있으므로, 조합비의 운영을 조합원에게 공개하는 것은 조합민주주의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보이는 점, ④ 노동조합법 제26조는 ‘운영상황의 공개’라는 표제로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회계연도마다 결산결과와 운영상황을 공표하여야 하며 조합원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이를 열람하게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는바, ‘공표(公表)’란 것은 ‘여러 사람에게 널리 드러내어 알림’의 의미여서 열람을 당연한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조합원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이를 열람하게 하여야 한다’에서 열람대상은 공표물뿐 아니라 공표물의 결산결과와 운영상황에 관련하여 노동조합이 비치, 보관 중인 자료까지 포함한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⑤ 노동조합법이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를 노동조합의 주된 사무소에 비치하고 3년간 보존하게 한 것은 노동조합이 위 장부와 서류를 회계연도 이후 즉시 폐기함으로써 조합원의 위 열람권이 침해됨을 방지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보이는 점, ⑥ 노동조합이 자신의 재정집행을 조합원에 대해서 기밀로 두어야 할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노동조합의 조합원은 ‘노동조합’이 노동조합법 제14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8조에 따라 비치, 보존하고 있는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를 열람할 권리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1>
그런데 원고들은 노동조합법 제22조, 제25조, 제26조에 근거하여 소외 조합 대구지역본부 F분회의 분회장인 피고 개인에 대하여 이 사건 정보의 열람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위 관련 규정들에 따라 회계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를 조합원들에게 열람하게 하여야 할 주체는 그 같은 정보나 장부 및 서류의 보유자인 독립된 단체로서의 ‘노동조합’이지 개인이 아니다. 노동조합법 제26조에는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회계연도마다 결산결과와 운영상황을 공표하여야 하며 조합원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이를 열람하게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현실적으로 노동조합을 대표하여 활동하면서 사무의 집행을 하고 있는 사람이 대표자이므로 그 같이 표현하고 있는 것일 뿐이고, 대표자 개인이 그 같은 정보 공개의무자가 될 수는 없다. 이 경우 조합원이 소송 등을 통해 정보공개 등을 요구할 수 있는 상대방은 그 같은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단체인 ‘노동조합’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F분회의 분회장인 피고 개인을 상대로 정보공개 등을 요구하고 있는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다만 이 같이 단체인 노동조합을 상대로 정보공개 등을 요구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과 같은 F분회의 회계관련 정보에 대해서는 그 정보공개의 주체가 소외 조합이 되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소외 조합 대구지역본부가 되어야 하는 것인지, 이도 아니면 소외 조합 대구지역본부 F분회가 되어야 하는 것인지는 문제이다. 이는 결국 소외 조합 대구지역본부나 소외 조합 F분회가 독자적인 규약을 갖추고 노동조합법 제10조에 따라 설립신고가 된 노동조합으로서 소외 조합과는 별개의 노동조합에 해당하는가의 문제이다. 즉, 소외 조합 F분회가 노동조합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독립한 개별 노동조합에 해당한다면 소외 조합 F분회가 그 소송의 상대방이 되어야 한다. 아니고 소외 조합 대구지역본부가 노동조합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독립한 개별 노동조합에 해당하고 F분회는 그 산하기구일 뿐이라면 소외 조합 대구지역본부가 그 소송의 상대방이 되어야 한다. 이도 아니고 소외 조합만이 노동조합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독립한 개별 노동조합에 해당하며 대구지역본부나 F분회 모두 소외 조합의 산하기구일 뿐이라면 소외 조합이 그 소송의 상대방이 되어야 한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소외 조합 대구지역본부 F분회가 독립된 비업인사단으로서 실체를 갖추고 있으며 독자적인 규약도 갖추고 있는 독립된 노동조합이라는 취지로 주장하고는 있으나 그 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피고는 F분회는 독자적인 규약 및 집행기관을 갖추고 있지 않으며 소외 조합 대구지역본부의 하부기관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피고의 22. 10. 18.자 답변서 6쪽). 다만 피고의 위 주장이 소외 조합 대구지역본부가 소외 조합과는 별도의 독립된 노동조합에 해당한다는 취지인지는 명백하지 않다. 요컨대 F분회 회계관련 정보의 공개를 요구하는 원고들로서는 F분회나 대구지역본부가 노동조합법상 소외 조합과는 독립된 별개의 개별 노동조합에 해당하는지를 살펴 소송의 상대방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데, 이 법원으로서는 이 사건에서 제출된 증거들이나 주장들만으로서는 이를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점만을 밝혀둔다.
결론
위 3.나.항에서 본 것처럼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수(재판장) 유영원 강화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