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8. 12. 21. 선고 2018노3239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4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업무상과실치상, 업무상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감속기 교체 작업(이하 '이 사건 작업'이라 한다)은 직원들이 작업 전에 보고 없이, A이 작업감독을 전담하여 시행하는 작업으로, 피고인은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이기는 하나 이 사건 작업이 있는지도 모르는 등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할 수도 없었으므로, 업무상 주의의무나 안전대책을 세울 의무도 없다.

나)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은 업무수행자들의 작업 방식에서의 과실로 인해 우측에 설치된 체인블록과 레버풀러에만 하중이 부과되게 하였고, 좌측에 잘못 설치된 체인블록과 레버풀러가 오히려 좌측에 역방향 인장력을 가지게 되어 우측 하중을 가중시켰던 점, 작업 현장 여건상 적재된 차량 무게를 측정할 수 없었던 점, 사업주에게 요구되는 작업지휘자 배치의무는 극히 비효율적이고, 피고인이 법규정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점 등으로 피고인이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의무를 게을리 한 것이 없다.

2)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피고인은 고의로 근로자에게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과실로 위 서면을 교부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교부한 것에 불과하다(근로기준법 제17조에는 근로자에게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해야 할 시기도 정해져 있지 않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주식회사 C은 기계식 주차설비 제조·제작·유지·보수업체로서 김해시 D에 있는 E병원 내 설치된 기계식 주차설비의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사업주이고, 피고인은 위 회사의 업무를 총괄하는 대표이사이며, A은 위 회사의 생산부 과장이자 현장 업무를 담당하는 팀장이다.

A은 2017. 6. 13. 16:00경 위 E병원 내 설치된 기계식 주차설비 제2호기가 고장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주식회사 C 소속 근로자 F(51세), G(50세), H(51세), I(38세), J(54세), K(49세)와 함께 현장에 출동하여 주차설비에 설치된 감속기 교체 작업을 하게 되었다.

현장에 설치된 기계식 주차설비 제2호기는 높이 약 13m의 타워 형태의 수직 순환식 설비이고, 고정레일을 따라 이동하는 메인 체인에 일정 간격으로 차량 케이지를 부착하여 모터 및 감속기의 동력을 이용해 차량 케이지를 상승·하강 회전시키는 구조이다. 감속기 교체를 위해서는 감속기와 메인 체인을 연결하는 모터 체인을 탈거하여 감속기와 메인 체인의 연결을 해제해야 하는데, 모터와 감속기는 메인 체인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브레이크 기능을 하는 설비이고, 감속기와 메인 체인의 연동이 분리될 경우 메인 체인에 부착된 차량 케이지가 하중 불균형 등 외부 상황에 의해 자유롭게 회전하여 상승·하강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 현장 작업 책임자인 A으로서는 차량 케이지의 좌·우 측 편 하중을 정확히 산정하고 하중 방향과 하중 용량에 맞는 체인블록과 레버풀러를 적절히 설치하도록 근로자들에게 작업 방법을 주지시키고, 체인블록과 레버풀러가 정격하중에 맞게 적절히 설치되었는지 여부를 확인·점검한 후 감속기를 분리하는 등 차량 케이지가 하중불균형 등에 의해 기계가 급상승·급하강하는 것을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A은 차량 케이지의 편하중 상황을 근로자들에게 주지시키지 않고 하중 방향과 하중 용량에 따른 체인블록과 레버풀러가 적절히 설치되었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감속기 교체 작업을 진행하여 정격하중 3t의 체인블록과 레버풀러(1.5t짜리 체인블록 1개, 1.5t짜리 레버풀러 1개)에 전체 하중 6,495kg이 부과되게 하여 전체 하중을 이기지 못한 체인블록 및 레버풀러의 체인이 파단됨으로써 급하강·급상승한 차량 케이지가 주차타워 1층에서 일을 하던 피해자 H의 두부를 충격하게 하고, 2층 좌측 차량 케이지에서 작업 대기 중이던 피해자 G이 2층 차량 케이지와 고정 프레임 사이에 낀 채 4층까지 상승하게 하고, 2층 우측 차량 케이지 앞쪽 프레임에서 대기 중이던 피해자 F의 흉부를 차량 케이지로 충격하게 하였다.

이로써 A은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 H을 같은 날 17:09경 작업 현장에서 두개골 골절 및 뇌손상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고, 피해자 G을 같은 달 14. 01:11경 부산 서구 구덕로 179 부산대학교병원에서 저혈량성 쇼크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고, 피해자 F는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다발성 좌상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

1)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과실치상,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사업주는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를 정비·수리·교체·해체하는 작업을 할 때에는 적절하지 아니한 작업 방법으로 인하여 기계가 갑자기 가동될 우려가 있는 경우 작업지휘자를 배치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레버풀러 또는 체인블록을 사용하는 경우 정격하중을 초과하여 사용하지 않도록 조치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위 작업을 함에 있어, 작업지휘자를 배치하고 정격하중에 맞는 레버풀러와 체인블록을 사용하도록 하는 등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를 정비·수리·교체·해체할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따른 안전사고를 방지할 업무상의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작업 현장에 작업지휘자를 배치하지 않고, 근로자들이 레버 풀러와 체인블록의 정격하중을 준수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위와 같이 기계식 주차설비의 감속기 해체 작업을 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와 같이 기계·기구 설비의 작업으로 인한 위험 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 H, 피해자 G을 위와 같이 사망에 이르게 하고, 피해자 F를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다발성 좌상 등의 상해를 입게 하고, 1층에서 작업 대기 중이던 피해자 A(51세)의 가슴 부위를 차량 케이지가 충격하게 하여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좌측 세 개의 늑골을 침범한 다발골절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

2)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른 휴일, 같은 법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고,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가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10. 10.경 근로자 L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며 임금 등의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하여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 A의 법정진술, M, I, K, J, N, O, F, L에 대한 각 경찰진술조서, 시체검안서 사본, 사망진단서 사본, 각 진단서 사본, 재해조사의견서, 감정의뢰회보(법안 전감정서) 등을 근거로 이 사건 공소사실이 모두 인정된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업무상과실치상,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시공회사의 상무이사인 현장소장이 현장에서의 공사감독을 전담하였고 사장은 그와 같은 감독을 하게 되어 있지 않았다면 사장으로서는 그 공사의 진행에 관하여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는 회사직원 혹은 고용한 노무자들이 공사시행상의 안전수칙을 위반하여 사고를 저지를지 모른다고 하여 이에 대비하여 각개의 개별작업에 대하여 일일이 세부적인 안전대책을 강구하여야 하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주의의무가 있다고 하기 어렵다(대법원 1989. 11. 24. 선고 89도1618 판결 참조).

나)

판단

위 법리를 기초로 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작업은 피고인 운영의 회사가 하는 업무 중 비교적 단순하고 자주 발생하는 AS작업으로 별도로 작업 전에 대표이사에까지 보고하지 않기도 하였던 점(그 경우 작업을 마친 후 보고), ② 이 사건 작업은 피고인이 상주하고 있는 대구지역 작업이 아니라 부산지역 작업으로 A 등 작업자들은 다소 우연한 기회로 부산지역 작업을 돕게 되었던 점(부산지사장은 별도로 있다), ③ 이 사건의 경우 실제로 피고인은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 이 사건 작업이 이루어지는지 몰랐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작업은 A이 현장에서의 작업 지휘·감독을 전담하여 피고인이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할 의무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따라서 피고인에게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업무상과실치상, 업무상과실치사에 관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2)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가)

관계법령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에서 사업주는 굴착, 채석, 하역, 벌목, 운송, 조작, 운반, 해체, 중량물 취급, 그 밖의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4항에서 제2항에 의하여 사업주가 하여야 할 안전상의 조치사항을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고, 그 위임을 받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8조 제1항, 제39조 제1항에서 사업주는 중량물의 취급작업을 하는 경우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사전조사를 하고 작업계획서를 작성한 후, 작업지휘자를 지정하여 작업을 지휘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규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중량물의 취급작업을 할 때 근로자의 불량한 작업방법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사업주에게 작업지휘자를 지정하여 작업을 지휘하게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근로자의 불량한 작업방법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산업안전보건법이 요구하는 작업지휘자를 배치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방치하였고, 위와 같은 안전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사망사고가 발생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에 관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은 원심까지는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하다가, 당심에 이르러 진술을 번복하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업지휘자를 배치하지 않은 점, 정격하중에 맞는 체인블록과 레버풀러를 사용하도록 지시하거나 교육한 적이 없는 점은 인정한다. 피고인은 정격하중에는 맞지 않으나, 1.5톤 레버풀러 등에 사용하는 로드체인의 파단하중인 6,495kgf에 미치지 않는 하중만 미쳤는데도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체인블록과 레버풀러의 정격하중과 이 사고와 무관하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작업에 이용된 레버풀러 등은 상당 기간 이용된 것인 점, 이 사건 로드체인의 경우 각진 고정물을 감아 사용하여 최대 인장강도를 기대할 수 없는 점, 그런 상황에서 최대 변형하중인 3,212kgf를 초과하는 3,897kgf의 하중이 가해져 점점 변형이 이루어지다가 끊어졌을 것으로 충분히 인정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정격하중에 맞지 않은 레버풀러 등을 사용한 것이 사고에 영향을 미쳤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②

현장업무를 담당하는 팀장인 A조차도 AS작업 표준 매뉴얼로 교육을 받거나 교육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고(수사기록 제1권 267쪽), 다른 작업자들도 매뉴얼로 교육을 받은 적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③

피고인은 작업자가 체인블록과 레버풀러 등을 잘못 결속한 과실이 커 피고인의 안전조치 의무 불이행과 사망사고 간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체인블록과 레버풀러 등을 잘못 결속하게 된 것, 적정용량의 도구를 이용하지 못한 것 등 자체가 관련 매뉴얼에 따른 교육이 없어 작업자들이 제대로 확인할 수 없이 이루어진 불량한 작업방법이었고, 별도의 작업지휘자도 없어 감속기 교체 전에 체인블록과 레버풀러의 결속이 제대로 되었는지를 확인하여 줄 사람도 없었던 점 등이 사망사고의 원인이 되었다고 보인다.

④

이 사건 AS작업 관련 매뉴얼(수사기록 제1권 217쪽 이하)에 따르면, 차량이 있는 경우 1대당 2톤을 잡고 체인블록의 용량을 산정하라고 되어 있는바, 이는 설령 이 사건 사고 현장에 적재되어 있던 차량이 1,470~1,920kg 내의 무게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이는 연료 등 적재무게를 제외한 차량 제원표상의 무게이고, 차량 내 추가로 적재된 물건이 있을 가능성을 고려하면, AS작업 관련 매뉴얼에서 권고하고 있는 차량 1대당 2톤으로 고려하라는 것은 타당하다고 보이는데, 피고인조차도 이러한 매뉴얼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고 작업현장에 맞는 정격하중을 계산하지 않은 채 변소하고 있다. 따라서 작업자들이 작업 장소 내에서 차량의 무게를 알 수 없는 상태여서 차량의 무게를 알지 못하고 작업을 한 데에 대하여 과실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⑤

피고인은 중소기업의 현실적 한계, 비용 등의 문제로 작업지휘자를 둘 수 없고, 법규정상 의무조항도 몰라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그렇다고 법적으로 주어진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3)

근로기준법위반 부분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다음 각 호의 사항을 명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사용자는 제1항 제1호와 관련한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및 제2호부터 제4호까지의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그 시점을 가리키는 것으로, 위 규정은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그 즉시 근로사항 등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함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 점, ② 피고인도 근로계약서 작성이 근무시작 후 1개월 정도 늦어진 점을 인정하고 있는 점, ③ 피고인의 대리인인 T도 수사단계에서 '공장을 신축해서 이전하는 과정에서 서류가 미비한 부분이 있어 계약서 작성이 늦어졌고, 2017. 11. 10.경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자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서를 제시하였으나, 근로자와 사이에 면접 시에 제시된 근로조건과 다르다는 내용으로 다툼이 일어났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 ④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게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근로사항 등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도록 규정한 것은 사업주와 근로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에 대한 분쟁을 방지하기 위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근로계약 체결할 때인 2017. 10. 10.경 근로자에게 근로조건 등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지 않았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이 제때에 근로조건 등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데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