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4. 4. 30. 선고 2023노1899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 중 C에 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및 원심 공동피고인 B에 대한 부분을 각 공소기각으로 판단하고, 피고인에 대한 나머지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인만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였고, 검사는 피고인 및 원심 공동피고인 B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위 각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되고,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유죄 부분으로 한정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1)

고용 승계 여부에 관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은 M복지센터(이하 'M센터'라고 한다) 소속으로 근무하다가 B이 운영하는 E복지센터(이하 'E센터'라고 한다)에 고용 승계되었으므로 M센터를 운영하는 피고인에게는 위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등 지급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도 퇴직금 등의 지급의무가 있다고 보아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책임조각사유에 관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등은 E센터의 회계에서 지출되어야 하는데 피고인은 B의 허가 없이 E센터 회계에 접근할 수 없었으므로, 결국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의 퇴직금 등을 기일 내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던 것이므로 책임조각사유가 인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근로기준법 또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처벌불원의사표시에 관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의 B에 대한 처벌불원의사표시에는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사표시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공동사업주 중 1인에 대한 처벌불원의사표시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7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판단

가.

고용 승계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이고,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호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조는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한다.

2)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2022. 1. 1.부터 2022. 3. 31.까지의 기간 동안 M센터와 E센터는 사실상 동일한 사업장이었고 위 기간 동안 피고인과 B의 공동 경영에 따라 사용자 책임이 공동으로 발생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 근로자들이 B에게 고용승계되어서 B만이 퇴직금 등의 지급의무를 진다고 볼 수 없고, 원심판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가)

2022. 1. 1.부터 2022. 3. 31.까지의 기간 M센터와 E센터가 별개의 사업장으로 운영되었는지 여부

(1)

피고인은 약 10여 년간 명의상 대표, 사업장 주소, 사업장 명칭을 변경하면서 노인복지센터를 실제 경영하여 왔는데, 새로운 사업장을 설립하여 경영할 때마다 변경 전 소속 근로자를 이관하여 동일하게 고용하여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하여 왔다.

(2)

피고인은 M센터를 실제 경영하던 중 명의도용 및 지원금 부당사용으로 인하여 대구 수성구청으로부터 2022. 1. 1.부터 2022. 3. 26.까지 영업정지의 행정처분을 받게 되자, M센터에 소속된 약 300명의 수급요양대상자 및 요양보호사를 이관하기 위해 2022. 1. 1. B을 대표로 하는 E센터를 설립하였다. 피고인은 M센터 사업의 본질적인 내용을 그대로 하고 명의상 대표, 사업장 주소, 사업장 명칭만을 변경하여 사업장 경영에 계속 참여하였는데, 이는 피고인이 위 (1)항과 같이 운영해오던 것과 동일한 형태를 띠고 있다.

(3)

M센터 내지 E센터에 소속된 요양보호사이자 피고인을 피진정인으로 하여 퇴직금에 관하여 진정을 제기한 J<1> 또한 “E센터로 소속이 바뀌면서도 평소와 같이 피고인이 계속 경영하고 이름만 바뀌는 줄 알았고 그렇게 안내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권 14쪽).

(4)

피고인은 E센터 소속 요양보호사들에게 M센터의 영업정지 종료 시점에 다시 M센터로 돌아오면 E센터에서 근로한 3개월의 근로기간을 인정하여 퇴직금을 지급하겠다고 2022. 3. 24. 통보하기도 하였고, 실제로 M센터에서 E센터로 소속이 변경되었다가 다시 M센터로 소속이 변경되어 근로하다가 2022. 4.경 이후 퇴직한 근로자에 대하여 E센터에서의 근로기간 전체를 포함한 퇴직금을 피고인이 지급하기도 하였다.

(5)

따라서 적어도 2022. 1. 1.경부터 2022. 3. 31.경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M센터와 E센터가 별개의 독립적인 사업장이 아니라 사실상 동일한 사업장이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피고인이 2022. 1. 1.부터 2022. 3. 31.까지의 기간 E센터의 경영에 참여하였는지 여부

(1)

피고인은 조사 과정에서 E센터를 B과 공동 경영하였다고 진술하여 피고인이 위 센터의 경영에 참여하였음을 인정하고 있다.

(2)

B은 조사 과정에서 ‘피고인과 E센터를 공동으로 경영하였는지 여부’를 묻는 감독관의 질문에 대하여는 그 진술이 일관되지 않다. 그러나 B 또한 피고인과 일치하여, 피고인은 주로 수급요양대상자를 발굴하여 E센터에 등록시키는 업무 및 요양보호사 소개 업무를 담당하였고, B은 주로 요양보호사 면접 및 채용, 대외적인 업무, 회계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으며, 모집채용에 대해서는 피고인과 B이 협의하였다고 진술하여 업무 분리에 따라 경영하였음을 인정하고 있다.

(3)

피고인이 2022. 2. 초순경에 작성하여 B에게 서명을 요구하였던 동업계약서를 살펴보면, 각자의 역할과 업무 협의 내용, 비용부담, 수익 배분에 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고(증거기록 2권 162~164쪽), 그 내용이 조사 과정에서의 피고인 및 B의 진술 및 실제 비용부담 등과 동일하거나 유사하다. 비록 위 동업계약서에 따른 계약이 체결되지는 않았으나, B은 대구지방노동청대구서부지청에서 “피고인과 작성한 위 동업계약서는 퇴직금 등 비용부담을 제외한 대부분의 내용이 피고인과 사전에 협의하였고 동의한 사항”이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증거기록 2권 684쪽).

(4)

사업장 장소, 사무기기와 내부 비품의 제공, 초창기 설립 비용 등은 피고인이 대부분 부담하였고, E센터 설립 이후 사업장 운영비용은 피고인과 B이 공동으로 부담하였다. 또한 수익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피고인과 B이 상호 배분하기로 협의가 되었다.

(5)

따라서 피고인과 B이 2022. 1. 1.부터 2022. 3. 31.까지의 기간 동안 E센터를 공동으로 경영하였으며, 피고인도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사업주로서 책임을 진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책임조각사유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으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체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이나 퇴직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거나 불가피한 사정이었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근로기준법이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된다(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1도20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4도9691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E센터의 회계에 접근할 권한이 없었다는 사정으로 인하여 퇴직금 등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고, 원심판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가)

피고인은 B의 허가 없이 E센터 회계에 접근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B의 진술 또한 이러한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여, E센터의 회계에 대해서는 B의 허가 없이 피고인이 출금이나 관리를 할 수 없었고 B 단독으로 관리의 권한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2022. 2. 초순경에 작성하여 B에게 서명을 요구하였던 동업계약서를 살펴보면, “‘갑’(B을 의미한다)이 2인[‘갑’, ‘을’(피고인을 의미한다)]을 대표하여 은행에 통장을 만들어 관리, 보관한다.”라고 기재되어 있고(증거기록 2권 164쪽), B은 대구지방노동청대구서부지청에서 “피고인과 작성한 위 동업계약서는 퇴직금 등 비용부담을 제외한 대부분의 내용이 피고인과 사전에 협의하였고 동의한 사항”이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증거기록 2권 684쪽).

나)

피고인은 2022. 8. 22. 대구지방고용노동청대구서부지청으로부터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등을 2022. 9. 6.까지 지급하라는 취지의 시정 지시를 받았으나(증거기록 2권 583~586쪽), 위 시정 지시에 따르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은 2022. 9. 7. 약 400만 원의 현금을 들고 대구지방고용노동청대구서부지청에 방문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등 체불액 절반을 지급하고 나머지 절반은 B으로 하여금 지급하게 하자는 취지의 청산 의사를 밝혔고, 이에 근로감독관이 B에게 전화로 청산 의사를 물어보자 B은 거절 의사를 밝혔으며, 그러자 피고인은 체불액 전액을 청산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위 현금을 챙겨 귀가하였다(증거기록 594쪽).

다)

결국 피고인은 여유자금이 있었음에도 B과 사이에 지급책임을 떠넘기면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체불액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위 근로자들에 대하여 퇴직금 등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도 아니하였다.

라)

따라서 단순히 피고인이 E센터의 회계에 접근할 수 없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사용자로서 이 사건 근로자들의 퇴직금 등을 지급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

다.

처벌불원의사표시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근로기준법 제44조, 제109조의 입법 목적과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보면, 임금 미지급에 귀책사유가 있는 상위 수급인은 하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계약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임금 미지급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그 책임이 하수급인 또는 그 직상 수급인보다 가볍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상위 수급인이 하수급인의 근로자에게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면 하수급인과 직상 수급인의 임금지급의무도 함께 소멸하게 된다. 그럼에도 하수급인의 근로자가 일반적으로 하수급인보다 자력이 더 나은 상위 수급인을 상대로 직접 임금을 청구하거나 형사고소 등의 법적 조치를 취할 여지가 많다 보니, 그 과정에서 상위 수급인이 근로자와 임금 지급에 관한 합의를 원만하게 이루고 근로자의 의사표시로 처벌을 면할 수 있는 경우에도 합의 과정에 참여하지 못한 하수급인이나 직상 수급인에 대하여는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근로자의 의사표시가 명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러한 경우에도 귀책사유가 있는 상위 수급인으로부터 임금을 지급받는 등으로 그와 합의한 근로자가 하수급인이나 직상 수급인만 따로 처벌받기를 원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 것이다.

그렇다면 근로자가 상위 수급인의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를 철회하는 의사표시를 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임금을 직접 청구하거나 형사고소 등의 법적 조치를 취한 대상이 누구인지, 상위 수급인과 합의에 이르게 된 과정 및 근로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를 철회하게 된 경위, 근로자가 그러한 의사표시에서 하수급인이나 직상 수급인을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는지, 상위 수급인의 변제 등을 통하여 근로자에 대한 임금지급채무가 어느 정도 이행되었는지 등의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여기에 하수급인 또는 그 직상 수급인의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도 포함되어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하고, 하수급인과 직상 수급인을 배제한 채 오로지 상위 수급인에 대하여만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쉽게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2. 12. 29. 선고 2018도2720 판결 등 참조).

나)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하므로(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3도4934 판결 등 참조), 조건부 처벌불원의사는 이러한 명백성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형사절차의 안전성을 해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 그리고 근로자가 수사기관에서 ‘돈 받으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한 것만 가지고는 설령 공소제기 이후 돈이 지급되었다 하더라도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가 명백하게 표시되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16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명백히 표시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원심판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가)

변호인은 항소이유서에서 위 대법원 2022. 12. 29. 선고 2018도2720 판결이 이 사건에 준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대법원 판결은 도급사업에 있어서 임금 지급의 연대책임에 대하여 판시한 것으로, 공동경영자의 퇴직금 등 지급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과 비교하여 볼 때 공동피고인들 간의 관계(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과 원심 공동피고인인 B 간의 관계),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체계, 입법 취지 등 여러 사정에 차이가 있으므로, 이를 그대로 원용하여 G, H, F(이하 위 3명을 함께 지칭할 때는 ‘G 등’이라고 한다)의 B에 대한 처벌불원의사표시에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사표시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 나아가 친고죄와는 달리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는 고소불가분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점(형사소송법 제232, 233조 및 대법원 1994. 4. 26. 선고 93도1689 판결 참조)을 고려한다면, 위 근로자들이 B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표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도 처벌불원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나)

피고인은 원심에서부터, G 등이 조사 과정에서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면 처벌해달라”는 취지의 의사를 표명하였는데, 이는 ‘체불금품을 전액 지급받으면 사업주의 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조건부 처벌불원의사를 표명한 것이고, 이후 B이 위 근로자들에게 퇴직금 등을 전액 지급하여 위 처벌불원의사에 결부된 조건이 모두 성취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인에 대한 공소도 기각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166 판결의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 근로자들이 조사 과정에서 밝힌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면 처벌해달라”는 취지의 의사표시는 그 자체로 진정한 처벌불원의사로 볼 수 없다. 또한 조건부 처벌불원의사가 허용되지 아니하는 이상 설령 위 근로자들에게 미지급 퇴직금 등이 지급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조건이 성취되어 처벌불원의사의 효력이 발생했다고 볼 수도 없다.

다)

피고인은 G 등의 B에 대한 처벌불원의사가 기재된 관련 서류에서 피고인을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지 않다는 점 및 G, H이 피고인을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 청구의 소 등을 취하하였다는 점을 이유로 B에 대한 처벌불원의사표시에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사표시도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G 등은 조사 과정에서 “피고인과 B을 둘 다 처벌해달라”는 취지의 의사를 표시하였다가(증거기록 1권 5, 6쪽), B으로부터 퇴직금 등을 지급받은 이후 “위 영수한 체불금품은 B이 지급하였으므로, B에 대한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습니다.”라고 기재된 고소 취하서를 작성하여(공판기록 13~21쪽), 피고인과 B을 명백히 구분하여 그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한편, G, H이 피고인에 대한 퇴직금 청구의 소 등을 취하한 것은 사실이나(공판기록 46, 47쪽), 위 근로자들의 민사소송절차에서의 소 취하를 위 근로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포기한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라.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도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피해회복을 위한 별다른 노력을 하지도 않았다.

다만, 체불금액 합계가 크지는 않은 점, 공동 경영자인 B이 체불금액의 지급을 완료한 점, 동종 전력이 없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4.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기각한다.

판사 이은정(재판장) 김양호 김성열

각주1) J은 진술조서를 작성한 2022. 4. 18. 당시 M센터에 재직 중이어서 퇴직금이 발생하지 않아 행정 종결되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