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각 공소사실 중 W, X, Y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그 부분 공소를 기각하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업무상횡령과 BP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유죄를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과 검사가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대하여만 각 항소하였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한정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경영상 판단 주장
피고인이 피해자 주식회사 Z(이하 'Z'라 한다), 주식회사 AJ(이하 'AJ'라 한다), 주식회사 AD(이하 'AD'라 한다, 위 피해자 회사들을 합하여 '피해자 회사들'이라한다)의 경영을 총괄하면서 피해자 회사들로 하여금 AC 주식회사(이하 'AC'이라 한다), 주식회사 AS(이하 'AS'이라 한다), AA 주식회사(이하 'AA'이라 한다) 등에 선급금, 단기대여금 등의 명목으로 자금을 지원하게 하고(위와 같이 자금 지원을 받은 회사를 모두 합하여 '계열 회사들'이라 한다), 계열 회사들이 발행한 주식을 취득하게 한 사실은 인정하나, 이는 피고인이 Z 그룹의 차세대 주력사업을 철강 관련 사업에서 항공운송업과 새만금개발 사업으로 재편하기 위하여 AA과 주식회사 AG(이하 'AG'이라 한다)을 설립하고 육성하는 과정에서 이들 회사에 지속적인 자금 지원을 하다가 그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들이 부실화된 것으로서 피고인의 경영상 판단에 의한 것이지 피고인에게 피해자 회사들에 대한 배임의 고의나 불법이득의사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
불가벌적 사후행위 주장
피해자 Z가 AJ에 지원한 자금 중 일부는 그대로 피해자 AJ로부터 계열 회사들로 지원되었으므로, 피해자 AJ의 계열 회사들에 대한 각 자금 지원행위는 피해자 Z의 AJ에 대한 자금 지원행위의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불과하다.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BP은 비등기 임원으로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고, BP이 퇴직한 2013. 1.경 피고인이 Z의 공동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었으나 그 운영이나 인사관리업무 등에 관여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은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5년)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경영상 판단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①피고인은 AJ와 계열 회사들이 단기순이익을 내지 못하고 상당한 액수의 손실만 입는 상황임에도 어떠한 담보도 확보하지 않고, 피해자 회사들의 이사회를 거치거나, 공시를 하는 등의 절차도 생략한 채 2007.경부터 2012.경까지 사이에 피해자 회사들로 하여금 AJ 또는 계열 회사들에 수백억 원을 지원하게 한 점, ②피고인이 피해자 Z로 하여금 출자전환의 명분으로 AJ의 보통주를 취득하게 하거나, 피해자 AJ, AD로 하여금 계열 회사들의 각 상환전환우선주를 취득하게 한 것은 피해자 회사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계열 회사들의 각 단기차입금 채무가 누적되자 그 일부를 재무제표에서 제거하여 재무구조가 개선된 것 같은 외양을 만들기 위한 것이고, 그 주식인수가격을 과대평가하였으며, 당시 계열 회사들이 순손실만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피해자 회사들이 계열회사들의 주식을 취득하더라도 배당을 받을 수도 없었던 점, ③피해자 Z의 경우 2008. 12.경부터 2012. 12.경까지 사이의 소액주주 지분 비율이 약 75%에서 87%였고, 피해자 AJ의 경우 2009. 3.경부터 2012. 3.경까지 사이에 Z 지분 비율이 80%에서 100%를 차지하는 반면, 피해자 회사들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은 AC, AS은 실질적으로 AB(피고인의 동생) 일가가 주식의 100%를 가지고 있는 1인 주주회사이고, AA 역시 실질적으로 AB 일가가 지배하는 회사로서, 위 자금지원이나 주식인수로 인한 이득은 그대로 AB 일가에게로 돌아가는 점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배임의 고의로 피해자 회사들로 하여금 AJ 또는 계열 회사들에게 자금을 지원하게 하고 계열 회사들의 주식을 인수하게 하는 방법으로 AJ 또는 계열 회사들에게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 회사들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음이 충분히 인정된다는 취지의 이유로 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관련 법리에 비추어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항소이유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불가벌적 사후행위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①피해자 Z와 피해자 AJ는 별개의 독립된 법인인 점, ②피해자 Z는 AJ에 선급금 또는 단기대여금 명목으로 자금을 지원하였고, 피해자 AJ 역시 계열 회사들에 같은 명목으로 자금을 지원하였는데, 이러한 지급 내역이 각 회사의 회계에 같은 명목으로 반영되어 그에 따른 권리관계가 형성된 점, ③그 후 피해자 Z는 AJ에 지원한 선급금 및 단기대여금 채권을 포함한 기타의 채권에 관하여 회수가능성이 없어지자 그 채권을 대손상각하였고, 피해자 AJ도 AS, AA에 지원한 선급금 및 단기대여금을 손실처리 또는 대손충당한 점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 Z의 자금을 계열 회사들에게 지원하기 위하여 AJ를 단순히 자금 전달 통로로만 이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피해자 Z가 AJ에게 지원한 자금은 그대로 AJ의 자산이 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인이 피해자 AJ로 하여금 계열 회사들에게 자금을 지원하게 한 것은 피해자 AJ에 대한 별개의 배임행위가 성립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취지의 이유로, 위 주장 또한 배척하였다.
관련 법리에 비추어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항소이유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BP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BP은 Z의 취업규칙에 따라야 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업무수행과정에서도 Z 플랜트사업 본부장으로부터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보이고, 사장 또는 본부장의 지휘·감독에 따랐던 것으로 보이는 점, 재직기간 동안 4대보험에 가입하였고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 되었던 점, Z의 법인등기부에 이사로 등기되지 않았고 Z에는 경영진과 임원이 구분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인사, 노무관리 등 전반적인 회사경영에 관한 업무집행권 및 대표권은 대표이사 또는 본부장에게 전결권이 있었고 BP은 이와 관련된 권한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BP이 이사회에 참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한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BP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관련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항소이유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하여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대외적으로는 회사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는 회사의 업무를 집행할 권한을 가지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 제15조 소정의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에 해당하나, 탈법적인 목적을 위하여 특정인을 명목상으로만 대표이사로 등기하여 두고 그를 회사의 모든 업무집행에서 배제하여 실질적으로 아무런 업무를 집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그 대표이사는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주를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사업경영담당자인 사용자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0. 1. 18. 선고 99도2910 판결).
위 법리에 비추어, 피고인이 2012. 1. 2.부터 2013. 9. 24.까지 Z의 대표이사였던 점, 피고인이 위 기간 동안 Z를 포함한 Z 그룹의 경영을 총괄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 반면, 피고인이 명목상으로만 대표이사로 등기된 채 Z의 모든 업무집행에서 배제되어 실질적으로 아무런 업무를 집행하지 아니한 것으로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BP이 Z를 퇴직할 당시 피고인이 Z의 사업경영담당자로서 근로기준법상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항소이유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횡령·배임의 범행은 피해자 회사들과 AS의 자금 약 17억 원을 횡령하고, 피해자 회사들의 자금 수백억 원을 항공운송업과 새만금개발 사업에 무리하게 투자하여 피해자 회사들에게 큰 손해를 가한 것으로서 그 죄질이 매우 좋지 않은 점, 위 범행으로 인하여 피해자 Z의 주가가 하락하고 결국 자본을 감소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는바, 피해자 Z의 지분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던 소액주주들이 입은 손해가 상당히 컸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 회사들의 피해가 상당 부분 회복되지 않은 점 등의 불리한 정상들이 있기는 하나, 피고인이 전체적으로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고인이 오로지 개인적인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이 사건 배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이 사건 배임 범행으로 직접적으로 얻은 이익도 거의 없다고 보이는 점, 이 사건 횡령 범행의 피해자인 AJ, AS과 합의하였고, 피해자 Z와 AD를 위하여 횡령금액 전액을 공탁한 점, 최근 들어 AA과 AG의 경영실적이 호전되고 있다고 보이는바, 애초 AA과 AG이 피고인이 의도한 경영실적을 보였다면 결과적으로 피해자 회사들이 이득을 얻을 수 있었을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의 유리한 정상들 및 피고인의 나이,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고, 검사의 항소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