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들로 조직된 노동조합이고, 피고는 자동차 운수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이다.
C은 2015. 10. 30. 과 2017. 1. 11. 각 당시 원고의 대표자 조합장으로서 피고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2015. 10. 30. 체결된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1차 단체협약'이라 한다)은 2015. 2. 1. 부터, 2017. 1. 11. 체결된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2차 단체협약'이라 한다)은 2017. 2. 1. 부터 각 시행되었다. 이 사건 각 단체협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2차 단체협약 제44조<1>(이하 '이 사건 퇴직금 산정기준'이라 한다)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무효이다.
이 사건 퇴직금 산정기준은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정하도록 하고 있어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적으면 통상임금액을 평균임금으로 보아야 한다고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에 위반된다.
이 사건 퇴직금 산정기준이 정한 바에 따라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정하면 이 사건 1차 단체협약 제45조에서 정한 바와 같이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정할 때보다 퇴직금 액수가 줄어들게 된다. 그런데 C은 원고의 조합장으로서 원고의 노사협의회위원이나 조합원들과 상의도 없이 이 사건 2차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체결된 단체협약을 제대로 공지하지도 않았으며 근로자들의 공개 요구도 거절하였다. 이러한 C의 행위는 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한을 남용한 것이어서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에 위반된다.
판단<2>
관련 법리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 여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경위, 당시 사용자측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등 참조).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지며[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 제1항],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는 신의에 따라 성실히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하여야 하며 그 권한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노동조합법 제30조 제1항). 또한, 대표이사가 대표권의 범위 내에서 한 행위는 설사 대표이사가 회사의 영리목적과 관계없이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그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 할지라도 일단 회사의 행위로서 유효하고, 다만 그 행위의 상대방이 대표이사의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회사에 대하여 무효가 되는 것이며(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다34045 판결 참조), 이는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대표권한을 남용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앞서 인정한 사실과 증인 D의 일부 증언, 갑 제2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퇴직금 산정기준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거나, C이 원고 조합의 목적과 관계없이 피고 회사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대표권을 남용하여 이 사건 퇴직금 산정기준을 체결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퇴직금 산정기준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에 따라 퇴직연금제도를 실시하게 되므로 퇴직급여법 제8조 제1항에 따라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 근로자에게 퇴직금으로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해야 한다. 이 사건 퇴직금 산정기준이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또는 35일분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는 것이라는 점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3> 이 사건 퇴직금 산정기준은 퇴직급여법 제8조 제1항에서 정한 퇴직금 산정기준에 미달하지 않는다.
평균임금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을 말하는 반면, 통상임금은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所定) 근로 또는 총 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급 금액, 일급 금액, 주급 금액, 월급 금액 또는 도급 금액(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1항)을 말한다. 즉, 평균임금은 실제 지급된 임금을 모두 포함하고 있고 그 외 그 범위를 정할 때 별다른 제한이 없어 임금의 개념과 거의 같은 임금 단위인 데 반하여, 통상임금은 소정(所定) 근로 또는 총 근로의 대가로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해진 고정적 급여만을 의미하기 때문에 임금이 감액되는 특별한 경우(직위해제, 대기발령, 감봉처분 등)를 제외하고는 통상임금의 범위는 평균임금의 범위보다 좁은 것이 보통이다.<4> 따라서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하는 이 사건 퇴직금 산정기준이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하는 이 사건 1차 단체협약에 따른 퇴직금 산정기준보다 더 불리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위와 같은 평균임금과 통상임금의 개념에 비추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고, 이 사건 퇴직금 산정기준이 이 사건 1차 단체협약에 따른 퇴직금 산정기준에 비하여 근로자들에게 현저히 불리하다는 점이 구체적으로 입증되지도 않았다.
이 사건 2차 단체협약 제44조 단서에 의하면 원고 조합원들의 퇴직금 산정방식은 입사시점과 계속근로기간 및 정년퇴직 여부에 따라 아래와 같이 변경된다.
위와 같은 변경 내용에 따르면,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산정되었던 퇴직금을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하게 되고, 계속근로기간이 10년 미만인 정년퇴직자는 이 사건 1차 단체협약에 의하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추가 퇴직금(30일분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기는 하나, ① 위 2)항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 조합원들의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적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은 점, ②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한 임금의 지급일수는 동일한 점, ③ 피고의 재무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추가 퇴직금 지급 대상을 10년 이상 계속 근로한 정년 퇴직자로 제한하는 것이 추가 퇴직금 지급취지에 반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이 변경된 퇴직금 산정방식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을 정도로 원고에게 불리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퇴직금 산정기준이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에 위반된다고도 주장한다. 그런데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은 같은 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서 정한 바에 따라 산출된 평균임금(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이 그 근로자의 통상임금보다 적으면 그 통상임금액을 평균임금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퇴직금산정기준이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의 적용을 배제한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과 같이 특정 퇴직근로자의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적다면 피고로서는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할 것이다. 만약 피고가 그러한 경우에도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지급한다면 해당 퇴직근로자는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퇴직금과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퇴직금의 차액의 지급을 구할 수 있을 것이므로 이 사건 퇴직금 산정기준 그 자체가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다.
C은 이 사건 2차 단체협약 체결 당시 적법한 원고의 대표자로서 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에 따라 원고를 위하여 피고와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원고 조합의 간부들은 별도로 이 사건 2차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전인 2016. 11. 25. 이 사건 2차 단체협약의 체결과 임금협상에 관한 권한을 C에게 위임하였고, 위와 같은 권한에 별다른 제한을 두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퇴직금 산정기준이 이 사건 1차 단체협약에 따른 퇴직금 산정기준에 비해 피고에 유리하다는 점을 입증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상 원고의 조합원들이 이 사건 2차 단체협약 체결일로부터 약 3개월 후에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작성된 화해조서를 통하여 이 사건 2차 단체협약을 교부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C이 원고를 대표하여 이 사건 퇴직금 산정기준을 포함하는 이 사건 2차 단체협약을 체결한 행위가 대표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다.
따라서 이 사건 퇴직금 산정기준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이라거나, C이 원고 조합의 목적과 관계없이 피고 회사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대표권을 남용하여 이 사건 퇴직금 산정기준을 체결하였다고 보기 부족하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봉길(재판장) 황지영 박혜란
각주1) 이 사건 청구취지는 이 사건 2차 단체협약 제44조 단서 제1호, 2호가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것이나, 원고는 본질적으로 이 사건 제2차 단체협약 제44조 본문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라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한 것을 문제삼고 있으므로 이 사건 제2차 단체협약 제44조 전체를 다투는 취지로 선해하여 판단하기로 한다.
각주2) 피고는 이 사건 퇴직금 산정기준이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에 위반되지 않고, 원고의 조합장 C이 권리를 남용하여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퇴직금 산정기준의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다고 항변하고 있는바, 이는 실질적으로 본안에 관한 항변임이 명백하므로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은 별도로 하지 않기로 한다.
각주3) 다만, 이 사건 퇴직금 산정기준의 문언만으로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는지가 불명확하므로 이를 명확히 기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해둔다.
각주4) 노동법실무연구회, 근로기준법주해 I, 박영사, 251면 참조.
각주5) 이 사건 2차 단체협약 제84조에 따르면 이 사건 퇴직금 산정기준은 2017. 2. 1.부터 효력이 있는바, 2006. 9. 30. 이전에 입사하였고, 2017. 1. 31. 이후 퇴직하지만 계속근로기간이 5년 이상 10년 미만에 불과한 근로자는 2006. 9. 30. 이후 재입사하였거나 퇴직금 중간정산을 하였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2006. 10. 1. 이후 입사한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퇴직금 산정기준에 따라 산정된 퇴직금을 지급받을 것으로 보인다.
각주6) 2006. 9. 30. 이전에 입사하였고, 2017. 1. 31. 이후 퇴직하지만 계속근로기간이 5년 미만에 불과한 근로자 역시 위와 같은 이유로 2006. 10. 1. 이후 입사한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퇴직금 산정기준에 따라 산정된 퇴직금을 지급받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