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8. 6. 21. 선고 2017구합78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 참가인의 소송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결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17. 1. 6. 중흥건설 주식회사로부터 화성시에 있는 '화성동탄 A35블럭중흥 S-클래스아파트' 신축공사 중 골조공사를 도급받아 현장근로자들을 고용하여 위 공사를 수행하였다.

나.

참가인은 2007. 3. 6. 건설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이다.

다.

참가인에 가입한 조합원 A, B, C, D(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은 2017. 4. 3. 원고 직원 E의 소개로 위 공사현장(이하 '동탄 현장'이라 한다)에 투입되었다가 원고 측으로부터 추가 인원이 필요하지 않다는 통보를 받고 현장에서 퇴거하였다.

라.

참가인은 2017. 4. 6. 원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면서 교섭요구 사실 공고를 요 구함과 아울러 같은 날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의 위 채용거절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들과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바 없으므로 원고의 근로자들 중 참가인 소속 조합원이 없다는 이유로 위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아니하였다.

마.

참가인은 2017. 4. 11.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은 것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경기2017교섭33호로 시정을 신청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4. 20. 원고와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 2017. 4. 3. 근로관계가 성립하였고, 이 사건 근로자들이 원고의 해고에 대하여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여 근로관계가 존속하고 있다고 보아 원고에 대하여 '참가인의 교섭요구 사실을 전체 사업장에 7일간 공고하라'는 인용 결정을 하였다.

바.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7. 5. 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위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결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 갑 제1, 5, 6, 8호증, 을나 제4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2.

원고의 주장

가.

이 사건 근로자들을 공사현장에 투입한 원고 직원 E은 근로자를 채용할 권한이 없고 원고는 공사현장에 투입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채용거절의 통보를 하였으므로, 원고와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재심결정 이후 원고는 이 사건 근로들에게 합계 5,000만 원을 지급하고 근로관계를 종료하기로 합의가 이루어져 원고의 사업장에 더는 참가인 소속의 근로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는 참가인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할 의무가 없다.

나.

설령 원고에게 참가인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할 의무가 있다 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자들이 동탄 현장에서만 근무하였으므로, 그 공고의 장소는 '동탄 현장'에 한정되어야 한다.

3.

관련 법령

별지 관련 법령 기재와 같다.

4.

이 사건 소의 적법성

가.

피고의 주장

원고와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 근로관계가 종료됨으로써 원고의 사업장에 참가인의 조합원인 근로자가 존재하지 않아 더 이상 단체교섭을 위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진행할 수 없게 되었고, 이에 따라 원고도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를 이행할 상대방이 없게 되었으므로, 원고로서는 이 사건 재심결정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

나.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의 진행 계속 여부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의2 제8항,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이하 '노동조합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14조의 2 제2항은 노동조합은 사용자에게 노동조합의 명칭, 그 교섭을 요구한 날 현재의 조합원수 등을 적은 서면으로 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도, 노동조합이 교섭요구하면서 기재한 사항이 사후적으로 변경된 경우 그 변경 내용을 신고하거나 또는 정정 요구하도록 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오히려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5 제1항은 사용자로 하여금 노동조합으로부터 교섭요구를 받고 7일간의 교섭요구사실 공고기간이 끝난 다음 날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을 확정하여 통지하고, 그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의 '교섭을 요구한 날 현재의 조합원 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에 비추어 보면, 노동조합법 및 그 하위 법령은 최초 교섭요구 당시 당해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가 존재하였고, 그 수를 정확하게 기재하였다면, 사후적으로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의 수가 변경되었더라도 최초 교섭요구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전제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2)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4는 특정 노동조합의 교섭요구가 있는 경우 사용자와 교섭하려는 다른 노동조합은 교섭요구사실 공고기간 내에 제14조의2 제2항이 정한 방식에 따라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14조의6 제2항은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이 확정되고 교섭요구 노동조합들 사이에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결정되어 사용자에게 통지가 이루어진 이후에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결정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중 일부 노동조합이 그 이후의 절차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위 절차에서 결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는 유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2항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모든 노동조합은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한다는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위 법령의 취지, 문언, 내용에 따르면 특정 노동조합의 최초 교섭요구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의 첫 단계에 불과할 뿐 최초 교섭요구 노동조합이라고 하더라도 이후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결정에 있어서 주도권이나 우월적 지위는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볼 것이고, 더 나아가 최초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근로자의 수가 감소되거나 존재하지 않는 등의 사정변경이 생기더라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의 근로자 수의 변화 등은 내부적인 사정에 불과하여 다수의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의 진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3)

따라서 최초 교섭요구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가 모두 퇴사하여 사용자의 사업장 내에 위 노동조합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다른 노동조합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진행할 수 있으므로, 사용자로서는 최초 교섭요구가 법령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이를 다툼으로써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의 추가적인 진행을 저지시킬 수 있는 법률상 이익이 존재한다.

나.

이 사건 재심 결정이 확정되는 경우 사용자의 불이익 여부

만약 사용자에게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를 명한 노동위원회의 결정이 있은 이후 교섭요구를 하였던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가 모두 퇴사하였다고 하여 사용자에게 위 결정을 다툴 법률상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행정소송의 대상이 아니라고 보는 경우, 공고를 명한 위 노동위원회의 위 결정은 형식적으로 확정되게 되고, 이로써 사용자는 법원에서 위 결정의 적법성을 다퉈볼 기회도 없이 확정된 위 노동위원회의 결정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노동조합법 제90조, 제69조 제4항, 제29조의2 제7항에 의하여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불안한 지위에 놓이게 된다. 노동조합법 제90조에서 처벌 대상인 같은 법 제69조 제4항에 관하여 제69조를 준용하도록 규정된 같은 법 제29조의2를 위반한 경우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여, 형벌 규정의 엄격 해석 원칙에 비추어 이러한 경우 확정된 노동위원회의 결정을 위반했다 하더라도 노동조합법 제90조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 하더라도, 노동조합법 규정의 문언상 처벌 범위에 포함될 위험이 있는 이상, 그러한 위험을 근원적으로 제거하기 위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형식적으로 확정된 노동위원회의 결정 등을 다투어 법적 불안을 해소하여 장차 있을지도 모르는 위험에서 미리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법치행정의 원리에도 부합한다(대법원 2010. 11. 18. 선고 2008두16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

소결론

이와 같이 최초 교섭요구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가 모두 퇴사하여 사용자의 사업장 내에 위 노동조합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더라도 사용자로서는 당초 노동위원회의 결정의 효력을 다툼으로써 향후 교섭단체 단일화절차의 속행을 저지할 수 있는 이익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경우에도 소의 이익이 없다고 보아 소를 각하할 경우 형사처벌의 위험에 직면하게 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비록 최초 교섭요구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가 모두 퇴사하여 사용자의 사업장 내에 위 노동조합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더라도 사용자로서는 노동위원회의 결정의 효력을 다툴 법률상 이익이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5.

이 사건 재심결정의 적법 여부

가.

근로관계의 불성립 또는 근로관계의 종료로 공고의무가 없다는 주장에 관하여

(1)

근로관계의 불성립 여부

갑 제1, 5, 7, 9,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①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17. 4. 3. 원고의 직원 E과 사이에 원고를 사용자로 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 ② 이 사건 근로자들은 동탄 현장에 출입하기 위하여 신분증을 제출하고 지문을 등록하는 등 신원 확인 절차를 마쳤고, 이후 안전장구를 지급받아 현장에서 약 2시간 근로를 제공한 사실, ③ 원고는 2017. 4. 4.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근로제공의 대가로 일당을 각각 지급한 사실, ④ 원고의 직원 E이 원고의 법인 인감을 소지하면서 동탄현장에 근무할 근로자들을 채용하여 왔고 이 사건 근로자들의 채용 또한 같은 경위로 이루어졌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자들은 통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채용 절차에 따라 원고와 근로계약을 맺은 후 동탄 현장에서 근로 제공을 개시하였고, 원고도 이 사건 근로자들이 동탄 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한 데 대한 대가로 일당을 지급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와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는 2017. 4. 3. 유효하게 근로관계가 성립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원고가 2017. 4. 3.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즉시 채용거절의 의사를 밝혔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자들이 이를 부당해고라고 다투며 노동위원회에 구제명령을 신청한 이상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라)목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로자 지위를 부정할 수 없고, 원고가 이미 지급한 일당의 반환요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일당이 임금으로서의 성격이 달라지지 아니하는 이상 이와 달리 볼 것은 아니다.

(2)

근로관계 종료로 인하여 이 사건 재심결정이 취소되어야 하는지

이 사건 근로자들이 원고의 2017. 4. 3.자 채용거절을 부당해고라고 다투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경기 2017부해439호로 구제신청을 한 사건에 관하여, 원고가 2017. 9. 12. 이 사건 근로자들과 사이에,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각각 1,250만 원을 지급하고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것으로 화해한 사실, 원고가 2017. 9. 14. 위 화해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각각 1,250만 원씩 지급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이 사건 재심결정이 2017. 5. 8. 이루어진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그러나 행정소송에서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는 행정처분이 행하여졌을 때의 법령과 사실상태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처분 후 법령의 개폐나 사실상태의 변동에 의하여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대법원 2007. 5. 11. 선고 2007두1811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재심결정 이후 근로관계의 종료라는 사정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재심결정이 다시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나.

공고의무의 범위가 동탄 현장에 한정되는지 여부

(1)

노동조합법 제29조3 제1항은 "제29조의2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여야 하는 단위(이하 '교섭단위'라 한다)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한다"라고, 제2항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을 고려하여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노동위원회는 노동관계 당사자의 양쪽 또는 어느 한 쪽의 신청을 받아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교섭요구 공고의 범위도 교섭단위에 해당하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이 되어야 하고, 여기에서 하나의 교섭단위를 결정하는 기준인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이란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는 기업체 그 자체를 의미한다 할 것이므로, 기업체의 여러 사업장 중 공고의 범위가 특정한 사업장에 제한된다고 보기 위하여는, 그 사업장이 당해 기업체의 사업이 이루어지는 다른 사업장과 비교하여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을 고려하여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어 노동위원회의 결정에 의하여 교섭단위 분리 결정이 있었거나 또는 노동위원회의 교섭단위 분리 결정이 없었다 하더라도 앞서 든 사정에 비추어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될 수 있어야 하고, 그 증명책임은 교섭단위, 즉 교섭요구 공고의 범위가 개별 사업장에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2)

이 사건에서 동탄 현장이 원고의 다른 현장들과 처음부터 별개의 교섭단위를 구성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동탄 현장이 원고의 다른 현장과는 근로의 형태가 다르다거나 별개의 노무관리 또는 인사운영기준이 적용됨으로써 독립된 인적, 물적 조직을 유지하고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동탄 현장이 처음부터 원고의 다른 현장과 구별되는 독립된 하나의 교섭단위를 이루는 사업 또는 사업장이었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동탄 현장을 포함하여 원고의 전체 현장이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서 동일한 교섭단위를 이루는 것이라고 할 것인데, 갑 제1,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의 사업 또는 사업장의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노동위원회의 결정은 없었으므로, 교섭요구사실 공고의무가 동탄 현장에 국한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재심결정에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민성철(재판장) 박지은 윤성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