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4. 5. 23. 선고 2022가단111865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대전의 도시브랜드 및 마케팅 사업 등을 목적으로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설립된 지방공기업이고, 원고들은 모두 1960년생으로 피고의 일반직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정년이 도과하여 2020. 12. 31. 퇴직한 사람들이다.

나.

피고의 임금피크제 시행 경과

1)

행정자치부(現 행정안전부)는 2015. 7. 15. ‘지방공기업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마련하여 각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였다. 이에 대전광역시장은 2015. 7. 27. 피고에게 위 권고안에 따라 임금피크제 추진계획을 수립하여 제출할 것을 통보하였고, 2015. 9.경 피고에게 2015. 9.말까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여 2016년부터 시행할 것을 시달하였다.

2)

피고는 2015. 9. 23. 피고의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고 한다)과 3/4분기 정기노사협의회를 개최하여 우선 임금피크제 도입 협약을 체결하되, 세부사항은 종합적 검토 후 재협의(조속 추진)하기로 합의하였고,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5. 9. 25. 임금피크제 도입을 안건으로 하여 2015년도 제2차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참석인원 46명 중 찬성 45명으로 피고가 제시한 원안 그대로 의결하였다.

3)

피고의 사장과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원장은 같은 날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합의하였다.

4)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5. 11. 9. ‘2015년도 제5차 간사협의회’를 개최하여 임금피크제 운용 관련하여 운영지침 및 관련 규정 개정안 협의를 완료하고, 세부내용은 계속 협의하기로 하였다.

5)

피고는 2015. 12. 29. 임금피크제 운영지침을 제정하고 임금피크제 시행과 관련하여 직제규정 등의 개정을 하여, 이에 따라 2016. 1. 1.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고,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임금피크제 운영지침

Ⅰ. 임금피크제 시행 근거

○

채용의 시기 및 규모

-

시기: 정년의 해 1년 전

-

규모: 당해년의 정년자수에서 정년도래 1년 전 인원의 증가 수

※

인건비 등을 감안하여 채용 시기 조정

다.

피고와 원고 A, B의 연봉계약 체결

1)

원고 A은 직급이 3급(팀장), 원고 B는 직급이 2급(팀장)이다. 이들은 피고의 ‘보수 및 복리후생에 관한 규정’ 제16조에 따라 성과연봉제 적용대상자로서 매년 연봉계약을 체결하는 근로자이다(나머지 원고들은 호봉제 적용대상자이다).

2)

원고 A, B는 피고와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연봉계약을 체결하였으나(이하 ‘이 사건 각 연봉계약’이라 한다), 2019년, 2020년에는 각 연봉계약 협의 당시 연봉계약서 초안에 첨부된 연봉명세서 하단에 ‘임금피크제 운영지침(2015. 12. 29.)에 따라 연도별 감액률을 적용하여 지급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다는 이유로 연봉계약서에 서명하지 아니하였다.

라.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임금 지급

1)

피고는 원고 A, B의 2016 내지 2018년도 각 임금에 대하여는 이 사건 각 연봉계약에 기재된 기본연봉에서, 2019년도 각 임금에 대하여는 2018년도 기본연봉에서 1.8% 인상된 기본연봉에서, 2020년도 각 임금에 대하여는 2019년도 기본연봉에서 2.8% 인상된 기본연봉에서 각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반영하여 계산한 금액을, 나머지 원고들<1>의 2016 내지 2020년도 각 임금에 대하여는 피고의 ‘보수 및 복리후생에 관한 규정’에 의하여 매년 정해진 봉급표(위 규정의 별표 1)에서 각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반영하여 계산한 금액을 지급하였다.

2)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원고들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더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의 액수는 다음 표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 15, 16, 17, 23, 24호증, 을 제1 내지 25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경우 이를 포함, 이하 같음),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 주장 요지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피고가 근로자의 임금을 일방적으로 감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임에도 최종적으로 노사 간 협의가 완료되지 못한 상태에서 시행되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대한 노동조합의 집단적 동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어 무효이다.

나.

설령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대한 집단적 동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의 개별 근로계약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하고 있는데, 원고들이 근로계약보다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인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대하여 동의를 하지 않았으므로, 근로기준법 제4조가 정하는 근로조건 자유결정의 원칙상 원고들의 개별 근로계약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우선 적용된다.

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 도달을 이유로 임금을 삭감하는 내용으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4조의4 제1항에서 금지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므로 무효이다.

3.

판단

가.

노동조합의 집단적 동의가 없어 무효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중 조합원 자격 유무를 불문한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의미하고,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중 조합원 자격을 가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여러 근로자 집단이 하나의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어 비록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시점에는 일부 근로자 집단만이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더라도 그 나머지 다른 근로자 집단에게도 장차 직급의 승급 등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일부 근로자 집단은 물론 장래 변경된 취업규칙 규정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 집단이 동의 주체가 되고, 그렇지 않고 근로조건이 이원화되어 있어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근로자 집단 이외에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불이익을 받는 근로자 집단만이 동의 주체가 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두2238 판결, 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다49377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이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피고의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시행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5. 9. 25. 제2차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사항에 대해서 의결하였고, 같은 날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임금피크제 도입 합의서 및 부속합의서’를 작성하였다.

나)

원고들은 임금피크제 세부사항에 대하여 노사 간 합의를 마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2015. 9. 25. 자 임시총회 당시 피고가 제시한 임금피크제 내용이 담긴 원안이 통과되었고, 그 내용에는 시행일, 적용대상, 감액 기간, 감액률, 감액 대상, 호봉인상 연장 등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주요 내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다)

2015. 9. 25. 개최된 임시총회 의결 안건과 같은 날 작성된 ‘임금피크제 도입 합의서 및 부속합의서’에, ‘세부 사항은 향후 총회에서 의결한다거나 노사가 계속 협의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지만, 이는 임금피크제 시행을 위한 세부적인 사항에 관한 것에 불과하여 위 내용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위 임시총회에서 의결된 원안(을 제9-2호증)과 이후 시행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을 제20-1호증)의 주요 내용을 비교해보아도 별다른 차이가 없고, 노동조합의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임금 감액의 대상 조치를 보다 구체적으로 정한 것에 불과하다.

나.

개별 근로계약 우선 적용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97조를 반대해석하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 부분은 유효하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우선하여 적용된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94조는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고 할 경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집단적 동의를 받을 것을 요건으로 정한 것이다.

그리고 근로기준법 제4조는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조건을 결정하여서는 아니 되고, 근로조건은 근로관계 당사자 사이에서 자유로운 합의에 따라 정해져야 하는 사항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 주된 취지이다.

이러한 각 규정 내용과 취지를 고려하면, 근로기준법 제94조가 정하는 집단적 동의는 취업규칙의 유효한 변경을 위한 요건에 불과하므로, 취업규칙이 집단적 동의를 받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4조가 정하는 근로조건 자유결정의 원칙은 여전히 지켜져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4조, 제94조 및 제97조의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을 상회하는 근로조건을 개별 근로계약에서 따로 정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될 수 있는 것이고, 개별 근로계약에서 근로조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이 근로자에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2. 1. 13. 선고 2020다232136 판결).

2)

원고 A, B에 관하여

앞서 본 기초사실,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이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A, B는 피고와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을 적용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각 연봉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일 뿐이고, 갑 제15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각 연봉계약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보다 유리한, 즉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지 않는 내용의 계약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보다 유리한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함을 전제로 한 원고 A, B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2>

가)

원고 A, B는 2016, 2017. 2018년도 이 사건 각 연봉계약서에 서명하였는데, 이 사건 각 연봉계약서에는 ‘기본연봉’이 액수로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고, 그 외 성과연봉, 부과급여에는 보수 및 복리후생에 관한 규정에 의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나)

이 사건 각 연봉계약서에는 ‘준수사항’으로 ‘기타 본 계약서에 명기되지 아니한 사항은 공사의 제반기준을 준용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바, 이 사건 각 연봉계약서의 문언상 이 사건 각 연봉계약의 내용(연봉금액)이 위와 같은 연봉금액의 기재로 완결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각 연봉계약서에 기재되지 않은 부분에 대하여 피고의 취업규칙이 적용됨으로써 조정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나 있다.

다)

피고의 ‘보수 및 복리후생에 관한 규정’ 제3조 제1항 제6, 7, 8호, 제32조에 의하면, 연봉은 임금을 연단위로 결정하여 당해 임직원이 받는 임금 총액으로서 기본연봉, 성과연봉, 부가급여를 합한 금액을 말하고, 기본연봉은 기준기본급에 기본가산급을 합한 금액을 말하며, 기준기본급은 비속인적(非屬人的) 급여로서 종래 봉급(별표 1), 급식보조비를 합한 금액을, 기본가산급은 당해연도 기본연봉 인상률로서 기준기본급에 정책인상률 또는 가율을 곱한 금액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각 연봉계약서에 정액으로 기재된 ‘기본연봉’은 ‘보수 및 복리후생에 관한 규정’에 따라 산정된 금액을 그대로 기재한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와 원고 A, B는 연봉협상을 통해 연봉금액을 결정한 것이 아니라 연봉금액의 일부인 ‘기본연봉’만을 ‘보수 및 복리후생에 관한 규정’에 따라 산정한 상태에서 이 사건 각 연봉계약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각 연봉계약서에 기재되지 않은 부분에 대하여는 추후 ‘보수 및 복리후생에 관한 규정’ 등 피고의 취업규칙을 적용함으로써 조정․확정된 임금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각 연봉계약을 하였다고 보이며, 이와 반대로 이 사건 각 연봉계약서에 기재된 것 외에는 더는 피고의 취업규칙을 적용하지 않는 합의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원고들의 정년도래 5년 전인 2016. 1. 1. 시행되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대상에는 3급 이상 근로자인 원고 A, B도 포함된다. 원고 A, B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이후 이 사건 각 연봉계약서 작성하였고(2016년도 연봉계약서는 2016. 12.경, 2017년도 연봉계약서는 2017. 1.경, 2018년도 연봉계약서는 2018. 1.경 작성됨), 작성 당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구체적인 내용과 자신들이 적용대상자임을 잘 알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라)

원고들은 2019. 12. 17.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근로자에게 매우 불리한 내용으로 개별 근로자 동의 없이 피고가 일방적으로 시행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며 체불임금 지급요청을 하였고, 2020. 10. 7.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피고를 피진정인으로 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지급받지 못한 임금 지급을 구하는 진정을 제기한 사실, 원고 A, B가 2019, 2020년도 연봉계약서에 첨부된 연봉명세서에 ‘※ 기본연봉 등은 감액률 전 임금으로 피고 임금피크제 운영지침(2015. 12. 29.)에 따라 연도별 감액률(4% → 4% → 4% → 4% → 30%)을 적용하여 지급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다는 이유로 서명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피고는 이 사건 각 연봉계약의 계약기간 동안 원고 A, B에게 이 사건 각 연봉계약서에 기재된 연봉금액에 대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감액률을 적용한 금액만큼을 적게 지급하였고, 그때(2018년도)까지는 기재된 연봉금액보다 적은 금액의 임금을 지급받고도 이의를 제기하였다는 자료는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원고 A, B가 그 이전부터 이의를 제기했다 하더라도 앞서 본 다른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그러한 이의 제기가 있었다는 점만으로 이 사건 각 연봉계약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지 않는 계약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마)

원고 A, B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2016. 1. 1. 이후 이 사건 각 연봉계약을 체결하여,<3>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당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이 있는 경우가 아닌바,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고,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는 취지의 대법원 법리(2018다200709 등)가 원용되는 사안이 아니므로, 원고 A, B에 대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함에 있어 집단적 동의 외에 이들의 개별적 동의가 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다.

바)

원고 A, B는 2019, 2020년도 연봉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은바, 위 기간에 대해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배제하기로 한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3)

원고 C, D, E에 관하여

원고 C, D, E은 호봉제 적용대상자로서, 피고의 ‘보수 및 복리후생에 관한 규정’에 따라 급여를 지급받았고, 이와 다른 내용으로 별도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거나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하여 약정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제4회 변론기일에서 원고들 대리인이 개별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는지 살펴보겠다고 하였으나 그 후 제출된 자료는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대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의 집단적 동의를 얻은 이상 원고 C, D, E의 개별적 동의가 없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와 위 원고들 사이에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함을 전제로 한 원고 C, D, E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하여 무효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구 고령자고용법(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의4,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구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구 고령자고용법(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 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기초사실, 을 제28 내지 4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이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이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 등 근로자의 처우를 차별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고령자고용법이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고,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하도록 개정되었고(제19조, 제19조의2 제1항), 부칙에서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피고와 같은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2016. 1. 1.부터 위 조항을 시행하도록 정하였다. 행정자치부는 2016년부터 지방공기업의 정년이 60세로 보장됨에 따른 청년 일자리 감소 우려와 인건비 증가 등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지방공기업 임금피크제 권고 안’을 마련하여 대전광역시 등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였고, 대전광역시가 피고에게 임금피크제 추진하여 시행할 것을 권고함에 따라 피고가 이 사건 노동조합과 합의를 하여 2016. 1. 1.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게 되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 경위와 고령자고용법의 개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은 인정할 수 있다.

나)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대상자들의 정년 직전 1~4년차에는 4%, 공로연수제 도입에 따라 근로 의무가 경감되는 5년차에는 30%의 각 비율로 임금을 감액하도록 정하였다. 이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다른 지방공기업에 비해 과다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는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가 정년에 도달하기 1년 전에 공로연수를 선택할 수 있는 공로연수(정책연수) 제도를 도입하고(실근무를 전제로 한 수당을 제외한 보수는 모두 지급), 세부 운영 계획안을 마련하여 연수활동비 등을 지원하였다(다만, 원고들은 공로연수를 신청하지 아니하였다).

또한, 피고는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의 지급받을 퇴직금에 불이익이 없도록 퇴직금 중간 정산의 근거 규정을 신설하고, 임금피크제 적용 이후에는 직접 퇴직연금을 운용하면서 중도인출이 가능하도록 퇴직연금제도를 기존 확정급여형(DB)에서 확정기여형(DC)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하였다.

그 외에도 피고는 장기근속 휴가제, 호봉 테이블을 30단계에서 33단계로 확대 등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한 임금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를 도입하여,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가 입은 불이익을 어느 정도 상쇄할 만한 대상 조치를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다)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본래 목적을 위해 사용되었는지 여부

피고는 신규채용 목표 인원을 2016. 12. 1명, 2019. 12. 5명으로 설정하였고, 위 6명의 인건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정년이 도래할 인원 6명에 대한 임금을 5년간 1~4년차 각 4%, 5년차 30%의 비율로 감액하는 것으로 임금피크제를 설계하였다.

피고는 이에 따라 실제로 2016년 1명, 2019년 5명의 신규직원을 채용하였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통해 절감한 재원은 신규 채용된 직원 6명에 대한 인건비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송현직

각주1) 2016년도 기준 - 원고 C: 4급 31호봉, 원고 D: 4급 27호봉, 원고 E: 5급 26호봉

각주2) 대법원 2024. 1. 25. 선고 2023다293729 판결(심리불속행 기각)의 원심판결인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 2023. 10. 19. 선고 2022나10043 판결 참조

각주3) 갑 제1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 A은 피고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전인 2015년도 연봉계약(계약기간 2015. 1. 1. ~ 2015. 12. 31.)을 체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 당시 계약기간이 경과하여 그 효력이 유지된다고 볼 수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