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5. 11. 26. 선고 2014가단237808 판결

주문

1.

피고 A은 원고에게 72,508,230원 및 이에 대하여 2012. 2. 28.부터 2014. 9. 25.까지 는 연 5%, 2014. 9. 26.부터 2015. 9. 30.까지는 연 20%, 2015. 10. 1.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 주식회사 쌤스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A 사이에서 생긴 부분은 피고 A이,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쌤스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사업을 위탁받은 법인이다.

(2)

피고 주식회사 쌤스(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는 플랜트강구조물 제조업을 주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피고 A은 'B'라는 상호의 개인사업체 대표이다.

나.

계약관계

(1)

피고 회사는 2011. 7. 16. 주식회사 아이렉스와 사이에 피고 회사가 갠트리 크레인(Gantry Crane) 6대를 제작하여 아부다비 현장에 설치하고 주식회사 아이렉스가 그 대금으로 1,585,000,000원(부가가치세 별도)을 피고 회사에 지급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였다.

(2)

피고 회사는 김해시 주촌면 내삼리에 있는 피고 회사 주촌공장 작업장(이하 '이 사건 작업장'이라 한다)에서 위 갠트리 크레인을 제작하던 중 2011. 7. 26.경 크레인의 기계장치를 구동할 수 있게 하는 전장품 제작 및 전기공사를 주식회사 동양메카트릭스(이하 '동양메카트릭스'라 한다)에, 전장실 외장(machine house, electric house, open zipper) 제작을 피고 A에게 각각 도급주었다.

(3)

동양메카트릭스는 자신의 공장에서 전장품을 제작한 다음 이를 이 사건 작업장으로 가져왔고, 2011. 9. 15.경 위 전장품을 갠트리 크레인에 설치하는 공사(이하 '이 사건 전장품 설치 공사'라 한다)를 산업기계 제조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개인사업체 'C'의 대표 D에게 하도급주었다.

(4)

D은 2011. 9. 21.경 망 E(이하 '망인'이라 한다)를 채용하여 2011. 9. 24.부터 위 공사를 시행하게 하였다.

다.

이 사건 사고의 발생

(1)

망인은 2011. 9. 30. 이 사건 작업장에서 이 사건 전장품 설치 공사의 일환으로 전기 배선공사를 하고 있었고, 피고 A은 그날 처음 이 사건 작업장에 들어가 전장하우스 설치 작업을 개시하였다.

(2)

피고 A은 위 작업을 하면서 이 사건 작업장에 설치된 피고 회사의 소유의 천정크레인을 사용하였는데, 처음에는 피고 회사 공장장이 위 천정크레인을 운행해 주었다. 그런데 피고 A이 철 구조물 판넬을 공장 안으로 옮기는 작업을 다른 작업자가 없는 저녁식사 시간에 하려고 하자 피고 회사 공장장이 볼 일이 있다며 시범만 보여준 다음 천정크레인 무선 원격 제어기를 피고 A에게 주어 피고 A으로 하여금 천정크레인을 작동하도록 하였다.

(3)

그리하여 피고 A이 천정크레인을 작동하게 되었는데 조작을 잘못하는 바람에 천장크레인의 체인 고리가 제작 중이던 갠트리 크레인 거더의 상판에 걸리고 이로 인하여 갠트리 크레인 거더가 넘어지면서 그 아래에서 작업 중이던 망인을 덮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4)

이 사건 사고로 망인은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다가 결국 같은 날 17:50경 사망하였다.

라.

원고의 산업재해보험금 지급 및 이 사건 소 제기

(1)

원고는 이 사건 사고를 산재보험법 제5조 소정의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망인의 배우자 F에게 2011. 12. 14. 장의비 12,180,000원, 2012. 2. 27. 망인의 요양급여 412,750원, 2011. 12. 14.부터 2014. 8. 21.까지 유족급여금 189,800,000원(유족연금으로 지급하였으나 산재보상법 제80조 제2항에 의하여 일시금으로 환산하면 위 금액이 된다) 합계 202,393,350원을 지급하였다.

(2)

원고는 이 사건 소 제기 당시에는 보험가입자를 동양메카트릭스로 보았는데 2014. 12. 30. C으로 변경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을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 A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가 별지 청구원인 기재와 같이 주장하는바, 피고 A은 민사소송법 제150조 제1항에 의하여 자백한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피고 A은 원고에게 72,508,23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2. 2. 28.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인 2014. 9. 25.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 2014. 9. 26.부터 2015. 9. 30.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 부칙 제2조 제2항, 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5. 9. 2. 대통령령 제26553호로 전부 개정되어 2015. 10. 1. 시행되기 전의 것)에 의한 연 20%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에 의한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

피고 회사는 피고 A과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이 사건 사고로 망인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원고가 망인의 유족에게 산업재해보상급여를 지급하였으므로 피고 회사에 그 급여액의 한도 내에서 망인 측이 피고 회사에 대하여 갖는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하여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청구취지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회사

망인은 산재보험법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설령 망인이 근로자라 하더라도 피고 회사는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는 피고 회사에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

나.

판단

(1)

망인이 근로자인지 여부

(가)

산재보험법의 규정에 따른 보험급여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재해 당시에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따른 근로자이어야 하고,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면에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6다60793 판결 등 참조).

(나)

살피건대, 갑 제4호증의 1, 제5호증의 3, 제11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G, D의 각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C 대표 D은 친구지간이자 전기설치작업을 잘 아는 망인의 도움으로 이 사건 전장품 설치 공사를 하도급 받은 다음 2011. 11. 21. 망인을 일당 200,000원, 근무시간 08:00부터 17:00까지로 정하여 C의 일용직 팀장으로 채용한 사실, D은 전기설치작업에 문외한이라 망인에게 이 사건 전장품 설치 공사를 맡기고 자신은 망인으로부터 현장에 투입하는 팀원(망인이 모집하였고, 일당은 150,000원)을 유선으로 보고받아 이를 전산으로 관리하였고, 망인이 식대, 유류비 등 경비를 보고하면 현금으로 지급하거나 망인에게 체크카드를 주어 결제하도록 한 사실, D은 망인과 망인의 팀원들 임금을 공사가 완료되면 공사대금을 받아서 지급하기로 한 사실, 망인은 망인을 포함하여 5명을 한 팀으로 하여 공사현장에서 팀원들에 작업지시를 내리고 팀원들과 같은 일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은 그 사용자인 D이 전기설치작업에 문외한인 특수한 사정 때문에 작업내용과 필요한 인원에 대하여 구체적인 지시를 받지 않은 것일 뿐 실질적으로 D에게 고용되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지위에서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망인은 근로자라 할 것이므로, 이에 반하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 회사가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의 제3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및 규정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은 '공단은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로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급여를 받은 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공단의 구상권 행사의 상대방이 될 수 있는 '제3자'라 함은 보험자, 보험가입자(사업주) 및 해당 수급권자를 제외한 자로서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재해 근로자와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없는 자로 피해 근로자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 내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나 민법 또는 국가배상법의 규정에 의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자를 말한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98298 판결 등 참조).

한편, 구 산재보험법(2003. 12. 31. 법률 제70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은 사업이 수차의 도급에 의하여 행하여지는 경우 그 원수급인을 위 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주로 본다고 규정하면서 그 도급사업의 종류를 한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2003. 12. 31. 법률 제7049호(2005. 1. 1. 시행)로 산재보험법이 개정되면서 위 조항이 삭제되었고,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의 보험관계의 성립·소멸, 보험료의 납부·징수 등에 관한 사항을 통합 규정하기 위하여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2003. 12. 31. 법률 제7047호, 2005. 1. 1. 시행, 이하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라 한다)이 제정되고 제9조 등에서 도급에 있어 건설업에 한하여 원수급인을 사업주로 본다고 규정함으로써 건설업을 제외한 나머지 도급사업의 산재보험료의 징수방식이 이른바 통합징수방식(원수급인이 하수급인을 통합하여 보험료를 납부하는 방식)에서 개별징수방식(원수급인과 하수급인이 개별적으로 보험료를 납부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나)

판단

피고 회사가 보험자, 보험수급권자가 아님은 명백하다. 한편,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갠트리 크레인 제작·설치공사의 원수급인이나, 위 공사가 건설업이 아닌 제조업에 해당하는 도급사업이므로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에 따라 피고 회사를 망인의 사업주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①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 도급사업의 일괄적용 대상을 건설업으로 축소한 것은 구상권 행사의 대상을 확대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수급인이 보험에의 가입 및 보험료 납부 등 보험업무를 하도록 함에 따라 원수급인의 과도한 보험업무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것에 있는 점<1>, ②건설업의 경우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9조 제1항, 동법 시행령 제7조 제1항에 의하여 여전히 도급인이 수급인의 보험료를 일괄징수하고 있기 때문에 공단은 건설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들에게는 산재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구상권을 행사하고 있지 않은데, 건설업을 영위하지 않고 있다는 사정, 행정의 편의를 위하여 도입된 징수방식의 변경이라는 우연한 사정 등 때문에 건설업과 그 외 도급사업을 구별할 별다른 합리적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 점, ③사업장이 갖는 위험이 현실화하여 발생한 업무상 재해에 대하여는 근로복지공단이 궁극적인 보상책임을 져야한다고 보는 것이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사회보험적 및 책임보험적 성격에 부합하는 점, ④근로기준법상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의 재해보상에 대하여는 원수급인을 사용자로 보고(근로기준법 제90조 제1항), 만일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렸을 때 산재보험으로 처리되면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의무가 면제되는 점(근로기준법 제87조), ⑤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가 같은 장소에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주는 경우, 원도급인이 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하여 산업재해예방조치의무를 부담하는 점(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내지 제6항), ⑥사업주를 달리하는 경우에도 하나의 사업장에서 어떤 사업주의 근로자가 다른 사업주의 근로자에게 재해를 가하여 근로복지공단이 재해 근로자에게 보험급여를 한 경우 근로복지공단은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단서에 의하여 가해 근로자 또는 사용자인 사업주에게 구상할 수 없다고 한 취지<2>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도급 및 하도급계약관계로 하나의 사업장(수급인 및 하수급인 모두 동일한 장소인 이 사건 작업장에서 갠트리 크레인 제작이라는 동일한 사업을 공동으로 수행하였다)이 지속적인 위험공동체를 구성하는 이 사건의 경우 사실상 원수급인인 피고 회사는 사업주인 C 대표 D과 함께 직·간접적으로 재해 근로자인 망인과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있는 자라고 봄이 상당하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 회사를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에 규정된 구상권의 대상인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A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형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