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0. 4. 16. 선고 2019누50429 판결

기타이행강제금부과처분취소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의 판결 이유는 아래 제2항과 같이 원고의 이 법원에서의 주장에 대한 판단 부분을 추가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2.

원고의 이 법원에서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고는 다음과 같이 형식적인 처분사유만을 근거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즉 이 사건 처분 당시 피고의 구제명령 중 근로자의 실질적 보호이익이라 할 수 있는 미지급임금 상당액의 지급은 이미 이행되었고, 동일사안에 대한 징계처분이 이미 내려져 별도의 구제신청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미 직위해제기간이 끝나 원고의 직위해제 처분만으로 근로자들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었으므로, 피고의 구제명령 중 위 직위해제 처분 취소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형식적인 사유만을 근거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직위해제와 같은 기타 인사명령의 경우에는 인사명령 그 자체의 취소에 구제의 실익이 있으므로, 피고의 구제명령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구제명령 대상 근로자들에 대한 직위해제 처분 취소의 별도 인사명령을 내리지 않은 이상 구제명령을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위 근로자들에 대한 직위해제 처분의 효력이 잔존함으로 인하여 위 근로자들은 원고의 인사규정에 따라 포상의 제한을 받게 되는 동시에 원고의 운수직 보수규정에 따라 근속연수 산정에도 불이익을 받게 되었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처분 당시 위 근로자들에게 미지급임금 상당액을 모두 지급하였고, 동일사안에 대한 징계처분이 이미 내려졌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구제명령 중 직위해제 처분 취소 부분 미이행으로 인하여 위 근로자들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의 처분사유는 인정된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이 다음과 같이 근거법률에 반하거나 위헌인 법령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므로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① 근로기준법 제33조 제1항의 문언상 한 건의 구제명령에 대하여는 대상근로자의 수에 관계 없이 총 2,000만 원 이하의 이행강제금만 부과할 수 있다고 해석됨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대상근로자별로 산정하여 총 2,000만 원을 넘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였는데 이는 위 법률의 문언적 해석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고, ② 근로기준법 제33조 제4항은 위반행위의 종류와 위반 정도에 따른 금액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3조 및 [별표3]은 위반행위의 종류를 정함에 있어 해고, 휴직, 전직, 감봉 등 그 징계의 유형만을 규정해야 함에도 '정당한 이유 없는'이라는 위임의 범위를 넘는 요건을 추가하였고, 위와 같은 '정당한 이유 없는'이라는 요건은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되는 위헌적인 규정이므로 위 법령을 적용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살피건대, 이행강제금 제도는 종래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해고 등에 관하여 노동위원회가 구제명령을 하였음에도 사용자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적절한 이행확보수단이 마련되지 않아 구제의 실효성이 적다는 비판이 있어 이를 수용하여 사용자에게 이행강제금을 부과함으로써 구제명령의 신속한 이행을 확보하고자 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고, 이행강제금은 일정한 기한까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에는 일정한 금전적 부담을 과할 뜻을 미리 고지함으로써 의무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어 본인 스스로가 의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그런데 ① 구제명령은 사용자로부터 받은 부당한 불이익한 처분을 회복시키기 위한 것이므로, 불이익한 처분으로 인하여 침해된 법익의 수에 따라 별개의 구제명령으로 보아야 하는 점, ② 근로기준법령상 이행강제금의 부과기준에는 위반행위의 태양에 따른 금액 기준 및 그 부과 당시 위반행위의 동기, 사용자의 귀책 정도, 구제명령이행을 위한 노력의 정도,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기간 등을 고려할 것이 규정되어 있을 뿐, 형법상의 경합범 처벌례 또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상 기준과 같이 구제명령을 신청한 근로자들이 수인이거나 불이익취급행위가 수개인 경우 그 액수를 가중하거나 중한 처분만 적용한다는 취지는 규정되어 있지 않은 점, ③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의 취지상, 수인의 신청인들이 별개의 사건으로 구제명령을 신청하여 구제명령을 받은 경우와, 수인의 신청인이 함께 구제명령을 신청하거나 병합되어 하나의 사건으로 구제명령을 받은 경우를 달리 취급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구제명령을 신청한 근로자가 여러 명이고 그에 대하여 구제명령이 있었던 경우, 근로자별로 이행강제금 액수를 산정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제33조 제1항의 취지가 수인의 근로자에 대하여 구제명령이 있었던 경우에도 총 2,000만 원의 한도 내에서만 이행강제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것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기준법 제33조 제4항은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위반행위의 종류와 위반정도에 따른 금액, 부과·징수된 이행강제금의 반환절차,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이에 따라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3조 [별표3]은 위반행위의 유형을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에 대한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 '정당한 이유 없는 휴직, 정직에 대한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 '정당한 이유 없는 전직, 감봉에 대한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 '정당한 이유 없는 그 밖의 징벌에 대한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로 나누어 이행강제금의 부과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 구제명령의 대상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이므로(근로기준법 제28조, 제30조, 제23조 참조), 위 근로기준법 시행령 규정이 위반행위의 유형을 위와 같이 나눈 것이 위 근로기준법 규정의 위임범위를 벗어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근로기준법이 위와 같이 구제명령의 대상을 '정당한 이유 없는'이라는 불확정개념을 사용하여 규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입법기술상 불가피한 것으로, 법관의 보충적인 가치판단을 통하여 법문언의 의미 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그러한 보충적 해석이 해석자의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이므로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위 법률에 따른 피고의 구제명령 또는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다.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의 이행강제금 산정 당시 다음과 같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① 피고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이행강제금 세부 부과요령을 형식적으로 적용하여 단지 하나의 사건번호로 접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위반행위에 대한 사용자의 귀책사유를 각 대상 근로자별로 판단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중과실로 판단한 후 대상 근로자의 수를 일률적으로 곱하는 방식으로 잘못 산정하였고, ② 원고가 구제명령에 대한 불복절차에서 위반행위의 존부에 관하여 계속 다투고 있었으므로 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단계에서 위반행위의 존재가 명백히 입증된 것으로 볼 수 없는 이상 사용자의 고의 또는 중과실을 인정할 수 없음에도 피고는 이를 인정하였고, ③ 원고가 구제명령 중 일부를 미이행한 것은 의도적으로 근로자들을 곤경에 처하게 하거나 법적안정성을 해치거나 또는 재산을 은닉하려는 반사회적인 목적에 의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피고는 이를 간과하였고, ④ 구제명령 중 임금미지급에 관한 부분은 다른 부분에 비하여 중요하므로 원고가 임금미지급에 관한 구제명령을 이행한 것은 구제명령의 다른 부분만을 이행한 경우보다 훨씬 중대하게 평가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구제명령 일부불이행의 경우 무조건 50만 원의 금액을 배정한 위 이행강제금 세부 부과요령의 기준을 형식적으로 적용하여 이행강제금을 잘못 산정하였다.

살피건대,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33조 제4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3조 [별표3]에 따라 마련된 중앙노동위원회 이행강제금 세부 부과요령을 적용하여 이행강제금을 산정한 후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그러나 이행강제금 세부 부과요령은 피고 내부의 사무처리기준에 해당할 뿐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은 없으므로, 이행강제금 세부 부과요령에 어긋남이 없다는 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이 당연히 적법하다고 볼 수 없고, 구체적인 사정을 살펴 이행강제금 액수의 산정이 피고에게 주어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과다하게 이루어진 것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1명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동일하게 정당한 절차를 밟은 쟁의행위의 초기에 쟁의행위를 하였다는 명백히 부당한 이유로 직위해제 처분을 하였고, 위 직위해제 처분을 취소하라는 피고의 구제명령이 내려졌음에도 3개월이 지나도록 원고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그 동안 피고는 원고에게 구제명령을 전부 이행할 수 있도록 충분한 기간 및 기회를 부여한 것으로 보이며, 피고는 이와 같은 원고의 당초 징벌 유형, 원고의 귀책 정도, 원고의 이행을 위한 노력의 정도 등을 감안하여 이 사건 처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가 이행강제금의 액수를 산정함에 있어 원고의 귀책사유를 각 대상근로자의 사안별로 판단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판단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고, 이행강제금 세부 부과요령의 기준이 구제명령 불이행의 정도를 고려하지 않고 일부 불이행의 경우는 일률적으로 50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배정한 것이 부당하다고 볼 여지는 있으나, 이 사건의 경우에는 피고가 위와 같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산정한 근로자 1인당 이행강제금 225만 원이 피고가 법령상 선택할 수 있는 구간(100만 원 이상 500만 원 이하)의 중위값에 미치지 못하므로 원고의 구제명령 불이행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피고가 산정한 이행강제금의 액수가 과중하다고 보기 어렵다. 여기에 제1심이 설시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그 밖에 원고가 주장하는 사유들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이 이로써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보다 크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이 같은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서태환(재판장) 강문경 진상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