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4. 2. 선고 2019가합105192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한국산업은행법에 의하여 산업의 개발ㆍ육성, 사회기반시설의 확충, 지역개발, 금융시장 안정 및 그 밖에 지속가능한 성장 촉진 등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ㆍ관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금융위원회 산하 기타공공기관이다.

2)

원고들은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근로자들이다.

나.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 및 시행 경위

1)

2004. 7. 29. A와 B노동조합은 ‘종업원의 정년은 58세로 하며 정년에 도달할 때는 자연퇴직하는 것으로 본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경우 정년을 59세로 연장하며 구체적인 시행방안은 지부 노사가 별도로 정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하였다.

2)

이를 기초로 피고는 2004. 12. 30. 피고 근로자의 과반수 이상으로 구성된 B노동조합 C지부와 2005. 1. 1.부터 정년을 59세로 연장하는 대신 만 55세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기로 하는 내용의 보충협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

3)

피고는 2004. 12. 31. 이 사건 합의에 따라 피고 직원들의 정년을 59세로 연장하면서 만 55세가 도래할 경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고, 당연퇴직 사유 중에 하나로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경우’를 추가하는 취지로 취업규정을 개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취업규정’이라 한다). 2004. 12. 31. 개정 전과 그 이후의 취업규정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4)

또한 피고는 2006. 4. 27. 임금피크제의 구체적인 운용 방안을 정하기 위하여 임금피크제 운용세칙(이하 ’이 사건 운용세칙‘이라 한다)을 제정하였다.

5)

A와 B노동조합은 2007. 8. 16. 근로자들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기로 합의하였고, 피고와 B노동조합 C지부도 2008. 1. 23. ’일반 직원들의 정년을 59세에서 60세로 1년 연장하기로 하며(시행일 2008. 1. 1.) 이와 관련된 세부사항은 관련내규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추가 합의‘라 한다).

6)

피고는 2008. 1. 25. 이 사건 추가 합의에 따라 피고 직원들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정을 개정하였다. 2008. 1. 25. 개정된 취업규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7)

피고는 2008. 1. 23. 피고 직원들의 정년이 위와 같이 60세로 연장됨에 따라 이에 맞춰 임금피크제 내용을 수정하기 위하여 이 사건 운용세칙을 개정하였는데(이하 정년 60세에 맞춰 수정된 내용의 임금피크제를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개정된 이 사건 운영세칙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세칙은 일반직원(종합직 B직렬)(이하 “직원”이라 한다)에 대하여 적용한다.

8)

피고는 그 이후로도 이 사건 운용세칙을 수회에 걸쳐 개정하였는데, 현재 시행 중인 이 사건 운용세칙의 주요 변동 사항은 다음과 같다. ① 연차별 기본급지급률(1년차: 90%, 2년차: 75%, 3년차: 50%, 4년차: 40%, 5년차: 35%)은 변동이 없고, ②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직원의 기준급에 대하여, 종전에는 각종 수당과 보조비 등 보수·복지 성격 금원 일체가 포함된다고 규정되어 있었으나, 현재는 법정수당에 관한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고, ③ ‘연차별 지급률 적용후의 월기본급이 월최저임금보다 하회할 경우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월기본급을 지급한다’는 규정이 추가되었다.

①

기본급은 기준급과 직무급으로 하며, 연차별 기본급을 12개월로 분할한 월기본급(원미만

다.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의 개정 내용

1)

구 고령자고용촉진법(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2)

그런데 2013. 5. 22.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이 개정되면서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을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으로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였다.

3)

또한 같은 법 제19조의2가 신설되어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4)

피고는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서 2016. 1. 1.부터 고령자고용법 제19조 규정이 적용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6, 14,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5,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의 근거가 된 이 사건 취업규정과 이 사건 운용세칙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지급하였을 임금에서 기 지급된 임금 차액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고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만 55세에 이른 근로자들의 임금을 부당하게 삭감하는 것으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을 차별하는 것에 해당하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②

2016. 1. 1.부터 시행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에 의하면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보장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음에도 피고가 운용하고 있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58세 정년을 기준으로 하던 내용이고,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근로자들을 55세에 당연퇴직시킨 후 재고용하는 형태로 고용계약을 체결하여 왔다. 또한 같은 법 제19조의2에 의하면 사업주는 정년 연장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고, 법 개정으로 기존 노사간 단체협약의 기초가 된 객관적 사정이 현저하게 변경되었음에도 피고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 및 제19조의2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나.

피고의 주장 요지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 삭감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서 금지되는 연령을 이유로 하는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

②

피고는 2016. 1. 1.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이 시행되기 전부터 근로자들의 정년을 60세로 보장하여 왔으므로 개정법에 따른 조치를 취할 의무가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연령을 이유로 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하는지

1)

관련 규정

이 사건과 관련된 고령자고용법 관련 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2)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성별․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근로기준법 제6조). 여기에서 ‘차별적 처우’란 사용자가 근로자를 임금 및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의미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당해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고용관계에 있어 근로자에 대한 차별금지를 정한 법률로는 고령자고용법 외에도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이 있고, 기간제법 제2조 제3호는 ‘차별적 처우’를 임금 등 법이 정한 사항에 있어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이라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는 것은 기간제 근로자를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않은 것을 의미하고, 나아가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는 개별 사안에서 문제가 된 불리한 처우의 내용 및 사용자가 불리한 처우의 사유로 삼은 근로자의 고용형태, 업무 내용과 범위․권한․책임, 임금 그 밖의 근로조건 등의 결정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9. 24. 선고 2012두2207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기간제법의 법리는 고령자고용법의 합리적 이유 존부에 관한 판단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3)

구체적인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인정사실, 갑 제3, 6호증, 을 제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의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차별을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①

임금피크제는 연공서열에 따른 급여체계로 인해 연령별 생산성 수준 등이 보수에 적절히 반영되지 않고, 근로자의 정년이 상향되어감에 따라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증가하고 이에 신규채용이 감소하는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자, 고령자 임직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안되었다. 임금피크제는 고령 노동자들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도입된 것으로, 고령 노동자들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 또는 보장하여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이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신규 고용 창출에 제공하여,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여 모든 세대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제도이다. 이러한 임금피크제의 유형에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연장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정년연장형’이나 근로자의 정년퇴직 이후 계약직 등의 형식으로 고용하는 대신 임금을 조정하는 ‘고용연장형’ 뿐만 아니라,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정년을 보장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정년보장형’도 포함되어 있다.

②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피고를 대리하는 사용자단체인 사단법인 A와 B노동조합 C지부의 상급단체인 B노동조합이 2004. 7. 29. 최초 협약을 체결한 후, 피고와 B노동조합 C지부가 2004. 12. 30. 이 사건 합의를 거치고, 2007. 8. 16. 정년을 60세로 연장하고 세부기준을 정하는 등 이 사건 추가 합의를 거쳐 시행되었다. 이에 비추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방법이나 절차상 과정이 적정하지 않다고 보기 어렵다.

③

근로자에 대한 인사, 전보, 임금체계의 개선 등 근로조건의 결정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인 피고의 권한에 속하므로 피고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결정함에 있어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러한 재량은 합리적인 범위의 것인 한 존중되어야 한다. 그런데 피고는 위 ②와 같은 절차를 모두 거친 후 그 근로조건의 변경에 해당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으므로 피고가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넘어 권한을 행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④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 의하면,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결국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하는 고용차별을 금지하고 고령자가 그 능력에 맞는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촉진함으로써 고령자의 고용 안전과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된 고령자고용법의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와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

⑤

일반적으로 ‘임금피크제’의 유형 중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의 경우, 다른 유형들에 비해 임금의 감축 등 근로조건의 불이익의 정도가 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임금의 삭감 없는 정년만의 연장은 결국 인사적체와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가져오게 되므로 종국적으로 기업으로서는 인력 감축을 위한 수단으로 명예퇴직 등 조기퇴직의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 경우 기업 내 고령자의 고용유지가 이루어지기 어렵고, 고령자에 대한 고용불안이 심화되며, 그러한 불이익은 결국 원고들과 같은 고령의 근로자들에게 다시 전가되어 고령자고용법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게 된다.

⑥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임금 감액에 따른 불이익을 완화하기 위해 퇴직금을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기 전 산정할 수 있게 규정하였고, 기본급 외에 성과급과 추가 수당을 교부받을 수 있으며, 복지·후생의 경우 임금피크제 적용직전 직급을 기준으로 일반직원과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규정을 두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

⑦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에 대한 정년 보장ㆍ연장을 목적으로 하면서 동시에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데,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는 정년연장을 위한 임금피크제, 정년 이후의 재고용 지원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경우 등을 상정하여 신설된 규정이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위 규정에서 정하는 차별금지의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인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에 위반되어 무효인지 여부

앞서 든 증거 및 인정사실에 갑 제16호증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또는 사정에 의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①

고령자고용법 제19조는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는 2008. 1. 1. 시행된 취업규정 제39조 제1항에서 이미 ‘직원의 정년은 60세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설령 피고가 2016. 1. 1. 위 법률 시행 이전에 정년이 58세인 것을 기준으로 55세부터 58세까지 받을 수 있는 임금 300%를 5년간 290%로 나누어 받고 정년을 60세까지로 연장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고 하더라도, 직원들이 지급받는 임금 총액만을 기준으로 피고가 사실상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하였다고 해석하는 것은 문리적 해석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의 이 사건 취업규정 제41조 제7호에서는 ‘만 55세 도래 후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을 때 당연퇴직한다’고 규정하고, 이 사건 운용세칙 제5조에서는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은 퇴직 후 일반직원으로 재채용되어 취업규정 제39조 제1항에 정해진 정년까지 고용계약을 체결한다.’고 규정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퇴직 후 재고용하는 형태로 운용되고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상위규정인 이 사건 취업규정에서 정년을 60세까지 보장한다고 명시하고 있고, 위 규정들의 취지도 정년을 55세까지로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직렬 등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이를 정리하기 위한 규정으로 보이며, 한편으로는 퇴직금 산출에 필요한 평균임금 계산에 있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기 전 연공서열이 가장 높은 시점에 퇴직한 것으로 간주하여 퇴직금 산정에 있어서의 불이익을 제거할 수 있는 면이 있다.

③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은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는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이 시행된 2016. 1. 1. 이전부터 취업규정 제39조에서 직원들의 정년을 60세로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문언 해석상 피고가 ‘정년을 연장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음은 명백하고, 설령 법률상 정년이 60세로 보장됨에 따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기본급지급률 등을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정년 연장 여부를 떠나 일률적으로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문리적 해석의 한계를 넘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④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같은 법 제19조에 따라 근로자들의 정년을 만 60세로 일괄 연장하게 될 경우 사용자들의 입장에서는 인건비 부담이 급격히 증가할 수밖에 없으므로 고령자에 대한 고용 안정을 도모하면서도 사업주의 근로조건 결정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규정으로 해석된다. 위와 같은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원고들의 주장과 달리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이 정년 연장을 보장하는 취지를 정년 60세에 이를 때까지 임금피크제 등으로 감액되지 않은 임금 전액을 보장하는 취지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만약 고령자고용법이 개정된 취지가 ‘연장된 정년까지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는 보수액 전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자 하는 것이었다면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하라고 규정할 것이 아니라 60세까지 정년을 일괄 연장하고 해당 기간의 임금을 모두 보장하라고 명시하였을 것이다.

⑤

2015. 12. 4. 고용보험법 제23조 및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의2에서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임금이 감소한 해당 근로자에게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가 적용되는 날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지원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규정이 마련되었는데 이는 고령자고용법에서 정년을 60세로 연장함에 따라 임금피크제로 인한 임금 감소 등 임금체계 개편을 예정하는 전제에서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⑥

한편, 피고와 B노동조합 C지부가 2015. 11. 17. 체결한 ‘임금 등에 관한 합의서’에는 ‘임금피크제도 개선(58세)을 위하여 노사공동으로 조속히 실시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한다’고 기재되어 있는데 상호 협조하여 노력한다는 의미 외에 이를 강행적으로 시행한다는 의미로 보기 어렵다.

다.

그 밖의 원고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을 60세까지 보장하는 개정 고령자고용법이 시행된 2016. 1. 1. 이후부터는 사실상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함에도 피고는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등의 동의를 받지 않았으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는 2016. 1. 1. 개정 고령자고용법이 시행되기 이전부터 노사간의 협의에 따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었고, 그 이후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내용이나 조건이 원고들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된 적이 없다는 점은 위에서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또한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면서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 변경에 집단적 동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이 우선하여 적용되므로 원고들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취업규정 등은 원고들에게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과 피고가 이 사건 취업규정 등에 우선하는 개별적인 근로계약을 맺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원고들은 2016. 1. 1. 이후 적용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및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고용계약은 고령고용촉진법과 근로기준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등에 위반되므로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항에 해당하는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주장·증명이 없는 이상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그 밖에도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남여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8조 1항, 근로기준법 제4조 등을 위반하여 무효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이유에 대한 주장·증명이 없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노사간 합의에 따라 도입된 점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라.

소결론

결국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유효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하는 원고들의 임금청구 부분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기찬(재판장) 황여진 김수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