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 5. 26. 선고 2021노1370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과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무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원심판결의 무죄부분 중 유급휴일 근로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주식회사 C(이하 ‘회사’라고만 한다)의 근로자 D에 대한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D에게 2019. 8. 16. 이후의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은 2017. 7. 1.경 및 2019. 6. 16.경의 각 근로조건 변경 무렵 D에게 서명날인이 되어있지 않은 근로계약서를 교부한 후 여기에 사인하여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D이 이를 제출하지 않아 완성된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지 못하였던 것이므로, 피고인은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할 의무를 이행하였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고의로 위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위 서면교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검사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근로자 D에 대한 자료들을 확인하여 유급휴일 근로수당과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을 산정할 수 있었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위 각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위 각 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3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임금 등 미지급에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D이 평소 자주 지각을 하였고, 2019. 8. 28. 업무회의 도중 회사를 나간 이후 인수인계도 하지 않고 무단으로 결근을 하였으며, 잔여 임금 및 퇴직금의 액수에 관한 협의도 없었기 때문에, D의 퇴직일, 퇴직일까지 발생한 임금 및 퇴직금의 액수, 지각 등에 따라 공제되어야 할 금액 등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D의 지각을 이유로 임금 및 퇴직금에서 일정액을 공제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다. D과 회사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지각을 하는 경우 임금에서 일정액을 공제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지각 3회 시 결근 1회로 처리한다는 내용의 취업규칙은 D이 퇴사한 이후에 직원들의 동의를 받았으며, 달리 D이 지각을 한 경우에 회사가 일방적으로 임금 등에서 일정액을 공제할 수 있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다(회사는 그동안 D의 지각을 이유로 임금을 감액한 적도 없다). 또한 D이 영업업무를 담당하여 출장이 잦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제출된 지문인식 자료 등만으로 D이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자주 지각을 하였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다만 D이 2019. 8. 28. 이후 회사 측과 별다른 연락이 없었던 점, 회사가 2019.

9. 11. D에게 ‘D이 10일간 무단결근하여 2019. 9. 10. 당연면직되었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보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D과 피고인 사이에 D의 퇴직일, 퇴직일까지 발생한 임금 및 퇴직금의 액수 등에 관하여 의견의 차이가 있었으나 이에 대한 협의가 없었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등이 사용자에게 근로자가 퇴직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등을 지급할 의무를 부과하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도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있는 경우에만 그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피고인은 D에게 2019. 9. 10.자 당연면직을 전제로 한 임금 및 퇴직금도 지급하지 않았고 그 금액을 지 급할 것을 제안한 사실조차 없는 점, D이 2019. 9. 10. 당연면직 되었음을 전제로 계산한 임금 및 퇴직금의 액수가 공소사실 기재 금액과 크게 차이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D 사이에 임금 및 퇴직금의 액수 등에 관하여 의견 차이가 있었고 이에 관한 협의도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D에게 임금 등을 전혀 지급하지 않은 피고인의 행위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사용자가 임금 등의 액수에 관하여 약간의 의견 차이가 있다는 이유로 전체 임금 등의 지급을 미루어 근로자를 압박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36조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이다. 피고인이 D이 임금 등을 청구한 후에 그 당부를 살펴 적정한 임금 등을 지급하면 된다고 생각하였더라도 이는 단순한 법률의 부지에 불과하다).

결국 피고인이 D에게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의 고의가 인정되고, 이에 반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1>

2)

근로조건 명시 서면 교부의무를 이행하였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회사가 2017. 7. 1.경의 근로조건 변경 무렵 D에게 근로조건을 명시한 아무런 서면도 교부하지 않은 사실, 2019. 6. 16.경의 근로조건 변경 무렵 근로계약서 초안에 D의 서명을 받았음에도 D에게 완성된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반하는 당심 증인 F의 법정진술 등은 ① D의 수사기관에서부터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의 일관된 진술, ② 피고인이 처음 피진정인으로 조사를 받을 때는 ‘1년 기간으로 작성된 근로계약서가 있으므로 계약기간 내에 연봉이 인상될 경우 계약서를 다시 작성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였다’고 진술(증거기록 66면)하여 근로조건 명시 서면 미교부 사실을 인정하였고, 이후 피의자신문을 받을 때는 D에게 근로계약서 초안을 교부하여 서명 후 제출하도록 하였는데 D이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도 ‘연봉이 변경될 때마다 계약서를 작성, 교부하지 않은 것으로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것은 알지 못하였다’고 진술(증거기록 327면)하였던 점, ③ 회사가 D에게 근로계약서 초안에 서명하여 제출할 것을 반복하여 요구하였지만 D이 이를 계속 거부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만한 어떠한 객관적 자료도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점(회사는 D에게 문자나 카카오톡메시지도 이메일도 공문도 보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등에 비추어 믿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나.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영등포구 B 1층에 소재한 주식회사 C 대표로서 상시 1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식품제조 및 판매업을 경영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4. 3.부터 2019. 8. 28.까지 근로하고 다음날 퇴직한 D의 유급휴일 근로수당,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합계 2,627,269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D이 퇴직한 이후부터는 회사 측과 D 사이에 연락이 되지 않아 피고인이 D이 휴일근무를 한 일자, 시간 및 연차를 사용한 내역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회사 측은 2019. 1.경부터 고정 시간외수당으로 매월 일정액을 지급하고 있어 위 일자 이후부터는 위 각 수당 지급 의무의 발생 여부 및 액수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이는 점, 회사에 대체휴일 관행이 존재하여 D이 휴일근무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하여 전부 수당이 지급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이고, 병가 등에 대하여도 유급휴일인지 여부에 관하여 명확하게 정리된 바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위 각 수당의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D에게 위 각 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부분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당심의 판단

가)

유급휴일 근로수당 1,828,997원

원심이 판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과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공소가 제기된 부분은 2017. 7.부터 2018. 11.까지 사이에 발생한 수당에 관한 부분인 점, 회사는 2019. 1. 이후 근로계약에 따라 정해진 고정 시간외수당을 지급하였으므로 D이 퇴사할 무렵에는 일반적으로 별도의 유급휴일 근로수당을 정산하여 지급할 필요가 없었고, 그 전에도 대체휴일 제도 등이 있어 모든 휴일근무에 대해 수당을 지급할 필요는 없었던 점, D 등 근로자들은 고정 시간외수당 제도가 생긴 후에도 그 전에 이미 발생한 유급휴일 근로수당을 청구하지 않았고, D은 퇴사 이후에도 피고인에게 이를 청구하지 않았던 점(D은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하면서 비로소 퇴사 시까지의 전 근무기간에 대한 유급휴일 근로수당 미수령을 주장하였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법정기한 내에 D에게 유급휴일 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에게 이 부분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798,272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법정기한 내에 D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고, 같은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 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①

유급휴일 근로수당의 경우와 달리 D에게 주어야 하는 연차유급휴가의 일수는 쉽게 계산할 수 있고, 피고인은 D이 사용한 연차유급휴가의 일수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들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를 확인하는 것에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인과 D 사이에 연차유급휴가 사용일 인정 여부에 관하여 일부 의견 차이가 있고 이에 관한 협의가 없었다 하더라도, 피고인은 독자적으로 D의 연차유급휴가 사용일수를 산정하여 미사용일수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할 수 있었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D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을 전혀 지급하지 않은 피고인의 행위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③

피고인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별도로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조항을 두었지만, 이는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에 반하는 범위에서 무효이다.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사용하지 않은 연차에 대해서는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며 연차 사용을 독려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연차유급휴가의 사용을 촉진하기 위하여 근로기준법 제61조 제1항 각 호의 조치<2>를 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휴가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 사용자의 보상의무가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인은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으므로,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연차를 사용하도록 독려하였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의 무죄부분 중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고, 위 부분과 원심판결의 유죄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유 죄부분과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원심판결의 무죄부분 중 유급휴일 근로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다시 쓰는 판결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