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동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정751
판결선고
2020. 1. 31.
서울동부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송파구 B에 소재한 주식회사 C 실제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13명을 사용하여 휴대폰판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6. 8. 3.부터 2018. 2. 28.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D의 2017년 10월분 임금 173,2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금품 합계 3,262,101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제1항 기재 근로자 D의 퇴직금 3,150,685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른 휴일,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제1항 기재 근로자 D을 2016. 8. 3. 고용하면서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D의 법정진술
증인 E, F의 각 일부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일부 특별사법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자료제출(사원증, 직원임금내역)
교통카드내역, 통장거래내역
고소장, 진정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금품 미청산의 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퇴직금 미지급의 점), 근로기준법 제114조 제1호, 제17조(근로계약서 미교부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과 변호인은, D이 피고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업무를 수행한 것이므로, D은 피고인이 고용한 근로자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각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D은 그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인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인에게 임금 등의 미지급에 대한 고의도 인정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D을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의 일반사원으로 고용하였고(수사기록 124쪽), D은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대리점의 점장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입사 당시 D은 일반사원으로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고, 점장으로 근무하기 시작할 당시 피고인과 위탁계약서를 작성한 사실도 없다.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면, D은 C의 일반사원에서 위탁판매자로 그 신분이 변경되었다고 할 것인데, 종속적 성격을 가진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입사 당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고는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위임인이 대등한 지위의 수임인에게 자신의 업무를 위임하면서 위임업무의 내용, 수익의 분배 등과 같은 중요한 내용을 서면으로 남겨두지 아니하는 경우는 거래관념상 이례적인 일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증인 E의 경우 원고의 위탁판매인이 되면서부터 위탁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증인 E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록 3쪽 참조).
D은 2016년 8월경부터 2016년 12월경까지는 C의 석촌매장에서, 2017년 1월경부터 2017년 5월경까지는 성내매장에서, 2017년 6월경부터 2018년 2월까지는 일산매장에서 근무하였는데, 이와 같이 D의 근무장소가 자주 바뀐 것은 피고인의 일방적인 지시에 따른 것이다[피고인은 매장단위로 개별적인 위탁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무 장소를 협의하여 정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피고인 스스로 수사기관에서 자신이 매장이동을 지시하였음을 인정할 사실이 있고(수사기록 125쪽), 만약 D이 정상적으로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면 당연히 해당 지역의 고정 고객들을 관리하면서 수익을 올리는 방법을 강구하였을 것이고 매장을 자주 이용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므로, 위와 같은 잦은 근무지 이동에 선뜻 동의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2018. 1. 26. 다른 근로자에 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벌금 3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아 2018. 2. 28. 그 약식명령이 확정되었는데(수사기록 159쪽 범죄경력조회 참조), 그 즈음 처음으로 피고인과 사이에 위탁시기를 2018. 3. 1.로부터 하는 ‘위탁운영계약서’를 작성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그로부터 약 4개월 후인 2018. 6. 30.경 계약해지를 통보하여 D으로 하여금 매장근무를 그만두도록 하였다(수사기록 14쪽).
당시 피고인 측은 D에게 계약해지에 대한 내용증명서를 보내면서 ‘D은 2018년 3월 1일부터 G 전속매장을 위탁 운영하며 수익금을 정산하는 것으로 계약을 맺었으나’, ‘D은 지난 2018년 3월 1일부터 주식회사 C 측과 계약을 맺고 G 전속매장을 위탁운영하였습니다.’라고 기재하여 위탁계약관계가 2018. 3. 1.부터 개시되었음을 명시하였다.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D은 당초 C에 일반사원으로 입사하여 1개월 후부터 석촌동 매장의 점장으로 근무하기 시작하였고, 피고인은 C의 모든 매장을 관리하던 H을 통하여 입사 당시에는 임금으로 월 250만 원을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다가 점장을 맡으면서 임금 300만 원과 수익금을 지급하되 실적과 상관없이 최소금액을 보장하기로 하였다는 것인데(수사기록 124쪽), 피고인 측이 D에게 점장의 직위를 부여하고 임금지급의 방식과 액수를 협의하면서 경제적으로 우월적인 지위에서 그 결정을 주도하였을 여지가 컸다는 점, 최소한의 고정급이 보장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노무제공에 대한 대가가 고정급에서 성과급으로 변경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그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피고인의 입장에서 2017년경 정식으로 위탁계약서를 작성한 E과 D은 같은 위탁판매인에 있었다고 할 것이나, E에게는 사원증을 교부되지 아니한 반면(증인 E에 대한 증인신문녹취록 7쪽 참조), 위 기간 동안 E과 마찬가지로 위탁계약을 체결하였다는 D에게는 사원증이 교부되었다(피고인은 D이 자신의 영업을 위해 회사의 허락없이 사원증을 임의로 제조하였다고 주장하지만, D이 제출된 사원증 실물의 형상과 더불어, 단순히 고객들에게 사원임을 증명하려는 용도로 D이 자비를 들여 사원증을 제작하였다는 것은 사원증 제작에 들어가 비용과 수고의 정도에 비추어 볼 때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동기에 해당하는 점, 점장 직위에 있던 D이 매장 안에서 사원증을 패용해야 할 필요도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인은, D이 매장의 월세를 부담한 적이 있다고 주장하나, 피고인 측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C가 직접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임대인에게 월세를 지급한 후 이를 회사가 가져가야 할 매장의 수익금 부분에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처리한다는 것인바(증인 F에 대한 증인신문녹취록 5쪽), 피고인 측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월세의 지급여부를 D이 결정하지 못하고 월세 상당액이 먼저 공제된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실질적으로 임대인과의 관계에서 D이 월세를 부담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매장에서 근무하는 점장 외의 직원의 급여도 위와 같은 방식으로 지급되었다).
C에는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복무규칙 등이 존재하고, 본사에 영업본부를 두고 매장을 관리하였으며(수사기록 30쪽), D이 출근하기 어려운 경우 피고인이 대체인력을 매장으로 보낸 것으로 보인다(수사기록 125쪽). 한편 D이 매장에서 근무하면서 지각이나 결근으로 패널티를 받은 적은 없는 것으로 보이나, D이 매장관리자의 지위에 있었고, 본사와 각 매장과의 거리 등과 같은 물리적 제약으로 인해 본사가 매장에 대한 근태관리를 소홀히 하여 복무규칙이 제대로 적용되지 아니하였을 수도 있으므로, C가 D을 복무규칙 등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피고인과 변호인은, 설령 D을 근로자로 보더라도, 피고인이 임금을 미지급한 것은 D의 횡령 등 귀책사유로 발생한 배상금 등을 D의 동의하에 감액한 것이나, 또는 D이 실제 일하지 않는 기간(2018년 2월)을 공제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D이 피고인에 대하여 확정적으로 배상금을 부담한다거나, 그 배상금의 지급에 갈음하여 임금을 지급받지 아니하기로 합의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앞서 본 각 증거에 의하면 D은 2018년 2월경 근무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인과 변호인은, D은 2016. 8. 3.부터 2018. 2. 28.까지 계속하여 근로자로 근무한 것이 아니라 2017년 1월부터 같은 해 5월경까지 위탁계약을 체결하여 위 기간 동안 근로관계가 단절되어 퇴직금 지급요건으로서 1년 이상 계속근로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나, D이 2016. 8. 3.부터 2018. 2. 28.까지 위 사업장에서 피고인에게 고용되어 근무하였음은 앞서 본 바이므로,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판사 김재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