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1. 11. 18. 선고 2020가합107214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 피고 주식회사 C(이하 ‘피고 C’이라 한다), 피고 주식회사 D(이하 ‘피고 D’이라 한다)은 모두 시스템개발 및 인증서비스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다.

나.

원고는 2015. 4. 17.경 E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19. 7. 31. 퇴사하고, 2019. 7. 10.경 설립된 주식회사 F에 입사하여 주식회사 F의 실장으로 근무하였다. 주식회사 F은 2019. 12. 24. 상호를 피고 C으로 변경하였다.

다.

원고는 2020. 2. 20. G의 제안으로 피고 D과 사이에 피고 D이 의뢰한 시스템 혹은 제품인증 심사 업무를 외부심사원으로서 수행하고 피고 D으로부터 그 비용을 지급받기로 하는 외부심사원계약을 체결하였다.

라.

원고는 2020. 3. 12. G에게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하였고, G으로부터 허락을 받은 후 피고들의 회계 등 업무를 담당하는 H 팀장에게 퇴사처리 절차의 진행을 요구하였다. H 팀장은 퇴사처리 절차 진행 과정에서 원고가 피고 C에서 근무하는 동안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사실을 알고, 2020. 3. 중순경 고용보험가입신청을 한 후 2020. 4. 말경 퇴사처리를 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퇴직금을 최대한 빨리 받고자 하였으므로, H 팀장은 고용보험 가입기간을 고려하여 가입신청일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난 2020. 4. 20.자로 원고에 대한 권고사직 처리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5 내지 9, 13, 18, 20, 21, 2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

1)

피고들은 모두 실질적으로 G이 운영하는 동일한 법인이다. G은 2020. 2. 20. 피고 C 직원인 원고에게 별다른 이유 없이 피고 D과 외부심사원계약을 체결할 것을 강요하였고, 원고가 어쩔 수 없이 외부심사원계약서에 서명하자 2020. 2. 29.자로 원고를 정리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또는 G은 원고를 D의 비정규직인 외부심사원으로 좌천시키면서 원고에게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외부 심사만 하여도 당시 지급받던 월 평균임금 4,320,975원을 보장해 주겠다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회유하는 바람에 이에 속은 원고가 G의 제안에 동의하게 되었다. 그러나 당초 약속과 달리 G은 3월분 및 4월분 심사비 합계 483,500원만을 지급한 채 이에 반발하는 원고를 권고사직 처리하였다. 따라서 위 해고는 서면통지의무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것이고 정리해고의 요건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위 해고가 무효임의 확인을 구한다.

2)

나아가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가 해고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들

1)

피고들은 관련 업체로서 상호 협력관계에 있을 뿐 동일한 법인이 아니다.

2)

피고 C은 그 설립 이후 현재까지 상근종업원의 수가 4인을 넘은 적이 없으므로 해고 제한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26조가 적용되지 않는다.

3)

원고는 피고 C과의 합의 하에 자발적으로 퇴사한 것일 뿐 피고 C의 강요로 부당 해고를 당한 것이 아니다.

4)

피고 D은 원고와 용역계약의 일종인 외부심사원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원고를 고용한 적이 없다.

3.

피고 C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피고 C이 해고 제한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1)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은 “이 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한다”라고 규정하고,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및 [별표 1]은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 적용되는 근로기준법 규정 가운데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및 제27조는 제외하고 있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및 제27조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만 적용되는 규정이라 할 것이다.

나아가 근로기준법 제11조 제3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7조의2 제1항은 상시근로자 수에 관하여 법 적용 사유 발생일 전 1개월 동안 사용한 근로자의 연인원을 같은 기간 중의 가동 일수로 나누어 산정하도록 하고 있고, 같은 법 시행령 제7조의2 제2항 제1호는 제1항에 따라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의 근로자 수를 산정한 결과 법 적용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도 산정기간에 속하는 일별로 근로자 수를 파악하였을 때 법 적용 기준에 미달한 일수가 2분의 1 미만인 경우 법 적용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보고 있다.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원고의 권고사직일인 2020. 4. 20. 전 1개월(2020. 3. 20. ~ 2020. 4. 19.) 동안 피고 C이 상시 사용한 근로자는 I, J, 원고 총 3명에 불과한 사실(원고가 해고일로 주장하는 2020. 2. 29. 기준으로 보더라도 마찬가지다)이 인정되고, 위 산정기간에 속하는 일별로 근로자 수를 파악하였을 때에도 근로기준법 적용 기준에 미달한 일수가 가동 일수(25일)의 2분의 1 미만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C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과 제27조가 적용되지 않는다.

2)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들이 외형상으로는 독립된 법인격을 갖추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G의 개인회사로 운영되고 있으므로 법인격 부인에 관한 법리에 따라 피고들을 동일한 법인으로 보아 근로자 수를 산정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C의 대표자 사내이사 K은 피고 D의 대표이사 G의 처이고 G이 실질적으로 피고들을 운영해 온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30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고려하면, 갑 제9, 10, 13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들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회사로서 법인격이 완전히 형해화되어 있거나 법률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하여 남용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피고들의 목적이 일부 겹치기는 하나, 피고 D은 피고 C이 설립되기 전부터 ISO인증서를 발행하는 인증서비스 제공을 주된 업무로 하는 반면 피고 C은 2019. 12. 24. 법인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의료기기 임상시험관리업’이라는 목적사항을 추가한 후 의료기기 관련 인증을 받고자 하는 업체들의 임상시험을 관리하면서 위 업체들이 보다 쉽게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경영시스템 등을 지도하는 업무를 주로 하여 피고들의 업무 영역이 분리되어 있다.

②

피고들의 본점 소재지가 구분되어 있고, 피고들에 동시에 중복되어 소속된 직원들은 없다.

③

법인격 부인론은 기존회사가 채무를 면탈하기 위하여 기업의 형태ㆍ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신설회사를 설립한 경우에 적용되는데(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6다24438 판결 등 참조), 피고 D이 채무를 면탈하기 위해 피고 C을 설립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

나.

원고와 피고 C 사이 고용계약 해지의 효력

피고 C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및 제27조가 적용되지 않고 민법의 고용 규정이 적용된다. 민법에 따르면, 고용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고(제660조 제1항), 고용기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각 당사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제661조).

그러므로 피고 C이 위 민법 규정에 반하여 원고를 해고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2 내지 8, 10, 17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 C이 원고를 일방적으로 해고하고 피고 D과 외부심사원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요하였거나 원고를 기망하여 부당해고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자발적 의사에 기해 G의 제안을 받아들여 피고 C을 퇴사하고 피고 D과 외부심 사원계약을 체결하였고, 이로 인해 원고와 피고 C 사이의 고용계약은 합의해지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원고는 피고 D과 외부심사원계약을 체결한 다음날 G에게 외부심사원계약을 제안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고 본인도 출퇴근 시간이 3시간 이상 소요되어 힘든 상황이라 G의 제안을 따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②

피고 C은 2020. 4. 20. 원고에 대하여 권고사직 처리를 하였는데, 이는 생활비가 부족하니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원고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 ③ 원고는 피고들이 일방적으로 원고의 소속을 옮기거나 퇴사를 통보하였다고 주장하나, 갑 제10, 17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④

원고는 피고 C이 일방적으로 퇴직금을 산정하여 지급하고서는 정리해고 하였다고 주장하나, H 팀장이 2020. 3. 25. 원고에게 같은 해 4월 초경에 퇴직금이 지급될 것이라고 알린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권고사직 처리일 전에 퇴직금을 지급해 달라는 원고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원고는 2020. 4. 2. H 팀장에게 퇴직금을 입금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도 인정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믿기 어렵다.

다.

소결

따라서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해고무효확인 청구는 이유 없고,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임금 지급 청구도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피고 D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가 자발적 의사에 기해 피고 D과 사이에 용역계약인 외부심사원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원고와 피고 D 사이에는 고용관계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원고가 피고 D이 고용한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지급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들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회사이므로 피고 D도 원고의 사용자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피고들이 독립된 법인임은 앞서 판단한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수정(재판장) 심판 곽새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