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근로기준법위반
학원강사들이 강의일정에 따라 연차휴가를 사용할 뿐 근로기준법상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하지 않는 것이 학원가의 관행인 점에 비추어 연차휴가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없었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일부 퇴직금을 지급하고 나머지 퇴직금을 포기받는 내용의 퇴직금정산합의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위 퇴직금정산합의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생각하였으므로 퇴직금미지급으로 인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가 없었다.
법리오해
처분문서인 퇴직금정산신청서에 퇴직금정산합의의 기재가 있음에도 원심은 그 효력을 부인하고 피고인에게 퇴직금지급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5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직권판단
검사가 당심에서 적용법조 중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제26조"를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한편 원심은 공소장의 적용법조인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제26조"가 아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를 적용하였으나, 공소사실 등에 비추어 공소장의 적용법조가 오기로 보이고, 원심은 이를 바로잡은 것으로 판단되므로, 원심판결의 법령의 적용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다만, 원심판결의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사실오인 주장
근로기준법위반(고의 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근로자 F에게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되고, 위 근로자와 같은 학원강사들이 근로기준법에 의한 휴가를 사용하지 아니한 것이 학원가의 관행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관행은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에 위반하는 것으로 무효라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위와 같은 관행을 신뢰하였다는 피고인 주장의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연차휴가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퇴직금 포기 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즉 F은 2009. 7. 13.부터 월 330만원의 급여를, G은 2011. 3. 4.부터 월 350만원의 급여(이후 월 430만원까지 증액되었다)를 각 받으면서 피고인 운영의 'E학원'에서 근무하였으나, 모두 근로조건에 관한 서면을 작성하지는 아니한 사실, 피고인은 2013. 7. 11. F과 월 304만 7,000원의 급여를, G은 월 397만원의 급여를 각 지급한다는 내용의 강사용역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강사용역계약서에 퇴직금에 관한 규정이 있는 사실, F과 G은 2013. 11. 9. "퇴직금 정산기간, 기산일 : 2013. 8. 10.부터, 정산일 : 2013. 11. 10.까지"로 된 각 퇴직금정산신청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각 퇴직금정산신청서에 부동문자로 "퇴직금 정산 이후 재직기간 중의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연수 및 퇴직금지급률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을 확약합니다. 퇴직금 정산으로 회사에 재산 및 기타 손실을 초래한 경우에는 민·형사상 책임이 본인에게 있음을 확약합니다."라고 기재된 사실, F은 2013. 11. 16. 퇴직하고 위 정산기간에 관한 퇴직금 상당액인 110만원을 지급받았고, G은 2013. 11. 10. 퇴직하고 위 정산기간에 관한 퇴직금 상당액인 138만 6,100원을 각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F과 G이 작성한 위 퇴직금정산신청서 중 재직기간 중의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연수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만으로 F, G이 위 정산기간 이전의 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이하 '이 사건 퇴직금'이라고 한다)을 포기한다는 의사가 명시적으로 표시되었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또한, 채권의 포기 또는 채무의 면제는 반드시 명시적인 의사표시만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고 채권자의 어떠한 행위 내지 의사표시의 해석에 의하여 그것이 채권의 포기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도 이를 인정하여야 할 것이기는 하나, 이와 같이 인정하기 위하여는 당해 권리관계의 내용에 따라 이에 대한 채권자의 행위 내지 의사표시의 해석을 엄격히 하여 그 적용 여부를 결정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13. 6. 13. 선고 2011다94509 판결 등), 위 인정사실에 위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위 퇴직금정산신청서 중 재직기간 중의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연수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부분이 피고인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임의로 위 강사용역계약서를 작성한 2013. 7. 11. 이전의 근로기간을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연수에서 제외하여 이 사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할 수 있는 것처럼 해석될 가능성이 없지 아니하나, 한편 위 퇴직금정산신청서에 정산기간이 2013. 8. 10.부터 2013. 11. 10.까지로 명시되어 있는 점, F은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고 알고 있었으나 피고인이 퇴직금정산신청서를 작성해야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줄 수 있다고 하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위 퇴직금정산신청서를 작성해주었고, G은 취직 당시 학원가에 퇴직금이 없다고 알았기 때문에 위 퇴직금정산신청서를 작성하였을 뿐 F, G이 위 각 퇴직금정산신청서를 작성할 당시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퇴직금이 존재하고, 이 사건 퇴직금도 정산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고지받거나 이 사건 퇴직금의 처리에 관하여 논의한 바 없는 점, F과 G은 이후 위 정산기간에 대한 퇴직금 상당액만을 지급받은 점 및 F, G과 피고인 사이의 관계 등을 종합하면, F, G이 위 퇴직금산정신청서를 작성함으로써 위 정산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정산한 것으로 해석될 뿐 이 사건 퇴직금까지 함께 정산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므로, F, G이 위 퇴직금정산신청서를 작성하면서 이 사건 퇴직금을 묵시적으로 포기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고의 여부
위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이 F, G과의 최초 근로계약 당시 퇴직금을 월 급여에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정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약정은 법령에 정하는 퇴직금의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인은 위 강사용역계약서 작성 이전의 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고, 위 강사용역계약서를 작성할 무렵에는 그러한 사정을 알았기 때문에 근로자들의 급여를 삭감하고 퇴직금을 적립하기 시작한 점, 그럼에도 피고인이 위 퇴직금정산신청서에 부동문자로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연수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확약한다"고 기재하여 이 사건 퇴직금까지 포함하여 정산할 의사가 있었으면서도 F, G에게 이 사건 퇴직금이 존재한다는 사정을 고지하거나 이 사건 퇴직금의 처리에 관하여 논의하지 아니하고 정산기간을 전체 근로기간이 아닌 위 강사용역계약서를 체결한 이후의 기간으로 명시한 채 F, G으로 하여금 위 퇴직금정산신청서를 작성하게 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위 퇴직금정산신청서를 작성받더라도 이 사건 퇴직금이 종국적으로 소멸하지 아니할 수 있음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이므로 퇴직금미지급으로 인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법리오해 주장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위 퇴직금정산신청서의 기재만으로는 F, G이 이 사건 퇴직금을 포기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