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B구청장이 위탁하는 구민 체육센터 등 관련 사업 및 시설물 관리 운영사업 등을 운영할 목적으로 설립된 지방공단이다.
원고는 1959년생으로서 2003. 12.경 피고에 4급으로 입사하여 2006. 8.경 3급으로 승진하였고 2019. 6. 30. 퇴직하였다.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 및 시행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3. 5. 22. 개정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게 되었다. 피고는 2016. 1. 1.부터 위와 같이 개정된 규정이 적용되었다[고령자고용법 부칙(제11791호, 2013. 5. 22.) 제1호].
피고는 2015. 7.경 행정자치부로부터 '지방공기업 임금피크제 권고안' 공문을 하달 받았고, 이에 2015. 9.경 직원들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 실시 관련 간담회를 개최하였다. 피고는 이러한 절차 등을 거쳐 진직원 134명 중 121명으로부터 임금피크제 실시에 대한 동의서를 제출받았고, 2016. 1. 1.부터 이를 시행하였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로서 퇴직 전 3년 동안 2016년 7월경부터 2017년 6월경까지는 10%, 2017년 7월경부터 2018년 6월경까지는 15%, 2018년 7월경부터 2019년 6월경까지는 20%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 4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이미 정년이 보장된 원고 및 피고 소속 직원들로 하여금 합리적 이유 없이 급여를 정년 전까지 일정기간 삭감한 것으로 이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과 행정안전부의 임금피크제 권고안의 취지를 왜곡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 대상이 아닌데도 피고가 원고에게 강제적으로 이를 적용하였으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동의는 무효이고, 원고에 대한 임금피크제의 적용이 무효여서 삭감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나, 그 미지급된 임금분만큼은 피고의 예산절감이 되었으므로 피고가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된 임금만큼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그 도입 목적이나 제도의 운영, 보상조치의 시행 등이 적정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
판단
임금피크제의 무효 여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 · 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본다.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을 제2, 3,9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게 적용된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는 연령을 이유로 임금 분야에서 원고를 포함한 적용 대상 근로자들을 차별하는 경우에 해당하고, 그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 및 퇴직금 삭감액은 미지급 급여로서 원고에게 지급되어야 함이 타당하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기존의 정년 60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퇴직전 3년 동안의 임금을 감액 조정하는 내용으로 도입되었다. 이에 따라 원고를 비롯한 적용 대상 근로자들의 급여는 정년퇴직일 도래 3년 전부터 90%, 85%, 80%로 삭감되었다. 즉 58세 이상이 되면 자동적으로 연령을 이유로 불이익을 받게 되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청년 신규채용 활성화 외에도 안정된 고용 보장 등을 도입 목적 또는 효과 중 하나로 들고 있으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이른바 '정년유지형'으로서 기존에도 60세까지 정년을 보장받고 있었던 원고와 같은 근로자들에게는 특별히 정년을 보장하는 의미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사실상 고연봉 근로자들에 대한 인건비 부담을 줄여 청년 신규채용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 주된 목적으로 보이는데, 원고와 같은 대상자들은 이미 60세의 정년이 보장된 상태에서 임금만 삭감되는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불이익을 보전하기 위한 충분한 대상 조치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과정에서 충분한 대상 조치가 강구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오히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서 '임금피크 대상자의 현직급, 현 직무를 유지'하기로 한 사실이 인정될 뿐이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위와 같은 임금피크제 도입의 주된 목적(청년 신규 채용)을 위하여 실제로 사용되었는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 관련
피고는 원고의 임금채권 전부는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항변하므로 살피건대, 임금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은 민법 제163조 제1호에 따라 3년이고, 시효중단사유 중 하나인 재판상 청구는 소를 제기한 때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하는데(민사소송법 제265조), 원고가 2019. 6. 30. 퇴직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에 대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전부에 대하여 위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한 2022. 12. 22.에서야 이 사건 소가 제기되었음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위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청구가 부당이득반환청구이기 때문에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가 되어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기존에 있던 유효한 근로계약에 기해 이 사건 청구를 하는 것이므로, 피고가 법률상 근거 없이 이득을 취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방혜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