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2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서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4고정334
판결선고
2024. 9. 26.
서울서부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용산구 B건물, C호에 있는 ㈜D(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7명을 고용하여 컴퓨터 및 주변기기 도소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임금 미지급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8. 9. 18.경부터 2023. 5. 18.경까지 개발영업직을 수행하고 퇴직한 근로자 E의 2020. 5월분 임금 1,00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임금 합계 30,032,258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해고예고수당 미지급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근로자 E에 대하여 30일 전에 해고예고를 하지 아니하고 2023. 5. 18. 해고하면서 해고예고수당으로 30일분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4,019,13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근로자 E에게 퇴직금 11,226,372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E의 법정진술, 증인 F의 일부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고용보험 피보험자별 자격취득조회, 고용보험 피보험자별 상실조회
급여통장 거래내역
피진정인 A과 카카오톡 대화내용, 피고소인과 카카오톡 대화내용
퇴직연금 수령내역, 퇴직연금 지급내역
급여입금내역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임금미청산의 점),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제26조(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의 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퇴직금미청산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임금미청산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 상호간)
형의 선택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
피고인은 E 등과 동업하여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하였으므로, E을 근로자로 볼 수 없다.
판단
판시 각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E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이 운영하는 이 사건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판단된다.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2018. 1.경 회사를 설립할 당시 F와 함께 5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였다. F는 업무 담당자들로부터 취합한 비용지출요청 내역을 토대로 자금지출 계획안을 작성한 후 피고인에게 위 계획안을 결재받아 해당 자금을 집행하여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E이 2018. 9.경 이 사건 회사에 합류하여 조립 PC 영업 내지 개발 업무를 총괄하게 된 것은,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사업 영역을 확대․강화하려는 목적에서 담당 인력을 영입하였기 때문으로 볼 여지가 크다(피고인은 경찰에서 ‘E이 자기와 함께 일하면 조립PC 등 분야에서 이익을 많이 낼 수 있다고 하여 채용하게 되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E은 2018. 11. 2. 이 사건 회사의 고용보험 피보험자 자격을 취득하였다가 2023. 5. 23. 자격을 상실하였는데, 이 사건 회사는 자격 상실 사유를 ‘회사불황에 따른 인원감축 등에 의한 퇴사’로 신고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E을 위하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의 퇴직연금에 가입하여 일부 부담금을 납입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2023. 5. 10.경 E에게 메시지를 보내 ‘7월 초에 퇴사하는 것으로 고용보험 상실신고를 한 후 퇴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이는 E의 근로자성에 부합하는 사정들로 평가할 수 있다. 피고인 측의 제안에 따라 2018. 9.경부터 이 사건 회사에 상시적으로 출근하여 담당 업무를 수행하였고, 업무의 주요 진행 경과를 피고인에게 보고하는 등 E의 업무 태양에 비추어 보아도 마찬가지이다(E이 영업, 개발 등 담당 업무 외 이 사건 회사의 경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정황은 찾기 어렵다).
E의 진술 등에 의하더라도, E은 업무 수행에 상당한 자율성이 있었고 회사 차원에서 엄격한 근태관리 등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또한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업무수행 방법을 근로자의 재량에 위임할 필요가 있는 경우를 예정하고 있으며(근로기준법 제58조 제3항 참조), E이 실제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 등을 총괄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사정을 E의 근로자성을 부인할 근거로 삼기 어렵다. 한편 E은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를 개시할 무렵 피고인, F 등과 동일한 수준의 임금을 지급받았고, 피고인과의 사이에 향후 매출이나 사업이익 등에 따라 인센티브를 추가로 분배받기로 하는 이야기도 오고 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사건 회사의 사업 규모나 다른 직원들의 급여 수준(F는 ‘5명의 동업자를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은 월 220만 원에서 250만 원 정도의 급여를 받았다’고 증언하였다), 회사가 구성원들에게 성과급 등의 명목으로 영업이익 중 일부를 분배하는 것은 근로자에 대한 일반적인 급여체계 내지 복지제도의 일환으로 볼 여지도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사정 또한 E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만한 요소로 평가할 수 없다.
이 사건 회사는 총 인원이 10명 정도인 소규모 주식회사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F, E 등을 포함하여 총 5명이 동업을 하였다고 주장하나, 전체 구성원들 중 절반이 사업주로서 동업관계에 있다는 것은 주식회사의 통상적인 조직체계나 운영방식 등을 고려할 때 다소 이례적으로 보인다. 한편 E은 2018. 9. 6. 이 사건 회사의 사내이사로 등재되었다. F는 ‘동업으로 가자는 뜻으로 E을 사내이사로 등재하였다’고 증언하였으나, 피고인은 경찰에서 ‘회사의 영업상 필요로 E을 사내이사로 등재하였고, E에게 이사 명함과 부장 명함 두 종류를 만들어 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E이 이 사건 회사에서 임원의 자격으로 다른 직원들과 다른 특별한 처우를 받았다는 정황도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E이 이 사건 회사의 사내이사로 등재되었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E은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인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이 사건 회사의 운영 태양, 피고인과 E의 관계 및 미청산 퇴직금 등의 규모를 고려하되, 위와 같은 금품체불은 주로 이 사건 회사의 경영난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이 사건 범행 외에는 별다른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범행의 동기 및 태양,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성준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