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6. 6. 11. 선고 2025가합932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 B는 양주시 F 근린생활시설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발주한 자이고, 피고 주식회사 C(이하 '피고 C'이라 한다)은 건축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피고 B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도급받았다.

2)

피고 D 주식회사(이하 '피고 D'이라 한다)는 철근·콘크리트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 E은 'G'이라는 상호로 건설업 등을 영위하는 자이며, 피고 D과 피고 E은 피고 C로부터 이 사건 공사 중 철근콘크리트 공사를 하도급 받았다.

3)

원고는 'H'이라는 상호로 건설기계대여업을 영위하는 자로 등록번호 (차량번호 1 생략) 기중기(이하 '이 사건 기중기'라 한다)의 소유자이다.

나.

이 사건 기중기 전복 사고 발생 등

1)

피고 D, 피고 E은 2024. 8. 14. 피고 C로부터 이 사건 공사 중 철근공사를 공사대금 385,000,000원(부가세 포함)에 하도급 받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는 피고 D, 피고 E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철근 및 자재 인양작업, 벽체 유로폼 인양작업을 하고 일당 120만 원을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다.

2)

위 1)항 기재 약정에 따라 원고가 2024. 11. 29. 09:30경 이 사건 공사 현장 외벽 측면에 부착되어 있던 유로폼 일체를 탈거하고 인상하던 작업을 하던 중 이 사건 기중기가 전복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다.

피고 C의 이 사건 기중기 붐대 절단

이 사건 공사 현장 관할시인 양주시와 양주경찰서는 2025. 2.경 피고 B, 피고 C에게 이 사건 사고 발생 이후 이 사건 기중기가 현장에 그대로 방치됨에 따라 2차 사고 등 위험 발생 우려가 있으니 조속히 이 사건 기중기를 이동하여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였고, 이에 피고 C 대표이사 I은 양주시로부터 이 사건 기중기 구난 작업을 위해 2025. 2. 13. 양주시 J에 대한 일시 점용 허가를 받은 후 2025. 2. 16. 이 사건 기중기를 옮기기 위하여 이 사건 기중기 붐대를 산소절단기로 절단하였다.

라.

관련 형사 사건의 경과

1)

피고 C 이사이자 이 사건 공사 현장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인 K은 '2024. 12. 2.경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이동식 크레인으로 중량물인 거푸집 인양 작업을 하면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였고, 위 일시 및 장소에서 지하 2층부터 지상 2층까지 위 계단실 측면 단부에 안전난간 등의 방호 조치를 설치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피고 C은 K의 위 범죄사실과 관련하여 양벌규정에 따라 각 약식 기소되어 2025. 7.11. 의정부지방법원으로부터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로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2025고약2404), 위 약식명령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2)

원고는 피고 C 대표이사 I을 이 사건 기중기 재물손괴 혐의로 고소하였고, I은 원고 소유인 이 사건 기중기 붐대를 절단하는 방법으로 시가 110,980,000원 상당의 수리비가 들도록 손괴하였다는 이유로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은 2025. 12. 4. 무죄를 선고하였고(2025고단1786), 이에 검사가 항소하여 현재항소심 진행 중이다(의정부지방법원 2025노3778).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6 내지 9, 11, 2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특정하는 기재가 없는 한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5, 6, 8호증, 을나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피고들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산업안전보건법위반 관련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사고 당일 이 사건 공사 현장에는 습설이 쌓인 상태에서 일교차가 커 지반이 얼었다 녹으면서 약해져 기중기를 이용해 중량물 취급 작업을 하는 경우 기중기가 전복될 위험이 있으므로 피고들은 작업을 하기 전에 산업안전보건법 관련 법령<1>에 따라 안전관리원을 배치하고, 작업 장소의 지반을 점검하여 작업계획서를 작성한 후 작업지휘자를 지정하여 작업계획서에 따라 작업을 지휘하도록 하는 등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할 의무가 있음에도 위 의무들을 위반하였다. 특히 피고 B는 이 사건 공사 발주자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항 제3호<2>에 따라 수급인에게 설계안전보건대장을 제공하고 수급인에게 이를 반영하여 안전한 작업을 위한 공사안전보건대장을 작성하게 하고, 그 이행을 확인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위 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다.

또한 이 사건 사고 발생 며칠 전부터 눈과 비가 많이 와 작업이 중지된 상태였고, 이 사건 사고 당일에도 이 사건 공사 현장에는 습설이 쌓인 상태에서 일교차가 커 지반이 얼었다 녹으면서 약해진 상태여서 기중기를 이용한 작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들은 작업장의 지형, 지반 및 지층 상태 등에 대한 사전 조사 등의 안전조치 없이 작업 편의를 위하여 유로폼을 지상에서 조립하고 조립된 유로폼을 기중기로 고층으로 옮기게 하는 등 원고에게 무리한 작업을 지시하였다.

피고들의 위와 같은 의무 위반과 무리한 작업지시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 B에 대한 민법 제758조 관련 주장의 요지

피고 B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도로의 소유자이므로 민법 제758조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

피고 C에 대한 민법 제756조 관련 주장의 요지

피고 C 대표이사 I은 2025. 2. 16.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있던 이 사건 기중기의 베이스붐 부분을 절단하여 손괴함으로써 원고에게 6억 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게 하였다. 또한 피고 C의 직원인 K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약식기소되어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므로 피고 C은 I, K의 사용자로서 민법 제756조에 따라 원고에게 위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피고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피고들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기중기 수리비655,912,400원과 2024. 12.부터 2026. 2.까지 일실수익상실 합계 367,500,000원(=24,500,000원 × 15개월)의 손해가 발생하였다.

따라서 민법 제760조에 따라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1,023,412,4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따른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사고에 산업안전보건법이 적용되는지 여부<3>

가)

관련 법리 및 법령

(1)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66조의2, 제23조 위반죄는 사업주가 소속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할 재해방지의무를 전제로 하므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실질적인 고용관계' 유무는 고용계약이나 도급계약 등 근로계약의 형식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고, 정식으로 소속된 근로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근로의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그는 근로기준법 제2조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하여 사업주의 재해방지의무의 보호대상이 된다(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2도27 판결, 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5도3700 판결,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도2615 판결 등 참조).

(2)

산업안전보건법 제77조 제1항은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근로자와 유사하게 노무를 제공하여 업무상의 재해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음에도「근로기준법」등이 적용되지 아니하는 사람으로서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사람(이하 "특수형태 근로종사자"라 한다)의 노무를 제공받는 자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여야 하도록 규정하며, 그 요건으로 1.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할 것, 2. 주로 하나의 사업에 노무를 상시적으로 제공하고 보수를 받아 생활할 것, 3. 노무를 제공할 때 타인을 사용하지 아니할 것을 정하고 있다.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각 증거에 갑 제25호증, 을나 제4 내지 6, 8, 10, 11,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들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이거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규정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들이 원고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규정에 따른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들이 원고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원고는 'H'이라는 상호로 건설기계업을 영위하는 개인사업자이자 이 사건 기중기 소유자로서 2024. 8.경부터 이 사건 사고 발생일 무렵까지 피고 E이 운영하는 G로부터 이 사건 기중기를 이용한 작업이 필요한 날에 작업 요청을 받으면 G과 건설기계 임대차 표준계약서를 작성하고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기중기를 이용한 작업을 수행하였고, 원고는 G에 대하여 각 작업일마다 H 명의로 이 사건 기중기 사용료에 대한 거래명세서를 발행하였다.

②

원고는 G 현장 담당자로부터 기중기를 사용한 작업내용을 전달받으면 기중기설치 위치 등 작업 수행에 필요한 부분은 원고가 적절히 판단하여 정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G 측이 원고에게 작업내용 외에 기중기 설치·운영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이를 지시하였다는 자료는 없다.

③

원고는 G 직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일부 작업일에만 투입되었는데 자유롭게 작업을 수락 또는 거절할 수 있었고, 다른 기중기 업체를 이 사건 공사 현장에 보내거나 이 사건 공사 외에 다른 현장의 작업을 병행하기도 하였다.

④

원고가 G로부터 출퇴근, 지각, 조퇴 등에 대한 통제를 받지 않았고 G 직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인사 및 급여규정이 적용되지도 않았다.

⑤

보수에 있어서도 원고는 위와 같은 일당 외에 기본급이나 각종 수당, 상여금 등의 지급이 없고 의료보험, 국민연금 등의 혜택은 없었으며, 원고에게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지 않았고 오히려 원고는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였다. 2024년 원고 종합소득세 신고 현황에 의하면 원고의 사업수입금액이 183,827,200원, 사업소득금액이 27,523,597원이고, 근로수입금액은 0원이다.

⑥

원고는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한다고도 주장하나 산업안전보건법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및 보건조치들을 규정하고 있고<4> 특수형태근로종사자란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근로자와 유사하게 노무를 제공하여 업무상의 재해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음에도 「근로기준법」 등이 적용되지 아니하는 사람으로서 다음 각 호<5>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사람인데, ㉠ 원고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전속되어 있었던 것이 아니고 본인의 일정에 따라 그때그때 의뢰받는 사람에게 기중기 등을 이용한 작업을 제공하고 보수를 지급받는 형태의 건설기계 대여 또는 전문건설공사 하수급업을 경영한 것이므로 '주로 하나의 사업에 노무를 상시적으로 제공하고 보수를 받아 생활한 것'에 해당하지 않고, ㉡ 원고는 필요에 따라 다른 기중기를 보내어 작업을 수행하도록 한 후 'H' 계좌로 사용료를 지급받았으므로 '노무를 제공할 때 타인을 사용하지 아니할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 등 원고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없다.

⑦

한편 산업안전보건법은 제1조에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증진함'을 입법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2조 제1호에서 '산업재해'를 "근로자가 (중략) 사망 또는 부상하거나 질병에 걸리는것"으로 정의하였는바, 이들을 종합하면 위 법률은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을 뿐 근로자 또는 관련 사업주가 제공·사용한 물건의 가치유지를 보호법익으로 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렇다면 이 사건 사고 발생과 관련하여 피고들에게 원고가 주장하는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의무를 부담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⑧

피고 B에 대한 원고의 설계안전보건대장 관련 주장은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항, 동법 시행령 제55조에 따라 건설공사발주자로서 공사금액이 50억 원 이상인 공사에만 해당되는데, 피고 B가 발주한 이 사건 공사 금액이 50억 원 이상인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가사 피고 B에게 설계안전보건대장 작성의무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 의무 위반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나.

피고들의 무리한 작업 지시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는지 여부

앞서 든 각 증거에 갑 제12, 15호증, 을나 제4, 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들의 무리한 작업 지시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①

이 사건 사고 며칠 전 이 사건 공사 현장 지역에 눈 또는 비가 내리긴 했지만 2024. 11. 29.경 기상청 방재 관측자료에 의하면 양주시의 경우 최저기온은 -6.5°C이고, 최고기온은 2.1°C였는데, 이 사건 사고 당시에 진행하였던 기중기 사용 작업은 최저기온이 0.5°C, 최고기온이 20.8°C였던 2024. 11. 9.과 최저기온이 -3.5°C, 최고기온이 6.7°C였던 2024. 11. 18.에도 문제없이 진행하였던 작업이었으므로,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일의 기상 상황이 기중기를 이용한 작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②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한 사고발생보고서에는 사고원인에 '안전관리계획 수립 미흡'으로, 구체적 사고원인에 '카코크레인 지지대 지내력 부족으로 침하되어 공사현장측으로 전도됨. 봉파손'으로 기재되어 있을 뿐이고 이 사건 공사 현장 지반에 하자가 있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점은 확인되지 않는다. 기중기 전복 사고 발생 원인은 지반 부실, 아우트리거 설치 불량, 작업자의 과실 등 여러 요소가 있으므로 이 사건 기중기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이 사건 공사 현장 지반에 하자가 존재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③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철근 관련 업무를 담당하였던 L은 이 사건 사고 당일 기중기 세팅 위치를 지정해주지 않았고 원고가 작업 내용을 듣고 기중기를 세팅하였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고(을나 제5호증), 이 사건 현장에서 형틀 관련 업무를 담당하였던 M 또한 같은 내용으로 진술하면서 이 사건 사고 당일 원고가 기중기를 이용한 작업이 불가능한 환경이라거나 자재가 무거워 양중 작업을 할 수 없다는 의견을낸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다(을나 제6호증).

④

원고는 형틀 반장이 무리한 지시를 하였다는 근거로 '피고들이 사건 당시 작업편의를 위하여 유로폼을 지상에서 조립하고 조립된 유로폼을 기중기로 고층으로 옮기 게 하여 기중기가 전복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이 사건 공사 형틀 반장인 M이 이 사건 사고는 야기리를 3층에서 4층으로 양중하던 작업 중 발생하였고, 같은 방식으로 2024. 11. 9. 1층에서 2층으로, 2024. 11. 18. 2층에서 3층으로 양중하는 작업을 하였는데 문제가 없었고 이 사건 사고 당일에도 정상적으로 작업을 진행하던 중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의 위 주장은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다.

⑤

피고 E이 2025. 1. 16. 원고와 통화에서 이 사건 기중기 전복 책임을 인정하고 원청 8천만 원, 피고 E 합계 8천만 원 합계 1억 6천만 원을 손해배상하겠다고 한 사실이 있으나, 피고 E이 위와 같은 내용으로 수리비 지원을 약속하며 합의를 제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 E이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책임을 인정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나.

피고 B에 대한 민법 제758조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민법 제758조 제1항에 규정된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라 함은 그 공작물 자체가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서 그 하자의 존재에 관한 증명책임은 피해자에게 있다(대법원 1982. 8. 24. 선고 82다카348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을가 제2, 6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즉, 이 사건 기중기 구난 작업을 위해 피고 C은 양주시 J에 관한 점용허가를 받았던 점, 위 J는 2017. 8.경부터 양주시 소유인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지점이 피고 B 소유의 도로라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가사 피고 B 소유의 도로에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도로가 통상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피고 C에 대한 민법 제756조<6>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사용자에게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책임이 성립하려면 먼저 피용자에게 민법 제750조가 정하는 불법행위의 일반요건이 충족되어야만 한다(대법원 1981. 8. 11. 선고 81다298 판결 등 참조).

한편, 관련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재판에서도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4다438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K이 '2024. 12. 2.경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이동식 크레인으로 중량물인 거푸집 인양 작업을 하면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였고, 위 일시 및 장소에서 지하 2층부터 지상 2층까지 위 계단실 측면 단부에 안전난간 등의 방호 조치를 설치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피고 C은 K의 위 범죄사실과 관련하여 양벌규정에 따라 각 약식 기소되어 2025. 7. 11. 의정부지방법원으로부터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로 벌금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아 위 약식명령이 확정된 사실, I은 원고 소유인 이 사건 기중기 붐대를 절단하는 방법으로 시가 110,980,000원 상당의 수리비가 들도록 손괴하였다는 이유로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각 증거, 이 법원의 감정결과(감정인 N)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I과 K의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I, K의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성립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 C이 원고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의무들을 부담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K이 산업안전보건법이 규정한 작업계획서 작성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원고에 대한 위법행위라고 할 수 없고, 나아가 K의 작업계획서 미작성, 안전난간 미설치 행위와 이 사건 사고의 인과관계도 증명되지 않는다.

②

I은 양주시와 양주경찰서의 지시에 따라 2025. 2. 16. 이 사건 기중기를 옮기기 위하여 이 사건 기중기 붐대를 산소절단기로 절단하였던 것이고 위 붐대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이미 부러져 교체가 필요하였고, 이 법원의 감정결과 또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휘어진 이 사건 기중기 베이붐은 수리가 불가하여 교체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폐기 대상인 붐을 절단하였다고 하여 수리비가 증가될 이유는 없는 것으로 감정되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I의 이 사건 기중기 붐대 절단 행위가 위법하다거나 위 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원중(재판장) 강소혜 옥서진

각주1) 산업안전보건법 제16조(관리감독자)

①

사업주는 사업장의 생산과 관련되는 업무와 그 소속 직원을 직접 지휘 ·감독하는 직위에 있는 사람(이하 "관리감독자"라 한다)에게 산업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업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여야 한다.

각주2)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안전조치)

②

사업주는 굴착, 채석, 하역, 벌목, 운송, 조작, 운반, 해체, 중량물 취급, 그 밖의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에 의한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각주3)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8조(사전조사 및 작업계획서의 작성 등)

①

사업주는 다음 각 호의 작업을 하는 경우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별표 4에 따라 해당 작업, 작업장의 지형 · 지반 및 지층 상태 등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기록 · 보존해야 하며, 조사결과를 고려하여 별표 4의 구분에 따른 사항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해야 한다.

각주4) 11. 중량물의 취급작업

각주5)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9조(작업지휘자의 지정)

①

사업주는 제38조제1항제2호 · 제6호 · 제8호 · 제10호 및 제11호의 작업계획서를 작성한 경우 작업지휘자를 지정하여 작업계획서에 따라 작업을 지휘하도록 해야 한다. 다만, 제38조제1항제2호의 작업에 대하여 작업장소에 다른 근로자가 접근할 수 없거나 한 대의 차량계 하역운반기계등을 운전하는 작업으로서 주위에 근로자가 없어 충돌 위험이 없는 경우에는 작업지휘자를 지정하지 않을 수 있다.

각주6)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건설공사발주자의 산업재해 예방 조치)

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설공사의 건설공사발주자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하여 건설공사의 계획, 설계 및 시공 단계에서 다음각 호의 구분에 따른 조치를 하여야 한다.

각주7) 3. 건설공사 시공단계: 건설공사발주자로부터 건설공사를 최초로 도급받은 수급인에게 제2호에 따른 설계안전보건대장을 제공하고, 그 수급인에게 이를 반영하여 안전한 작업을 위한 공사안전보건대장을 작성하게 하고 그 이행 여부를 확인할 것

각주8) 원고는 산업안전보건법상에 규정된 의무들은 공사 현장에서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인데 이를 이행하지 않은 피고들의 부작위로 인한 불법행위를 주장한다(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제4쪽 참조). 부작위로 인한 불법행위가 성립하려면 작위의무가 전제되어야 하므로(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0다8709 판결,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다79993 판결 등 참조) 피고들이 원고가 주장하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각주9) 산업안전보건법 제77조 이하

각주10) 1.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할 것

각주11) 2. 주로 하나의 사업에 노무를 상시적으로 제공하고 보수를 받아 생활할 것 3. 노무를 제공할 때 타인을사용하지 아니할 것

각주12) I은 피고 C의 대표이사이므로 피고 C에 대하여 민법 제35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해야 할 것이나(대법원 2009. 11.26. 선고2009다57033 판결 참조), 원고가 청구한 바와 같이 민법 제756조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으로 기재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