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8월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AT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각 근로기준법위반 및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이 사건 임금 등과 퇴직금의 체불은 대부분 피고인이 2017. 5. 16. 구속된 이후 발생한 것인데, 피고인은 구속 이후 주식회사 C(이하 ‘C’이라고만 한다)의 운영에 전혀 관여하지 못하였던 반면, Q은 각자대표이사로 선임되어 회사 운영 및 폐업절차를 실질적으로 처리하였다. 또한 C의 공사현장은 원청사의 승인 없이 기성금을 마음대로 쓸 수 없도록 하여 노무비 지급을 보장하는 BO 계정을 통하여 기성금이 지급되고 위 계정에서 노무비가 지급되었으며, 퇴직연금에도 가입하였는바, 원칙적으로 체불이 발생할 수 없고, 이 사건 임금 등과 퇴직금이 체불된 직접적인 원인은 Q이 원청사와 공사타절 과정에서 고용승계 등으로 기발생 임금 등과 퇴직금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임금 등과 퇴직금을 체불하였다거나 또는 그에 대한 고의가 있다고 볼 수 없는데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016. 8. 3.경 사기의 점
피해자 M은 피고인에게 C의 울산현장을 공동경영할 것을 제안하였고, 이를 기대하고 피고인에게 3억 원을 대여하였는바, 피고인은 위 피해자의 울산현장 경영 참여를 위하여 2016. 9. 그가 지정한 AJ를 구조조정본부장으로, 2016. 11.경 울산현장 총괄부사장으로 임명하였고, 2016. 12.경 위 피해자를 본사 부사장으로 임명하였으며, 이 사건 비계공사의 일부를 위 피해자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AI 주식회사(이하 ‘AI’이라 한다)에 하도급 주기 위한 절차를 실제로 진행하였고, 다만 피고인의 구속으로 중단되었을 뿐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기망행위를 하였다거나 또는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는데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년 2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사실오인(2016. 12. 9.부터 2017. 2. 20.까지의 사기의 점)
피해자 M은 피고인이 이 사건 기계설비공사를 수주하도록 하여 주겠다고 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위 피해자가 피고인의 이러한 제의에 속아 금원을 대여하기로 한 후 AJ와 나머지 실무적인 절차만을 진행한 것인 이상 피고인이 기망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은 당연히 인정되는 점, C을 운영하는 피고인의 허락이 없다면 단지 부사장에 불과한 AJ가 임의로 하도급업체를 정하여 법인의 도장을 날인할 수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애초부터 위 피해자에게 이 사건 기계설비공사를 하도급하여 줄 수 없었던 사정을 잘 알면서도 위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위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각 근로기준법위반 및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B에 있는 C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600명을 사용하여 2015. 7. 2.부터 플랜트 기기류 설치 및 배관업 등에 종사한 사용자이다.
D 건설현장 관련
피고인은 2015. 12. 14.부터 2017. 3. 5.까지 울산 울주군 E에 있는 D 건설현장에서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F의 퇴직금 4,664,100원을 비롯하여, 별지 체불내역서 1과 같이 근로자 12명의 퇴직금 합계 74,546,524원과 근로자 1명의 금품 16,813,982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함에도, 피고인은 2017. 3. 30.경 위 D 공사현장에서 2016. 9. 19.부터 근무한 근로자 G을 해고하면서 30일분 이상의 통상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H 건설현장 관련
피고인은 2017. 4. 3.부터 2017. 6. 13.까지 서산시 I에 있는 ‘H 공사현장’에서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J의 임금 2,519,300원을 비롯하여, 별지 체불내역서 2와 같이 근로자 11명의 임금 합계 27,959,25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은 2017. 5. 16.경 구속되었고, 미지급 임금 등과 퇴직금 중 일부는 그 이후에 체불되었으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곧 ① 피고인은 구속에도 불구하고 해임되지 않았고 C이 2017. 7. 18. 폐업할 때까지 계속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었던 점, ② C에 2017. 1.경 자금을 투자한 AB 측 인사인 Q이 2017. 5. 25. 각자대표이사로 취임하였으나, Q은 C의 각 공사현장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의 고용승계, 임금 등 채무 인수 조건의 잔여공사 양도절차 이행을 위해 임시로 선임된 것이었던 점, ③ 피고인은 C의 운영자금 명목으로 2015. 11. 27. 산업은행에서 대출받은 50억 원 중 16억 원을 개인적으로 소비하였고, 2016. 6. 3. 별다른 자산이 없는 AD의 AA에 대한 채무 20억 원을 아무런 담보 확보 없이 연대보증하였으며, AF로부터 자신의 C 인수자금에 소요될 돈을 차용하면서 C 명의로 위 회사에 2015. 7. 21. 50억 원의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를 작성해주었는데, AA는 AD으로부터 위 20억 원을 회수하지 못하자 2017. 1. C의 자산에 관하여 가압류결정을 받아 그 무렵 위 가압류결정이 집행되었고, 위 가압류로 인해 C의 주요 거래은행 및 주요 거래처들의 자금 지급이 동결되어 C이 부도위기에 몰리게 되었으며, 연이어 다른 채권자들의 강제집행, 새로운 공사 수주 불능 등을 초래하였고, 또한 위 공정증서에 기하여 2017. 5. 29. C의 5개 금융기관에 대한 예금채권에 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이 발령되기도 하였는바, 결국 C이 피해 근로자들에게 임금 등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은, 피고인 스스로 초래한 급격한 재정상황의 악화, 그로 인한 공사의 중단 및 기성 공사대금의 회수 불능에 기인한 것인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들의 사용자로서 임금 등과 퇴직금을 미지급한 사실과, 그에 관한 고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근로자 T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직권 판단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가 당심에 이르러 이 부분 공소사실 중 근로자 T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을 아래 표와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며, 이와 같이 변경된 공소사실과 나머지 각 공소사실은 모두 실체적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별지 체불내역서 1
[변경 전]
순번 성명 근무기간 금품 퇴직금
2017.5. 휴업수당 6,582,500원
3 T 1985.2.27.~2017.7.17. 2017.6. 휴업수당 6,582,500원 10,710,844
2017.7. 휴업수당 3,648,982원
합계 16,813,982 74,546,524
[변경 후]
순번 성명 근무기간 금품 퇴직금
2017.5. 휴업수당 2,554,296원
3 T 1985.2.27.~2017.7.17. 2017.6. 휴업수당 4,507,566원 0원
2017.7. 휴업수당 3,648,982원
합계 10,710,844원 63,835,680원
결국,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어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다만 피고인 및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나머지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살펴본다.
근로자 AT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이 법원의 IBK기업은행에 대한 각 금융정보제출명령 회신에 의하면 C은 근로자 AT에 관하여 퇴직연금에 가입하였고, 그 액수가 11,186,849원으로 위 근로자가 지급받지 못한 퇴직금액을 훨씬 상회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 근로자의 사용자로서 퇴직금을 미지급하였다거나 그에 관한 고의가 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나머지 근로자들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 및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원심이 판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들의 사용자로서 임금 등과 퇴직금을 미지급한 사실과, 그에 관한 고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Q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서산 현장은 이미 상당 부분 공사가 진행되어 미지급 임금까지 승계하면서 공사를 인수하려는 업체가 없었고, 울산 현장은 원청사인 BP이 계약 파기를 주장하면서, 타 업체로의 고용 승계 및 합의 타절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C은 피고인이 구속된 이후인 2017. 6. 17. 대표이사인 피고인 명의로 서산 현장의 원청사인 AG에 기성 수금 계좌를 포함하여 C의 금융권 계좌에 가압류가 발생하였으므로, 노임 등을 현장에서 직접 지불될 수 있도록 검토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문서를 송부하였다. 그러나 AG의 직원인 U은 수사기관에서 2017년 6월 및 7월에 이미 기성 공사대금에 AF, AH, 중소기업은행의 가압류 등이 들어와서 타절 시점에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직불할 수 없었다고 진술하였다.
울산 현장의 업무를 총괄하였던 BI는 당심 법정에서 울산 현장의 경우 시공사인 BP이 아닌 발주사인 O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었고, O에서 BP에 정식으로 업체 선정을 새로 하라고 지시하여 고용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고, 울산 현장의 피해근로자들은 다른 현장에서부터 근무하던 근로자들로서 울산 현장에서의 근무기간이 6개월 밖에 되지 않아 퇴직금을 승계해줄 수도 없었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의 구속 이후 Q이 이 사건 각 공사 현장에서 원청사와의 공사 타절 등의 업무를 처리하였다고 하더라도, 공사 타절에 이르게 된 경위가 피고인의 각종 횡령 및 배임행위와 방만한 경영으로 인한 것이고, 원청사가 고용승계 또는 기발생 임금 등의 지급에 동의할 의무가 있다는 사정이나, 원청사가 고용승계 또는 기발생 임금 등의 지급에 동의하지 않은 데에 Q 측에 어떤 귀책사유가 있다는 사정도 찾을 수 없는 이상, 임금 등과 퇴직금의 미지급은 피고인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대외적으로는 회사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는 회사의 업무를 집행할 권한을 가지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 제15조 소정의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탈법적인 목적을 위하여 특정인을 명목상으로만 대표이사로 등기하여 두고 그를 회사의 모든 업무집행에서 배제하여 실질적으로 아무런 업무를 집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대표이사는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주를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사업경영담당자인 사용자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0. 1. 18. 선고 99도2910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피고인이 구속되어 경영에 사실상 관여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대표이사로서 권한을 보유하고 있었던 이상, 명목상의 대표이사와 같이 볼 수 없다.
C은 계약직 직원의 경우 퇴직연금에 가입하지 않았다.
2016. 8. 3.경 사기의 점
피고인과 당심 변호인은 피고인과 원심 변호인의 원심에서의 주장과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원심은 판결문의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중 ‘2018고단6564 사건과 관련하여’ 부분에 그 주장과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또는 사정들을 더해 보면, 피고인이 원심 판시와 같이 피해자 M을 기망한 사실 및 편취의 범의가 충분히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피고인은 C 인수자금의 상환 및 이자 납부를 위하여 개인적으로 피해자 M으로부터 3억 원을 차용하였다는 것인데, 이와 같이 자신의 보유 자금이 아닌 차입금으로 회사를 인수하여 돌려막기 하는 중이었으므로 1개월 내에 이를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웠다.
피고인은 수사단계 및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BR와 비계공사 하도급계약을 한 것과 관련하여 현장 임원들이 BR에 하도급을 준 것이며, 자신은 몰랐다는 취지로 부인하였을 뿐, 비계공사가 여러 차례로 나누어 진행되고, BR에 하도급한 비계공사 부분 이후의 비계공사 부분을 하도급 주려고 하였다고 주장한 사실이 전혀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울산 현장을 공동으로 운영하여 이익을 나누어 받기 위하여 위 돈을 대여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3억 원이라는 거액을 이자도 없이 대여하였으면서도 현장 공동 운영 및 이익 배분과 관련하여 약정서를 작성하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정함이 없이 막연히 이익을 내어 나눠 가지자고 했다는 것이어서, 쉽사리 믿기 어렵다.
2016. 12. 9.부터 2017. 2. 20.까지의 사기의 점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6. 12. 9.경 장소를 알 수 없는 곳에서 피해자 M에게 전화로 “5천만 원을 빌려 주면 기계설비공사를 추가로 주겠다”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당시 C을 인수하는데 빌린 사채 이자로 한 달에 5,000만 원 내지 1억 원이 필요하여 다른 곳에서 계속 돈을 빌려 사채 이자를 갚고 있던 상황이어서 피해자로부터 돈을 받아 자신의 채무 변제에 사용하고, 기계설비공사도 다른 업체에 줄 생각이었으므로, 피해자에게 기계설비공사를 주거나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같은 날 피고인 명의의 P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5,000만 원, 2016. 12. 13. 같은 공사를 준다는 이유로 추가 차용을 요구하여 같은 계좌로 1억 5,000만 원, 2017. 2. 20. 또다시 같은 이유로 추가 차용을 요구하여 C 명의의 AL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로 8,000만 원 합계 2억 8,000만 원을 송금 받았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 M에게 이 사건 기계설비공사를 하도급하겠다고 말하거나 또는 기업자금으로 사용할 것처럼 한 후 개인 용도로 사용함으로써 기망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기계설비공사에 관하여 독자적으로 하도급 업체를 선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위 공사를 직영으로 진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M에게 위 공사를 하도급 주겠다고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교부받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고,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피해자는 수사단계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이 사건 기계설비공사를 하도급 주겠다고 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이 부분 차용금은 피해자가 AN의 대표이사 AM로부터 수령하여 전달한 것으로, AM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와 AN로 공사를 진행하라는 내용의 통화를 하는 것을 스피커폰으로 들었다고 진술하였는데, 이는 피해자의 진술과 독립되는 별개의 증거로서 독자적인 증거가치가 인정된다.
C이 AN에 이 사건 기계설비공사를 하도급 하는 내용의 2016. 12. 1.자 공사약정서가 작성되었다. 위 공사약정서를 작성한 AJ는 당심에서 피고인의 지시로 이를 작성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비록 위 공사약정서 작성 당시 AJ, 피해자, AN의 임원 BQ만 참석하였고, 피고인, AM은 참석하지 아니하였으나, AJ는 당시 울산현장 총괄 부사장으로서 C을 위하여 하도급 약정을 체결한 권한이 있었고, BQ 역시 AN를 위하여 위 약정을 체결할 권한이 있었으므로, 위 공사약정은 적법하게 체결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한편, AJ가 위 공사약정서에 날인한 도장은 울산 현장에서 사용하는 사용인감이다. 이는 피고인이 2016. 8. 3. 날인한 약정서 상의 도장과 다르나, 울산 현장과 관련하여 C 측 도장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므로, 선행 약정서의 도장과 상이하다는 사정만으로 위 공사약정서의 진정성립을 부정할 수는 없다.
위 공사약정서 및 2016. 12. 23.자 공사계약서의 공사기간 및 공사가액이 서로 다르기는 하나, 공사기간의 차이는 근소하고, 공사가액은 본 계약 단계에서 세부적으로 특정하여 명시하게 된 것으로 보이므로, 위 각 서류의 진정성립을 부정할 만한 사정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울산 현장을 공동으로 운영하여 이익을 나누어 받기 위하여 위 돈을 대여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3억 원(그 중 1억 5,000만 원은 회수하였다)에 이어 2억 8,000만 원이라는 거액을 이자도 없이 대여하였으면서도 현장 공동 운영 및 이익 배분과 관련하여 약정서를 작성하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정함이 없이 막연히 이익을 내어 나눠 가지자고 했다는 것이어서, 쉽사리 믿기 어렵다. ⑤ 원심은, 2016. 8. 3.경 사기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기망행위와 편취의 범의를 인정하면서도, 그 이후 이루어진 이 부분 차용금은, 피해자가 이미 3억 원을 편취당했다가 1억 5,000만 원만 회수한 상태였음에도 아무런 반대급부 없이 또다시 C의 운영자금 명목으로 2억 8,000만 원을 빌려주었다는 주장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피해자의 경영참여 요구를 피고인이 수락한 것에 대한 반대급부였을 가능성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피해자로서는 피고인이 일부라도 선행 차용금을 변제하자 피고인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추가적으로 금원을 빌려주게 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기망행위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기계설비공사는 직영으로 진행되었고, 달리 피고인이나 AJ가 이 사건 기계설비공사에 관하여 현장 임원, 원청사 등과 피해자 측에 하도급을 주자고 협의한 정황도 전혀 발견되지 아니한다.
BI의 당심 법정진술, 관련 법령 등에 의하면, 피고인 또는 C이 이 사건 기계설비공사를 다른 업체에 하도급 주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하거나, 적어도 발주사인 O 등의 동의를 받아야 하므로 사실상 불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고,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의 항소는 이유 있으며, 원심판결에는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도 있으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