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5. 23. 선고 2021가합561119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8. 9. 6.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96,950,537원 및 2023. 1.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1,629,493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2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2018. 9. 6.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25일 2,478,46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 관계

1)

피고는 C협회의 기본적인 활동방침에 따라 D 전반에 걸친 E 활동과 원활한 운영 등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된 사단법인이다.

2)

원고는 2012. 10. 23. 피고의 F 한국어판 편집국 기자로 입사하여 취재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 9. 6. 해고통지를 받은 사람이다.

나.

권고사직 및 해고통지

1)

피고의 행정총장인 G은 2018. 8. 30. 원고에게 ‘원고는 한국어판 F의 기사 취재, 원고 작성 등에 대한 업무를 수행해 왔으나 피고의 부득이한 사정으로 사직권고를 하게 되었습니다’라는 내용의 권고사직서를 전달하였다.

2)

원고는 같은 날 G에게 권고사직을 받아들일 의사가 없다고 밝힌 후 다음 날에도 정상적으로 출근하였다.

3)

피고는 2018. 9. 4. 원고에게 피고의 직인이 날인되어 있지 않은 해고통지서를 전달하였다가, 2018. 9. 6. 재차 피고의 직인이 날인된 해고통지서를 전달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본안전 항변의 요지

원고는 2018. 10. 24. 아무런 이의를 유보하지 않은 채 퇴직금을 수령하였고, 그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지남에 따라 피고는 원고가 더 이상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 따라서 퇴직금 수령 후 약 3년이 지난 2021. 8. 23.에서야 제기된 이 사건 소는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나.

판단

1)

권리자가 실제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여 의무자인 상대방으로서도 이제는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된 다음에 새삼스럽게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법질서 전체를 지배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결과가 될 때에는 이른바 실효의 원칙에 따라 그 권리의 행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러한 실효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 필요한 요건으로서의 실효기간(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길이와 의무자인 상대방이 권리가 행사되지 아니하리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의 여부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우마다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장단과 함께 권리자 측과 상대방 측 쌍방의 사정 및 객관적으로 존재한 사정 등을 모두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다30118 판결, 대법원 1992. 5. 26. 선고 92다3670 판결 등 참조). 한편 사용자로부터 해고된 근로자가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 아무런 이의의 유보나 조건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그로부터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소를 제기하는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나, 다만 이와 같은 경우라도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이를 다투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거나 그 외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상황 하에서 이를 수령하는 등 반대의 사정이 있음이 엿보이는 때에는 명시적인 이의를 유보함이 없이 퇴직금을 수령한 경우라고 하여도 일률적으로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1992. 4. 14. 선고 92다1728 판결, 대법원 1996. 3. 8. 선고 95다51847 판결 등 참조).

2)

을 제1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8. 10. 24. 별다른 이의를 유보하지 않은 채 퇴직연금을 수령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갑 제3, 4, 7 내지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퇴직연금을 수령한 사실만으로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할 수 없고, 피고로서도 원고가 더 이상 이 사건 해고의 무효를 다투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소가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원고는 2018. 8. 30. 피고가 권고사직을 제안했을 때부터 사직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고, 2018. 9. 4. 및 2018. 9. 6. 두 차례에 걸쳐 피고로부터 해고통지를 받았을 때 피고의 당시 대표자인 H 국제이사, G 행정총장, I 행정부총장, J 한국주재대표에게 이 사건 해고의 부당함에 대하여 항의하였다.

나)

또한 원고는 해고된 이후인 2018. 9. 14.부터 2018. 9. 19.까지 H 국제이사, K 전 국제이사, L 국제제1부회장에게 ‘소명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9. 6.자로 해고되었는데, 해고 사유는 사실이 아니어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소명의 기회를 달라’는 취지의 메일을 보내면서 이 사건 해고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다)

그 후 원고는 2018. 10. 24. 퇴직연금을 수령하기는 하였으나, 그로부터 약 한 달 반 이후인 2018. 12. 10. 피고의 당시 대표자인 H 국제이사에게 ‘어떤 점에서 해고가 될 정도의 문제가 있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G 행정총장은 통신원 연수회에서 (제가) 돈을 받고 기사를 썼다는 허위사실을 말해 고소를 하였다. 아마도 해고를 정당화하기 위해 그런 말까지 한 것 같다. 제대로 된 자리에서 해명할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좋겠다. 1주일 정도 기다린 후 답변이 없으면 해고무효 민사소송을 제기하려고 한다’는 취지의 메일을 보냈고, 같은 날 피고의 차기 대표자가 될 M 국제이사에게도 ‘부당해고가 잘못되었고, 해고 취소를 위해 민사소송을 제기하려고 생각 중이다. 민사소송은 시간이 꽤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어 차기 대표가 될 M 국제이사님도 알고 계셔야 할 것 같아 메일을 보낸다’는 취지의 메일을 보냈다. 이처럼 원고는 피고의 현재 및 차기 대표자에게 향후 해고무효 확인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예정임을 알렸으므로, 피고로서도 원고가 퇴직연금을 수령한 사실만으로 더 이상 해고의 효력을 다투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가질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라)

원고가 위와 같은 메일을 보낸 이후부터 약 2년 8개월이 지난 2021. 8. 23.에서야 이 사건 소를 제기함으로써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가 위와 같이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이 사건 소를 제기하지 못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즉 피고의 행정총장 G이 2018. 10. 11. 한국어판 F 통신원 연수회에서 원고의 퇴사 소식을 알리면서 ‘(원고가) 돈을 받고 기사를 써줬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일이 발생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가 G을 고소함에 따라 수사가 진행되어 원고는 피해자로서 조사에 응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G은 원고에 대한 명예훼손죄로 약식 기소되어 2019. 4. 24. 법원으로부터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았다(수원지방법원 2019고약3530). 그 후 원고가 G에 대하여 위와 같은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이 법원으로부터 ‘G은 원고에게 150만 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받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실질적으로 다툼이 없고, 이 사건 소는 위와 같은 민사판결이 선고된 때로부터 약 2개월 내에 제기되었다. G은 피고의 행정총장으로 원고를 해고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고, G의 명예훼손 발언도 원고의 퇴사사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므로, 원고가 G에 대하여 법적 절차를 취한 것이 이 사건 해고와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마)

또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가 근무한 피고의 사업장은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이하 ‘4인 이하 사업장’이라 한다)으로서,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를 하지 못한다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고,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체신청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8조도 적용되지 않는다(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별표 1 참조). 법률전문가가 아닌 원고로서는 4인 이하 사업장이라는 이유로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법원에 해고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할 실익이 있을지 판단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므로,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원고의 이 사건 소 제기가 다소 지체된 사정만으로 실효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1)

원고: 피고는 이 사건 해고를 하면서 「B 직원 인사 및 복무규정」(이하 ‘이 사건 인사규정’이라 한다)에서 정한 인사위원회의 결의 및 진술기회 부여 등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피고가 주장하는 해고 사유는 인정되지 않거나 일부 인정되더라도 해고에 이를 만한 사유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절차상 하자가 존재할 뿐 아니라 해고의 정당한 이유도 인정되지 않아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의하여 무효이므로, 그 무효의 확인을 구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복직 시까지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피고의 사업장은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 사건 인사규정은 제20조에서 직권면직, 제21조에서 징계에 대하여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제20조 제3호(직무 수행능력이 현저히 부족하고 공무 성적이 극히 불량한 때), 4호(집무태도가 극히 불성실하고 위계질서를 문란케 하였을 때)에 근거하여 직권면직을 한 것이고 징계해고를 한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인사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징계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이 사건 인사규정 제20조에 의한 사무총장의 제청과 인사위원회의 결의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서 유효하다.

나.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을 다툴 수 있는지 여부

1)

원고가 4인 이하 사업장에서 근무했다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22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별표 1의 ‘제2장 근로계약’ 부분에 의하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4인 이하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을 근거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다만, 원고는 이 사건 해고에 관하여 이 사건 인사규정에 따른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살피건대, 근로기준법상 4인 이하 사업장에 대하여는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한다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적용이 없고, 이 경우 그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이라면 민법 제660조 제1항을 적용할 수 있게 되어 사용자는 사유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다. 그러나 민법 제660조 제1항은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임의규정이므로, 4인 이하 사업장의 사용자가 근로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해고의 사유를 열거하고 그 소정의 사유에 의하여서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해고제한의 특약을 두었다면,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민법 제660조 제1항이 아닌 위 해고제한의 특약에 따라야 하고 이러한 제한에 위반한 해고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다1418 판결 참조).

3)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증거, 을 제2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인사규정은 피고가 직원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킬 수 있는 경우로 ‘직권면직’과 ‘징계 중 파면, 해임’의 유형만을 정하여 두고 직권면직과 징계의 사유를 열거하면서(제20조, 제21조), ‘직원은 형의 선고, 징계처분 또는 이 규정이 정하는 바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그 의사에 반하여 면직, 직위해제, 휴직 등 어떠한 불이익 처분도 받지 아니한다’고 하여 그 신분을 보장함으로써(제16조) 직원의 해고를 제한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인사규정은 피고의 사무처 및 F 한국어판편집국 직원의 인사, 복무 등에 관한 사항을 명시하기 위한 목적 등에서 제정된 것으로(제1조) 피고 직원들의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에 관하여 정하고 있으므로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사실, 원고는 2012. 10. 23. F 한국어판 편집국의 정규직원으로 채용되었으므로 원고에게도 이 사건 인사규정이 적용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인사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해고제한에 관한 규정은 이 사건 인사규정의 적용을 받는 원고와의 근로계약의 한 내용으로 편입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피고가 4인 이하 사업장의 사용자라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른 해고제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와의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이 사건 인사규정의 해고제한에 관한 규정에 구속되므로, 이 사건 해고는 이 사건 인사규정에서 정한 해고사유 및 절차를 준수하여 이루어졌을 경우에만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4)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해고는 그 명칭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인사규정 제20조에서 정하고 있는 ‘직권면직’에 해당할 뿐 징계해고가 아니므로 징계사유 및 징계절차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호증, 을 제15, 2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피고가 원고에게 보낸 해고통지서나 피고가 원고의 해고를 결의하기 위하여 2018. 8. 28. 개최하였다고 주장하는 인사위원회 회의록에서도 ‘해고’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이 사건 인사규정 제22조(징계의 종류)의 ‘해임’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점(피고는 이 사건 소송이 제기된 이후에서야 ‘직권면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하였을 뿐이다), ② 피고가 2018. 11. 7. 노동청에 제출한 원고의 퇴사사유 등에 관한 ‘사실확인 문답서’ 2쪽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가 퇴사한 후 노동청에 그 퇴사사유를 ‘징계해고로 인한 이직’으로 신고한 점, ③ 피고는 노동청에 위와 같이 문답서를 제출하면서 이 사건 인사규정 중 제9조(인사위원회) 부분, 인사위원회 회의록, 사직권고서, 해고통지서 등을 제출하였는데, 이 사건 인사규정 중 제9조(인사위원회) 2. 다. 3)의 인사위원회의 임무 부분에서 ‘직원의 징계에 관한 사항’을 굵은 글씨와 밑줄로 강조함으로써 이 사건 해고가 ‘징계’에 해당함을 전제로 인사위원회를 구성하였음을 표시하고 있는 점, ④ 피고의 행정총장 G은 2018. 9. 6. 원고, I과 대화하면서 ‘원고에게 권고사직을 하면 실업급여도 탈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했더니 원고가 안 나간다고 해서 징계해고를 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말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는 이 사건 인사규정상 ‘직권면직’이 아니라 ‘징계해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설령 피고의 주장대로 이 사건 해고가 이 사건 인사규정 제20조의 직권면직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직권면직의 사유를 뒷받침하기 위하여 제출한 증거들은 대부분 원고의 입사 초기인 2013. 8.경부터 2014. 6.경까지의 자료에 불과하고, 그 밖에 피고가 제출한 모든 증거들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에게 피고 주장과 같은 직권면직 사유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다.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

1)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징계규정에서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변명과 소명자료를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 경우 그 통보의 시기와 방법에 관하여 특별히 규정한 바가 없다고 하여도 변명과 소명자료를 준비할 만한 상당한 기간을 두고 개최일시와 장소를 통보하여야 하며, 이러한 변명과 소명자료를 준비할 만한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고 촉박하게 이루어진 통보는 실질적으로 변명과 소명자료제출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과 다를 바 없어 위 취업규칙이나 징계규정이 규정한 사전통보의 취지를 몰각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1. 7. 9. 선고 90다8077 판결,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3두15317 판결 등 참조).

2)

을 제2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인사규정은 제25조(징계대상자 진술)에서 ‘회장은 징계대상자에게 진술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하여 인사위원회 회의 소집 사실을 회의 개최 7일 전에 통보하여야 한다’(제1항), ‘징계대상자는 인사위원회에 출두하여 진술할 수 있으며 구두진술에 갈음하여 진술서를 서면으로 작성, 제출할 수 있다’(제2항), ‘징계대상자는 자기에게 유리한 사실을 증명하기 위하여 증인의 채택 또는 관계인의 심문을 신청할 수 있다’(제3항)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피고가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회의 소집 사실을 회의 개최 7일 전에 통보함으로써 진술의 기회를 부여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피고 스스로도 2018. 8. 28. 인사위원회를 개최했다고 하면서 그 전날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개최사실을 알렸다고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이와 같이 이 사건 인사규정에서 정한 징계절차를 위반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절차적 하자가 중대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고, 피고가 그 효력을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라.

임금지급 의무의 발생 및 그 범위

1)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 되고, 근로자가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라 할 것이니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가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 이후 복직하는 날까지의 임금을 미리 청구할 필요도 있다.

2)

갑 제5, 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의 월평균임금이 2,376,250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원고의 급여명세서에는 2018. 7. 총지급액이 2,274,040원, 2018. 8. 총지급액이 2,478,460원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2018. 7. 급여 인상분 102,210원이 2018. 7.이 아닌 2018. 8.에 지급되었기 때문으로, 2018. 8. 총지급액에서 102,210원을 공제하여 그 부분을 2017. 7. 총지급액에 합산하면 그 결과는 2,376,250원으로 동일하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이 사건 해고 이후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2,376,25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해고 이후 다른 직장에서 얻은 수입은 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임금에서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해고된 근로자가 해고기간에 다른 직장에 종사하여 이익을 얻은 경우 이는 민법 제538조 제2항에서 말하는 채무를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에 해당하므로, 사용자가 해당 근로자에게 해고기간 중의 임금을 지급할 경우 그러한 이익을 중간수입으로 공제할 수 있다. 다만 근로자가 지급받을 수 있었던 해고기간의 임금액 중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서 정한 휴업수당 한도 내의 금액은 중간수입으로 공제할 수 없고, 그 한도를 초과하는 금액만을 중간수입으로 공제할 수 있다(대법원 1991. 6. 28. 선고 90다카25277 판결, 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1다279903 판결 등 참조).

4)

갑 제5, 6, 14, 18호증, 을 제2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2018. 6.에는 기본급 2,044,040원에 각종 수당을 합한 2,274,040원을 지급받았고, 2018. 7. 및 2018. 8.에는 102,210원 인상된 2,376,250원을 지급받은 사실, 원고는 2018. 9.에는 해고 전까지의 근로에 대하여 469,250원을 지급받은 사실, 원고가 다른 직장에 종사하여 2019년 8,223,000원, 2020년 25,200,000원, 2021년 12,000,000원의 근로소득을 얻은 사실(이와 관련하여 피고는 원고가 2021년 17,472,930원, 2022년 2,840,000원의 소득을 올렸다고 주장하나, 갑 제1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는 근로소득에 사업소득까지 합산한 결과로 보이는바, 위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얻은 사업소득이 피고에 대한 근로제공 의무를 면한 것과 상당인과관계 있는 이익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근로소득만 중간수입 공제의 대상으로 삼는다), 원고가 2023. 1.부터 주식회사 N로부터 월 2,150,000원의 임금을 수령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5)

위 인정사실을 기초로 이 사건 해고 이전 3개월 동안(2018. 6. 7.부터 2018. 9. 6.까지) 원고에게 지급된 임금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1일 평균임금을 계산하면, 76,532원[=(1,819,232원<1> + 2,376,250원 + 2,376,250원 + 469,250원) ÷ 92일,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이 되고, 그에 따라 원고의 월 휴업수당(평균임금의 100분의

70)을 계산하면 1,629,493원(= 76,532원 × 365일/12개월 × 0.7)이 된다. 따라서 월 단위 중간수입공제액의 한도는 원고가 부당해고로 인하여 매월 지급받을 수 있는 임금인 2,376,250원에서 월 휴업수당인 1,629,493원을 공제한 746,757원이 된다.

6)

먼저 2019년 중간수입 공제에 관하여 보건대, 실제 중간수입인 8,223,000원이 연간 중간수입공제액의 한도인 8,961,084원(= 746,757원 × 12개월)보다 적으므로, 실제 중간수입 전부를 공제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2020년, 2021년의 경우 각 년도의 실제 중간수입(25,200,000원 및 12,000,000원)이 중간수입공제액의 한도인 8,961,084원보다 크므로, 중간수입공제액의 한도를 공제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2023년 이후의 경우 원고는 매월 2,150,000원의 임금을 수령하고 있어 실제 중간수입이 중간수입공제액의 한도보다 큰 것이 계산상 명백하므로(원고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위 회사에서 퇴사하였다거나 임금이 변경되었다는 등의 사정에 대하여 아무런 주장도 하지 않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상태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 매월 원고가 지급받을 수 있는 임금인 2,376,250원에서 중간수입공제액의 월 한도인 746,757원을 공제한 1,629,493원이 피고가 지급할 금액이 된다.

7)

한편 피고는 원고에게 지급해야 하는 임금에서 피고가 원천징수하는 금액이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원천징수하는 소득세에 대한 징수의무자의 납부의무는 원칙적으로 소득금액을 지급하는 때 성립하고 이에 대응하는 수급자의 수인의무의 성립시기도 같다고 할 것이므로, 지급자가 위 소득금액의 지급시기 전에 미리 원천세액을 징수·공제할 수는 없고, 원천징수의 대상이 되는 소득이라고 하여 소득의 범위 그 자체가 당연히 원천세액만큼 감축되는 것도 아니며(대법원 1994. 9. 23. 선고 94다2318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국민연금법 제88조의2 제1항, 국민건강보험법 제79조 제1항,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16조의2 제1항에 의한 국민연금보험료, 국민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의 징수·공제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2다85472, 85489, 85496, 85502 판결 참조).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8)

위와 같은 결과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을 계산하면 아래 표와 같다.

(생략)

<2>

9)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18년부터 2022년까지의 임금 합계 96,950,537원(= 9,035,705원 + 20,292,000원 + 19,553,916원 + 19,553,916원 + 28,515,000원) 및 2023. 1.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1,629,493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강대현 백승영

각주1) 원고의 2018. 6. 임금 2,274,040원을 2018. 6. 7.부터 2018. 6. 30.까지 24일의 기간에 대하여 안분한 금액이다.

각주2) 2018. 9. 임금 중 이미 지급된 469,250원을 공제한 나머지 9월 임금과 2018. 10.부터 2018. 12.까지 3개월간의 임금을 합산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