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 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E에 대한 2020년 7, 8월분 임금(부족분)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근로자 F에 대한 퇴직금(부족분)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각 이유무죄로 판단하고, 근로자 E, F(이하 개별적으로는 성명만으로 지칭하고, 총칭할 경우에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에 대한 나머지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벌금 30만 원을 선고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인만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를 이유로 항소하였고,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1> 및 검사가 모두 항소하지 아니하여 분리·확정되어 위 무죄 부분은 이 법원의 심판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따라서 이 법원의 심판 범위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한정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각 미지급 임금액 등은 D 주식회사(대표이사 피고인, 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연봉에 따른 급여 외에도 임금에 포함되는 상여금 등까지 포함하여 최저임금액과 비교하여 산정되어야 하고, 피고인에게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도 없었음에도,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관련 법리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그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구 근로기준법(2003. 9. 15. 법률 제69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0조<2>는 “사용자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에 의하여 제57조의 규정에 의한 월차유급휴가일 또는 제59조의 규정에 의한 연차유급휴가일에 갈음하여 특정 근로일에 근로자를 휴무시킬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법률 규정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연월차유급휴가를 토요일 휴무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근로자대표의 서면합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23149 판결 등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근로자에 대한 임금은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초과지급된 임금의 반환채권을 제외하고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대출금이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2도2188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인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 그 범의 자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으므로,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다. 이때 무엇이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에 해당하는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으로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고의의 일종인 미필적 고의는 중대한 과실과는 달리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않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일반인이라면 해당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도15470 판결 등 참조).
형법 제16조에서 “자기가 행한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법률의 부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않는다는 취지이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5도5511 판결 등 참조). 형법 제16조는 ‘법률의 착오’라는 제목으로 자기가 한 행위가 법령에 따라 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범죄가 성립하지만 자신의 특수한 사정에 비추어 법령에 따라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않는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러한 인식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때 정당한 이유는 행위자에게 자기 행위의 위법 가능성에 대해 심사숙고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계기가 있어 자신의 지적 능력을 다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더라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는데도 이를 다하지 못한 결과 자기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위법성의 인식에 필요한 노력의 정도는 구체적인 행위정황과 행위자 개인의 인식능력 그리고 행위자가 속한 사회집단에 따라 달리 평가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1도1090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그 판결 이유에서 적절히 설시한 사정들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적어도 미필적 고의로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각 임금 등을 미지급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이 대표이사인 이 사건 회사는 2019. 1. 22.경 I을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 대표로 하여 그와 사이에 ‘보상휴가/연차유급휴가 대체합의서’<3>(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는데, 이 사건 합의서 제3항에는 “이 사건 회사의 연차유급휴가일을 갈음하여 극저온의 추위, 연일된 폭우 시 대표이사의 판단에 따라 휴무하도록 할 수 있고, 이 경우 휴무일 일수만큼 연차유급휴가 일수에서 공제한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근로자들이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각 작성한 각 근로계약서 제7조 또는 제11조에도 “현장근무 특성상 지속된 우천 또는 극저온의 추위, 폭설 때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휴무를 시키며, 이를 연차일로 대체한다. 위 사유 지속된 우천 또는 극저온의 추위, 폭설로 인한 휴무일이 연차휴무일을 초과한 날짜에 해당되는 일자는 임금의 70%가 지급되며, 후정산된다.”라고 기재되어 있다.<4>
그러나 ㉠ F은 원심법정에서 ’I은 이 사건 회사의 이사로 있었다. I은 현장에서 지휘·감독을 하고 일도 하였는데, 사무실 내 인원이 오지 않는 이상 현장에서는 제일 높은 관리자로 보면 된다.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들 중 대표라고 할 만한 사람은 딱히 없었다. 이 사건 회사의 간부는 피고인, I 이사, G 이사라고 보면 된다. 이 사건 회사에 다닐 때 피고인도 I을 이사라고 불렀기 때문에 당연히 이사로 알고 있었고, I은 현장에서 지휘권을 바로 행사하였기 때문에 이사직에 앉아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경영권 정도는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5> ㉡ E도 원심법정에서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들이 여러 명 있을 때 피고인이나 이 사건 회사 측에 대표로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대표로 누가 계속 있거나 어떠한 소통 창구가 따로 마련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6> ㉢ ‘근로자대표인 I에게 이 사건 회사와의 이 사건 합의서에 의한 합의에 관한 일체의 권한을 위임한다’라는 취지의 ‘근로자대표 권한위임 동의서’는 이 사건 합의서 작성일로부터 약 1년 5개월 후인 2020. 6.경 사후적으로 일괄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점<7> 등에 비추어 보면, I이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근로기준법 제62조가 정한 유급휴가 대체에 관한 서면합의를 할 수 있는 근로자대표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설령 달리 보아 I이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유급휴가 대체에 관한 서면합의를 할 수 있는 근로자대표라고 하더라도, ㉠ 근로기준법 제62조의 문언에 의하면, 사용자는 연차 유급휴가일을 대체하고자 하는 경우 이를 대체할 근로일을 특정하여야 하는 점, ㉡ 이 사건 합의서의 기재와 같이 사용자인 이 사건 회사 측이 임의적인 판단 등에 따라 정하는 근로일이 연차유급휴가일을 갈음하는 휴무일로 대체되는 경우 그 대체되는 근로일이 언제인지 명확히 특정할 수 없는 점, ㉢ 노사 간의 별도 합의 없이 사용자가 임의적인 판단 등에 따라 정하는 근로일이 연차유급휴가일을 갈음하는 휴무일로 대체되는 경우 근로자가 필요로 하는 날에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연차유급휴가의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합의서에 의하여 사용자인 이 사건 회사 측이 임의적인 판단 등에 따라 정하는 근로일이 연차유급휴가일을 갈음하는 휴무일로 대체될 수는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근로기준법 제62조가 정한 유급휴가 대체 합의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에 의하여야만 적법하므로, 이 사건 근로자들의 각 근로계약서에 이 사건 합의서와 같은 취지의 기재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앞서 본 근로기준법 제62조가 정한 연차유급휴가 대체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H(이하 ‘이 사건 H’라 한다)에 작업현장보고가 없는 날은 모두 연차유급휴가일수에서 공제되는 휴무일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 이 사건 근로자들은 수사기관에서 ‘무조건 현장에서 조경작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차고지에서 데크를 짜거나 하는 경우도 있고, 우천으로 인하여 차고지에서 장비 정비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조경계약 체결을 위하여 아파트 설명회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현장작업사진이 없다. 또한, 하나의 현장에 작업자가 여러 명이기 때문에 서로 사진 올리는 것을 미루다가 누락되는 경우도 있었다. 단순히 이 사건 H에 사진이 없다고 해서 휴무일인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각 진술하고,<8> 원심법정에서도 ’휴무는 꽤 여러 차례는 아니고 하루나 이틀밖에 안 된다. 이 사건 H의 작업현장보고는 비가 와서 차고지 정리를 한 경우에는 누가 올리라고 해서 그 사람이 올린 적도 있고 안 올린 적도 있다. 차고지를 정리할 때도 가끔씩
이사가 있었고, 이 사건 H의 작업현장보고는 현장에 나갔을 때 올리는 것이므로, 차고지에 있고 이사도 같이 있는데 굳이 올릴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라는 취지로 각 진술하였으며,<9>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회사에는 근로자들이 일한 날을 기재하는 출근부는 별도로 없어서 따로 기록을 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 사건 H에 올리는 작업사진을 근거로 하였는데, 이 사건 H에 작업사진을 올리라고 지시를 해도 안올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누락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확한 자료는 아니고, 일부 누락이 있을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10> ㉡ 이 사건 근로자들은 수사기관에서 ’주휴일인 일요일에 근무하거나 연장근무 등을 한 경우에는 대체휴무를 한 경우도 있다‘라는 취지로 각 진술하였으므로,<11> 이 사건 H에 작업현장보고가 없는 날이 그러한 휴무일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 점, ㉢ 피고인이 그 주장과 같이 특정한 이 사건 근로자들의 각 휴무일 중에 각 근로계약에 따른 주휴일과 휴무일 및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에 따른 유급휴일인 근로자의 날(5월 1일)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12>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H에 작업현장보고가 없는 날을 모두 연차유급휴가일수에서 공제되는 휴무일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볼 것이다.
나아가 피고인은 이 사건 H의 작업현장보고를 근거로 E는 38.5일, F은 58일을 각 휴무하였다고 주장하나,<13> ㉠ 이 사건 근로자들은 진정서 제출 당시 자신들의 교통카드 사용내역 등을 토대로, E는 위 38.5일 중 12일은 연차유급휴일, 8일은 약정·법정유급휴일, 3일은 기상 상황 또는 주휴일 근무로 인한 휴무일, 10일은 현장 또는 사무실에서의 근무일이었다는 취지로, F은 위 58일 중 11일은 연차유급휴일, 15일은 주휴일과 월휴무일 및 법정유급휴일이고, 나머지 26일은 현장, 사무실, 차고지 등에서의 근무일이었다는 취지로 위 각 휴무일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소명하였던 점,<14> ㉡ 이 사건 근로자들이 구체적으로 소명하지 못한 부분(E 5일, F 1일)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그 부분도 이 사건 근로자들의 교통카드 사용내역 등 이를 소명할 자료가 없는 것일 뿐,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근로자들이 무단결근을 하였다거나 그 부분이 무급휴일이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주장하는 위 각 휴무일은 이를 쉽게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고 볼 것이므로, 이를 전제로 위 각 휴무일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각 연차유급휴가일수 및 미지급 임금에서 공제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은 F의 경우 15일의 연차가 발생한 2020. 7. 13.경 이후에 3일(2020. 7. 13, 18, 24.)의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였다고 주장하나, ㉠ 출퇴근기록상 F은 2020. 7. 13.에는 우천으로 인하여 차고지 정리 등의 업무를 한 것으로 정리되어 있고, 2020. 7. 18.은 근로계약에 따른 휴무일인 것으로 보이는 점,<15> ㉡ F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2020. 7. 23.경 내일 비가 오면 출근하지 말라고 하였는데, 그다음 날인 2020. 7. 24. 당일에 비가 와서 출근하지 아니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16> 이 사건 근로자들이 사용자인 이 사건 회사 측의 기상 상황 등과 관련한 판단 및 지시 등에 따라 휴무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사용자인 이 사건 회사 측이 임의적인 판단 등에 따라 정하는 근로일이 연차유급휴가일을 갈음하는 휴무일로 대체될 수는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F이 2020. 7. 13.경 이후에 3일의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볼 것이다.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국민연금보험료 등을 일부 대납하거나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휴가비와 상여금 등을 일부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 앞서 본 관련 법리 및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17>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이 일부 대납한 부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기존의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각 미지급 임금 등과 상계하지 못한다고 볼 것인 점, ㉡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로시간과 약정임금 등의 근로조건에 관하여는 이를 오인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최저임금법이 정한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각 임금 차액이 발생한다는 것은 충분히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 최저임금법 제6조 제4항 본문은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임금을 비교대상임금에 산입하고, 같은 항 단서 및 같은 조 제4항 제3호 가.목은 식비, 숙박비, 교통비 등 근로자의 생활 보조 또는 복리 후생을 위한 성질의 임금으로서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하는 임금은 비교대상임금에 산입하지 아니하는바,<18> 피고인의 주장 등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상여금은 설과 추석 및 근로자의 날에만 지급되고 휴가비는 여름에만 지급된 것이어서<19>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된 것이 아니고, 식대와 간식비 등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회사의 법인신용카드를 사용하도록 한 것이어서<20> 통화로 지급된 것이 아니므로, 모두 비교대상임금에 산입될 수 없는 것일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위와 같이 상여금과 휴가비 등을 지급하였음을 이유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각 임금을 지급한 것도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회사에는 소속 근로자들의 연차 발생일수 및 사용일수를 관리하는 연차관리대장은 있는데, 너무일이 많아서 따로 정리를 하지는 못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므로,<21>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도 연차유급일수를 초과하는 휴무일에 대한 정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최저임금법이 정한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각 임금 차액 등의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거나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위 각 임금 차액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근로기준법상의 강행규정은 그 규정의 존재를 알지 못하거나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자에게도 일률적으로 적용되고, 법률의 부지 또는 착오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그 적용을 피할 수는 없다고 볼 것인바,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각 임금이 최저임금법이 정한 최저임금액에 미달한다는 점 및 F에 대하여 미지급 연차수당이 있다는 점 등을 제대로 알지 못하였다는 것은 법률의 부지 또는 착오에 불과하고, 거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를 이유로 피고인의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부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원심판결 6쪽의 ’법령의 적용‘란의 “근로기준법”은 착오 내지 오기임이 명백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직권으로 “구 근로기준법(2021. 1. 5. 법률 제1786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으로 경정한다].
판사 이훈재(재판장) 양지정 엄철
각주1) 다만, 피고인의 상소는 불이익한 원재판을 시정하여 이익된 재판을 청구하는 것을 그 본질로 하는 것이어서 재판이 자기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면 이에 대한 상소권을 가질 수 없으므로,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판결인 무죄판결에 대한 피고인의 상고는 부적법하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1도1679 판결 등 참조).
각주2) 현행 근로기준법 제62조(유급휴가의 대체) 사용자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에 따라 제60조에 따른 연차유급휴가일을 갈음하여 특정한 근로일에 근로자를 휴무시킬 수 있다.
각주3) 증거기록 제2권 287쪽 참조.
각주4) 증거기록 제2권 19, 22, 31, 101쪽 참조.
각주5) 공판기록 341, 343-344쪽 참조.
각주6) 공판기록 335-336쪽 참조.
각주7) 증거기록 제2권 286쪽 참조.
각주8) 증거기록 제2권 187-188쪽 참조.
각주9) 공판기록 330, 355쪽 참조.
각주10) 증거기록 제2권 280쪽 참조.
각주11) 증거기록 제2권 188쪽 참조.
각주12) 공판기록 196, 200, 425쪽 및 증거기록 제1권 155쪽 등 각 참조.
각주13) 공판기록 199-200, 425-426쪽 참조.
각주14) 증거기록 제2권 24-30, 35-51쪽 참조.
각주15) 증거기록 제2권 51쪽 참조.
각주16) 증거기록 제2권 188쪽 참조.
각주17) 임금은 통화(通貨)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거나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
각주18) 최저임금법 제6조(최저임금의 효력) ④ 제1항과 제3항에 따른 임금에는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임금을 산입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임금은 산입하지 아니한다. 1.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으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임금 2. 상여금,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것으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임금의 월 지급액 중 해당 연도 시간급 최저임금액을 기준으로 산정된 월 환산액의 100분의 25에 해당하는 부분 3. 식비, 숙박비, 교통비 등 근로자의 생활 보조 또는 복리 후생을 위한 성질의 임금으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 가.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하는 임금
각주19) 나. 통화로 지급하는 임금의 월 지급액 중 해당 연도 시간급 최저임금액을 기준으로 산정된 월 환산액의 100분의 7에 해당하는 부분
각주20) 당심 변호인 2024. 2. 4. 제출의 항소이유서 6쪽 참조.
각주21) 공판기록 330-331, 356-357쪽 참조.
각주22) 증거기록 제2권 279쪽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