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2. 6. 선고 2024가합92119 판결

2024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한국토지주택공사법에 근거하여 국민의 주거생활 향상과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을 목적으로 종전의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를 해산·통합한 후 각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는 방식으로 2009. 10. 1. 설립된 공법인이고, 원고들은 1980년경에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2020. 12. 31.자로 퇴직한 사람들이다.

나.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

1)

대한주택공사는 2005년경부터 인사적체 해소 및 고용안정 등을 목적으로 상위 직급인 1·2급을 전문직원으로 전환하고 임금을 일부 삭감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었다.

2)

피고는 2009. 10. 1. 설립 이후 ① 위 1)항의 제도와 동일한 내용의 ‘전문직원 관리 시행세칙’을 제정하여 시행해 오다가, ② 2013. 5. 24. 그 시행세칙을 개정하여 ‘1·2급으로서 56세에 도달하거나 1급으로서 5년, 2급으로 10년, 입사 후 30년이 경과하면, 56세 도달의 경우 해당연도의 초일에, 나머지의 경우 해당일(입사 30년 경과 등)이 속한 연도의 다음연도 초일에 전문직원으로 전환되어 1년차(56세) 95%, 2년차(57세) 90%, 3년차(58세) 85%, 4년차(59세) 80%를 지급’하기로 하고, ③ 2015. 1. 30. 위 시행세칙을 다시 개정하여 종전보다 임금지급률을 일부 인하(전환 직전 기본연봉을 기준으로 57세에 도달하는 연도의 직전연도 말일까지는 95%, 그 이후부터 퇴직일까지는 각 70%를 지급)하였다.

3)

기획재정부는 2015. 5. 7.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시달하였고, 이에 피고는 2015. 8. 28. 직원의 정년을 기존 59세에서 60세로 연장하는 내용으로 인사규정을 개정하면서 같은 날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을 1·2급 직원에서 전 직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종전 ‘전문직원 관리 시행세칙’을 ‘임금피크제 운영 시행세칙’(이하 ’임금피크제 시행세칙’이라고만 한다)으로 개정하였다. 임금피크제 시행세칙에 따르면 ① 1·2급의 경우 57세에 도달하거나 입사 후 30년이 경과하면, 57세 도달의 경우 해당연도의 초일에, 입사 30년 경과의 경우 해당일이 속하는 연도의 다음연도 초일에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고, 임금지급률은 최초 임금피크제 적용연도 초일부터 56세에 도달하는 연도 말일까지는 95%<1>, 57세에 도달하는 연도의 초일부터 말일까지는 90%, 그 이후부터 퇴직 시까지는 각 70%를 지급하고, ② 3급 이하 및 별정직의 경우 58세가 경과하는 연도의 초일에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며, 임금지급률은 아래 표의 A, B유형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위 인사규정 및 임금피크제 시행세칙은 2016. 1. 1.부터 시행(이에 따른 임금피크제를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한다)되었고,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

제2장 임금피크제

제4조(임금피크제 적용 기준)

다.

원고들에 대한 임금피크제 적용

1)

원고 I는 피고의 인사규정 또는 직제규정상 2급에 해당하는 직원이었고, 나머지 원고들은 모두 3급 이하(3급 ~ 6급)에 해당하는 직원들이었다.

2)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에 따라 원고들은 적용연령 도달로 인해 그 대상연도부터 정년퇴직 시까지 임금피크제 시행세칙에서 정한 비율만큼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았고, 퇴직금도 이를 기준으로 지급받았다.

라.

피고 회사의 노동조합

피고 회사에는 과반수 근로자를 조합원으로 하는 노동조합이 없고, 3급 이하의 직원들로 구성된 2개의 노동조합(R노동조합, S노동조합)이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0, 17,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4, 29 내지 3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 주장의 요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에게 적용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무효이므로 청구취지와 같이 피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감액된 임금(퇴직금 포함)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①

(절차적 하자)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임금피크제 시행세칙 제정은 원고들을 포함한 직원들에게 불리하게 취업규칙의 변경하는 것으로서 당시 피고의 근로자 과반수가 소속된 노동조합이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른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하였다. 이러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는 근로자들이 모여서 찬반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며 집단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피고는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3급 이하 직원들에게 ‘회람방식의 동의서’를 제출하게 하였을 뿐이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를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

②

(실체적 하자) 피고가 근로자들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한 것은「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 개정에 따른 의무 이행에 불과하고,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으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함에도 연령에 차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임금이 삭감되었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을 차별하는 것이어서 효력이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한 절차적 하자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 것이므로, 그 동의 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참조).

한편,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때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따른 과반수 동의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그 회의방식은 반드시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전 근로자가 일시에 한자리에 집합하여 회의를 개최하는 방식만이 아니라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 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상호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의견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고 할 것인데, 이때 사용자 측의 개입‧간섭이라 함은 사용자 측이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사용자 측이 단지 변경될 취업규칙의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홍보하는 데 그친 경우에는 사용자 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1다18322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4호증, 을 제4 내지 8, 21 내지 24호증의 각 기재, 앞서 든 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 위해 취업규칙인 임금피크제 시행세칙을 제정함에 있어 원고들을 포함한 소속 직원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대하여 충분히 설명하고 근로자들로 하여금 회의방식을 통해 임금피크제 시행세칙의 수용 여부 등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교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 후 과반수 동의를 받았다고 인정할 수 있고, 그 과정에 피고가 부당하게 개입하였다거나 간섭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 회사에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당시 6,454명의 직원이 23개의 광역·지역·사업본부에 나뉘어 근무하고 있었으므로, 전체 근로자가 한 자리에 함께 모여 의견을 교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전체 근로자들이 회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단위 부서별 내지 현장별로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고 할 것인데, 피고는 2015. 7. 20.부터 2015. 7. 23.까지 23개의 광역·지역·사업본부에서 직원설명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의 필요성에 관하여 설명하였고, 그 과정에서 질의응답 과정을 통하여 대안 및 의견 등을 수렴하기도 하였다.

②

피고는 위 직원설명회 실시 무렵부터 임금피크제 개선 등 경영현안 극복대책에 대하여 직원들과의 소통·공감의 장 마련을 위한 ‘경영현안 대화마당’ 포털 게시판을 운영하였다. 해당 게시판은 ‘경영현안 공유방’, ‘아이디어방’, ‘묻고 답하기’ 게시판으로 구성되었는데, 직원들은 ‘아이디어방’ 게시판을 통해 임금피크제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익명으로 자유롭게 게시하여 논의할 수 있었고, ‘묻고 답하기’ 게시판을 통해 임금피크제 등에 관하여 궁금한 점을 익명으로 질의하고 소관부서로부터 답을 얻을 수 있었다.

③

피고는 위와 같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임금피크제 설계안을 확정하고 2015. 8. 12.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임금피크제 설명자료(갑 제4호증)를 배포하였다. 그 설명자료에는 임금피크제 적용 기준, 임금 삭감률, 인건비 절감액 및 신규 채용규모를 A안과 B안(상·하위직 균등적용방안이 A안이고, 차등적용방안이 B안이다)으로 나누어 설명하였고, 근로자들이 임금피크제 설계안에 관하여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제도개편 추진단 등 담당 부서에 직접 문의하거나 위 ‘묻고답하기’ 게시판을 통해 수시로 의문사항을 문의하고 답변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④

위 설명자료에 임금피크제가 퇴직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명이 없고, 원고들은 피고가 ‘퇴직금도 감액된다’는 설명을 하지 않는 것을 문제 삼고 있다. 그러나 임금지급액이 변경되는 경우 당연히 퇴직금도 함께 변동되기 때문에 특별히 이에 대한 설명이 반드시 요구된다고 보기 어렵고, 직원들도 퇴직금 또한 감액된다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무렵 피고의 직원은 6,454명이었고, 3급 이하 직원 5,077명 중 R노동조합 소속은 1,884명, S노동조합 소속은 2,950명으로 R노동조합 및 S노동조합 소속 직원이 위 3급 이하 직원 중 95%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하여 S노동조합은 2015. 8. 20.에 긴급지부장 회의 및 긴급대의원 회의를, R노동조합은 2015. 8. 19. 전국지부장회의를 각 개최하였고, 그 회의에는 전국지부장 등이 참석하였으므로, 각 광역·지역·사업본부에 산재된 피고 소속 3급 이하 근로자들 대다수가 위 지부장, 대의원들을 통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관하여 의견을 개진하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기회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피고는 위와 같은 지부장회의 등의 개최에 관하여 회의실 대관 및 근태처리 등에 협조하였다.

⑥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친 후 피고의 근로자들은 2015. 8. 20.부터 2015. 8. 27.까지 노동조합 조합원들은 노조위원장에게 위임장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노동조합에 속하지 않는 2급 이상의 직원들은 개별적으로 동의서를 피고에게 제출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하여 찬반 의견을 밝혔고, 그 결과 전체 근로자의 73.1%가 동의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도입되었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등을 위반하여 무효인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ㆍ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ㆍ훈련(제3호), 배치ㆍ전보ㆍ승진(제4호), 퇴직ㆍ해고(제5호)의 각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 및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ㆍ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호증, 을 제16, 18, 27호증의 각 기재, 앞서 든 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등을 위반하여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①

고령자고용법(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일부 개정된 것)은 제19조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제19조의2를 신설하여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두었다. 이는 정년연장의 법적 의무화를 계획할 당시부터 근로자의 정년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고, 임금체계 개편 등에 관하여 사업주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의무로도 규정한 것이다.

②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2>), 정년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 제26690호로 일부 개정되어 2015. 12. 31. 대통령령 제268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제28조의2<3>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③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피고 직원들의 정년 연령을 기존의 59세에서 60세로 연장함으로써 근로능력과 의지가 있는 고령자의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한편, 정년연장에 따라 사용자인 피고가 부담하게 될 막대한 규모의 추가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④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이전에도 ‘전문직원 관리 시행세칙’을 통해 일종의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피고의 상위직급(1·2급)에 속하는 일반직원과 전문직원의 인건비 총합이 해당 직급의 인건비 한도를 초과하여 기획재정부 경영평가에서 낮은 평가를 받아 상여금 지급액수가 축소되거나 그 지급 여부가 불투명해졌고, 인건비 페널티를 부과 받아 피고의 전체 직원들이 2014. 12.분 월급 중 인건비 초과분을 일부 반납하여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하였다. 피고는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2015. 1. 30. 1·2급 전문직원의 임금삭감률을 높이는 내용으로 ‘전문직원 관리 시행세칙’을 개정하였으나, 총인건비 초과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아니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기획재정부는 2015. 5. 7. ‘공공기관의 연공서열식 급여체계로 인해 연령별 생산성 수준 등이 보수에 적절히 반영되지 않음, 특히 고령자고용법의 개정(2013년 5월)으로 2016년부터 60세 정년이 보장됨에 따라 인건비 증가, 신규채용 감소 등의 문제점 발생, 고령자 임직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 도입 필요’ 등을 이유로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시달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는 고령자고용법의 개정과 그 시행(2016. 1. 1.)에 맞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나)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해 원고들이 입는 불이익이 부당히 과하다고 보기 어렵고, 그에 수반되는 대상조치도 이루어졌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조치로 정년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갖는다. 따라서 비록 원고들의 정년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 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며,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감액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라 평가할 수 있다.

②

피고 회사의 3급 내지 6급 직원 기준으로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장된 정년 1년을 포함한 정년 직전 3년 동안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연도의 기본연봉을 기준으로 3급, 4급, 5급은 합계 220%를, 6급은 합계 230%를 각 지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바,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가 모두 도입되지 아니하였을 때(200% 수령)와 비교하면 임금 총액의 측면에서는 20% ~ 30%를 더 지급 받게 되어 더 많은 액수를 지급받게 되는 점, 57세에 임금피크제가 적용되기 시작하는 1·2급 직원들과 달리 58세부터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점에서는 3급 이하 직원들이 보다 유리한 점, 임금인상률은 일반직원과 동일하게 적용되고, 복지후생 및 처우 등도 동일하게 적용 받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대상 근로자인 원고들에게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일방적인 불이익을 강요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2급 직원의 경우, 정년연장 및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전부터 ‘전문직원 관리 시행세칙’에 따라 연령도달로 인한 임금피크제가 적용되고 있었음은 기초사실에서 본 것과 같은데, 정년연장 및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인하여 정년이 연장되고 25% 더 많은 임금 총액을 지급 받게 되어 3급, 4급, 5급 직원에 비하여 불이익의 정도가 더 낮다.

③

임금 감액으로 인해 퇴직금도 일부 감액되는 부분이 있으나, 피고는 임금피크제 운영 시행세칙 제5조 제4항에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의 퇴직금은 직원보수규정 제25조에도 불구하고 퇴직자에 준하여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일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중간정산 할 수 있으며,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 동안에도 중간정산 할 수 있다.”라는 규정을 두어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들로 하여금 퇴직금 수령에 관한 선택권을 주었고, 이를 통해 퇴직금에 관한 직원들의 불이익을 감쇄하기 위한 노력을 하였다.

④

피고는 2019. 8. 14. 노사합의에 따라 2019. 9. 2.부터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1·2급으로서 57세에 도달하는 자, 3급 이하로서 58세에 도달하는 자)에 대하여 9시간의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시행하였고, 이에 따라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은 주 31시간의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개인별 근무시간을 설계하여 근무할 수 있게 되었다. 피고가 위 제도 시행과 동시에 ‘기본형 근무타입(월 ~ 목은 09:00 ~ 17:00 근무, 금은 09:00 ~ 12:00 근무)’을 도입하여 위 제도 운영의 구체적 방법을 권유한 측면이 있으나, 피고가 그 변경에 관하여 부당한 제재를 가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보이지 않는바, 피고가 위 기본형 근무타입을 강요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위 기본형 근무타입을 기준으로 보아도 근로시간이 단축된 것은 분명하며, 제출된 증거만으로 피고가 기존의 업무량을 강제하여 단축근무의 효과를 상실시켰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다)

정년연장과 함께 임금감액이 이루어지는 경우,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 할 수 있고,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아래 표와 같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인 근로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함에도 지속적으로 신규채용을 실시하였는바, 재원 절감을 통한 신규채용의 확대라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표를 일부 달성하였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한다.

판사 정현석(재판장) 안성민 장용

각주1) 57세 해당연도가 되기 전에 입사 30년 경과 따라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경우에만 이에 해당할 수 있다.

각주2)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임금피크제 지원금) ①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이하 이 조에서 "임금피크제"라 한다)에는 근로자에게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제2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사업주에게도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1. 사업주가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받아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거나 정년을 56세 이상 60세 미만으로 연장하면서 55세 이후부터 일정나이, 근속시점 또는 임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을 줄이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각주3)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의2(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의 임금 감액에 따른 지원금) ①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임금이 감소한 해당 근로자에게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가 적용되는 날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해당 근로자의 고용기간이 2018년 12월 31일 전에 종료되는 경우는 그 고용기간 동안 지급한다. ② 제1항에 따른 지원금은 해당 사업주에 고용되어 18개월 이상을 계속 근무한 자로서 피크임금(제1항에 따른 제도의 시행으로 임금이 최초로 감액된 날이 속하는 연도의 직전 연도 임금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과 해당 연도의 임금을 비교하여 100분의 10 이상 낮아진 근로자(해당 연도 임금이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하는 금액 이상인 경우는 제외한다)에게 지급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